제7장: 신경망 구조 – 피드포워드, CNN, RNN, 그 너머
인공신경망 아키텍처의 대항해
인공신경망은 이미지를 읽고, 언어를 이해하며, 시간 속에서 패턴을 찾아낸다. 그 숨은 힘의 근원은 다양하게 진화한 신경망 구조, 즉 아키텍처에 있다. 한 계층씩 직진하던 단순 구조부터, 공간과 연속성, 맥락까지 포착하는 고도화된 네트워크까지, 인공신경망의 설계는 인류의 문제해결 욕망과 함께 끝없이 진화했다.
피드포워드 네트워크: 기초에서 출발하다
아키텍처의 기본은 바로 피드포워드 신경망이다. 이 구조는 신호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입력이 은닉층을 거쳐 출력으로 직진하는 모습은 알고리즘 중 가장 간명하면서도, 분류나 회귀처럼 직설적인 문제에 특화되어 있다. 이 단순함 덕에 계산이 명쾌하고 실전 배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나 공간, 맥락의 연속성에는 취약하다.
CNN: 이미지를 읽는 눈
이미지와 같은 2차원 데이터는 단순한 선이나 합계로 파악할 수 없다. 합성곱 신경망(CNN)은 이미지의 공간구조를 이해하는 데 최적화된 아키텍처다. 이 네트워크는 합성곱 필터를 통해 이미지 속 패턴, 윤곽, 질감을 자동으로 추출해낸다. 층이 깊어질수록 더욱 복잡한 시각적 특징이 쌓이며, 배열과 위치에 민감한 정보도 놓치지 않는다. 덕분에 CNN은 얼굴 인식, 의료 영상, 자율주행 차량의 시각 시스템 등에서 독보적 성과를 내고 있다.
RNN: 시간의 흐름을 읽다
때로는 정보의 순서가 그 자체로 의미인 영역이 있다. 시계열 데이터, 문장, 음성처럼 시간적 연속성이 생명인 데이터는 순환 신경망(RNN)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RNN은 이전 단계의 은닉 상태를 다음 계산에 반영함으로써 '기억'을 가진다. 이를 통해 문맥을 잇고, 과거의 정보가 현재를 설명하도록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패턴을 잡아낸다.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주가 예측까지, 연속성을 꿰뚫는 힘이 바로 이 아키텍처에서 비롯된다.
경계를 허문 새로운 구조들
기존의 프레임을 뛰어넘는 최신 신경망 역시 등장하고 있다. CNN과 RNN, 피드포워드 구조의 장점을 자유롭게 결합하는가 하면, 주의집중(attention)과 트랜스포머 등 복잡한 관계를 동시에 해석하는 구조가 부상 중이다. 이들은 이미지에서 언어, 대규모 데이터의 상호작용까지 도전 영역을 넓혀가면서, 인공신경망의 한계를 계속 확장한다.
아키텍처의 시대, 그 의미
알고리즘의 우열은 특정 구조에 있지 않다. 문제의 본질과 데이터의 특성에 따라, 가장 알맞은 네트워크가 정복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인공신경망 아키텍처의 진화 과정은 결국, 인간처럼 세상을 다각도로 보고, 듣고, 읽고, 기억하고, 해석하는 지능을 만드는 여정과 같다. 피드포워드에서 CNN, RNN을 지나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가는 이 움직임이야말로, 인공신경망이 세상을 정복하는 진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