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urboDiffusion으로 200배 빨라진 AI 비디오, 진짜 실시간이 온다
“텍스트 프롬프트 한 줄 던졌는데, 5초 만에 8초짜리 1080p 영상을 뚝딱 만들어준다.”
예전엔 SF 같은 이야기였죠. 하지만 Tsinghua 대학과 ShengShu가 공개한 TurboDiffusion은 이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린 기술입니다. 같은 모델, 같은 품질인데 속도는 100~200배 빠른 비디오 확산 모델 가속 프레임워크입니다12.
이 글에서는 TurboDiffusion이 어떤 기술로 이 미친 속도를 만들어내는지, 실제로 어느 정도 빠른지, 그리고 지금 비디오 크리에이터와 개발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 한 번에 정리합니다. RTX 4090/5090 사용자, ComfyUI 유저, 비디오 AI 서비스 기획자라면 끝까지 볼 가치가 있습니다.
TurboDiffusion 한 줄 정의와 진짜 체감 속도
TurboDiffusion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디오 확산 모델의 추론(생성) 과정을 100–200배 줄여주면서도, 원본과 비슷한 영상 품질을 유지하는 가속 프레임워크”12.
여기서 중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새로운 비디오 모델이 아니라, 기존 모델을 ‘터보 튜닝’하는 프레임워크라는 점.
둘째, “좀 빨라진 정도”가 아니라, 분 단위 작업을 초 단위로 줄여버리는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논문에 나온 대표적인 예시를 보면 감이 확 옵니다2.
Wan2.1-T2V-1.3B-480P 기준, 5초 비디오 1개 생성
기존 구현: 약 184초
TurboDiffusion: 약 1.9초
Wan2.2-I2V-14B-720P 기준, 5초 비디오 1개 생성
기존 구현: 약 4549초 (1시간 15분 이상)
TurboDiffusion: 약 38초
즉, “렌더 후 밥 먹고 와야 하던” 작업이 “프롬프트 한 번 더 바꿔볼까?” 수준의 인터랙티브 워크플로로 바뀝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시도 횟수 자체가 늘어나니 결과물의 퀄리티와 창의성이 같이 올라가버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TurboDiffusion이 빠를 수밖에 없는 네 가지 비결
TurboDiffusion은 “한 방의 마법”이 아니라, 네 가지 핵심 최적화를 겹겹이 쌓아서 속도를 뽑아낸 설계입니다23.
1. SageAttention: ‘저비트’로 때리는 미친 어텐션 속도
비디오 확산 모델에서 가장 무거운 연산은 거의 항상 Attention입니다. 모든 프레임, 모든 픽셀(토큰)이 서로를 바라보며 계산하기 때문에 토큰 수가 늘어날수록 연산량이 폭발적으로 커지죠.
TurboDiffusion이 먼저 겨냥한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기술이 SageAttention입니다23.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기존 Attention은 고정밀(예: FP16, FP32) 연산을 사용
SageAttention은 “저비트(저정밀)” 표현으로 바꾸고, 이를 위해 설계된 Tensor Core를 활용
결과: 속도는 수 배 빨라지지만, 품질 저하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억제
문제는, 정밀도를 낮추면 보통 품질이 눈에 띄게 깨진다는 점인데, SageAttention은 연산 구조와 양자화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서 이 부분을 극복합니다. 이미 NVIDIA TensorRT, Huawei Ascend, 여러 빅테크의 서비스에 상용 수준으로 들어가 있는 기술이라 “연구실 데모”가 아니라 검증된 실전형 최적화라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34.
TurboDiffusion은 이 SageAttention을 비디오 확산 모델 전체 Attention에 깔아 첫 번째 가속을 가져갑니다.
2. Sparse-Linear Attention(SLA): 안 중요한 건 과감히 무시하기
두 번째 비결은 Sparse-Linear Attention(SLA)입니다23.
Attention 연산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토큰이 모든 토큰을 보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실제로 중요한 토큰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사람 눈으로 봐도, 화면 구석의 배경 픽셀 하나가 주인공 얼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죠.
SLA는 이 점을 정면 돌파합니다.
