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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 왜 API 형식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려 할까?

AI 개발자인 민수는 요즘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는 Claude를 붙여볼까, 아니면 Gemini를 테스트해볼까?”

문제는 모델을 바꿀 때마다 코드 구조, 요청 포맷, 스트리밍 처리, 함수 호출 방식까지 전부 다시 짜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치 콘센트마다 규격이 달라서, 전자기기 하나 옮길 때마다 어댑터를 새로 사야 하는 느낌이죠.

OpenAI가 새로 내놓은 “Open Responses” 는 이 골치 아픈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시도입니다. 한 번 짠 코드로 OpenAI, Anthropic, Google, 로컬 LLM까지 두루 돌려보자는 야심찬 표준화 프로젝트죠123.

이 글에서는
OpenAI가 왜 이런 표준을 밀고 있는지,
“Open Responses”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개발자와 비즈니스 관점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OpenAI가 밀고 있는 ‘Open Responses’란 무엇인가?

지금 LLM API 생태계는 솔직히 말해서 바벨탑에 가깝습니다.

OpenAI는 Responses API, Google은 Gemini 형식, Anthropic은 Claude API, Meta는 또 자기 규격을 씁니다. 기본 기능은 비슷합니다. 채팅, 스트리밍, 툴 호출, 멀티모달 입력 등.
그런데 필드 이름, 응답 구조, 스트리밍 이벤트 방식이 전부 다릅니다.

이 말은,
OpenAI → Claude로 갈아타면 한 번,
Claude → Gemini로 갈아타면 또 한 번,
매번 비즈니스 로직과 무관한 ‘번역 코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뜻이죠13.

OpenAI가 발표한 Open Responses 는 이 난장을 정리하겠다는 제안입니다13.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합니다.
“LLM이 제공하는 공통 기능(요청, 응답, 스트리밍, 도구 호출)에 대해
다 같이 쓸 수 있는 하나의 JSON 규격을 만들자.”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규격은 OpenAI만 쓰는 게 아니라, 여러 회사가 같이 쓰는 오픈 인터페이스입니다.

이미 다음 같은 플레이어들이 참여를 선언했습니다123.

  • Vercel

  • Hugging Face

  • LM Studio

  • Ollama

  • vLLM

  • OpenRouter(사실상 대부분의 상용/오픈 모델을 프록시하는 허브)2

이 정도면 “실험용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로 업계 표준 후보로 치고 올라오려는 그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부 구조 뜯어보기: Items, 이벤트, 에이전트 루프

표준 얘기만 들으면 추상적으로 느껴지죠.
“그냥 공통 포맷 만든다면서?” 정도로 끝나기 쉽습니다.

Open Responses 사양서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규격이 단순히 JSON 키를 맞추는 수준이 아니라
‘에이전트 시대’를 염두에 둔 설계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1.

1. 모든 출력은 Item: 상태를 가진 작은 객체들

기존 API들은 텍스트, 이미지, 툴 호출 정보가 응답 안에 그냥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Open Responses는 이걸 통째로 갈아엎고,
모든 출력을 Item이라는 단일 개념으로 통합합니다1.

각 Item은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 type 필드로 역할을 식별합니다.
    예: message, function_call, tool_output

  • 각 Item은 상태(State)를 가진 스테이트 머신처럼 동작합니다.
    in_progress, completed, incomplete 같은 상태를 명시적으로 가집니다1.

즉, “AI가 지금 답변을 쓰는 중인지, 툴을 호출하려고 준비 중인지, 토큰이 모자라 끊겼는지”를 프론트/백엔드가 코드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입니다.

챗봇 UI를 만들거나 에이전트가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할 때,
이 상태 정보는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합니다.

2. 스트리밍을 ‘문자 토막’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이벤트’로

스트리밍도 단순히 텍스트를 한 글자씩 흘려보내는 수준에서 벗어납니다.

Open Responses는 스트리밍을 “시맨틱 이벤트(Semantic Events)” 개념으로 다시 정의합니다1.

대표적인 예가 두 가지입니다.

  • delta 이벤트:
    텍스트의 “변경된 부분만” 보내는 response.output_text.delta 같은 형태

  • 상태 전환 이벤트:
    response.completed처럼
    “이제 응답이 끝났다”는 의미를 명시하는 이벤트

이렇게 되면, 프론트엔드는
“문자를 이어붙이는 로직”과 “툴 호출 완료를 기다리는 로직”을
이벤트 타입별로 깔끔하게 분리해서 구현할 수 있습니다1.

3. 에이전트 시대를 위한 ‘Agentic Loop’ 내장

Open Responses는 애초에 단순 Q&A용 챗봇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일하는 에이전트를 염두에 두고 설계돼 있습니다1.

대표적인 것이 툴 선택 제어(tool choice) 입니다.

