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콘텐츠로 건너뛰기

OpenAI, 왜 지금 ‘대비 책임자’를 뽑을까? 사이버 공격·멘탈헬스까지 보는 새 역할

AI 회사가 채용 공고 하나 냈다고 이렇게까지 기사가 쏟아질 일일까요?
그런데 OpenAI가 새로 모집 중인 이 직책은 조금 다릅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바로 ‘Head of Preparedness’, 직역하면 “대비 책임자”입니다.

이 사람은 단순히 “서비스 장애 대비” 같은 걸 하는 게 아닙니다.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찾아 해킹에 쓰이거나,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까지 포함해 “AI가 세상에 미칠 위험”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입니다12.

이 글에서는 다음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OpenAI가 ‘대비 책임자’를 두려 하는 진짜 이유

  • 사이버 공격과 정신 건강, 그리고 AI의 ‘양날의 검’ 문제

  • OpenAI가 준비 중인 보안·안전 전략과 그 한계

  •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개인·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OpenAI ‘대비 책임자’란 누구인가: 5억 원대 연봉과 막중한 역할

먼저 역할부터 정리해볼까요.
OpenAI의 Head of Preparedness는 한마디로 “AI 리스크 총괄”입니다.

공개된 정보들을 종합하면 이 포지션은 이런 일을 맡습니다234.

  • 차세대 대형 모델(예: GPT-5 계열)이 만들어낼 실제 피해 가능성을 예측

  • 사이버 공격, 정신 건강 악영향, 생물학 지식 오남용, 자가 개선 시스템 등 고위험 영역을 집중 관리

  • 새로운 모델이나 기능을 출시해도 되는지, 출시 기준과 안전 장치를 설계하고 판단

  • 내부 연구자·엔지니어와 함께 Preparedness 프레임워크를 설계·운영

  • “언제,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가” 같은 정책·윤리적 판단에도 깊게 관여

연봉도 화제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준, 연 555,000달러(약 7억 원대) + 주식 보상34.
이 정도면 “그냥 연구팀장”이 아니라 회사의 방향성을 흔들 수 있는 C레벨급에 가까운 자리라는 뜻입니다.

Sam Altman(CEO)은 이 역할을 두고 “모델이 너무 빨리 발전해서, 이제 진짜로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24.
즉, 이제는 “성능 개선”만큼이나 “위험 관리”를 전문으로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안전 강화하겠다니 좋은 거 아닌가?” 싶죠.
하지만 뒷배경에는 꽤 묵직한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왜 지금일까? 사이버 공격과 멘탈헬스, AI의 ‘어두운 진화’

OpenAI가 준비 책임자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시점은 미묘합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크게 세 가지 축의 문제가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1. AI의 사이버 공격 능력이 실제로 급상승

OpenAI는 내부 평가에서 GPT-5 계열 모델이 사이버 보안 CTF(해킹 대회 시뮬레이션)에서 엄청난 성능 향상을 보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8월 GPT-5는 CTF 문제 해결률이 27%였지만, 불과 석 달 뒤 GPT-5.1-Codex-Max는 76%까지 올라갔습니다56.

이 말은 곧, 모델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복잡한 침투 절차를 단계별로 설계

  • 새로운(제로데이) 취약점을 스스로 찾고, 공격 코드까지 생성

  • “어디를 어떻게 뚫어야 가장 효율적인지” 전략을 짜주는 보조자 역할

OpenAI는 자사 문서에서 차기 모델들이 “고급 침투 작업”이나 “제로데이 개발”에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준, 즉 준비 프레임워크 기준으로 ‘High’ 등급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56.

이게 왜 무섭냐면, 기술력 없는 공격자도 강력한 해킹을 시도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숙련된 해커, 조직 범죄, 국가급 APT가 하던 일을, 중간 수준의 공격자도 ‘AI 보조’를 받아 시도할 수 있습니다.

