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음성 AI 총력전: ‘초 AI 어시스턴트’ 하드웨어의 숨은 퍼즐
2026년, 실리콘밸리의 키워드는 더 이상 “스크린”이 아닙니다. 이제 모두가 바라보는 건 “귀”와 “목소리”입니다.
그 한가운데에 OpenAI가 있습니다. ChatGPT 전용 하드웨어, 이른바 ‘초 AI 어시스턴트’ 기기를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 음성 AI의 정확도와 반응 속도부터 갈아엎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신호탄이 바로 내부 오디오 관련 팀의 통합과 새로운 오디오 모델 개발 계획입니다12.
이 글에서는
OpenAI가 왜 갑자기(?) 음성 AI에 올인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내부 팀을 재편하고, 어떤 모델을 만들고 있는지
이게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스마트 스피커·웨어러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OpenAI, 왜 지금 ‘오디오 AI 정확도’에 꽂혔나
OpenAI가 만들고 있는 하드웨어의 핵심은 “대화”입니다. 화면을 뚫어지게 보는 기기가 아니라, 옆에서 계속 말을 걸 수 있는 존재를 만들겠다는 거죠. 그러려면 텍스트 모델만 잘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귀와 입이 따라줘야 합니다.
현재 OpenAI의 오디오 모델은 텍스트 기반 모델에 비해 두 가지가 부족하다고 평가됩니다1.
첫째, 인식 정확도.
둘째, 응답 속도.
간단히 말해, “말귀를 잘 못 알아듣고, 답도 살짝 느린 친구”라는 겁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타이핑할 땐 괜찮지만, 하루 종일 옆에서 대화하는 하드웨어가 이렇게 행동하면, 금방 짜증이 나겠죠.
그래서 OpenAI는 지난 두 달 동안 흩어져 있던 여러 내부 팀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연구팀, 엔지니어링 팀, 프로덕트 팀까지 오디오 관련 인력을 묶어서, 음성 AI만 보는 ‘집중 모드’로 들어간 겁니다12.
이 프로젝트는 Character.AI 출신 연구원인 쿤단 쿠마르(Kundan Kumar)가 이끌고 있습니다1. 대화형 캐릭터 AI로 유명한 회사에서 사람처럼 말하는 모델을 만들던 인물이, 이제 OpenAI의 음성 뇌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OpenAI가 세운 목표는 꽤 구체적입니다.
더 자연스럽고 감정적인 목소리
실제 사람처럼 끊기지 않는 실시간 대화
사용자가 말하는 도중에도 끼어들어 응답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이 새로운 오디오 모델의 타깃 출시는 2026년 1분기. 즉, 하드웨어 출시 전에 “목소리부터 완성한다”는 시간표를 깔아놓은 상태입니다123.
스크린에서 귀로: 실리콘밸리가 오디오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OpenAI의 행보는 단독 플레이가 아닙니다. 지금 실리콘밸리 전체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인터페이스”를 실험 중인데, 그 공통 분모가 바로 오디오입니다23.
이미 우리 주변엔 전조 현상이 상당히 많이 깔려 있습니다.
집 안에서는 스마트 스피커가 당연해졌습니다. 미국 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이미 음성 기반 스피커를 쓰고 있습니다23. 알람 맞추고, 음악 틀고, 날씨 묻는 정도는 이제 기본 사용 패턴이죠.
페이스북의 모회사 Meta는 레이밴(Ray-Ban) 스마트 안경에 다섯 개의 마이크를 심었습니다. 이 안경은 시끄러운 공간에서도 특정 방향의 소리를 더 잘 듣도록 설계돼, 말 그대로 “얼굴이 지향성 마이크”가 되는 형태를 지향합니다23.
구글은 검색 결과를 텍스트가 아니라 “말로 요약해주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Audio Overviews’라고 부르며, 검색창마저 음성 대화형으로 바꾸려는 행보입니다23.
테슬라는 xAI의 Grok을 차량에 통합하고 있습니다. 목적지는 명확합니다. 네비게이션부터 에어컨, 음악까지 운전자가 말만 하면 되는, 자동차용 대화형 보조 시스템입니다23.
스타트업들도 가만있지 않습니다.
Humane AI Pin: ‘화면 없는 AI 웨어러블’이라는 야심 찬 도전이었지만, 막대한 투자금을 태운 뒤 사실상 실패 사례로 남았습니다23.
