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왜 "그냥 PostgreSQL"이면 되는가
핵심 요약
대부분의 서비스는 여러 특화 데이터베이스를 섞어 쓰기보다, 확장 가능한 PostgreSQL 하나로 통합하는 편이 더 단순하고 안전하며 충분히 빠르다.
Postgres 확장 기능을 활용하면 검색, 벡터, 시계열, 캐시, 문서, 큐, 지리 정보까지 한 DB 안에서 처리할 수 있고, 특히 AI 시대에는 이 단순성이 치명적인 경쟁력이 된다.
"올바른 도구를 써라"라는 말의 함정
"일에 맞는 도구를 쓰라"는 말은 그럴듯하지만, 현실에서는 시스템 파편화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검색은 Elasticsearch, 벡터는 Pinecone, 캐시는 Redis, 문서는 MongoDB, 큐는 Kafka, 시계열은 InfluxDB, 기본 데이터는 Postgres처럼 각각 다른 시스템을 고르면, 운영해야 할 데이터베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 결과로 서로 다른 쿼리 언어, 백업 방식, 모니터링 도구, 보안 설정, 장애 대응 절차를 모두 따로 관리해야 하고, 장애가 날 때는 이 모든 조합을 고려하며 디버깅용 환경까지 따로 맞춰 떠야 한다.
이 글이 주장하는 핵심은, 대부분의 조직에게 이 정도 복잡성을 감수할 만큼의 "이득"은 없으며, Postgres 하나로도 충분한 경우가 99%라는 점이다.
AI 시대에 단순성이 더 중요해진 이유
AI 에이전트나 자동화 시스템은 실험과 검증을 위해 "현재 프로덕션과 거의 같은 테스트 환경"을 빠르게 여러 번 만들었다 지웠다 해야 한다.
데이터베이스가 하나라면 프로덕션을 포크해서 테스트 DB를 만드는 작업이 명령 한 번으로 끝나지만, 시스템이 6~7개로 쪼개져 있으면 각 시스템의 스냅샷 시점 맞추기, 연결 정보 설정, 서비스 기동/종료까지 모두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에이전트나 사람이나 디버깅 및 실험 자동화를 제대로 돌리기 매우 어렵고, 결국 "새로운 기능 개발"보다 "인프라 정합성 유지"에 시간을 쓰게 된다.
AI가 점점 더 많은 운영 작업에 관여하는 시대일수록, 구조가 단순한 한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곧 생산성과 신뢰성 자체가 된다.
특화 데이터베이스의 "성능 우위"는 얼마나 실질적인가
특화 DB의 마케팅 메시지는 대개 "이 용도에서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빠르고 좋다"에 집중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Postgres 확장들이 같은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경우가 많고, 온전히 튜닝된 특화 DB와 비교해도 차이가 "미세한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BM25 기반 전문 검색은 Elasticsearch뿐 아니라 Postgres의 pg_textsearch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제공되며, 벡터 검색도 Pinecone와 마찬가지로 HNSW나 DiskANN 같은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99%의 회사는 초대형 트래픽과 극단적 성능 요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특화 DB가 가지는 작은 성능 이득보다 "운영 복잡도 증가"라는 손해가 훨씬 크다.
Postgres로 대체 가능한 대표 용도들
Postgres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라는 이미지와 달리, 다양한 용도를 확장으로 흡수해왔다.
전문 검색은 pg_textsearch를 통해 BM25 기반 검색을 제공하고, 벡터 검색은 pgvector와 pgvectorscale을 통해 Pinecone 같은 벡터 DB를 대체한다.
시계열 데이터는 TimescaleDB로, 문서형 데이터는 JSONB로, 지리 정보는 PostGIS로, 메시지 큐는 pgmq로, 캐시는 UNLOGGED 테이블과 JSONB 조합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Postgres 인스턴스" 안에서 같은 SQL, 같은 트랜잭션, 같은 백업 전략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운영 측면에서의 숨은 비용: 하나 vs 여러 개
데이터베이스가 하나일 때와 여러 개일 때, 운영 비용은 단순히 "n배"가 아니라 "조합 개수만큼" 늘어난다.
백업과 복구 전략, 모니터링 대시보드, 보안 패치, 장애 대응 매뉴얼, 장애 훈련, 권한 관리, 비밀번호·토큰 회전 등이 모두 시스템 개수만큼 따로 존재한다.
