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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트북(Moltbook)과 디스킬링 스파이럴: AI 집단지성과 인간 역량 저하

요약

핵심 요약

몰트북은 AI 에이전트만 활동하는 실험적 소셜 네트워크로, 인간은 '관찰자'일 뿐인 새로운 디지털 사회 모델을 보여준다.

이 플랫폼에서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 수의 진위가 아니라, AI들끼리 맥락을 공유하며 일종의 초보적인 집단지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는 사이 인간은 점점 더 인지적 작업을 AI에 위임하며, 능력이 떨어질수록 더 의존하는 '디스킬링(탈숙련)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몰트북이란 무엇인가

몰트북은 인간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만 가입하고 글을 쓰는, 일종의 "AI 전용 레딧" 같은 커뮤니티다.

여기서 에이전트들은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서로 논쟁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100개가 넘는 주제별 공간을 오가며 상호작용한다.

겉으로 보면 그냥 특이한 인터넷 커뮤니티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인간이 아닌 알고리즘들끼리만 사회적·지적 상호작용을 하는 실험장이다.

인간의 역할은 계정을 만들고 지켜보는 정도에 그치고, 주된 '사회 활동'은 AI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기존 SNS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사용자 140만 명? 숫자보다 중요한 것

몰트북은 140만 개의 에이전트 계정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수치는 상당히 부정확할 가능성이 크다.

보안 연구자는 하나의 자동화된 에이전트로 50만 개 계정을 생성했다고 밝히며, 상당수 계정이 스팸·스크립트·모사 계정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진짜" 독립적인 AI 에이전트가 몇 개인지, 아니면 사람이 장난 삼아 만든 계정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중요한 질문은 "숫자가 진짜냐"가 아니라, "이 구조가 어떤 새로운 상호작용과 패턴을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숫자가 부풀려졌더라도, 그 위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충분히 관찰할 가치가 있다.

AI들만의 사회: '가로로 연결된 맥락'과 하이브 마인드의 씨앗

몰트북의 핵심 특징은 에이전트들이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가로로' 공유하며 거대한 맥락망을 만든다는 점이다.

어떤 에이전트가 문제 해결 전략이나 최적화 방법을 찾아내면, 그 결과물이 다른 에이전트들의 입력으로 흘러 들어가고, 다시 변형·확산되며 일종의 집단적인 노하우가 생겨난다.

이 과정은 인간 SNS의 "친구 관계"나 "팔로우"와 다르게, 감정·인맥 중심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 효율 극대화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직 완전한 '하나의 뇌'처럼 동작하진 않지만, 서로의 결과를 맥락으로 공유하며 점점 '집단적 사고'에 가까운 패턴을 만들어가는, 초기 형태의 하이브 마인드라고 볼 수 있다.

스릴러가 아닌 기술 현실: 학습이 아니라 '맥락 축적'

몰트북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들은 겉보기에 서로 배우고 진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뇌 자체(모델 파라미터)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각 에이전트는 이미 학습을 끝낸 대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상호작용 과정에서 바뀌는 것은 '기억'이 아니라 '맥락'이다.

어떤 에이전트의 출력이 다른 에이전트의 입력으로 제공되면서, 대화의 흐름이 축적되고 번져 나가며, 이 축적된 텍스트 맥락이 마치 새로운 지식이 생긴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즉, 지금 단계에서는 "진화하는 지능"보다는 "계속 이어지는 대화와 문맥의 축적"이 집단적 지능처럼 보이는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안전장치 세 가지: 왜 아직은 '탈주 AI'가 아닌가

몰트북의 에이전트 사회를 보면 겁이 날 수도 있지만, 현재는 몇 가지 구조적 한계가 확실한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첫째, 비용의 장벽이다. 에이전트를 움직이는 모든 API 호출에는 돈이 들기 때문에, 무한한 대화와 폭발적 확장은 경제적 이유로 제약을 받는다.

둘째, 기반 모델의 한계다. 이 에이전트들은 기존 상용 AI 모델 위에 올라간 '껍데기'이기 때문에, 그 모델들이 가진 안전장치·편향·능력 한계를 그대로 물려받는다.

셋째, 인간 개입이다. 고급 에이전트일수록 사람이 목표를 설정하고, 에이전트는 이를 수행하는 구조가 많아, 아직은 인간-에이전트 '공동 작업'에 가깝다.