Friend AI 펜던트: “당신의 하루를 녹음하고, 친구처럼 대화해준다”는 컨셉이었지만, 프라이버시 논란이 꼬리를 물고 따라붙고 있습니다23.
Sandbar, Pebble 창업자 에릭 미기코프스키의 AI 반지: 손가락에 끼고 말하는 링 형태의 기기를 준비 중이며, 2026년 출시를 노리고 있습니다23.
형태는 다르지만 메시지는 똑같습니다.
“앞으로의 인터페이스 중심은 화면이 아니라, 목소리다.”
OpenAI가 여기에 음성 AI를 갈아엎는 수준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텍스트 기반 챗봇 경쟁은 이미 레드오션입니다. 하지만 “항상 켜져 있는, 말로 대화하는 AI 기기” 영역은 아직 제대로 된 왕이 없습니다. 이 시장에서 먼저 ‘표준’을 잡으면, 스마트폰 이후의 중심 기기가 될 수 있습니다. OpenAI가 말하는 “초 AI 어시스턴트”란, 사실상 이 자리를 노리는 전략적 키워드인 셈입니다123.
ChatGPT 전용 하드웨어, 무엇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그렇다면 OpenAI는 어떤 기기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단일 제품이 아니라 “기기 패밀리”에 가까운 그림이 그려집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방향성은 이렇습니다.
첫째, 화면 없는 스마트 스피커.
디스플레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순수하게 음성만으로 상호작용하는 스피커형 기기가 거론됩니다12. 알렉사·구글 어시스턴트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훨씬 더 자연스러운 대화, 감정 표현, 복잡한 작업 처리까지 포함한 ‘슈퍼 어시스턴트’ 버전이 목표입니다.
둘째,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Meta의 레이밴 안경처럼, 마이크와 스피커가 들어간 오디오 중심 스마트 안경도 유력 옵션 중 하나입니다12. 여기에서 OpenAI의 음성 모델은 단순 피드백이 아니라, 사용자의 하루를 옆에서 계속 관찰하고 문맥을 이해하는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그 외의 실험적 폼팩터.
일부 보도에서는 “휴대용 오디오 디바이스”, 그리고 io(조니 아이브의 회사) 단계에서 개발되던 “AI 펜”과 같은 실험적 제품의 가능성도 언급됩니다45.
조니 아이브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이자, 아이폰·맥북·아이팟 디자인의 상징이었던 그가, OpenAI에 합류한 것은 사실상 “AI 중심 하드웨어의 애플 같은 버전”을 만들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OpenAI는 2025년에 조니 아이브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 io를 약 65억 달러(6.5 billion 달러) 규모의 주식 거래로 인수했습니다124. 이 인수를 통해 디자인 역량과 하드웨어 관련 인력을 통째로 품에 안은 셈입니다.
재미있는 건 아이브의 철학입니다. 그는 지금의 스마트폰이 만든 ‘스크린 중독’을 줄이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오디오 중심 디자인을 통해 “기존 디바이스의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말해온 인물입니다23.
즉, OpenAI 하드웨어의 미션은 단순히 “멋진 AI 기기 하나 더 내보자”가 아니라,
화면은 내려놓되,
AI는 더 깊이 일상에 스며들게 하고,
사용자의 시간을 더 많이 뺏지 않으면서도,
더 강력한 도움을 주는 동반자
를 만들겠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오디오 모델의 기술적 진화와 2026년 로드맵
이제 조금 더 기술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OpenAI가 목표로 하는 “새로운 오디오 모델”은 기존의 TTS(Text-to-Speech)나 음성 인식과는 수준이 다릅니다.
현재 개발 중인 모델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목표로 합니다123.
첫째, 더 자연스럽고 감정 표현이 풍부한 목소리.
지금도 AI 음성은 많이 자연스러워졌지만, 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여전히 “기계 톤”이 느껴집니다. OpenAI는 억양, 속도, 호흡, 감정 표현까지 사람처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둘째, 실시간 대화 처리 능력.
기존 음성 모델은 대부분 “내가 말 다 하고, 그다음 너가 답하는” 턴 기반 구조였습니다. OpenAI의 새 오디오 모델은 사용자가 말하는 도중에도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하면 겹쳐서 대답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합니다23. 사람과 대화할 때 “맞아요, 맞아요” 하며 중간에 반응하는 느낌을 구현하려는 것입니다.