  • auto: 모델이 알아서 툴을 쓸지 말지 결정

  • required: 반드시 툴을 사용하게 강제

  • none: 툴 사용 금지

  • allowed_tools: 이 요청에서 특정 툴만 허용

이걸 잘 활용하면 예를 들어,

  • “이 요청에서는 DB 조회만 허용하고, 외부 HTTP 호출은 막기”

  • “이 엔드포인트는 반드시 안전 필터링 툴을 먼저 거치게 강제”

같은 정책을 요청 단위로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1.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이 Reasoning(추론 과정) 표현 방식입니다.

최근 모델들은 내부 “생각의 흔적”을 남기고,
이걸 어떻게 노출할지에 따라 품질과 보안이 달라집니다.

Open Responses는 이 부분도 스키마에 포함시켜

  • 그대로 보여주는 content

  • 요약해서만 주는 summary

  • 암호화된 형태로만 다루는 encrypted_content

같은 방식을 지원하도록 규격을 열어두었습니다1.
향후 “추론 과정 공개/비공개”를 두고 벌어질 여러 논쟁에 대비한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User와 Model의 콘텐츠를 아예 ‘다른 스키마’로 분리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사용자 입력(UserContent)모델 출력(ModelContent)
의도적으로 다른 스키마로 설계했다는 점입니다1.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용자는 앞으로
텍스트, 이미지, 음성, PDF, 나중에는 동영상, 3D 모델까지
엄청 다양한 포맷을 모델에게 던질 것입니다.

반면, 모델이 반환해야 하는 쪽은
예측 가능해야 하고, 프로토콜이 복잡해지면 안 됩니다.
그래야 클라이언트/서버 구현이 쉬워지고, 도구 생태계도 성장하기 좋습니다.

그래서 사용자 쪽은 훨씬 유연하고 넓게,
모델 쪽은 좀 더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설계하여
“입력은 계속 진화해도, 출력 프로토콜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길을 택했습니다1.


OpenAI의 속마음: 진짜 목적은 ‘표준’이 아니라 ‘기준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경쟁사 모델까지 쓸 수 있는 오픈 규격을,
굳이 OpenAI가 나서서 만들 이유가 있을까?”

언뜻 보면 좋은 사람 코스프레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꽤 계산된 전략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 ‘기본값(Default)’의 자리를 선점하려는 전략

Open Responses는 OpenAI의 Responses API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23.
즉, 이 규격이 표준이 되는 순간,
사실상 “OpenAI 방식”이 업계 기본 문법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OpenRouter, Vercel, Hugging Face 같은 인프라/플랫폼이
    Open Responses 대응을 계속 강화하고123

  • Google, Anthropic, Meta 같은 경쟁사들도
    개발자 편의를 생각하면 이 포맷을 변환해주는 어댑터를
    어쩔 수 없이 제공하게 됩니다13

결과적으로, 표면적으로는
“모델 갈아타기 쉬워졌네? OpenAI 종속성이 줄어들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개발자의 머릿속 ‘기본 API 모델’이 OpenAI식으로 고정되는 효과가 생깁니다1.
에코시스템 전체가 OpenAI 문법을 기준으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죠.

2. “개방형” 레이블의 힘

OpenAI는 이 규격에 “Open”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건 단지 라이선스 문제를 넘어,
브랜딩과 정치적인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 “우리는 폐쇄적인 회사가 아니라,
    업계 전체를 위한 공통 기반을 제공하는 플레이어다.”

  • “경쟁사와도 인터페이스 수준에서는 협력하려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공개된 기술과 스펙 이상의 핵심 기술 자산을 공유하는 것은 아닙니다3.

다시 말해, 이미 팔고 있는 API 형식
잘 문서화해서 “열린 표준”이라는 라벨을 붙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 규격을 먼저 제안한 쪽이 규칙을 짜는 사람이 된다는 점에서
OpenAI에게는 매우 유리한 판입니다.

3. “LLM 추상화 레이어”를 쥐는 자가 시장을 쥔다

요즘 실제 프로젝트를 보면
직접 OpenAI, Anthropic, Google API를 모두 때리는 것보다
Vercel AI SDK, LangChain, LlamaIndex 같은
추상화 레이어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레이어들이 Open Responses에 맞춰 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 개발자는 “이번에는 어떤 모델 쓸까?”를
    프로퍼티 하나 바꾸는 정도의 문제로 다루게 되고

  • 그 위에 쌓인 툴·라이브러리는
    자연스럽게 Open Responses 기반으로 작성됩니다1.

이때, 가장 먼저, 가장 완벽하게, 가장 안정적으로
이 규격을 지원하는 모델은 누구일까요?
바로 이 스펙의 원류인 OpenAI입니다.

OpenAI는 “모델 경쟁”뿐 아니라
“개발자들이 사는 추상화 레이어”의 기준을 쥐려는 전략을
분명하게 선택한 셈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실제로 뭐가 달라질까?