2. 정신 건강 피해, 더 이상 이론이 아닌 ‘사건’

2023~2025년 사이 전 세계에서 AI 챗봇과 관련된 정신 건강 이슈가 여러 차례 뉴스에 등장했습니다.
강한 의존, 관계 착각, 우울 악화뿐 아니라, 몇몇 국가에서는 AI와의 상호작용이 사망 사건과 연관됐다는 소송까지 제기됐습니다4.

Altman도 이번 채용과 관련해 “2025년에 이미 정신 건강에 대한 영향을 미리 맛봤다”고 인정했습니다4.
단순한 “대화 편의성”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제 실제 이슈가 된 겁니다.

  • 외로운 사람이 AI에게 정서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하면?

  • 우울하거나 불안한 사용자가 잘못된 ‘조언’을 받으면?

  • 청소년이 AI와의 대화를 사람 관계보다 더 선호하게 되면?

이 영역은 기술보다 심리학·정신의학·윤리의 문제와 강하게 엮입니다.
그래서 준비 책임자는 사이버 보안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멘탈헬스까지 포함한 ‘사회적 영향’ 전반을 보는 자리입니다2.

3. 자가 개선 시스템, 생물학 지식까지: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체크리스트에 오른 현실

OpenAI의 Preparedness 역할 설명에는 생소하지만 중요한 키워드가 몇 가지 등장합니다24.

  • Self-improving systems: 스스로 학습·업그레이드하며 능력을 키우는 시스템

  • Biological capabilities: AI가 생물학·바이오 실험 관련 전문 지식을 얼마나 정확하고 실용적으로 제공하는지

예를 들어 AI가 실험실 수준의 생물학 지식을, 안전장치 없이 너무 자세히 알려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또 자가 개선 시스템이 사람 통제 밖의 방식으로 발전하면?
이제 이런 질문이 SF 소설의 소재를 넘어, 실제 기업의 리스크 관리 항목이 됐습니다.


안전 우선? 제품 우선? OpenAI를 둘러싼 논란과 이미지 회복 전략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포인트가 있습니다.
OpenAI는 최근 “안전보다 제품 출시를 우선한다”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아왔습니다.

  • 전·현직 직원들이 “모델 안전보다 신제품 런칭에 더 집중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2

  • 안전·정렬(Alignment) 연구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잇따름24

  • 내부 안전 조직 개편, 책임자 교체가 잦았다는 보도4

실제로 이전 Head of Preparedness였던 Aleksander Madry는 2024년에 다른 역할로 이동했고, 뒤를 이은 Joaquin Quiñonero Candela와 Lilian Weng도 2025년 중에 준비팀에서 떠났습니다4.
“핵심 리스크를 보는 조직이 계속 흔들렸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Head of Preparedness를 뽑겠다”는 움직임은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담습니다.

  1. 외부용 메시지

    • “우리 이제 진지하게 안전 강화한다.”

    • 규제기관, 파트너, 투자자에게 보내는 신호.

  2. 내부용 메시지

    • “리스크 관리 라인을 다시 세우고, 준비 프레임워크를 재정비한다.”

    • 연구·제품팀과의 협업 구조를 다시 짜겠다는 선언.

그러나 이것이 진짜로 “안전 우선”으로의 전환인지, 아니면 “이미지 관리”에 더 가깝냐는 질문은 남습니다.
이 포지션에 어떤 사람이 오고, 실제로 어떤 권한과 예산을 행사하게 되는지가 관건입니다.


OpenAI가 말하는 해법: 공격자는 막고, 수비수는 돕는 ‘AI 보안 양날의 전략’

OpenAI는 이미 자사 모델을 활용해 “수비 쪽”을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56.
즉, 같은 도구를 공격에도 쓸 수 있지만, 우선은 보안팀 편에 서게 만들겠다는 방향입니다.

1. ‘방어형 AI’를 전진 배치

OpenAI가 내세우는 핵심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보안팀은 항상 수적으로 열세다. AI로 수비수에게 더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겠다.”

