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와 무한의 수학, 컴퓨터 과학을 연결한 새로운 다리
인공지능(AI)과 수학의 심오한 개념인 ‘무한’, 그리고 컴퓨터 과학—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세 분야를 단번에 연결하는 연구가 등장해 수많은 연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2023년 수학자 안톤 번슈테인(Anton Bernshteyn)의 발견은 무한 집합을 다루던 순수 수학과 효율적인 네트워크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컴퓨터 과학 사이에 놀라운 연결 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와 인공지능, 무한 개념, 컴퓨터 과학이 어떻게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의미와 전망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봅니다.
무한, 수학의 끝이 아닌 시작
무한은 “끝이 없다”라는 단순한 정의 너머에 수학자들의 끝없는 호기심과 두려움을 담고 있습니다. 19세기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는 “무한에도 크기가 다르다”는 매우 쇼킹한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이는 모든 자연수의 집합이 모든 짝수 집합과 크기가 같지만, 모든 실수 집합과는 크기가 다르다는 식으로 비교 가능한 무한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무한 집합에 관한 연구는 곧 ‘묘사 집합론’이라는 분과로 이어졌고, 여기서는 단순한 원소의 개수(=카디널리티)뿐 아니라 길이, 면적, 즉 측도(measure) 개념까지 동원해 복잡한 ‘무한’들의 특성을 분류합니다. 이처럼 수학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무한 집합에 새로운 시선을 계속해서 던졌습니다.
무한 그래프와 색칠 문제: 추상적 개념이 살아 움직이는 세계
묘사 집합론의 가장 흥미로운 분야 중 하나가 ‘무한 그래프’를 다루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원 위의 무한한 점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연결해보면, 각기 독립된 무한 부분 그래프들이 생겨납니다. 수학자들은 이런 그래프의 각 노드를 색칠할 때 서로 이웃한 노드는 같은 색이 되지 않게 하는, 복잡한 ‘그래프 색칠 문제’를 연구합니다.
이 문제를 직접 풀다 보면, 우리가 보통은 당연하게 여기는 ‘선택 공리’ 같은 수학적 가정에 의존하게 되고, 그 결과 계량(길이나 면적) 자체가 불가능한, 매우 ‘병적’(pathological)이고 이상한 집합들이 튀어나오죠. 이런 ‘병적’ 집합을 찾아 계층을 만드는 것이 묘사 집합론의 핵심 임무입니다.
컴퓨터 네트워크와 알고리즘: 현실적인 ‘무한’에 도전하다
이제 컴퓨터 과학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분산 네트워크—예컨대 건물 내 여러 Wi-Fi 라우터가 서로 간섭 없이 신호를 주고받아야 하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 알고리즘 역시 그래프 색칠 문제와 똑같은 구조를 가집니다. 컴퓨터 과학에서는 이런 그래프가 대부분 유한 개의 노드를 가지지만, 번슈테인 연구의 ‘다리’는 유한과 무한을 연결합니다.
네트워크의 각 노드는 자신의 주변, 즉 ‘지역 정보’만으로 의사결정합니다(지역 알고리즘). 이 구조 역시 묘사 집합론의 무한 그래프 문제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이 번슈테인의 발견입니다.
수학과 컴퓨터 과학, AI도 열린다: 상호 변환의 시대
안톤 번슈테인은 컴퓨터 과학에서 쓰이는 효율적인 지역 알고리즘—즉 단순한 의사소통 규칙과 순환 구조—가 수학의 무한 그래프 색칠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따라서 한쪽(컴퓨터 과학)에서 개발된 알고리즘이나 분류 체계가 반대쪽(무한 집합의 수학 문제)을 풀 때도 그대로 쓸 수 있게 됐죠!
이 다리를 통해 수학자와 컴퓨터 과학자, AI 연구자 모두가 서로의 문제를 번역하고 공동 연구를 개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우리에게도 “무한의 문제”와 “네트워크의 문제”가 언젠가 AI의 기반 기술과 연결될 새로운 지평을 연 셈입니다.
그래프, 알고리즘, 그리고 AI의 미래
이 연결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면, AI가 다루는 복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무한 확장 가능한 모델 구조, 분산 처리 문제 같은 심오한 주제들도 묘사 집합론과 같은 ‘무한 집합의 수학’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매개체를 통해 수학의 추상성과 컴퓨터 과학의 실제성이 서로 보완하며, AI의 새로운 연구와 혁신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작은 ‘다리’ 하나가 수학,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 분야 모두에 거대한 협업의 길을 열었다는 사실. 앞으로 우리가 접할 네트워크, 무한 데이터, 그리고 AI의 세계가 자신도 모르게 이 다리 위를 걷고 있겠죠.
참고
[1] A New Bridge Links the Strange Math of Infinity to Computer Science - Quanta Magazine
[2] Georg Cantor shocked mathematics by proving that not all infinities are equal - Big Think
[3] Set Theory | Crash Course for UGC NET Computer science PDF Download - EduRe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