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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ropic의 OpenCode 차단, 어떻게 OpenAI만 웃게 만들었나

AI 코딩툴 전쟁이 아주 흥미로운 국면으로 들어갔습니다.
Anthropic이 자사 코딩 클라이언트(Claude Code)를 보호하겠다며 서드파티 도구인 OpenCode를 사실상 차단했는데, 이 결정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라이벌인 OpenAI를 도와주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Anthropic의 전략적 선택이 “자사 방어”를 넘어 “경쟁사 강화”로 이어졌는지, 개발자·스타트업·기업 입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1. 무슨 일이었나: OpenCode 사용자들이 갑자기 막힌 날

2026년 1월, 어느 날 새벽.
OpenCode를 쓰던 개발자들 터미널에 이런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이 자격 증명은 Claude Code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짜증 나는 에러 한 줄로, 수많은 개발자의 워크플로우가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OpenCode는 터미널·데스크톱·IDE에서 쓸 수 있는 오픈소스 AI 코딩 에이전트로, Anthropic의 Claude뿐 아니라 수십 개의 LLM을 연결해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큰 인기를 누리던 프로젝트였습니다.1

그런데 Anthropic이 “새로운 기술적 보호장치”를 적용하면서, Claude Pro/Max 구독 토큰이 제3자 앱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겁니다.2 GitHub 이슈엔 “어제까지 잘 되던 Claude Max가 갑자기 인증 오류만 뿜는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고, 해답은 하나였습니다.

Anthropic이 스위치를 내렸다.

Anthropic은 자사 엔지니어를 통해 “공식 Claude Code 클라이언트를 위장하는(spoofing) 서드파티 harness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고, 오탐으로 잘못 밴된 계정은 복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2 하지만 방향성 하나만큼은 명확했습니다.

“구독 플랜으로는 우리 공식 도구 안에서만 써라.”


2. 표면적인 이유 vs 진짜 이유: 돈과 ‘뷔페 경제학’

Anthropic의 공식 설명은 기술적인 안정성이었습니다.
서드파티 래퍼가 이상한 방식으로 요청을 보내다가 에러가 나면, 사용자는 “Claude가 이상하다”고 욕하고, Anthropic은 디버깅하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2

하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훨씬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경제학”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Anthropic은 두 가지 요금제를 운영합니다.

  • 소비자 구독(Claude Pro / Max): 월 정액,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사용.

  • API: 토큰 사용량 기반 과금, 많이 쓰면 많이 내는 구조.

여기서 OpenCode 같은 도구가 한 짓은 이렇습니다.

  1. 사용자는 월 200달러짜리 Max 구독을 산다.

  2. 이 구독으로 Claude Code에 접속할 수 있다.

  3. OpenCode가 이 계정을 “사람이 쓰는 것처럼” 흉내 내서, 자동화된 코딩·테스트·수정 루프를 밤새 돌린다.2

  4. 결과적으로, API로 쓰면 1,000달러 이상 나올 토큰을 200달러에 쓰게 된다.23

한 Hacker News 사용자는 “한 달 내내 Claude Code를 돌리면, API로 계산 시 1,000달러 이상 나올 정도의 토큰을 쓰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습니다.3

즉, 이건 일종의 ‘뷔페 무제한+대형 포장용기’ 꼼수에 가깝습니다.

  • Anthropic 입장: “혼자 먹으라고 판 뷔페에, 단체 도시락 싸가는 손님들”

  • 파워 유저 입장: “규정상 허용된 사이를 잘 파고든 합법적인 활용”

Anthropic은 결국 이 “구독 arbitrage(차익거래)”를 막기로 하고, 서드파티 harness를 잘라냈습니다.3

문제는 어떻게 잘랐느냐입니다.

  • 사전 공지 거의 없음

  • 마이그레이션 기간도 없음

  • “오늘 새벽부터 안됨” 수준의 하드 컷오프

Rails 창시자인 DHH는 이를 두고 “고객에 꽤나 적대적”이라고 직설적으로 평가했습니다.3


3. 이 결정이 왜 OpenAI를 키웠나: OpenCode의 ‘갈아타기’ 선언

Anthropic의 칼질은 OpenCode에게 사실상 “당신은 우리 생태계 외부인”이라는 선언에 가까웠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 직후 OpenCode가 보여준 움직임입니다.

