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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or CEO가 말한 ‘AI가 재편할 일’과 살아남을 사람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까, 새로운 일을 만들어낼까.

Mercor라는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들으면, 답은 조금 더 복잡해집니다. 이 회사는 OpenAI, Anthropic 같은 AI 연구소와 골드만삭스, 맥킨지, 대형 로펌 출신 인재를 연결해, 시간당 최대 200달러를 주고 AI를 ‘훈련’시키는 일을 합니다123.

Mercor의 CEO 브렌던 푸디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결국 모든 지식 노동은 AI 에이전트를 훈련하는 데이터가 될 것이다.”3

이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화이트칼라가 자신의 전문지식을 AI에게 ‘넘겨주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 Mercor가 어떻게 100억 달러짜리 회사가 되었는지,

  2. 왜 AI가 ‘군중소싱’이 아닌 ‘고급 계약자’를 찾는지,

  3. 앞으로 어떤 일자리가 사라지고, 어떤 사람에게 기회가 올지

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보겠습니다.


Mercor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AI 시대의 ‘고급 데이터 중개상’

Mercor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AI를 가르치는 엘리트 과외선생을 모아주는 플랫폼”입니다.

원래 이 회사는 2023년 초에 개발자를 기업과 연결해주는 ‘AI 인재 마켓플레이스’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곧 방향을 완전히 틀었습니다. 개발자를 취업시키는 것보다, 그 개발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모델을 평가하고 훈련하는 쪽에 훨씬 더 큰 돈이 흐른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입니다1.

이후 Mercor는 이렇게 성장합니다.

  • 2023년 런칭 후 9개월 만에 매출 100만 달러 달성

  • Meta의 Scale AI 투자 이후, 경쟁사 고객 일부가 Mercor로 이동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14

  • 2025년 말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 5억 달러, 하루 150만 달러를 외부 전문가에게 지급14

  • 기업가치 100억 달러에 도달, 세 명의 20대 공동 창업자는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 타이틀 획득14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이 돈을 벌고 있는지입니다.

Mercor는 저임금 국가의 클릭 노동자 대신,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134.

  •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대형 금융사 출신 투자은행가

  • 맥킨지, BCG 등 전략 컨설턴트

  • 화이트슈(white-shoe) 로펌 출신 변호사

  • 의사,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각 분야 전문가

이들은 시간당 평균 85~95달러, 많게는 200달러까지 받으며 AI 모델의 답변을 평가하고, 채점 기준(루브릭)을 만들고, 모델이 어디서 틀리는지 피드백을 줍니다134.

즉, AI 시대에 가장 비싼 상품은 “모델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고급 데이터”이고, Mercor는 그 데이터를 공급하는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왜 AI는 저임금 클릭 노동자가 아니라 ‘엘리트 계약자’를 원할까?

예전에는 AI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하면, 크라우드워킹 플랫폼에서 몇 센트 단위로 영수증을 분류하거나 이미지를 태깅하는 일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OpenAI, Anthropic 같은 곳에서 원하는 건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일입니다13.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단순 태깅
    “사진 속에 고양이가 있습니까? (예/아니오)”
    이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값이 싸죠.

  • Mercor가 맡는 평가
    “이 AI가 작성한 M&A 딜 구조 제안이 실제 골드만삭스 디렉터 수준의 품질인가?”
    “이 AI가 쓴 법률 메모가 미국 연방법 판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이 코드는 성능과 보안 측면에서 프로덕션에 올려도 되는 수준인가?”

이건 단순 ‘정답 체크’가 아니라, 고급 판단과 경험이 필요한 일입니다.

브렌던 푸디는 TechCrunch와의 대담에서 AI 연구소들이 더 이상 “군중소싱된 로우 퀄리티 노동력”으로는 원하는 수준까지 모델을 끌어올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3. 대신 “각 도메인에서 상위 10~20% 수준의 전문가 계약자가 대부분의 모델 개선을 이끈다”고 설명합니다3.

그래서 Mercor는 채용 과정도 일반 플랫폼과 다르게 설계합니다.

  • 이력서와 경력 검증은 기본

  • 실제 업무와 거의 비슷한 평가 테스트

  • 상위 퍼포머 위주로 프로젝트 재배정

  • 품질이 떨어지면 매우 빠르게 ‘오프보딩’

실제로 Mercor에서 영양·식이 프로젝트를 했던 한 계약자는 “퀄리티 기준이 매우 높고, 기준에 못 미치면 금방 잘린다”고 증언합니다1.

