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로그라인: 10초 안에 AI를 설득하라
로그라인이 AI에게 더 중요한 이유
사람에게는 긴 설명이 통할 때가 있지만, AI에게는 짧고 구조화된 문장이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AI는 입력 텍스트를 토큰 단위로 쪼개 패턴을 분석하고, 그 패턴에 맞는 출력을 만들어낸다. 이때 로그라인은 AI가 따라야 할 핵심 패턴을 선명하게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로그라인이 허술하면, 사람은 대충 보완해서 이해하지만 AI는 애매한 상태 그대로 확장해 버린다. 그 결과 톤이 흔들리고, 장르가 섞이고, 캐릭터 목표가 흐려지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정리하자면, 로그라인은
"AI에게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10초 안에 각인시키는 첫 번째 프롬프트"다.
로그라인의 최소 구성 요소
로그라인은 길이가 아니라 구조가 중요하다.
AI가 이해할 수 있는 최소 구조는 다음 세 가지 축에 모인다.
주인공은 누구인가.
무슨 일을 겪는가.
무엇을 걸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가.
이 세 가지가 분명하면, AI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것들을 자동으로 정렬하기 시작한다.
어떤 장면이 필요한지.
어떤 장르 톤을 유지해야 하는지.
갈등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지.
반대로 이 세 가지가 흐리면, AI는 다음과 같이 오작동하기 쉽다.
주인공이 매 장마다 바뀌거나, 존재감이 약해진다.
목표가 계속 갈아 끼워져서 이야기 축이 흔들린다.
갈등이 사건 나열 수준에 머무르고 감정선이 쌓이지 않는다.
AI 친화형 로그라인 문법
전통적인 시나리오 책에서 말하는 로그라인은 보통 한 줄 요약에 가깝다.
AI 시대의 로그라인은 한 줄이더라도, 안에 정보 레이어를 명확하게 심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이해하기 쉬운 문법은 다음과 같은 형태에 가깝다.
"[장르] 배경에서, [결핍 또는 약점을 가진 주인공]이(가) [결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상충하는 위험·대가]와 맞서는 이야기."
이 문장 틀을 그대로 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다음 요소들을 문장 안에 명확히 심어야 한다.
장르 또는 톤을 암시하는 단어
결핍이나 약점을 가진 주인공의 한 줄 설명
이야기를 촉발하는 단일 사건
끝까지 끌고 갈 목표
목표를 가로막는 핵심 갈등 또는 위험
사람에게는 이 중 일부를 생략해도 맥락으로 채워지지만, AI에게는 가능한 한 명시적으로 적어주는 편이 좋다.
주인공: AI에게 "시점의 중심"을 박아 넣기
AI는 "이야기를 누가 경험하는가"를 기준으로 장면을 선택하고 묘사를 배치한다.
그래서 주인공을 표현할 때는 신분보다 기능을 분명하게 써야 한다.
직업, 나이, 겉모습만 쓰면 AI는 캐릭터를 배경으로 취급한다.
갈등, 결핍, 욕망을 포함해 주면 AI는 그 인물을 서사의 축으로 인식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시점 기능을 강화한다.
"사건을 해결해야만 자신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형사"
"인간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실험용 AI"
"실패가 두려워 아무 선택도 못 해온 신입 작가 지망생"
이런 식의 정의는 AI에게 "이 인물의 선택과 감정이 장면의 중심이다"라는 신호를 준다.
그 결과, 대사와 사건이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따라 구성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목표와 대가: 이야기 엔진을 AI에게 설명하기
목표는 "이야기가 끝나야 할 방향"이고, 대가는 "그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 잃을 수도 있는 것들"이다.
AI는 이 둘을 통해 플롯의 압력을 계산한다.
목표는 눈에 보이는 행동 중심으로 서술할수록 좋다.
"성장한다"보다는 "챔피언이 된다", "화해한다"보다는 "오랫동안 연락 끊긴 형을 찾아간다"처럼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한다.
