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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산업, 왜 스스로 “미국이 앞서 있다”고 말할까

중국과 미국의 AI 경쟁은 종종 “누가 세계 패권을 잡느냐” 수준으로 과장돼 이야기됩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 AI 업계 최고 인사들은 요즘 꽤 냉정한 말을 꺼내고 있습니다.
“3~5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 20%도 안 된다.”
이 말이 중국 빅테크 임원 입에서 직접 나왔습니다12.

이 글에서는 중국 AI 리더들이 왜 이런 ‘현실 인식’을 공유하게 됐는지, 그 배경에 있는 컴퓨팅·칩·인프라 문제,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어디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에는 “이 판에서 개인과 기업은 어디를 봐야 할까?”까지 이야기해 보죠.


중국 AI 리더들이 인정한 현실: “3~5년 내 역전, 확률 20% 미만”

2026년 베이징에서 열린 ‘AGI Next Summit’에서 중국 빅테크와 유니콘 AI 스타트업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분위기는 애국적 구호보다는 “냉정한 계산”에 가까웠습니다.

알리바바 Qwen 모델 시리즈를 이끄는 Justin Li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 기업이 앞으로 3~5년 안에 OpenAI나 Anthropic을 추월할 확률은 20%도 안 된다”23.

그가 내놓은 핵심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OpenAI는 어마어마한 컴퓨팅 자원을 “다음 세대 연구”에 쏟아붓지만, 중국 기업들은 가지고 있는 연산 자원의 상당 부분을 “지금 돌아가는 서비스 유지”에 쓴다는 점입니다2.

즉, 미국은 미래를 위한 베팅을, 중국은 당장의 매출과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연산 자원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Zhipu AI의 창업자 탕제(Tang Jie)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근 딥시크(DeepSeek) R1 같은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이 나오면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그는 “실제로는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453.

중요한 포인트는, 이런 말이 서구 언론의 분석이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 나온 자성”이라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진짜 차이: 모델 성능이 아니라 ‘컴퓨트 인프라’

겉으로 드러난 모델 성능만 보면, 이미 중국 모델 상당수는 서구 LLM과 비슷한 수준의 벤치마크를 내고 있습니다. DeepSeek R1, 알리바바 Qwen, 텐센트, 바이두, 미니맥스(MiniMax) 등 여러 모델이 GPT-4, Claude 대비 “특정 작업에서는 비슷하거나 근접했다”는 자료가 계속 나옵니다45.

하지만 중국 AI 리더들이 강조하는 건 성능표가 아닙니다.
“인프라 스케일”입니다.

AGI Next Summit에서 여러 임원들은 중국이 미국보다 “1~2차원 작은” 컴퓨트 인프라를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3.
여기서 말하는 1~2차원 차이는, 단순히 20~30% 차이가 아니라 “10배, 100배 단위의 격차”를 뜻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첫째, 미국은 이미 거대한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AI 붐과 함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만큼 에너지·전력 인프라 확충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2.

둘째, AI용 GPU를 포함한 첨단 칩의 공급에서 중국은 근본적인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출 통제와 동맹국과의 공조로 인해, 중국은 최신 세대의 NVIDIA·AMD 칩에 직접 접근하기 어렵고, 우회하거나 구세대 칩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63.

셋째,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전력·토지·냉각 인프라에서도 미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중국 또한 전력·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강점을 갖지만, “최신 AI 칩 +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한 번에 묶어 올리는 구조에선 미국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26.

즉, 모델 하나의 성능이 아니라 “국가 단위의 연산 공장”의 크기와 효율에서 차이가 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칩 수출 통제와 중국의 ‘우회 혁신’

중국 리더들이 꼽은 두 번째 큰 장벽은 미국의 첨단 칩 수출 통제입니다.
텐센트 AI 수석 과학자 야오 순위(Yao Shunyu)는 “최첨단 칩 제조장비가 없다는 것”이 중국의 가장 큰 기술적 장애물이라고 말했습니다3.

미국은 2022년 이후 연속적인 규제로, 중국 기업이 최신 세대 AI용 GPU를 대량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일본·네덜란드와의 공조로 EUV 리소그래피 장비 등 핵심 반도체 제조장비도 제한하고 있죠6.

그런데, 이 제약이 뜻밖의 방향으로 중국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CSIS 분석에 따르면, 딥시크 R1은 “OpenAI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효율성을 보여줬습니다4. 다시 말해, 중국 연구진이 제한된 칩으로 더 많은 성능을 뽑아내는 알고리즘·엔지니어링에 집중하면서, ‘효율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흐름입니다.

  • “하이엔드 GPU를 무한정 사 올 수 없다” →
    “같은 GPU로 더 많은 연산을 뽑는 기법, 더 효율적인 아키텍처, 더 나은 학습 스케줄링에 집중”

  • 폐쇄형 대신 오픈소스 전략 선택 →
    DeepSeek R1, Qwen, 여러 중국 모델들이 오픈소스로 공개되며 글로벌 개발자와 함께 발전하는 구조 구축45

아이러니하게도, 수출 통제가 “중국을 느리게 만든다”는 목적과 동시에 “중국이 더 효율적인 길을 찾도록 압박한다”는 부작용을 함께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764.


