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이야기의 3막 구조 (The 3-Act Structure)
3막 구조란 무엇인가
3막 구조는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 중간, 끝이라는 세 덩어리로 나누어 설계하는 기본 설계도이다.
영화, 드라마, 소설은 물론이고 AI가 생성하는 스토리도 대부분 이 틀을 변형한 형태를 사용한다.
1막은 이야기를 시작하고,
2막은 갈등을 증폭시키며,
3막은 결말을 보여준다.
이 단순한 틀 안에 주인공의 목표, 장애물, 선택, 변화가 모두 배치된다.
초보자에게는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도이고, AI에게는 일관된 플롯을 생성하게 해주는 최소한의 알고리즘이다.
3막 구조와 AI 스토리텔링
AI에게 "재밌는 영화 이야기 하나 써줘"라고만 하면 대개 산만하고 힘이 빠진 이야기가 나온다.
반대로 "3막 구조에 맞춰서 써줘"라고 요청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생긴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분명해진다.
중간이 늘어지지 않고 점점 강해진다.
인물의 변화와 결말이 논리적으로 이어진다.
즉, 3막 구조는 AI에게 "이야기의 뼈대"를 제공하는 명령어이자, 인간 작가에게는 "점검 체크리스트"가 된다.
1막: 세팅과 도발 (Setup)
1막의 핵심 기능은 관객이 이 세계와 인물에 정서적으로 입장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이 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후의 액션과 반전도 힘을 잃는다.
1막에서 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다.
세계와 분위기의 설정
주인공의 현재 상태와 결핍 제시
이야기를 출발시키는 '사건' 발생
주인공은 처음에 안정된 일상 혹은 나름의 균형 속에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사건이 들어오거나, 내부에서 욕망이 끓어오르며 균형이 깨진다.
이것이 통상 '발단 사건', '촉발 사건'으로 불리는 순간이다.
AI에게 시나리오를 시킬 때 1막을 설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의 직업, 나이, 현재 상태를 간단히 정의한다.
주인공이 무엇을 결핍하고 있는지 혹은 무엇을 욕망하는지 한 문장으로 적는다.
이 결핍이나 욕망을 건드리는 사건을 하나 정한다.
이 세 줄만 명확해도 1막의 기둥은 거의 세워진다.
1막의 전환점: 돌아갈 수 없는 선택
1막의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길"을 택하는 순간이 온다.
집을 떠나 모험을 떠나거나,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사랑을 고백해버리는 등의 선택이다.
이 전환점은 2막으로 건너가는 다리이자, 관객에게 "이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신호를 준다.
AI에게 "1막의 끝에서 주인공이 어떤 위험한 선택을 하는 장면을 만들어 달라"고 명시하면, 2막의 동력이 강화된다.
2막: 대립과 심화 (Confrontation)
2막은 이야기에서 가장 길고, 가장 지루해지기 쉬운 구간이다.
이 막의 본질은 "주인공의 목표를 향한 반복적이고 점점 심화되는 시도와 좌절"이다.
처음에는 작은 장애물과 충돌한다.
이후 장애물은 점점 강해지고, 주인공의 내적 결함이 드러나며, 인간관계의 갈등도 깊어진다.
겉으로는 사건이, 안으로는 감정과 신념의 충돌이 축적되는 구간이다.
AI 스토리 설계에서 2막을 살리는 핵심은 "장애물의 단계"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처음엔 쉬운 문제, 그 다음엔 중간 난이도, 마지막엔 치명적인 위기.
이렇게 난이도 곡선을 잡아두면 AI가 만든 중간 에피소드들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막의 중간 지점: 방향 전환
2막의 정중앙에는 주인공의 관점이나 전략이 크게 흔들리는 사건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점을 흔히 '미드포인트'라고 부른다.
주인공이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되거나,
도망 다니던 태도에서 맞서 싸우는 태도로 변하거나,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오해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간 지점은 단순히 "또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이야기의 방향을 재정의하는 전환점이다.
AI에게 "2막 중반에 주인공의 관점이 완전히 바뀌는 반전 사건을 하나 넣어달라"고 지시하면, 플롯의 탄력이 커진다.
2막 후반: 최악의 위기
2막 후반부가 설계되지 않으면 이야기 전체가 힘없이 3막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이 구간의 목표는 "이 상황에서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최악을 만드는 것이다.
주인공이 거의 모든 것을 잃는 순간.
동료의 배신, 사랑의 상실, 목표의 좌절, 도덕적 추락 등이 여기에 모인다.
종종 '죽음과도 같은 순간'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최악의 순간을 통해 3막의 결심이 더 선명해진다.
AI 스토리에서 이 구간을 강조하려면, "2막 끝에서 주인공이 거의 모든 것을 잃는 장면"을 필수 요소로 명시해 주는 것이 좋다.
3막: 해결과 변화 (Resolution)
3막은 누적된 갈등과 감정의 빚을 청산하는 구간이다.
몸으로 겪은 사건과 마음으로 겪은 변화를 함께 결산해야 한다.
먼저, 외적인 갈등이 해결된다.
주인공과 적대 세력의 최종 대결, 마지막 선택, 결론이 여기에 있다.
이때 관객은 "이 결말은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필연적이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그 다음, 내적인 갈등이 정리된다.
주인공이 처음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떤 가치를 받아들이거나 버렸는지 보여준다.
이 변화가 보여지지 않으면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진다.
AI 시나리오에서 3막을 설계할 때는 다음을 명시한다.
주인공이 외적으로 무엇을 얻거나 잃어야 하는지
주인공이 내적으로 무엇을 깨닫거나 포기해야 하는지
이 두 축을 함께 정의해 두면 AI가 단순한 액션 엔딩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결말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클라이맥스와 후일담
3막 내부에서도 특히 클라이맥스는 단일 장면 혹은 짧은 시퀀스로 구성되는 정점이다.
여기에서 주인공의 최종 선택이 이루어지며, 그 선택은 주인공의 변화와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클라이맥스 이후에는 짧은 후일담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여운을 남긴다.
관객에게 "이 선택 이후 이 세계와 인물은 이렇게 살아간다"는 그림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AI에게 "클라이맥스 장면"과 "후일담 장면"을 분리해서 요청하면, 엔딩이 급하게 잘린 듯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3막 구조를 AI 프롬프트로 변환하기
3막 구조를 실제 프롬프트로 활용하려면 이야기의 뼈대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제시하면 된다.
1막: 세계, 주인공, 결핍, 촉발 사건, 돌아갈 수 없는 선택
2막: 단계적으로 강해지는 장애물, 중간 반전, 최악의 위기
3막: 최종 대결, 주인공의 변화가 드러나는 선택, 후일담
중요한 것은 AI에게 "막"의 구분을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막을 구분해서 써 달라", "막마다 두세 장면씩 구성해 달라"고 지시하면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다.
초보 작가를 위한 3막 구조 점검 질문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에서 다음 질문에 답해보면 된다.
1막에서 주인공의 결핍이 분명한가.
1막 끝에 주인공이 돌아갈 수 없는 선택을 했는가.
2막에 장애물이 점점 심해지는 흐름이 있는가.
2막 중간에 이야기의 방향을 흔드는 사건이 있는가.
2막 끝에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위기가 있는가.
3막에서 주인공의 내적 변화가 선택으로 드러나는가.
엔딩이 처음의 결핍과 연결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이 모두 "예"라면, 당신의 이야기는 3막 구조 위에서 굳건하게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구조를 그대로 AI에게 프롬프트로 넘길 때, 당신은 더 이상 "AI가 만든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신이 설계하고 AI가 채워 넣은 이야기"를 얻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