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신뢰성 위기, OpenAI·Anthropic이 ‘컨설턴트’가 된 이유

AI 에이전트는 “사람 대신 일을 맡기는 소프트웨어 동료”처럼 보이지만, 대기업 현장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질문에도 답이 들쭉날쭉하고, 회사 규정이나 시스템 맥락을 놓치며, 예기치 못한 실수를 하기도 하죠. 그래서 요즘 OpenAI와 Anthropic은 단순히 모델을 파는 회사를 넘어, 기업 맞춤형 통합과 운영을 직접 돕는 ‘AI 컨설턴트’ 역할까지 떠안고 있습니다.1 이 글에서는 왜 이런 변화가 생겼는지, Frontier 같은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이 무엇을 해결하려 하는지, 그리고 기업이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할 체크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신뢰성 문제, 왜 갑자기 터졌나
대기업은 “데모에서 잘 되던 것”이 “운영에서 계속 잘 되는 것”을 원합니다. 그런데 에이전트는 운영 환경에서 갑자기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내부 문서, 고객 DB, ERP/CRM, 티켓 시스템, 권한 정책처럼 현실 데이터와 규칙이 얽히면서 모델이 맥락을 잃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객 응대, 주문/환불, 재고 확인처럼 작은 오류가 바로 비용과 불만으로 연결되는 업무에서는 신뢰성이 곧 ROI입니다. 한두 번의 답변 실패는 “학습 중이니까요”로 넘어갈 수 있어도, 반복되면 현업은 에이전트를 ‘자동화’가 아니라 ‘새로운 민원 발생기’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1
OpenAI·Anthropic이 컨설팅 조직을 키우는 배경
이 지점에서 AI 공급업체의 역할이 바뀝니다. 모델만 제공해서는 기업의 “우리 회사에 맞게, 우리 시스템에서, 우리 규칙대로”를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OpenAI는 기업 고객을 위한 모델 맞춤화와 시스템 통합을 돕는 엔지니어 인력을 늘리고 있고, 기술 컨설팅 엔지니어와 기술 지원 인력이 이미 상당 규모로 배치되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1
Anthropic도 비슷한 방향입니다. 단순 사용법 안내가 아니라, 기업 환경에 실제로 붙여서 굴러가게 만드는 통합 지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죠.1 쉽게 말해 “API를 열어뒀으니 알아서 쓰세요”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커지기 어렵다는 현실을, 공급업체가 정면으로 마주한 셈입니다.
실제 사례: Fnac의 ‘일관성 실패’가 의미하는 것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예를 들어 소매업체 Fnac은 고객 지원에 OpenAI와 Google 모델을 시험했지만, 결과가 일관되지 않거나 일련번호를 혼동하는 식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AI21 Labs의 추가 지원까지 필요했습니다.1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모델이 똑똑한가”가 아니라 “업무 규칙을 안정적으로 지키는가”입니다. 고객 지원은 자유로운 에세이 쓰기 대회가 아니라, 정해진 정책과 데이터에 맞춰 정확히 처리해야 하는 ‘업무 실행’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에이전트를 도입할 때는 성능보다 재현성, 감사 가능성, 예외 처리 능력 같은 운영 지표가 더 중요해집니다.
OpenAI Frontier: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
OpenAI가 내놓은 Frontier는 에이전트를 여러 개 굴리는 기업이 “통제와 운영”을 하기 위한 엔터프라이즈용 플랫폼 성격이 강하다고 소개됩니다.2 단순히 채팅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업 시스템과의 통합, 비즈니스 컨텍스트 이해, 에이전트 실행과 최적화 같은 복잡한 요구를 한 번에 다루려는 접근이죠.1
외부 관점에서도 Frontier는 “에이전트 관리 콘솔”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3 기업은 에이전트를 만들기보다, 만들어진 에이전트가 언제 어떤 데이터로 무엇을 했는지 추적하고, 권한을 제한하고, 실패를 줄이는 운영 체계를 더 원합니다. 즉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제품은 ‘대화 UI’가 아니라 ‘거버넌스+관측(모니터링)+통합’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대화형 AI 도구의 한계와 보안 리스크, 무엇이 남았나
Claude 같은 협업형 대화 도구는 빠르게 가치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회의록 요약, 초안 작성, 아이디어 확장처럼 “사람이 최종 확인하는” 업무에서는 특히 강하죠. 하지만 반복 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단계로 가면, 모델 신뢰성과 예외 대응력이 급격히 중요해집니다.1
또 하나는 보안입니다. LLM 기반 시스템은 프롬프트 인젝션, 데이터 유출, 권한 상승 같은 고전적인 위험이 형태만 바뀐 채 남아 있습니다.1 엔터프라이즈에서는 “한 번의 사고”가 계약과 신뢰를 통째로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붙이기 전에 권한 설계와 로깅, 데이터 경계(어디까지 읽고 쓸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맞춤화가 늘수록 B2B 확장이 느려지는 역설
여기서 업계가 마주한 역설이 있습니다.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공급업체는 더 많은 사람(컨설턴트, 통합 엔지니어, 지원 조직)을 투입해야 합니다. 이는 곧 “소프트웨어처럼 빠르게 찍어내는 확장”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1
즉 엔터프라이즈 AI는 당분간 완전 자동판매기(셀프서브 SaaS)라기보다, SI와 컨설팅이 섞인 형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Frontier 같은 플랫폼이 이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 구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에이전트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좋은 모델 고르기”에서 끝내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대신 운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어떤 업무를 맡길지(오류 비용이 낮은 것부터), 어떤 데이터만 접근시키고 어떤 행동을 금지할지, 실패했을 때 사람에게 어떻게 넘길지, 결과를 어떻게 측정할지부터 설계하세요. 그리고 내부에 최소한의 AI 운영 역량(프롬프트/툴 설계, 평가, 모니터링, 보안)을 갖추거나, 초기에는 전문 파트너 도움을 받는 편이 빠릅니다.
결국 “에이전트는 도입이 아니라 운영의 게임”입니다. OpenAI와 Anthropic이 컨설턴트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건, 그 운영의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신호입니다.1
참고
1OpenAI와 Anthropic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에이전트 신뢰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AI 컨설턴트가 되고 있다
2OpenAI Frontier: The Enterprise Platform That Turns AI Agents Into Business Coworkers
3OpenAI Frontier is a single platform to control your AI agents |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