대가는 주인공이 두려워하는 상실로 정의하면 좋다.
명예, 관계, 목숨, 정체성, 자유 같은 것들이다.
AI는 목표와 대가가 클수록 장면마다 긴장을 배치하려고 한다.
따라서 로그라인 안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수 있는지" 둘 다 언급해 주면, 자동 생성되는 장면들이 더 극적인 방향으로 정렬된다.
장르와 톤: AI의 오작동을 예방하는 장치
AI에게 장르를 알려주지 않으면, 여러 장르의 패턴이 섞여 정서가 뒤섞인 결과물이 나오기 쉽다.
그래서 로그라인에서 장르는 가능한 한 초반에 명시하는 편이 좋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인지,
"어두운 사이버펑크 스릴러"인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판타지 어드벤처"인지,
이 정도만 명시해도 AI의 어휘 선택, 장면 밀도, 폭력·공포 수위 등이 달라진다.
또한, 톤을 한두 단어로 덧붙이면 도움이 된다.
"유머러스하지만 쓸쓸한", "잔혹하면서도 시적인", "따뜻하지만 냉소적인" 같은 표현은 스타일에 영향을 준다.
로그라인 한 줄에 장르와 톤이 함께 들어가면, AI는 그 조합을 기준으로 레퍼런스 패턴을 찾아내어 그에 맞게 시나리오를 구성하려 한다.
나쁜 로그라인과 좋은 로그라인의 차이
나쁜 로그라인은 보통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호하다.
문장 안에 사건은 많지만, 어떤 것이 중심 사건인지 알 수 없다.
목표와 대가가 추상적이어서 플롯의 방향 감각이 없다.
장르와 톤이 읽히지 않는다.
좋은 로그라인은 반대로 다음이 분명하다.
주인공이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한눈에 보인다.
이야기를 촉발시키는 사건이 하나로 잡혀 있다.
어디까지 가면 "이야기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지 감이 온다.
읽는 순간 장르와 분위기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AI에게 프롬프트를 줄 때도 마찬가지다.
로그라인이 나쁜 상태에서 분량만 늘려봤자, AI는 그 모호함을 그대로 확장할 뿐이다.
반대로 로그라인이 선명하면, 비교적 짧은 프롬프트로도 균질한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
AI 프롬프트로 쓰는 로그라인의 확장형
실전에서 AI에게는 순수 로그라인만 던지기보다는, "로그라인 + 짧은 설명" 형태로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로그라인 한 줄로 영화의 중심축을 정의하고, 그 아래에 2~3문장 정도로 배경과 톤을 보강한다.
구성 방식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첫 문장: 로그라인 자체.
두 번째 문장: 배경 세계나 시대, 기술 수준 또는 세계관 규칙 한 줄.
세 번째 문장: 이야기의 정서나 메시지 방향을 압축한 설명.
이 정도의 정보량은 AI에게는 여전히 간결한 입력이지만, 시나리오 출력의 품질을 크게 끌어올리는 최소 단위가 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문장이 로그라인의 핵심 구조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로그라인은 AI와의 계약서다
로그라인은 단순한 한 줄 요약이 아니라, AI와 맺는 서사의 계약에 가깝다.
"이 이야기에서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그 한 줄에 압축하는 행위다.
주인공의 정체, 목표, 대가, 장르와 톤을 명료하게 적어 넣는 순간, AI는 그 줄을 기준선으로 모든 장면과 대사를 조정하려 한다.
그러므로 로그라인을 쓰는 과정은 곧 "AI에게 맡길 수 있는 수준으로 내 이야기를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10초 안에 AI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로그라인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이후의 시나리오는 훨씬 적은 수정과 보완으로 원하는 방향에 가깝게 나올 것이다.
이 장의 나머지에서는 바로 그 "10초 설득용 로그라인"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다듬는 방법을 다루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