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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사람·에이전트·로봇이 함께 일하는 법

요약

AI는 단순히 '도구' 수준을 넘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일의 미래는 사람, 디지털 에이전트(Agent), 로봇이 한 팀으로 일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어떤 기술을 가진 사람이 AI와 어떻게 협업하느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맥킨지 보고서를 바탕으로, AI가 어떤 일들을 바꾸고, 어떤 스킬이 살아남고,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질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AI 시대의 일: 사람·에이전트·로봇의 3자 동맹

미래의 일터를 한 장면으로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옆자리에는 사람 동료가 앉아 있고, 화면 속에는 나 대신 이메일을 작성하고 보고서를 정리해주는 에이전트가 있습니다. 한편 공장, 창고, 건설현장에서는 로봇이 실제 물건을 옮기고, 점검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맡습니다.

AI가 탑재된 에이전트는 비(非)물리적 업무, 예를 들면 문서 작성, 분석, 일정 관리, 고객 응대 같은 일을 담당합니다.

로봇은 물리적인 업무, 예를 들어 운반, 조립, 청소, 검사처럼 몸이 움직여야 하는 일을 맡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둘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역할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일의 구조를 바꾼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 노동시장에서 이론상 약 57%의 업무 시간이 현재 기술로 자동화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57%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예측이 아니라, "57%의 업무 내용이 재구성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는 기술 도입 속도, 비용, 규제, 조직문화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완전한 자동화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사람의 스킬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사용처'가 바뀐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내 능력이 쓸모없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현재 기업들이 찾는 스킬의 70% 이상이,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와 자동화가 어려운 업무 양쪽 모두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스킬 자체가 사라지기보다는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스스로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보고서를 쓰는 데 시간을 썼다면, 이제는 에이전트에게 "이런 방향으로 자료를 정리해줘"라고 요청하고, 그 결과를 검토하고 해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됩니다.

문제 해결,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고객 관계처럼 거의 모든 직업에서 쓰이는 핵심 스킬들은 오히려 AI와 함께 일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AI가 반복 작업을 맡으면서, 사람은 "무엇을 물어볼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더 집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가장 먼저, 많이 바뀌는가: 에이전트·로봇·사람의 일 나누기

맥킨지는 약 800개의 직업을 분석해 "누가 일을 더 많이 맡게 되는가?"라는 기준으로 7가지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직업이 일률적으로 자동화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가장 사람 중심인 직업군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대부분의 일을 합니다.

예를 들면, 간호·돌봄, 건물 관리, 일부 서비스 직군 등은 신체 활동과 사람과의 직접 상호작용이 많아 완전 자동화가 어렵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에이전트 중심의 직업군은 법률, 행정, 사무, 일부 금융·비즈니스 역할처럼 문서 작성, 자료 정리, 분석처럼 디지털·정보처리 비중이 높은 역할들입니다.

이들은 기술적으로 자동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역으로, 앞으로 AI 에이전트와의 협업 비중이 크게 늘어날 직업입니다.

로봇 중심 직업군은 운전, 단순 생산, 장비 조작처럼 물리적인 반복 작업이 많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역할에 몰려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상당 부분 자동화될 수 있지만, 로봇 가격, 안전, 규제, 환경 적응력 같은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사람과 로봇이 한동안 섞여 일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세 가지가 섞인 '하이브리드'형 역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엔지니어, 교사, 금융 전문가처럼 사람–에이전트 협업이 중요한 직업

  • 건설, 유지보수처럼 사람–로봇이 함께 일하는 직업

  • 물류, 농업, 외식처럼 사람–에이전트–로봇이 모두 동원되는 직업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사람은 빠지지 않는다는 것.

다만 사람의 역할이 "직접 수행자"에서 "설계자, 감독자, 결정자, 관계 담당자"로 옮겨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AI가 진짜 바꾸고 있는 것: '스킬의 지도' 자체

AI의 등장은 노동시장에서 요구되는 스킬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맥킨지는 미국의 1,100만 건 이상의 채용 공고를 분석해 기업이 실제로 어떤 능력을 찾고 있는지 추적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관련 스킬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입니다.

  • "AI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AI fluency)"에 대한 요구는 2년 사이 거의 7배 증가했습니다.

  • AI 시스템을 개발·운영·관리하는 기술적 AI 스킬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현재 AI 관련 스킬이 요구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미국에서 약 800만 명 수준이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AI 스킬에 대한 수요가 소수의 개발자나 연구자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컴퓨터·수학 분야뿐 아니라, 경영, 금융, 엔지니어링, 교육, 유지보수 등 다양한 직군에서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을 찾는 공고가 늘고 있습니다.

반면, 기초적인 리서치, 단순 문서 작성, 기본적인 수리·연산처럼 이미 AI가 잘하는 영역의 스킬들은 채용 공고에서 언급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말은, "글 쓰는 능력이나 조사 능력이 쓸모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이제 그 능력을 AI와 함께 더 높은 수준으로 써야 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스킬은 더 세분화되고, 더 많이 요구된다

오늘날 하나의 직업이 요구하는 스킬의 개수는 10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평균적으로, 직업 하나당 요구되는 스킬은 54개에서 64개로 늘었습니다.