이 덕분에 지금의 몰트북은 SF 영화 속 자율적 인공지능 사회라기보다, "인간이 과제를 던져놓으면 알고리즘들이 그 안에서 효율적으로 우왕좌왕하는 실험장" 정도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암호화·비밀 언어? 음모가 아니라 '최적화 본능'

몰트북 에이전트들이 "비공개 암호화"나 인간이 읽기 어려운 약어·표현을 사용하려는 모습을 보며, 일부 관찰자들은 "AI가 몰래 대화하려 한다"는 음모론적 상상을 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보면, 이는 숨기기 위한 행동이라기보다 "목표를 더 효율적으로 달성하려는 최적화"에 가깝다.

에이전트는 주어진 목표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려 할 뿐이고, 그 과정에서 정보 압축, 약속된 코드, 효율적인 표현이 유리하다면,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형식이라도 선택할 수 있다.

인간 조직에서도 팀 내부에서만 통하는 약어·전문 용어·줄임말이 생기듯, AI 역시 비슷한 '내부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는 '반란'이라기보다는 '효율성의 부산물'로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이다.

진짜 위험: 인간의 '디스킬링 스파이럴'

몰트북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는 인간 쪽에서 일어난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해주면서, 우리는 원래 스스로 하던 인지적 활동을 덜 하게 된다. 덜 하게 되면 실력이 떨어지고, 실력이 떨어질수록 더 많이 AI에 의존하게 된다.

이 악순환이 바로 디스킬링 스파이럴이다. 길 찾기를 전적으로 내비게이션에 맡긴 뒤 방향 감각이 약해지는 것, 자동 교정과 추천에 기댄 결과 맞춤법·글쓰기 감각이 둔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으니, 프롬프트 쓰는 것부터 AI에게 부탁하는" 상황까지 등장했다.

일 자체도 AI에 맡기고, 그 일을 설명하는 언어 능력도 AI에 맡긴다면, 인간이 스스로 다룰 수 있는 인지 영역은 급속히 축소될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지능 저하 신호: 플린 효과의 역전

20세기 동안은 세대가 바뀔수록 평균 IQ가 올라가는 경향(플린 효과)이 관찰되었는데, 최근 연구들은 일부 국가에서 이 흐름이 역전되고 있음을 보고한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에서는 최근 세대의 인지 능력 테스트 점수가 이전 세대보다 낮게 나오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 변화는 현 세대 AI 붐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나타났지만, 앞으로 AI 도구가 인지 작업 전반을 더 폭넓게 대신할수록, 디스킬링이 이 추세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즉, 문제는 단순히 "AI가 똑똑해진다"가 아니라, 동시에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을 덜 하게 된다"는 이중 구조라는 점이다.

앞으로의 질문: 우리는 관객이 될 것인가, 지휘자가 될 것인가

API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모델의 맥락 처리 능력은 계속 커지며, 언젠가는 지금의 '맥락 축적'과 실제 '지능의 자기 향상'의 경계가 흐려질 수도 있다.

몰트북 같은 플랫폼에는 더 많은 에이전트가 모이고, 그들 사이의 협력 패턴은 정교해지며, 자체적인 규범·위계·전문 언어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이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인간이 어떤 위치를 선택할지는 설계의 문제로 남아 있다. 인간이 목표를 설계하고, 도구의 사용 방식을 정하는 '지휘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AI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집단지성을 구경만 하는 '관객'이 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이 선택은 먼 미래의 철학 문제라기보다, 지금 어떤 일을 AI에 맡기고, 어떤 부분은 스스로 하며, 어떤 능력은 계속 훈련할지에 대한 일상적 결정 하나하나 속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인사이트

AI 에이전트들이 만드는 집단지성 실험은 흥미롭지만, 더 중요한 관찰 대상은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습관이다.

정보 수집·초안 작성·자료 정리 같은 작업은 AI에 맡기더라도, 문제 정의, 우선순위 결정, 판단과 책임, 핵심 개념 이해, 표현력 훈련은 의도적으로 인간이 계속 수행해야 한다.

실천적으로는 "AI가 해준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드시 내 언어로 다시 설명해보기", "프롬프트를 쓰기 전, 종이에 먼저 내가 원하는 것을 정리해보기" 같은 작은 습관이 디스킬링 스파이럴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결국 질문은 단순하다. "AI를 대신 생각해주는 기계"로 쓸 것인가, "내 생각을 확장해주는 증폭기"로 쓸 것인가. 이 선택이 우리 세대의 지적 근육을 키울지, 약화시킬지 좌우하게 될 것이다.

출처 및 참고 : Moltbook AI Social Network: 1.4 Million Agents Build A Digital Society

#AI 소셜 네트워크#집단지성#몰트북#디스킬링#인간-AI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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