핵심은 이겁니다.
이제 AI가 필요한 건 ‘많은 사람의 얕은 판단’이 아니라 ‘소수 전문가의 깊이 있는 피드백’입니다.

AI 연구소 입장에서는,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상위 10~20% 전문가에게서 얻는 데이터가 훨씬 더 값어치가 있는 셈입니다.


Mercor CEO가 보는 미래: “모든 지식노동이 AI 훈련이 된다”

푸디가 Disrupt 무대에서 던진 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이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결국 모든 지식 노동은 AI 에이전트 훈련 데이터가 될 것이다.”3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지금도 이미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실직하거나 휴직 중인 화이트칼라들이, AI 학습용 데이터 평가자로 나서고 있음56

  • Outlier AI, Scale AI 같은 플랫폼에서 수만 명이 AI 답변을 채점하고, 새 문제를 만들고, 잘못된 정보를 걸러냄156

  • 의료, 금융, 법률, 코딩, 마케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의 뇌를 AI에 업로드하는 작업”이 진행 중

푸디의 말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오늘의 컨설턴트, 변호사, PM, 애널리스트, 마케터가 하는 일 대부분이 결국 “AI에게 패턴을 가르치는 데이터 생산”으로 귀결된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예를 들어 상상해 봅시다.

  • 맥킨지 컨설턴트가 클라이언트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분석, 문서, 피드백, 회의록 전부가 “컨설팅 에이전트”를 훈련하는 데이터가 된다.

  • 인하우스 변호사가 계약서를 검토한다.
    → 수정 이력, 위험 판단, 문구 선택이 모두 “법률 에이전트”의 학습 데이터가 된다.

  • 스타트업 PM이 제품 기획서를 쓴다.
    → 고객 리서치, 우선순위 조정, 기능 설계 논리가 “제품 전략 에이전트”를 키우는 재료가 된다.

이런 흐름이 가속되면, 지식 노동자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게 됩니다.

  1. AI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훈련자’로서 돈을 버는 사람

  2. 자신의 일을 자동화할 AI에게 결국 대체되는 사람

푸디는 앞으로 전체 경제가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잘 훈련하고, 활용할 것인가”라는 게임으로 수렴할 거라고 내다봅니다3.

듣기만 해도 불편한 미래지만, 이미 현실의 일부가 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직원 지식 vs 회사 기밀: 골드만삭스는 걱정해야 할까?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전 골드만삭스에서 배운 걸로 AI를 훈련시키고 시간당 200달러를 받습니다. 이거 회사 기밀 유출 아닌가요?”

Mercor가 쓰는 인력 중에는 골드만삭스, 맥킨지, 화이트슈 로펌 출신이 상당수 있습니다34. 이들이 AI에게 제공하는 건 꽤 민감한 노하우일 가능성이 큽니다.

브렌던 푸디도 “직원이 머릿속에 담고 있는 지식”과 “회사 기밀” 사이에 애매한 회색지대가 있다고 인정합니다3.

예를 들어,

  • “딜 구조를 어떤 틀로 생각하느냐”

  • “어떤 리스크를 우선적으로 보는지”

  • “클라이언트에게 뭘 먼저 질문하는지”

이런 건 개인의 노하우이면서도, 동시에 회사가 수년간 축적한 조직 지식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푸디는,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법적·윤리적 논쟁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두 가지가 모두 부담입니다.

  1. 전직 직원이 Mercor 같은 플랫폼을 통해 회사 방식이 담긴 ‘마인드셋’을 AI에 넘겨주는 것

  2. 반대로, 회사가 내부 인력에게서 나온 데이터를 AI에 넣으면서, 직원의 개인 지식이 어떻게 쓰이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것

결국 이 문제는 “AI 시대의 영업비밀과 지식 소유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 회사 입장에서는 내부 AI 활용 가이드라인과 데이터 사용 정책을 명확히 만드는 것

  • 개인 입장에서는 전·현 직장에서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AI 훈련에 사용할지 스스로 기준을 세우는 것

정도입니다. 이건 앞으로 커리어 전략에서 꽤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재편하는 일자리 지도: 누가 기회를 얻고, 누가 밀려날까

이제 가장 현실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Mercor CEO가 말하는 미래에서, 나는 어디에 서게 될까?”

