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Portable Reader System 개요 및 정리
Sony Portable Reader System 개념
Sony Portable Reader System, 즉 PRS 시리즈는 소니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전개한 전자책 리더기 라인업이다.1 모델명에 붙는 PRS는 Portable Reader System의 약자로, "책을 휴대하는 전자기기"라는 소니의 기획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시리즈는 e-ink 기반의 전자 종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종이와 유사한 가독성을 제공했고, Sony eBook Store(후에 Reader Store)와 연동되는 독자적인 전자책 생태계를 구축했다.1 동시에 Adobe DRM 기반 EPUB/PDF 지원을 통해 공공 도서관 대출, 타 서점 콘텐츠 활용 등 개방형 생태계에도 발을 담근 것이 특징이다.
역사적 배경과 전개
소니는 2004년 일본 한정으로 출시한 Sony Librie를 통해 세계 최초 상업용 e-ink 리더기를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용 제품군이 바로 PRS 시리즈였다.2
2006년 첫 모델 PRS-500이 미국에서 출시되며 본격적인 Sony Reader 브랜드가 시작되었다.1 이후 소니는 Amazon Kindle(2007), Barnes & Noble Nook, Kobo 등 주요 경쟁사보다 앞서거나 동시에 다양한 모델을 쏟아내며, 당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e-리더 라인업을 보유한 회사之一로 평가받았다.2
그러나 2010년대에 접어들며 아마존·B&N·코보의 강력한 생태계와 가격 경쟁에 밀려 점차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고, 2014년 소비자용 리더기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게 된다.13
주요 제품 계보
소니의 Portable Reader System은 세대별로 특징이 뚜렷하다.
초기 세대에서는 전용 포맷(BBeB/LRF)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를 취했으나, 중기 이후에는 EPUB·PDF 등 표준 포맷을 수용하며 개방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24
1세대: PRS-500
2006년 출시된 PRS-500은 첫 글로벌 모델로 "A Reader"라는 슬로건으로 마케팅되었다.2 800×600 해상도의 e-ink 화면, 약 64MB 내장 저장공간, 전용 BBeB(LRF) 포맷 중심의 지원이 특징이었다. 초기에는 EPUB 지원이 없었고, 나중에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EPUB·Adobe DRM이 추가되었다.2
2세대: PRS-505
2007년 출시된 PRS-505는 새 e-ink Vizplex 패널로 페이지 넘김 속도 및 콘트라스트를 개선하고, USB 충전을 처음 도입했다.4 내장 저장 용량이 256MB로 증가해 약 500권 수준의 전자책을 저장할 수 있게 되었고, SDHC 카드 지원, EPUB/Adobe Digital Editions 지원이 추가되면서 "표준 포맷을 쓰는 리더기"로 외연이 넓어졌다.4
터치·조명 시도: PRS-700, PRS-600, PRS-300, PRS-900
PRS-700은 소니가 터치스크린과 내장 조명을 최초로 적용한 모델로, 화면 위에 터치층과 LED 조명을 더한 구조였다.4 이를 통해 필기, 하이라이트, 가상 키보드 입력이 가능했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읽을 수 있었지만, 터치층과 조명 탓에 화면이 탁하고 반사가 심해 혹평을 받았다.4
이후 PRS-600 Touch Edition, PRS-300 Pocket Edition, 7인치 PRS-900 Daily Edition 등으로 크기·가격·기능을 다양화했다.24 특히 2009년 이후 제품에서는 자체 LRF 포맷 대신 EPUB·PDF를 기본으로 채택해, Sony eBook Store 이외의 Adobe DRM 호환 서점과 공공도서관 전자책을 본격적으로 수용했다.45
Pearl E Ink·IR 터치 세대: PRS-350 / 650 / 950
2010년 PRS-350(5인치), PRS-650(6인치 Touch Edition), PRS-950(7인치 Daily Edition)은 새로운 Pearl E Ink와 적외선(IR) 터치 방식을 도입했다.16
PRS-650는 메탈 바디와 높은 마감, 뛰어난 가독성(짙은 글자, 향상된 콘트라스트), 공공도서관 ePub/PDF 지원 등으로 평이 좋았다.6 이 세대에서는 터치층을 없애고 베젤의 IR 센서를 사용하는 방식 덕분에, 이전 세대의 반사·저조한 콘트라스트 문제가 거의 사라졌다.
단점은 무선 기능 부재였다. Wi-Fi/3G를 갖춘 것은 상위 Daily Edition(PRS-950)에 한정되었고, 대부분의 모델은 PC와 USB 동기화에 의존해야 했다.6
Android 기반·Wi-Fi 일원화: PRS-T1, PRS-T2, PRS-T3
2011년의 PRS-T1은 Sony Reader 라인업의 큰 전환점이다. 내부 소프트웨어를 Android 기반으로 재구성하고, Wi-Fi, 웹 브라우저, 도서관 직접 대출(OverDrive/Adobe DRM 기반) 등을 지원했다.7
플라스틱 바디로 전환해 이전 메탈 바디보다 고급감은 떨어졌지만, 가격을 크게 낮추고 기능은 확장했다.7 EPUB·PDF·TXT를 기본 지원하며, 손가락 제스처 기반 페이지 넘김, 핀치 줌, 필기·하이라이트·메모, 사전·번역 기능, Evernote 내보내기 등 현대적인 e-리더에 요구되는 기능을 대부분 갖춘 구성이었다.