셋째, 정확도와 지연 시간 대폭 개선.
텍스트 모델에서 보여준 수준의 이해력과 속도를 음성에서도 재현해야 합니다. 특히, 하드웨어 기기에서는 0.몇 초의 지연도 사용자에게 크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모델 구조와 시스템 전체 레이턴시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1.
넷째, 하드웨어와의 밀접한 통합.
앞으로 나올 기기가 항상 켜져 있으려면, 모든 연산을 클라우드에 맡길 수 없습니다. 배터리, 프라이버시, 연결 안정성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죠. 그래서 OpenAI는 장기적으로는 “로컬에서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한 경량 모델 + 클라우드 슈퍼 모델” 구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5.
흥미로운 건, OpenAI가 Mac용 ChatGPT 앱에서 ‘음성 모드’를 2026년 1월 15일부로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입니다6. 겉보기에는 기능 축소처럼 보이지만, 이유를 보면 흐름이 연결됩니다.
“더 통합되고 개선된 음성 경험을 만들기 위해”라는 설명과 함께,
웹과 모바일 중심으로 음성 기능을 정리하고,
맥 앱은 생산성(코딩·작성) 중심으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6.
즉, 여기저기 흩어진 ‘음성 기능’을 하나씩 닦아내고, 2026년 이후 나올 새로운 오디오 모델과 하드웨어에서 제대로 된 음성 경험을 한 번에 보여주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5년: io 인수, Jony Ive 합류, 음성 관련 문제와 하드웨어 기획 본격화
2025년 말~2026년 초: 내부 오디오 팀 통합, 새 오디오 모델 아키텍처 개발 가속화12
2026년 1분기: 새로운 오디오 모델 출시 목표13
그 이후: 오디오 중심 ChatGPT 기기(스마트 스피커, 안경 등) 순차 공개 가능성125
“기기는 아직 멀었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전해지지만1, 사실 이건 나쁜 소식이라기보다, 하드웨어를 내기 전에 소프트웨어와 모델부터 확실히 다듬겠다는 신중한 전략에 가깝습니다.
정리 및 시사점: 우리에게 의미 있는 3가지 변화
마지막으로, 이 흐름이 우리 일상과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포스트 스마트폰’ 경쟁의 중심에 목소리가 선다.
애플, 구글, 메타, 테슬라, 그리고 OpenAI까지 모두 “손가락 대신 입과 귀로 조작하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235. 스마트폰은 그대로 쓰겠지만, “항상 켜져 있는 두 번째 뇌” 역할의 기기가 옆에 하나 더 붙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UX 설계의 기준이 텍스트 → 대화로 전환된다.
웹·앱 중심 서비스만 해도, 지금까지는 화면·버튼·텍스트 중심의 UX를 고민했다면, 앞으로는 “사용자가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까?”, “중간에 말 끊기면 어떻게 대응할까?” 같은 대화 UX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서비스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모두 음성 인터랙션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셋째, 프라이버시·데이터 소유권 이슈가 핵심 경쟁 요소가 된다.
항상 켜져 있는 오디오 기기는, 곧 “항상 듣고 있는 기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니 아이브와 OpenAI가 강조하는 “로컬 처리, 데이터 최소 전송, 맥락 보존과 보호”가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제품 선택의 결정적 기준이 될 것입니다5.
앞으로 몇 년은 AI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얼마나 자연스럽게 말하고,
얼마나 적게 실수하며,
얼마나 안전하게 내 삶 속에 섞여드는지”
를 놓고 벌어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OpenAI의 오디오 AI 총력전과 하드웨어 프로젝트는 그 서막에 가깝습니다. 2026년 1분기, 새로운 오디오 모델이 실제로 공개되는 순간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음성 비서’의 기준이 한 번 더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우리 서비스나 업무에 “음성 인터페이스”를 도입한다면 사용자는 무엇을 가장 먼저 말할까?
화면 없이, 말만으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경험을 만들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 두 가지 질문을 오늘부터 적어보기만 해도, 2026년의 변화를 맞이하는 속도가 꽤 달라질 것입니다.
참고
1OpenAI merges internal teams to fix audio AI accuracy gap ahead of ChatGPT hardware push
2OpenAI bets big on audio as Silicon Valley declares war on screens
3OpenAI Advances Audio AI with New Device Launch in 2026
6Here's what OpenAI's first hardware product designed by Jony Ive is rumored to 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