전체 토큰 중 “중요한 토큰”만 뽑아서 집중적으로 계산하고
중요도가 낮은 토큰은 대담하게 계산에서 제외하거나, 근사치만 사용합니다.
TurboDiffusion 논문에서는 Top-K 비율을 0.1 정도로 두어, 90%의 Attention을 스킵하는 수준의 희소화를 사용합니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학습된 SLA 덕분에 시각 품질은 유지됩니다.
더 흥미로운 건, SLA가 SageAttention 위에서 한 번 더 속도를 얹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SageAttention: “한 번의 Attention 연산”을 저비트로 빨리한다.
SLA: “해야 할 Attention 연산의 개수” 자체를 줄인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Attention 부분에서만 해도 수십 배 수준의 누적 가속이 나옵니다. Morningstar/AI Journal 기사에선 SLA가 SageAttention 위에서 추가 17–20배 속도 향상을 주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34.
3. rCM 스텝 증류: 100스텝을 3~4스텝으로 줄이기
확산 모델의 두 번째 병목은 sampling step 개수입니다.
“노이즈 → 덜 노이즈 → 좀 덜 노이즈 → 이미지/비디오”로 서서히 정제하는 과정이 수십~수백 번 반복되죠.
TurboDiffusion은 여기서 rCM(rectified Consistency Model)이라는 최신 증류 기법을 사용합니다23.
원래 모델(Teacher)은 50~100스텝 이상을 써야 고품질
rCM은 이 과정을 아주 적은 스텝에서 한 번에 뛰어넘도록 학생 모델(Student)을 학습
TurboDiffusion 팀은 rCM을 적용해 33~44 스텝, 또는 특정 설정에서 3–4 스텝까지 줄여도 품질을 유지하는 결과를 냅니다23.
중요한 점은, rCM으로 만들어진 이 학생 모델이 앞서 언급한 SageAttention, SLA가 적용된 구조와 자연스럽게 합쳐진다는 것입니다. 증류 과정에서 변경된 가중치와 SLA 학습 결과를 병합해 “한 번에 빠르고, 한 번에 적은 스텝”으로 추론하는 모델을 얻는 구조죠.
즉, TurboDiffusion은
“한 번의 스텝을 빠르게” +
“스텝 수 자체를 줄여서”
두 방향에서 시간을 동시에 깎고 있습니다.
4. W8A8 양자화: Linear 레이어도 INT8로 반값, 두 배 속도
마지막 비밀 병기는 Linear 레이어 양자화(W8A8)입니다23.
W8A8은 말 그대로 Weights(가중치)와 Activations(활성값)을 모두 8비트 정수(INT8)로 표현하는 방식
TurboDiffusion은 Linear 레이어 파라미터를 128×128 블록 단위로 양자화합니다2.
추론 중에도 Linear 레이어의 입력/출력을 INT8로 바꿔서 INT8 Tensor Core로 연산합니다.
이렇게 하면 얻는 이득은 두 가지입니다.
모델 크기 감소
메모리 차지하는 양이 대략 절반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같은 GPU에서 더 큰 비디오 모델을 돌리기 쉬워집니다.
연산 속도 향상
INT8 Tensor Core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Attention 외의 나머지 MLP/Linear 부분까지 속도/VRAM이 같이 줄어듭니다.
여기에 더해 TurboDiffusion은 LayerNorm, RMSNorm 같은 자잘하지만 빈번한 연산도 Triton/CUDA로 다시 구현해 병목을 줄였다고 밝힙니다2. 사소해 보이는 이런 최적화들이 합쳐지면, 전체적으로는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실제 성능: RTX 5090 한 장으로 100~200배 가속
자, 이 모든 기술이 “이론상” 좋은 건 알겠는데, 실성능이 어떠냐가 제일 궁금하실 겁니다.
TurboDiffusion은 주로 Wan 시리즈 비디오 확산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12.
Wan2.2-I2V-A14B-720P
Wan2.1-T2V-1.3B-480P
Wan2.1-T2V-14B-720P
Wan2.1-T2V-14B-480P
이 모델들을 대상으로, “Original(원본 구현)” vs “FastVideo(기존 가속 프레임워크)” vs “TurboDiffusion”을 비교했는데, 결과는 꽤 극적입니다23.