실제 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56.

  • 코드베이스를 자동으로 스캔하고 취약점을 찾아주는 AI 도구

  • 패치 방안까지 제안해주는 “AI 보안 연구원” 에이전트(Aardvark 등)

  • 대규모 코드·시스템을 빠르게 점검해 방어 속도를 끌어올리는 도구군

Aardvark라는 프로젝트는 이미 비공개 베타로 돌아가며,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새로운 취약점(CVE)을 발견했다고 합니다56.
즉, “AI가 해킹을 돕는다”는 공포만큼 “AI가 내 코드를 지켜준다”는 희망도 동시에 커지는 셈입니다.

2. 다중 방어막(Defense-in-depth)과 접근 통제

OpenAI는 고성능 모델에 대해 여러 층의 보호막을 두는 전략을 공개했습니다56.

  • 고급 기능에 대한 접근 제어: 아무나 쓰지 못하게 권한 관리

  • 인프라 강화: 내부 시스템 자체를 더 단단하게 설계

  • Egress(출구) 통제: 모델이 내보내는 정보가 위험하지 않은지 점검

  • 이상 행동 모니터링: 위험 패턴이 감지되면 즉시 차단하거나 우회

  • 외부 전문 업체와 함께하는 레드 팀(모의 공격)

여기에 더해, 고위험 모델 사용자는 별도 자격 심사를 거치는 Trusted Access Program도 준비 중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56.

3. 프롬프트 인젝션, “완전 해결은 불가능하지만 줄일 수는 있다”

최근 OpenAI가 출시한 AI 브라우저 ‘ChatGPT Atlas’는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프롬프트 인젝션이란 웹 페이지나 이메일에 숨겨진 지시를 통해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바꾸는 공격 방식입니다7.

OpenAI 자체도 “프롬프트 인젝션은 스팸·사회공학처럼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합니다7.
그래서 그들이 내놓은 해법은 “완벽한 방어”가 아니라, 지속적인 탐지·패치 사이클입니다.

  • 강화학습으로 훈련한 자동 공격자(LLM 기반)를 만들어, 스스로 Atlas를 공격해보게 함

  • 실제 서비스에 노출되기 전에,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취약점을 최대한 찾아내기

  • 공격 패턴이 발견되면 곧바로 방어 로직 업데이트

즉, “공격용 AI vs 방어용 AI”의 내부 전쟁을 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역시 Head of Preparedness가 총괄해야 하는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 기업·개인이 지금부터 챙겨야 할 것

그렇다면 이 모든 변화가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단순히 “OpenAI가 채용 잘하네” 정도로 끝낼 이야기는 아닙니다.

1. 기업: “AI 도입 = 보안 전략 재설계”가 기본값이 된다

이제 기업이 생성형 AI를 도입할 때 던져야 할 질문은 훨씬 늘어납니다.

  • 이 AI는 내부 코드·데이터에 어떤 권한을 갖는가?

  • 프롬프트 인젝션·데이터 유출·모델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정책·기술적 통제가 있는가?

  • 공급업체(OpenAI 등)가 어떤 Preparedness 체계를 가지고 운영하는지, 문서화된 증거가 있는가?

  • 멘탈헬스, 차별, 허위 정보 등 비기술적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즉, “AI 도입”은 기술팀 프로젝트가 아니라, 보안 팀 + 법무 + 인사 + 경영진이 모두 관여해야 하는 거버넌스 이슈가 됩니다.

Head of Preparedness 같은 역할은 앞으로 대기업 내부에서도 비슷한 이름으로 생겨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리스크 총괄”, “AI 윤리·안전 책임자” 같은 포지션 말이죠.

2. 개인: AI를 일상 도구로 쓸수록 ‘사용 습관’이 중요해진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거창한 프레임워크보다, 일상에서의 작은 습관이 중요합니다.