PRS-T2는 PRS-T1의 개선형으로 UI 안정화, Evernote 연동, 사전·번역 사전 확충, 배터리 수명 개선 등을 제공했다.1 PRS-T3/T3S는 HD E Ink(1024×758) 도입, 스냅 커버 일체형 디자인 등이 특징이었지만, 북미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았고, 소니가 점차 리더기 사업을 접어가는 단계의 제품이었다.1
기술적 특징과 사용 경험
Sony Portable Reader System의 핵심 기술적 특징은 다음 세 영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디스플레이와 터치 기술이다. 초기 모델은 단순 e-ink에 물리 버튼 조합이었고, PRS-700에서는 터치층+LED 조명을 실험했다. 하지만 화질 저하가 심해 호평을 받지 못했다.4 2010년 이후 Pearl E Ink + IR 터치 조합을 도입하면서, 고대비 화면과 반사 없는 터치를 동시에 달성해 당시 Kindle·Nook·Kobo와 비교해도 최상급의 가독성을 제공했다.68
둘째, 포맷과 DRM 지원이다. 초기에는 소니 독자 포맷(BBeB/LRF)에 의존해 Sony Store 중심의 폐쇄형 모델에 가까웠다.2 그러나 PRS-505 이후 EPUB·PDF + Adobe DRM을 본격 지원하면서, Kobobooks, Google Books, 공공 도서관(OverDrive) 등 다양한 공급처의 콘텐츠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46 이는 Kindle가 끝까지 ePub을 지원하지 않고 자사 포맷(AZW·KFX)에 머무른 것과 대비된다.8
셋째, 필기·메모·사전 등 부가 기능이다. PRS-700 이후 모델들은 터치 기반 하이라이트, 텍스트 메모, 필기 메모를 지원했고, PRS-T1 이후에는 필기·하이라이트를 RTF 등으로 내보내는 기능까지 제공했다.7 내장 사전은 영어(미·영)와 다국어 번역 사전까지 제공했고, 단어 길게 눌러 바로 뜻을 확인하는 UX는 이후 다른 리더 브랜드에서도 표준처럼 채택되었다.7
에코시스템과 Kobo로의 이관
소니는 2004년부터 자체 전자책 스토어(초기 Sony eBook Library, 이후 Reader Store)를 운영하며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전자책을 판매했다.12
하지만 2010년대 들어 Kindle·Nook·Kobo·iPad 등 강력한 경쟁자 등장, 콘텐츠 수량·가격 경쟁에서의 열세, 태블릿·스마트폰으로의 독서 이동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었다.23
2014년 소니는 북미·유럽·호주 Reader Store를 폐쇄하고, 고객 계정을 전부 Kobo Store로 이관했다.13 하드웨어 사업도 추가 신제품 없이 재고 소진 후 종료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흥미로운 점은, 소니가 소비자용 e-리더는 접었지만, 이후 대형 PDF 전용 e-note 장비(Sony Digital Paper)로 비즈니스·전문 시장을 노렸다는 것이다.3 또한 E Ink와 합작해 Linfiny를 설립, 후발 기업들이 e-note 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패널을 OEM 형태로 제공하며 "플랫폼 공급자"로 포지션을 바꿨다.3
타 브랜드와의 비교 속 의의
소니의 Portable Reader System은 상업적 성공 측면에서는 Kindle에 크게 밀렸지만, 기술·UX 측면에서는 선도적 시도가 많았다.
아마존 Kindle는 자체 포맷과 강력한 스토어, 저렴한 가격에 집중해 "폐쇄형이지만 사용성이 뛰어난 생태계"를 구축했다.8 반면 소니는 초기에는 자사 포맷 중심이었으나, 중기부터는 EPUB·PDF·Adobe DRM을 폭넓게 수용하여 "대부분의 비-Kindle 콘텐츠를 읽을 수 있는 단말"로 기능했다.46
터치·조명·필기·노트 기능, IR 터치 구조, 고급 사전·메모 UX 등은 이후 Kobo, Kindle, Nook, 온갖 안드로이드 e-리더들이 따라간 기능적 기준점을 제시했다.247
따라서 Sony Portable Reader System의 의의는 시장 점유율보다, 전자책 리더/노트 기기의 디자인 패턴과 기능 구성을 "미리 그려놓은 참고서" 역할을 했다는 데에 가깝다.
정리
Sony Portable Reader System(PRS)은 세계 최초 상용 e-ink 리더인 Librie의 후속으로 시작해, 터치·조명·필기·EPUB 전환·IR 터치·Android 기반 UI 등 수많은 실험을 거치며 현대 e-리더의 기본 틀을 구축한 제품군이다.
비록 2014년을 끝으로 소비자용 리더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오늘날 Kindle·Kobo·기타 e-note 기기들이 보여주는 기능과 UX의 상당 부분에는 Sony Reader 시절의 설계 철학과 실험 결과가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
1Sony Reader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ony_Reader
2Documentary - The entire history of Sony e-readers and e-notes - Good e-Reader
3The Evolution of the Sony e-Reader - in Pictures - Good e-Reader
https://goodereader.com/blog/electronic-readers/the-evolution-of-the-sony-e-reader-in-pictures
4Sony PRS-500, PRS-505, PRS-700, PRS-600 관련 설명 - Good e-Reader
https://goodereader.com/blog/electronic-readers/the-evolution-of-the-sony-e-reader-in-pictures
5Sony Reader Touch Edition PRS-650 리뷰 - MobileTechReview
https://www.mobiletechreview.com/gadgets/Sony-Reader-PRS-650.htm
6Sony Reader Touch Edition PRS-650 상세 설명 - MobileTechReview
https://www.mobiletechreview.com/gadgets/Sony-Reader-PRS-650.htm
7Sony PRS-T1 Review - The-eBook-Reader.com
https://www.the-ebook-reader.com/sony-prs-t1.html
8Amazon Kindle 3 Review - MobileTechReview
https://www.mobiletechreview.com/gadgets/Amazon-Kindle-3.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