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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의도 설정

오송인
오송인
조회수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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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2년도까지만 해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AI를 직접적으로 일상에서 활용할 일이 없었을 겁니다.

  2. 저는 22년도 여름에 옵시디언과 GPT-3을 활용한 글쓰기의 가능성이라는 글을 티스토리 블로그에 발행한 적이 있는데, 당장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영민함을 지닌 AI에 놀랐지만, 이렇게까지 큰 변화를,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몰고 올 줄은 몰랐습니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누가 알 수 있었을까요.

  3. 지금은 AI를 자신의 생활에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저도 실제로 영어공부, 습관 관리 위한 툴 개발, 주간/월간 리뷰, 뉴스레터 발행, 업무 일부 등에 AI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4. 변화하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한 달 전에 배운 내용이 한 달 후에는 다른 더 좋은 방법으로 대체되기를 반복하기 일쑤이고, 그래서 조급함은 이제 좀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가령, 프롬프트를 어떻게 짜는지가 아웃풋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관한 많은 방법들을 배우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프롬프트 또한 AI가 생성한 것을 복사해서 쓰면 되니 딱히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프롬프트의 구조에서 어떤 항목이 포함되면 좋은지 뼈대 정도만 알면 그만이죠.

  6. 코딩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mcp, agents 등 배우고 설치하고 설정해야 할 게 많지만, 나중에는 이 역시 더 간편한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면 딱히 몰라도 관계 없는 내용들 때문에 FOMO에 빠져들 필요는 없지 않나 싶어요.

  7. 오래만에 직접 글을 쓰다 보니 '쓰는 재미'가 있어서 서론이 길어져 버렸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먼저 온 미래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라는 책 이야기입니다.

  8. 기자 생활을 그만 두고 전업작가가 되어 이름을 날린 장강명 작가가 쓴 책인데, 바둑에 AI가 미친 영향력을 일반화하여 세상에 AI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려보는 내용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낙관론보다는 회의론에 더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고, 특히 기술에 대한 중립적 시각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아마도 기술 권력을 지닌 소수에 의해) 대다수의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9. "사람은 의미 있는 일을 자신이 잘해내고 있다고 믿을 때 긍지를 얻는다. 나는 다른 직업에서도 인공지능으로 인해 긍지를 잃을 사람이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서 어떤 일의 의미와 인간의 유능함을 납작하게 짓눌러 버릴 것이다."

  10. "우리는 과학기술이 가치중립적이라는 헛소리를 경계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물질세계뿐 아니라 정신세계 깊은 곳까지 힘을 미치는 강력한 권력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나 정당, 제도가 그런 권력을 행사하려 들면 반드시 견제 장치가 마련될 것이다."

  11. 장강명 작가는 AI의 보급에 따라 바둑의 세계가 보다 민주화됐다고 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AI라는 기술을 어떤 의도를 갖고 쓰느냐에 따라서 세상이 더 나아질 수도 혹은 어떤 면에서는 후퇴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냥 비관적이라기보다는요.

  12.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레플리칸트처럼 AI가 자의식을 갖고 인간에 반(反)하며 탈주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는 이상, 세상을 더 낫게 하는 방향으로 AI가 발전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은가 해요.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의도가 중요한데, 인간 개개인이 아닌 인류의 집단 지성 차원에서 보면 그 의도가 인류의 번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는 낙관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13. 너무 거시적인 차원의 얘기로 흘러가네요. 탈주하려는 글의 고삐를 잡아 개인적인 차원으로 돌려오면, AI는 제 의도를 돕는 역할을 지금도 잘해내고 있고, 미래에는 더 그럴 것 같습니다. 가령 제가 AI와 함께 코딩하여 만든 습관관리 앱1, 독서 앱으로 지난 1년 넘는 시간 동안 바라는 행동을 더 빈번하게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구글 빌드 활용하여 영어로 길게 말하는 것을 돕는 스피킹앱을 직접 만들어서 영어공부에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요.[^3'] 클로드코드로 매주 데일리 노트를 분석하게 하여 주간 리뷰 노트를 아웃풋으로 생성하게도 합니다.2 클로드 프로젝트는 제 뉴스레터 초안이 생성되는 인큐베이터입니다.

  14. AI 기술이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됨을 체감하면서 더 이 기술을 배우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제 개인 내외적 일상의 어려움을 AI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가령 AI 활용하여 통증 원인 분석하고 해결책 얻는 법 처럼요.

  15. "Altman의 관점은 명확하다. 기술은 인간의 생산성을 증폭시키는 도구일 뿐, 그 의도 자체를 만들어주진 않는다." - 출처 얼마 전에 본 이 문장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어떤 행동의 의도를 지녔다는 점이고, 이 의도를 통해 탐사 로봇을 화성에 보내기도 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개인 생활에서도 AI 기술 공부에 더해 자신이 그 기술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명징하게 알고 있어야 AI 기술 트렌드에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일이 없지 않을까 해요.


1습관 앱에서 운동 기록 시각화 부분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의도 설정 image 2

243주차 주간리뷰를 커서에서 클로드코드로 진행 중인 모습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의도 설정 image 3

[^3']: Audio Transcribe 기능과 Text-to-Speech 기능을 중심으로 만들어 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작동해서 놀랐습니다. 무료로도 충분히 영어 스피킹 연습해 볼 수 있어요. 영어 스피킹앱도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AI 코딩 실력이 발전했습니다.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의도 설정 image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