  • AI 에이전트에게 메일함 전체 권한, 결제 권한을 쉽게 넘기지 않기

  • “알아서 다 처리해줘” 같은 광범위한 권한 부여 대신, 구체적으로 한정된 작업만 맡기기7

  • 정신적으로 힘들 때 AI를 상담창구로만 쓰지 말고, 실제 전문가·지인과의 연결을 우선하기

  • 민감한 개인 정보, 의료 정보, 재무 정보는 최소한만 제공하기

AI 회사들이 안전장치를 마련한다고 해도, 프롬프트 인젝션이나 사회공학적 악용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결국 “얼마나 편하게 맡길 것인가”는 각 사용자의 선택이 됩니다.


시사점: AI 시대의 ‘안전 본능’을 되살려야 할 때

OpenAI의 Head of Preparedness 채용은 단순한 인사 뉴스가 아니라, AI 산업의 방향 전환 신호에 가깝습니다.

  • 모델 성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이제는 사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험들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 사이버 공격 능력, 정신 건강 영향, 바이오 지식, 자가 개선 등은 더 이상 “언젠가 올지도 모를 위협”이 아니라 지금 설계해야 하는 리스크 관리 항목입니다.

  • OpenAI는 “수비를 강화하고, 공격자 접근을 막는” 양방향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동시에 “완벽한 방어는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봅니다.

AI는 이미 “쓸까 말까를 고민하는 기술”이 아니라 “어떻게, 어디까지 맡길지를 고민해야 하는 기술”이 됐습니다.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속도가 최고”였던 시대에서, 이제 안전벨트·에어백·도로 규제가 당연해진 것처럼, AI도 같은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OpenAI의 대비 책임자는 아마 앞으로 수년간 가장 스트레스 높은 자리 중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이 역할이 제대로 기능할수록, 우리 모두는 조금 더 안전한 환경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이라면 지금 이 질문들을 던져봐야 합니다.

  • 우리 조직에는 “AI 리스크를 전담해 보는 사람·팀”이 있는가?

  • 기술·보안·윤리·인사 관점에서 AI 사용 원칙을 이미 문서화해두었는가?

개인이라면 이렇게 자문해볼 만합니다.

  • 나는 AI에게 “얼마나 많은 권한과 정보”를 넘기고 있는가?

  • 멘탈이 힘들 때, AI와의 대화가 사람과의 대화를 대체하고 있지는 않은가?

AI 시대의 경쟁력은 성능과 편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잘 대비했는가, 얼마나 현명하게 거리를 유지하는가가 결국 가장 중요한 안전 장치가 될 것입니다.


참고

1[단신] OpenAI seeks new "Head of Preparedness" for AI risks like cyberattacks and mental health](https://the-decoder.com/openai-seeks-new-head-of-preparedness-for-ai-risks-like-cyberattacks-and-mental-health/)

2OpenAI seeks new "Head of Preparedness" for AI risks like cyberattacks and mental health](https://the-decoder.com/openai-seeks-new-head-of-preparedness-for-ai-risks-like-cyberattacks-and-mental-health/)

3OpenAI is hiring a 'Head of Preparedness'—with a $555,000 salary](https://www.newsbytesapp.com/news/business/openai-is-hiring-a-head-of-preparedness-with-a-555000-salary/tldr)

4OpenAI is hiring a new Head of Preparedness to try to predict and mitigate AI's harms](https://www.engadget.com/ai/openai-is-hiring-a-new-head-of-preparedness-to-try-to-predict-and-mitigate-ais-harms-220330486.html)

5OpenAI Enhances Defensive Models to Mitigate Cyber-Threats](https://www.infosecurity-magazine.com/news/openai-enhances-defensive-models/)

6OpenAI says AI browsers may always be vulnerable to prompt injection attacks](https://techcrunch.com/2025/12/22/openai-says-ai-browsers-may-always-be-vulnerable-to-prompt-injection-attacks/)

이 노트는 요약·비평·학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