특히 고임금 직군일수록 요구되는 스킬의 종류도 많고, 전문화 정도도 높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경제학자의 공고에는 90개가 넘는 서로 다른 스킬이 등장하는 반면, 일부 단순 운전 직군은 10개 미만의 스킬만 요구됩니다.

이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 "한 가지 기술만 잘하면 평생 간다"는 공식은 점점 힘을 잃고 있고

  • "지속적으로 배우고, 옆 분야로 스킬을 확장하는 사람"이 유리한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

또한 특정 직업에 필요한 스킬의 상당수는 다른 직업에도 그대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카운트 이그제큐티브(기업 영업)에게 필요한 스킬의 절반 이상이 175개 이상의 다른 직업에도 그대로 쓰입니다.

영업에서 마케팅, HR, 비즈니스 개발, 심지어 일부 관리직으로 옮겨가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스킬을 다른 맥락에서 재배치하는 일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AI와 함께 일할 때, 특히 덜 바뀌는 인간 스킬들

그렇다면 어떤 스킬이 AI로부터 가장 안전할까요?

보고서를 보면, 사회·감정적 능력에 깊이 의존하는 스킬들이 가장 덜 바뀝니다.

예를 들어:

  • 갈등 조정, 설득, 협상

  • 코칭, 멘토링, 팀 리딩

  • 공감 기반의 상담, 돌봄

  • 맥락을 이해하는 창의적 기획과 디자인

이런 영역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관계, 신뢰, 감정, 암묵적인 규칙, 조직 문화 같은 보이지 않는 요소까지 함께 다뤄야 합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AI가 이 모든 것을 일관되고 책임 있게 처리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사람은

  • 관계 형성

  • 신뢰 구축

  • 도덕적·사회적 판단

  •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

같은 부분에서 여전히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AI가 주도하게 될 스킬들

AI가 앞으로 더 많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은 스킬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데이터 입력, 기초적인 재무·회계 처리

  • 단순 반복적인 분석, 보고서 초안 작성

  • 일정 관리, 기본 문서 양식 만들기

  • 단순 기계 조작, 기초 장비 컨트롤

이런 스킬이 쓰이는 업무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는 일"에서 사람이 "AI가 잘 돌아가도록 설계·점검하는 일"로 바뀌게 됩니다.

즉, 사람은

  •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고

  • 예외 상황을 처리하며

  • 결과의 품질을 검증하고

  •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고 수정하는 역할로 이동합니다.

AI와 함께 강화되는 8가지 핵심 스킬

맥킨지는 거의 모든 직업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등장하는 8개의 '고빈도 핵심 스킬'을 뽑았습니다.

이 스킬들은 AI 시대에도 계속 중요하지만, 그 사용 방식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영역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흐름입니다.

  • 커뮤니케이션 에이전트가 초안을 쓰고, 사람은 메시지의 뉘앙스, 설득력, 스토리라인을 다듬습니다.

  • 관리·리더십 일정과 리소스 배분은 AI가 최적화하고, 사람은 팀의 사기, 갈등, 동기부여, 방향 설정에 집중합니다.

  • 운영·프로세스 관리 AI가 데이터를 통해 병목을 찾아내고, 사람은 조직의 현실을 고려해 "실제로 돌아가는 프로세스"로 설계합니다.

  • 문제 해결 AI가 다양한 시나리오와 옵션을 제시하고, 사람은 그중에서 윤리, 전략, 사람 요소를 고려해 선택합니다.

핵심은, AI가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고차원적인 일을 하도록 끌어올린다는 점입니다.

시사점: 지금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AI 시대의 일은 "자리 뺏기 게임"이 아니라 "역할 재정의 게임"에 가깝습니다.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AI는 이미 우리의 일을 바꾸기 시작했고, 이 변화는 "몇 년 후"가 아니라 "지금 이미 진행 중"입니다.

둘째, 대부분의 인간 스킬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문제는 없어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이느냐입니다.

셋째, AI 관련 스킬, 특히 "AI를 도구로 잘 쓰는 능력(AI fluency)"은 앞으로 거의 모든 화이트칼라 직업에서 기본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관계, 리더십, 협상, 코칭, 공감 같은 사회·감정적 스킬은 오히려 AI 시대에 더 선명하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남습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주는 실질적인 조언은 이렇습니다.

  • AI를 일상에서 직접 써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메일 초안, 보고서 아이디어, 리서치 요약, 회의 메모 정리 등 현재 하는 일 중 일부를 에이전트에게 시켜보고, "내 역할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체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자신의 일을 구성하는 스킬들을 쪼개서 "AI가 잘할 수 있는 것 vs 나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눠보세요. 이후 후자, 특히 관계·판단·전략·창의 영역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재설계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직업에 갇혀 생각하지 말고 스킬 단위로 자신을 정의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나는 영업사원이다"보다 "나는 설득, 관계 구축, 문제 정의, 숫자 이해에 강하다"와 같은 식의 자기 정의가 AI 시대의 커리어 전환에서 훨씬 큰 힘을 발휘합니다.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제 질문은 "AI 때문에 내 일이 사라질까?"가 아니라, "AI와 함께 일할 때, 나는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입니다.

그 답을 찾는 사람이 미래의 일자리에서 가장 큰 선택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출처 및 참고 : AI: Work partnerships between people, agents, and robots | McKin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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