속도
RTX 5090 한 장 기준, 엔드 투 엔드 비디오 확산 추론이 100–200배까지 단축
Wan2.1-T2V-14B-720P의 경우, 논문 Figure 4에서 약 200배 수준의 레이턴시 감소를 보고합니다2.
Wan2.2-I2V-A14B-720P는 모델 스위칭 오버헤드 때문에 측정 속도는 약간 낮지만, 이론상 동일 수준이라 밝히고 있습니다2.
품질
논문과 보도자료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시각적으로 원본과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의 품질”이라고 강조합니다123.
즉, FastVideo처럼 단순히 스텝만 줄이거나, 거친 희소화로 퀄리티를 깎아먹는 방식이 아니라, 품질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가져가는 쪽에 초점을 맞춘 설계입니다.
추가로, 메인 타깃은 RTX 5090이지만, 4090과 H100 같은 다른 GPU에서도 상당한 가속 효과를 확인했다고 언급합니다2. 다만 아키텍처 차이 때문에 5090만큼의 200배급 속도가 나오진 않지만, 여전히 체감은 “게임 체인저”에 가깝다는 거죠.
실제로 써보려면? 해상도, 체크포인트, ComfyUI까지
“좋다, 그럼 내 워크플로에 어떻게 넣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TurboDiffusion은 연구용이 아니라 처음부터 실사용을 노리고 오픈소스로 나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도입 허들은 낮은 편입니다13.
1. 어떤 해상도에서 제일 잘 나오나?
TurboDiffusion이 공식적으로 실험·지원한 해상도는 480p와 720p입니다12.
Wan2.1-T2V-1.3B-480P
Wan2.1-T2V-14B-480P
Wan2.1-T2V-14B-720P
Wan2.2-I2V-A14B-720P
실제 논문에서도 이 해상도에서의 결과를 기반으로 품질·속도 지표를 제시하기 때문에, 현재 기준으로 “달달한 구간”은 480p·720p라고 보는 게 좋습니다.
물론 엔지니어링을 끌어올리면 1080p 이상도 가능하지만, 속도·VRAM·품질의 균형을 생각하면, 지금은 480p/720p를 메인 해상도로 돌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 양자화 vs 비양자화 체크포인트 선택
TurboDiffusion은 고용량 GPU와 메모리가 상대적으로 제한된 GPU에서 사용할 체크포인트 전략이 약간 다릅니다1.
VRAM이 충분하고, INT8 이득이 그리 절대적이지 않은 경우
→ 비양자화(Full precision) 체크포인트 사용 가능
→ 품질이나 디버깅에 민감한 연구·개발 환경에서 선호RTX 5090 같은 메인 타깃 GPU에서는
→ 양자화된 체크포인트(W8A8) 사용이 권장됨12
→ TurboDiffusion의 전체 설계가 이 조합에 최적화되어 있어 속도·메모리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우선 양자화 체크포인트로 돌려보고, 퀄리티 문제가 보이면 비양자화 버전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워크플로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3. 설치와 실행: Conda + GitHub + Hugging Face
설치 쪽은 꽤 친절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Conda 환경을 만들어 의존성을 정리하고1
TurboDiffusion GitHub에서 코드를 클론한 뒤
Hugging Face 또는 제공 링크에서 양자화된 모델 체크포인트를 내려받아 실행합니다123.
추론 스크립트는 이미 준비되어 있어, 프롬프트만 바꿔가며 실험하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RTX 5090급을 전제로 최적화되어 있지만, 4090/3090, H100 사용자도 일부 설정을 조정해 쓸 수 있습니다.
4. ComfyUI 통합: 노드로 끌어서 쓰는 TurboDiffusion
TurboDiffusion은 공개 직후부터 ComfyUI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노드로 래핑되고 있습니다25. Reddit에서도 “TurboDiffusion 100x Wan Speedup!” 같은 제목으로 이미 뜨거운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ComfyUI 유저 입장에서는
Wan 기반 비디오 워크플로에
TurboDiffusion 노드(모델, Attention, 샘플러 설정 등)를 끼워넣는 형태로
기존 파이프라인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속도만 뽑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코드 한 줄 안 만지고도 “내 Wan 비디오가 갑자기 50~100배 빨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정리와 시사점: 비디오 생성, 이제 ‘실시간 UI’를 고민할 때
TurboDiffusion이 의미하는 바를 비디오 크리에이터와 개발자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프롬프트→영상”까지의 피드백 루프가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내려왔습니다.