지금 흐름을 기반으로, 변화의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상위 10~20% 전문가’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커진다
Mercor의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10~20%의 계약자가 모델 개선의 대부분을 이끈다고 합니다3.

이 말은 곧,

  • 매우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여러 AI 에이전트에 ‘복제’해서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고

  • 그 대가로 기존 연봉과는 다른, 글로벌 시세의 페이를 받을 수 있으며

  • “한 회사에 묶인 직원”이 아니라 “여러 AI 연구소와 일하는 고급 계약자”의 길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즉, 정말 잘하는 변호사, 컨설턴트, 엔지니어, 트레이더라면 AI 시대에 돈을 버는 방식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둘째, 중간 수준의 지식 노동은 가장 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 기본적인 리포트 작성

  • 단순한 계약 검토

  • 알려진 패턴대로의 전략 제안

  • 교과서적인 코드 작성

이 정도 수준의 일은 점점 AI가 더 빨리, 더 싸게 해낼 확률이 높습니다. 이 영역에 머물면, “당장 잘린다”기보다는 “시세가 점점 떨어지고, 그 자리를 계약형·플랫폼형 인력과 AI가 나누어 갖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 플랫폼에서는, 상위 퍼포머 몇 명이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불안정한 소득에 머무르는 구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56.

셋째, ‘AI와 함께 일하는 능력’이 새로운 기본기가 된다
앞으로는 단순히 “내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 자신의 업무 프로세스를 AI에게 설명하고

  • AI가 잘 따라 할 수 있도록 기준과 예시를 만들고

  • AI가 틀릴 때 어디서, 왜 틀렸는지 디버깅할 줄 아는 사람

이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말하자면, 모든 직업이 조금씩 ‘AI 트레이너’ 스킬을 요구하는 직업으로 바뀌는 중인 셈입니다.


시사점: Mercor 시대에 커리어를 설계하는 법

Mercor의 등장은 단순히 “새로운 유니콘의 탄생”이 아닙니다.

지식 노동의 정의 자체가,
“클라이언트에게 결과물을 제공하는 일”에서
“AI에게 나의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내 분야에서 ‘AI에게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목표로 하기
    단순히 알고 있는 수준을 넘어,

    •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 어떤 기준으로 좋은/나쁜을 나누는지

    • 사례를 어떻게 일반화할 수 있는지
      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곧 AI 트레이너의 핵심 역량입니다.

  2. 지금 하는 일을 ‘프로세스 언어’로 적어보는 연습
    오늘 하루 했던 일을,

    • 입력(문제/요청)

    • 생각 과정(어떤 프레임으로 분석했는지)

    • 출력(결론/문서/코드)
      형태로 정리해보세요. 이건 그대로 “AI에게 나를 복제하는 설계도”가 됩니다.

  3. 플랫폼형 수익원을 하나쯤은 실험해 보기
    Mercor, Outlier AI 같은 곳에 바로 합류하지 않더라도,

    • 프리랜서 플랫폼

    • 교육·강의

    • 지식 구독 서비스
      등에서 “내 전문성을 디지털 자산화해 보는 경험”이 앞으로 AI와 함께 일하는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회사와의 ‘데이터 관계’를 의식하기

    • 회사 내부 문서를 AI에 학습시키기 전, 정책과 리스크를 확인하고

    • 반대로, 내가 가진 지식을 외부 AI 훈련에 쓸 때 어떤 윤리·법적 책임이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감각이 있는 사람일수록, 조직 내에서 “AI 거버넌스” 역할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푸디가 말한 것처럼, 언젠가는 “모든 지식 노동이 AI 에이전트의 훈련 데이터”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곧 “모든 지식 노동자가 쓸모없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누가 AI를 더 잘 가르치고, 더 잘 다루느냐에 따라 격차가 훨씬 더 크게 벌어지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부터라도 “AI에게 나의 일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사람에게, Mercor가 보여준 미래는 위기보다는 기회에 조금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참고

1Inside the meteoric rise of Mercor - Big Think

2Mercor: Enduring AI Infrastructure or Cycle-Driven Winner?

3How AI is reshaping work and who gets to do it, according to Mercor’s CEO | TechCrunch

4Inside the meteoric rise of Mercor - Big Think Business Substack

5‘Bleak’ job market pushing white-collar workers to train AI | Financial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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