여러 시스템이 함께 동작해야 하는 서비스에서는 가용성이 곱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각각의 SLA가 좋아도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다운타임이 늘어난다.
또한 Postgres와 Elasticsearch 사이 동기화 작업처럼, 서로 다른 DB 사이를 맞추기 위한 파이프라인을 직접 만들어 관리해야 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 불일치와 장애는 전적으로 팀의 부담이 된다.
주요 확장 기능과 실제 활용 그림
Postgres를 "집 한 채"라고 생각하면, 확장 기능은 그 안의 방과 설비에 가깝다.
pg_textsearch로 전문 검색을 구현하면, 별도 클러스터나 동기화 코드 없이도 BM25 기반 검색을 바로 SQL 안에서 사용할 수 있고, 벡터 필드와 조합해 "키워드 + 의미 기반 하이브리드 검색"까지 한 쿼리로 처리할 수 있다.
pgvector + pgvectorscale를 사용하면 DiskANN 같은 고성능 ANN 알고리즘으로 벡터 검색을 수행하고, pgai와 연동해 데이터 변경 시 자동으로 임베딩을 생성·갱신하는 파이프라인도 DB 내부에서 끝낸다.
TimescaleDB는 시계열 테이블을 자동으로 파티셔닝하고, 압축 및 보존 정책까지 제공해 모니터링·IoT·로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다루게 해준다.
pgmq, pg_cron, UNLOGGED 테이블, JSONB 등을 적절히 조합하면 간단한 큐, 캐시, 배치 작업 스케줄러 정도는 굳이 Kafka나 Redis, 시스템 크론 없이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AI·검색·추천을 위한 "한 DB" 아키텍처
과거에는 RAG 애플리케이션이나 추천 시스템을 만들려면, 기본 데이터는 Postgres, 검색은 Elasticsearch, 벡터 검색은 Pinecone 같은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이 경우 쿼리를 여러 시스템에 나눠 보내고 결과를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합치며, 각 시스템의 장애와 지연을 따로 처리해야 했다.
지금은 Postgres 안에서 텍스트 검색, 벡터 검색, 하이브리드 랭킹, 시계열 분석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한 번의 SQL 쿼리, 한 번의 트랜잭션"으로 완결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구조는 AI 에이전트가 실험 환경을 만들고 지우는 작업에도 유리하며, 데이터 동기화 없이 "DB 스냅샷을 그대로 복제"하는 단순한 작업만으로 현실과 비슷한 테스트 환경을 구성할 수 있게 한다.
언제 Postgres만으로는 부족해지는가
물론 어떤 경우든 무조건 Postgres만 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수백 노드에 걸친 페타바이트급 로그 분석, 특정 상용 솔루션과 강하게 결합된 시각화 도구(Kibana 같은) 활용, 매우 특수한 그래프 탐색 패턴처럼, 실제로 Postgres가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사항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도달하면, 팀이 직접 벤치마크를 해보고 "정말로" 한계를 체감하게 되기 때문에, 굳이 벤더의 블로그 글이나 마케팅 자료를 보고 따라갈 필요가 없다.
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처음부터 복잡한 아키텍처를 설계해서 여러 DB를 섞지 말고, 먼저 Postgres 하나로 충분히 밀어붙여 보고, 정말로 벽에 부딪힌 뒤에 그때 가서 특화 DB를 도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인사이트
서비스 초기에 "언젠가 있을 대규모 트래픽"을 가정하고 복잡한 데이터베이스 스택을 깔아두는 것은, 대부분의 팀에게는 과도한 선투자이자 발목을 잡는 선택이 된다.
Postgres는 이미 검색, 벡터, 시계열, 문서, 큐, 지리 정보 등 현대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확장 형태로 제공하며, 하나의 통합된 운영 모델 위에서 이를 다룰 수 있게 해준다.
실용적인 전략은 단순하다. 일단 Postgres 하나로 시작하고, 필요한 확장을 점진적으로 추가하며, "Postgres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명확한 증거가 생길 때까지 다른 DB는 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AI 시대에 요구되는 빠른 실험, 자동화된 운영, 간단한 장애 대응이 가능해지고, 팀은 인프라 대신 제품과 기능 개선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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