비관론만은 아니다: 3~5년 내 ‘격차 축소’ 가능성

모든 중국 AI 리더들이 비관적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은 뒤처져 있지만,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텐센트 AI 수석 과학자이자, 과거 OpenAI 연구진이었던 야오 순위입니다. 그는 “3~5년 안에 기술 격차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3.

다만, 이 낙관론에도 분명한 조건이 붙습니다.

첫째, 첨단 칩 제조장비에 대한 해법.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도, 국산 반도체와 대체 수입, 그리고 효율적인 모델 설계로 어느 정도 상쇄해야 합니다.

둘째, 컴퓨트 인프라의 질적·양적 확대.
미국과의 1~2차원 격차를 한 번에 좁히기는 어렵지만, 특화된 도메인(로봇, 제조, 산업용 AI 등)에서 “작지만 빠른” 인프라를 만들어 경쟁우위를 갖는 전략이 필요합니다7.

셋째, 내수 시장을 활용한 데이터와 서비스 혁신.
중국은 거대한 사용자 기반과 다양한 산업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LLM 성능 경쟁”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효율을 극대화하는 산업용 AI”에서 먼저 차별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7.

즉, “OpenAI vs 중국 빅테크, 하나의 무대에서 1등 판가름”이 아니라,
“미국은 초거대 모델과 글로벌 플랫폼에서, 중국은 내수와 특화 영역에서 각각 승부”라는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은 왜 중국 AI에 돈을 넣을까? Zhipu·MiniMax 상장 의미

흥미로운 점은, 이런 현실 인식 속에서도 “돈의 움직임”은 꽤 낙관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최근 홍콩 증시에서 중국 AI 스타트업 Zhipu AI와 MiniMax Group이 상장하며, 둘을 합쳐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853.
MiniMax 주가는 상장 첫날 두 배 이상 뛰었고, Zhipu도 상장 이후 30% 이상 상승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무엇을 보고 여기에 돈을 넣을까요?

첫째, 중국 내수 시장.
규제 이슈로 인해, 중국 사용자와 기업이 OpenAI·Anthropic 같은 미국 서비스를 그대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중국판 ChatGPT”, “중국판 기업용 Copilot”에 대한 수요는 내수만 놓고 봐도 엄청납니다.

둘째, 산업용·임베디드 AI.
중국은 제조·로봇·물류·스마트시티 등 ‘현장에 박혀 들어가는 AI’에 특히 적극적입니다7. 이 분야는 꼭 GPT-5급 모델이 아니어도, 중국 기업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셋째, 오픈소스 전략과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
DeepSeek R1, Qwen 등 중국발 오픈소스 모델들이 글로벌 개발자들 사이에서 꽤 빠르게 채택되고 있습니다45.
“모델은 미국, 오픈소스와 활용 생태계는 중국·유럽·인도 등 다극화”라는 그림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즉, “미국이 앞서 있다”고 말하는 중국 AI 리더들의 현실 인식과, “그래도 성장성이 크다”고 보는 자본 시장의 기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그림입니다.


정리와 시사점: ‘AI 1등 누가 먹냐’보다 중요한 것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중국 AI 리더들은 3~5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컴퓨트 인프라, 첨단 칩, 연구 여력에서 미국이 앞서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253.

  2. 핵심 격차는 ‘모델 아이디어’보다 ‘연산 인프라 스케일’입니다.
    미국은 거대 데이터센터·최신 GPU·전력 인프라를 묶어 “AI 공장”을 키우고 있고, 중국은 제약 속에서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과 오픈소스로 대응하고 있습니다264.

  3. 그럼에도 중국은 내수 시장, 산업용 AI,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카드들을 쥐고 있습니다.
    Zhipu·MiniMax의 성공적인 상장은 “기술 격차는 인정하되, 성장 잠재력은 높다”는 시장의 평가를 보여줍니다853.

개인과 기업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질문은 “미국이 이기냐, 중국이 이기냐”가 아닙니다.
실질적인 질문은 이런 것들입니다.

  • “우리는 어느 생태계(미국·중국·오픈소스)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가?”

  • “우리 서비스·비즈니스에 필요한 건 초거대 모델인가, 아니면 특정 업무에 최적화된 경량 모델인가?”

  • “칩·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할 것인가?”

앞으로 몇 년간 AI 지형은 “미국 독주 vs 중국 부상”이라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미국의 초거대 모델 + 중국의 효율·오픈소스 + 다른 지역의 특화 AI”가 얽혀 있는 다극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누가 1등이냐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이 변화 속에서 어떤 조합을 선택해, 실제 경쟁력을 만들 것이냐”입니다.

AI 산업의 ‘진짜 승자’는 국가도, 특정 빅테크도 아니라, 이 복잡한 판에서 가장 영리하게 생태계를 활용하는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

1How will the United States and China power the AI race?

2China’s AI reality check: Why tech leaders say beating US AI giants is unlikely anytime soon

3Chinese AI industry admits US remains ahead for now

4DeepSeek’s Latest Breakthrough Is Redefining AI Race

5China’s open AI models are in a dead heat with the West - here’s what happens next

6Exporting Advanced Chips Is Good for Nvidia, Not the US

7China and the United States Are Racing Towards Different Ends in AI

8OpenAI Challengers Test Appetite for Chinese AI With Twin Debuts

#AI뉴스#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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