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허블 아카이브를 훑자… ‘비정상 천체’ 1,400개가 튀어나왔다
우주 사진 속 “이상한 장면”은 대개 운 좋게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번엔 운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그 행운을 대량생산했습니다. 유럽우주국(ESA) 연구진이 AI 모델 AnomalyMatch로 허블 우주망원경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뒤져 ‘비정상적인 객체’ 1,400개 이상을 찾아냈다는 소식입니다.1 이 글에서는 AnomalyMatch가 뭘 했는지, 어떤 이상 천체들이 나왔는지, 그리고 이 발견이 왜 ‘우주 연구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지 쉽게 풀어봅니다.
허블 레거시 아카이브, 데이터는 많은데 눈이 부족했다
허블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우주를 찍어 왔고, 그 결과물이 허블 레거시 아카이브(Hubble Legacy Archive)에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문제는 단순합니다. 데이터는 너무 많은데, 사람의 눈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천문학자들은 원래도 “이상한 모양”을 잘 잡아냅니다. 하지만 허블 자료는 35년치입니다. 한 장 한 장 확대해가며 “어라?”를 외치기엔, 인간의 하루가 너무 짧죠. 그래서 우주 연구는 종종 ‘잘 알려진 것’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데 강하고, ‘완전히 낯선 것’을 건져 올리는 데는 운이 개입하곤 했습니다.
AnomalyMatch는 2.5일 동안 1억 장을 ‘이상함’으로 분류했다
ESA의 David O’Ryan과 Pablo Gómez 연구진은 이 병목을 AnomalyMatch라는 AI로 밀어냈습니다. 이 모델은 허블 레거시 아카이브에서 뽑아낸 약 1억 개 이미지 컷아웃(천체가 있을 법한 작은 이미지 조각)을 약 2.5일 만에 훑어, 이상 후보를 추려냈습니다.1
중요한 포인트는 “AI가 발견을 확정했다”가 아니라, “AI가 수상한 장면을 먼저 모아줬다”는 점입니다. 최종 확인은 연구진이 직접 눈으로 검토해 진행됐고, 그 결과 1,400개 이상의 비정상 천체가 리스트에 올랐습니다.1 그중 800개 이상은 기존 문헌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대상으로 알려졌습니다.1
어떤 ‘비정상 천체’가 나왔나: 합쳐지는 은하부터 우주 렌즈까지
그럼 AI가 찍어 올린 “이상함”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많은 비중은 서로 합쳐지거나 상호작용 중인 은하였습니다.1 은하가 가까이 지나가거나 충돌하면 중력 때문에 모양이 찢기고, 길게 꼬리가 늘어지고, 한쪽으로 비정상적으로 퍼지는 등 ‘정돈되지 않은 형태’가 자주 나타납니다. 즉, 이상해 보인다는 건 오히려 “지금 막 사건이 벌어지는 중”이라는 뜻일 때가 많습니다.
그다음으로 눈에 띈 것은 중력렌즈였습니다.1 앞쪽의 무거운 은하(또는 은하단)가 시공간을 휘게 만들면, 뒤쪽 은하의 빛이 휘어져 우리 눈에는 활(arc)이나 고리(ring)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런 대상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멀리 있는 희미한 우주를 확대해 보여주는 ‘자연산 망원경’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해파리 은하(가스 꼬리가 촉수처럼 늘어진 은하), 별이 덩어리로 뭉친(클럼피) 은하, 그리고 가장자리(edge-on)로 보이는 행성 형성 원반 같은 흥미로운 후보들이 포함됐습니다.1 한마디로 “우주에서 흔치 않게 벌어지는 장면”을 한곳에 모아둔 셈입니다.
제일 흥미로운 건 ‘분류 불가’ 천체들이었다
가장 사람 마음을 흔드는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이번 목록에는 아예 분류가 어려운 수십 개 객체도 포함됐다는 점입니다.1
천문학은 기본적으로 ‘분류’의 학문이기도 합니다. 별인지 은하인지, 나선인지 타원인지, 렌즈인지 충돌인지. 그런데 기존 카테고리에 잘 안 들어가는 대상이 나온다는 건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하나는 우리가 아직 관측 사례를 충분히 못 모아 “희귀하지만 알려진 현상”을 낯설게 보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정말로 설명이 덜 된 물리 과정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죠. 이 “이상함의 잔여물”이야말로 다음 연구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 ‘관측’보다 ‘검색’이 더 어려운 시대
허블에서 새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 이미 찍혀 있던 자료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핵심입니다. 즉, 우주는 변한 게 없는데, 우리가 우주를 찾는 방식이 바뀌며 발견이 폭증한 겁니다.
Gómez가 이번 작업을 두고 허블 아카이브의 과학적 성과를 극대화하는 사례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1 앞으로 유클리드(Euclid) 같은 대형 관측 프로젝트, 그리고 더 넓은 시야로 하늘을 휩쓸 미래 망원경들이 쏟아낼 데이터는 ‘사람이 감당 가능한 양’의 범위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더 많이 찍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찾는 것이 됩니다.
여기서 AI는 ‘연구자를 대체’한다기보다, 연구자가 가장 잘하는 일—해석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일—에 집중하도록 수색 시간을 줄여주는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시사점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제 우주에서 새로운 걸 발견하는 경쟁력은 “망원경 성능”만이 아니라, “아카이브를 뒤지는 능력(AI 검색력)”에서도 갈립니다.
참고
1Astronomers discover over 800 cosmic anomalies using a new AI t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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