  • OpenCode는 바로 다음 버전에서 OpenAI ChatGPT Plus/Pro 연결을 지원했습니다.3

  • 창작자인 Dax Raad는 “OpenAI의 Codex 구독을 OpenCode 안에서 직접 쓸 수 있도록 협업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12

  • 심지어 OpenCode Black이라는 새로운 유료 플랜을 출시해, 엔터프라이즈 API 게이트웨이를 통해 Anthropic 크랙다운을 우회하는 방향까지 내놓았습니다.23

메시지는 매우 분명합니다.

“Anthropic이 싫다면, OpenAI가 있습니다.”

그 결과로 생긴 역설적인 그림은 이렇습니다.

  1. 도구 전환은 생각보다 쉽다
    모델 자체는 바꿔 끼우기 쉬운 시대입니다. MCP 같은 표준이 자리 잡으면서, AGENTS.md 한 번만 손대면 Claude 대신 GPT를 쓰는 게 거의 한 줄 설정 수준이 됐습니다.1
    “모델은 교체 가능한 부품”이라는 인식이 개발자 사이에 굳어지는 순간이었죠.

  2.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감정적 이탈
    많은 개발자들은 OpenCode를 중심으로 워크플로우를 짜왔습니다. 그런데 한 회사의 정책 변경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감정의 방향은 쉽게 OpenAI 혹은 오픈소스 모델 쪽으로 쏠립니다.4

  3. 마케팅 효과는 OpenAI가 가져갔다
    언론 기사 제목 구조가 흥미롭습니다. “Anthropic이 OpenCode를 끊었다, 그리고 OpenAI는 OpenCode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13
    본질은 가격·정책 문제지만, 겉으로는 “Anthropic = 막음, OpenAI = 열어줌”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스토리로 소비됩니다.

Anthropic 입장에서 보면, “우리 자산 보호”를 위해 잘라낸 것뿐인데, 결과적으로는
개발자 생태계 전체를 경쟁사 쪽으로 떠밀어준 꼴이 된 셈입니다.


4. ‘안전’과 ‘통제’에 집착할수록 생기는 부작용

Anthropic은 그동안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주력으로 삼아 왔습니다.1 실제로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기업에서 나오고, Microsoft Azure·Copilot에 Anthropic 모델이 통합되는 등 B2B 성과도 눈에 띕니다.1

그래서 Anthropic의 이번 조치도 겉으로는 일관된 것처럼 보입니다.

  • 경쟁사 연구·모델 학습에 Claude를 쓰지 못하게 막고 싶다.

    • OpenAI를 2025년에 API에서 잘라냈고,2

    • xAI가 Cursor로 Claude를 쓰던 것도 막았습니다.25

  • 구독 상품은 “사람이 직접 쓰는 것”에 한정하고 싶다.

    • 자동 에이전트가 무제한 토큰을 돌려대면, 비용 구조가 깨지니까요.3

문제는 개발자·스타트업이 실제로 느끼는 경험입니다.

  • 언제든지 벤더가 스위치 한 번으로 접속을 끊을 수 있다.

  • 미리 공지·이행 기간 없이도, 정책을 “테크니컬하게” 적용해버릴 수 있다.

  • 내가 선택한 워크플로우(예: OpenCode 중심)가, 사업자 간 이해관계로 사실상 파괴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한 개발자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까요?

대부분 이렇게 움직입니다.

  1. 벤더 락인(잠금)에 덜 의존하는 쪽으로 이동

    • BYOK(Bring-Your-Own-Key) 구조를 선호하고,

    • OpenRouter나 여러 모델을 동시에 붙일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를 찾게 됩니다.4

  2. 오픈소스·오픈 모델에 더 많은 관심

    • GLM-4.7, MiniMax 같은 저렴한 오픈형 모델에 대한 관심이 실제로 급증했습니다.4

    • “Anthropic가 스위치를 내려도 안 흔들리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지는 것이죠.