이건 단순히 편하다 수준이 아니라, 작업 방식 자체를 바꾸는 변화입니다. 사진 편집에서 “실시간 필터 미리보기”가 처음 나왔을 때를 떠올리면 비슷합니다.
둘째, 서비스·제품 기획의 기준점이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유저가 비디오 생성 누르면 대기 화면, 푸시 알림” 같은 비동기 워크플로를 고민했다면, TurboDiffusion급 속도에서는 실시간 슬라이더 조정, 컷 편집, 카메라 경로 인터랙션 같은 UI를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
셋째, 하드웨어 비용 구조가 변합니다.
같은 GPU로 처리할 수 있는 요청 수가 10배, 50배, 100배씩 늘어나는 셈이니, 동일한 CAPEX/OPEX로 훨씬 더 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AI 동영상 편집 SaaS, 게임 내 실시간 컷신, 광고 자동 생성 플랫폼 등에서 단가 구조가 달라질 수준입니다.
넷째, 아직은 “Wan 계열 + RTX 5090 최적화”가 중심입니다.
TurboDiffusion이 모든 비디오 확산 모델을 마법처럼 가속해주는 범용 엔진은 아닙니다. Wan2.x 계열에 맞춰 학습·증류·최적화된 구조라서, 다른 모델(HunyuanVideo, Flux 등)에 적용하려면 추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다만 SageAttention, SLA, rCM, W8A8 자체는 범용 기술이기 때문에, 이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이 높습니다236.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액션은 이 정도입니다.
RTX 4090/5090이 있다면, TurboDiffusion GitHub + Wan 모델로 직접 480p·720p 테스트
ComfyUI를 쓴다면, TurboDiffusion 지원 노드의 등장 시점과 사용법 체크
서비스 기획자라면, “실시간에 가까운 비디오 생성이 가능하다면, 어떤 UX를 만들 수 있을까?”를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상상해보기
텍스트·이미지 영역에서 DeepSeek, vLLM 같은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게임 체인지를 비디오 쪽에서 재현한 것이 TurboDiffusion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I 비디오 = 느리다”는 전제가 무너진 순간, 그 다음 혁신은 UI/UX와 비즈니스 모델 쪽으로 공이 넘어가게 됩니다.
이제는 “비디오를 만들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자주, 얼마나 상호작용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TurboDiffusion은 그 시대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오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참고
1[2512.16093] TurboDiffusion: Accelerating Video Diffusion Models by 100-200 Times (arXiv 초록 및 메타데이터)
https://arxiv.org/abs/2512.16093
2TurboDiffusion: Accelerating Video Diffusion Models by 100–200 Times (arXiv HTML 버전)
https://arxiv.org/html/2512.16093v1
7ShengShu Technology and Tsinghua University Unveil TurboDiffusion, Ushering in the Era of Real-Time AI Video Generation | Morningstar
https://www.morningstar.com/news/pr-newswire/20251223cn52591/shengshu-technology-and-tsinghua-university-unveil-turbodiffusion-ushering-in-the-era-of-real-time-ai-video-generation
8ShengShu Technology and Tsinghua University Unveil TurboDiffusion, Ushering in the Era of Real-Time AI Video Generation | The AI Journal
https://aijourn.com/shengshu-technology-and-tsinghua-university-unveil-turbodiffusion-ushering-in-the-era-of-real-time-ai-video-generation/
5Turbo Diffusion 100x Wan Speedup! | r/comfyui (Reddit)
https://www.reddit.com/r/comfyui/comments/1ppb47d/turbo_diffusion_100x_wan_speedup/
9Rectified SpaAttn: Revisiting Attention Sparsity for Efficient Video Generation (비디오 주의 희소화 관련 비교 맥락)
https://arxiv.org/html/2511.19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