철학·전략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내 코드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한 번 짜서 여러 모델에 돌리기”가 현실이 된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이것입니다.

  • 나의 요청 포맷

  • 응답 파싱 로직

  • 스트리밍 처리 방식

  • 툴 호출/응답 처리 구조

이 모든 것을 Open Responses 방식으로 한 번 잘 설계해두면
이후부터는 “어떤 모델을 쓸지”를
환경 변수나 설정 파일 수준에서만 바꿔도 되는 세상이 다가옵니다123.

물론 100% 무수정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모델마다 지원 기능과 성능 차이가 있으니,
튜닝 포인트는 계속 남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API 포맷이 달라서
아예 클라이언트 SDK를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은
상당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2. 컨텍스트 유지, 우선순위 제어 같은 실용 기능들

Open Responses는 개념 설계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 구현 시 꽤 유용한 필드들도 정의합니다1.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짚어보면:

  1. previous_response_id – 컨텍스트 이어붙이기

예전에는 대화 맥락을 유지하려면
매 요청마다 전체 히스토리를 그대로 다시 보내야 했습니다.
이건 토큰 낭비 + 레이턴시 증가로 이어졌죠.

Open Responses에서는
previous_response_id 만 넘기면
서버가 알아서 이전 입력/출력을 불러와
그 맥락의 연속선상에서 응답하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1.

RAG나 에이전트 시스템에서
이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면,
비용과 속도 면에서 꽤 큰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1. service_tier – 요청별 서비스 수준 지정

standard, priority, batch 같은 값을 선택해
각 요청의 우선순위와 처리 방식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1.

  • 실시간 챗봇: priority

  • 밤에 돌리는 대량 분석 작업: batch

  • 일반적인 Web API: standard

이런 식으로 비즈니스 로직과 인프라 비용 전략을
API 레벨에서 연결
할 수 있게 해주는 설계입니다.

3. 에이전트, 멀티모달, 도구 호출을 ‘같은 언어’로 다룬다

지금은 모델이 다양해질수록,
도구 호출/파일 업로드/이미지 이해/코드 실행 같은 능력들을
각 벤더의 고유 방식으로 배워야 합니다.

Open Responses 기반 생태계가 굳어지면,
이 모든 기능을 한 가지 공통 언어로 익히고
나중에 모델만 바꿔도 비슷한 방식으로 동작하게 만드는 게
점점 쉬워질 겁니다.

특히,

  • 클라이언트 라이브러리를 새로 만드는 사람

  • 사내 공통 AI SDK를 설계하는 팀

  • 여러 모델을 동시에 붙여 실험해야 하는 연구 조직

에게는 개발 생산성과 유지보수성 측면에서 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24.


시사점: 개발자가 지금 알아두면 좋은 것들

마지막으로, 이 흐름 속에서
지금 당장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OpenAI식 문법”이 기본 교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많은 제품이 예전 Chat Completions 형식을 사실상 따라 했고,
이제는 그보다 진화한 Responses API 기반의 Open Responses가
표준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2.
새로 에이전트/LLM 기반 서비스를 설계한다면
요청/응답 구조를 이쪽 관점으로 맞춰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리팩터링 비용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둘째, 벤더 락인을 줄일 기회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락인”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물리적으로는 모델을 바꾸는 게 쉬워지지만,
생태계와 도구, 문서, 튜토리얼이 전부
OpenAI식 인터페이스를 기준으로 쌓이게 되면
“결국 OpenAI를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13.

셋째, 표준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Open Responses가 완전한 승자가 될지,
다른 빅테크가 대항마를 내놓을지,
혹은 W3C나 다른 표준 기구가 나설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OpenAI가 “선제 공격”을 한 건 분명하고,
Vercel·Hugging Face·Ollama 등 인프라 플레이어가 이미 합류했다는 사실은
이 규격이 단기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을 낮추고 있습니다123.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한 줄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앞으로 LLM 기반 서비스를 설계한다면,
“어떤 모델을 쓸 것인가”보다
“어떤 공통 인터페이스 위에 올릴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편이
훨씬 똑똑한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Open Responses는 그 공통 인터페이스 후보 중
지금 가장 앞서가는 이름입니다.
이제는 모델 스펙만 비교할 게 아니라,
API 규격 전쟁의 향방도 같이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참고

1OpenAI、AI界の標準化を推進する「Open Responses」を発表:LLM相互運用の新時代とエージェントワークフローの未来](https://xenospectrum.com/open-responses-openai-api-standardization-interoperability/)

2Open Responses](https://simonwillison.net/2026/Jan/15/open-responses/)

3OpenAI wants its API format to become the industry standard](https://the-decoder.com/openai-wants-its-api-format-to-become-the-industry-standard/)

#AI뉴스#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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