  3. “안전 우선” 이미지의 이면

    •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사 차단·데이터 보호”가 장점이지만,

    • 개발자·커뮤니티 입장에서는 “폐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사업자”라는 인식도 같이 생깁니다.24

즉, 안전과 통제를 강화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Anthropic의 리스크를 줄여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발자가 기꺼이 얹히고 싶은 플랫폼”이라는 지위를 경쟁사에게 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5. 개발자·스타트업·기업이 여기서 배워야 할 것들

이번 Anthropic–OpenCode–OpenAI 삼각관계는, 단순한 “API 끊겼다” 사건을 넘어서
AI 시대의 제품·비즈니스 전략에 꽤 중요한 힌트를 줍니다.

첫째, 모델 자체는 이제 ‘상품(commodity)’에 가깝다
성능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 Claude에 맞춘 프롬프트를 약간 손보면 GPT에도 쓸 수 있고,

  • MCP 같은 프로토콜 덕분에 에이전트·툴 연동은 점점 표준화되고 있습니다.1

모델이 아니라 경험(UX)·워크플로우·생태계가 진짜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OpenCode 같은 도구가 사랑받는 이유도 모델이 아니라 “사용 경험”이기 때문이죠.

둘째, 플랫폼에 100% 의존한 자동화는 ‘언젠가 끊긴다’는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
한 회사의 정책 변화가, 밤새 돌아가던 에이전트 파이프라인 전체를 멈출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방금 봤습니다.

  • 최소 2개 이상의 모델/벤더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

  • BYOK를 지원하는 도구 선택

  • 특정 클라이언트(예: Claude Code)에 강하게 묶인 워크플로우는 피하기

이 정도는 이제 “보안”이 아니라 “사업 연속성” 관점에서 필수가 됐습니다.

셋째, 커뮤니티를 적으로 돌리는 전략은 항상 비싸게 돌아온다
Anthropic의 이번 조치는 숫자만 보면 굉장히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방식이 너무 갑작스럽고 유저 경험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파워 유저들을 한 번에 Radicalize(급진화)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4

그 에너지는 지금 OpenAI·오픈소스 모델·대체 툴 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아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기회비용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시사점: ‘내 모델이 최고’보다 중요한 한 가지

이번 Anthropic–OpenCode 사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모델을 지키려다, 생태계를 잃을 수 있다.”

Anthropic은 Claude Code라는 훌륭한 코딩 에이전트를 가지고 있고, 모델 품질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접속을 끊을 수 있는 벤더”라는 기억이 더 강하게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OpenAI는 이번 일에서 특별히 뭘 한 것도 없지만,
“OpenCode와 파트너십을 맺어 개발자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챙겼습니다.

AI 도구를 쓰는 우리 입장에서는,

  • 한 회사의 기술력이 아니라,

  • 얼마나 예측 가능하게, 파트너와 개발자를 대하는지
    까지 보고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이라면,
Anthropic의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 비용·보안·경쟁사 견제가 아무리 중요해도,

  • 커뮤니티와 파워 유저를 적으로 돌리는 방식의 조정은
    결국 경쟁사를 키우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

당장 할 수 있는 액션은 간단합니다.

  • Claude, GPT, Gemini, 오픈소스 모델 중 최소 2개 이상을 묶는 워크플로우로 재설계하기

  • 특정 구독 토큰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 만들기

  • 벤더 락인을 줄여주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MCP, OpenRouter, 자체 프록시 등)를 채택하기

AI 시대의 경쟁력은 “한 모델에 얼마나 잘 올라탔냐”가 아니라,
“모델이 바뀌어도 안 무너지는 구조를 얼마나 잘 설계했느냐”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Anthropic–OpenCode 사례는 그 사실을 아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참고

1Anthropic made a mistake in cutting off third-party clients | Hacker News

2Anthropic cracks down on unauthorized Claude usage by third-party harnesses and rivals | VentureBeat

3Anthropic's Walled Garden: The Claude Code Crackdown

5Study Finds Severe Security Flaws in OpenAI, Anthropic AI Coding Tools

#AI뉴스#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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