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초장거리 울타리, 생태·경제 혁신의 상징
토끼 한 마리가 시작한 대혼란
1859년, 단지 24마리의 유럽 토끼가 호주에 방사되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토끼들은 천적이 거의 없는 ‘토끼 천국’에서 폭발적으로 번식해, 불과 몇십 년만에 수억 마리로 늘어났어요. 이로 인해 농작물 피해, 토양 침식, 경제적 타격이 엄청났습니다.
‘토끼 방지 울타리’의 등장
토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는 1901년 ‘토끼 방지 울타리(State Barrier Fence)’를 건설하기로 결정합니다. 이 울타리는 무려 1,800km에 이르며, 호주 역사상 가장 긴 인공 구조물이 됐죠. 건설은 극심한 더위와 메마른 환경 때문에 엄청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울타리의 예상치 못한 효과
울타리를 통해 토끼의 확산이 늦춰졌고, 농업 피해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울타리의 역할이 바뀌고, 토끼뿐 아니라 에뮤, 캥거루, 들개 등 다양한 야생동물 관리에도 쓰입니다.
들개(Dingo) 울타리: 자연의 균형을 뒤흔들다
들개 울타리는 5,300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울타리 중 하나입니다. 들개로부터 가축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울타리 남쪽에서는 들개 대신 여우와 고양이가 급증해 토종 야생동물이 오히려 크게 줄어드는 등 예기치 않은 생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울타리 유지, 관리도 한겨울의 전쟁
호주의 거대한 울타리들은 강풍, 침식, 홍수, 동물 등 자연 요소로부터 끊임없이 파손됩니다. 전문 유지보수 인력들이 매일 울타리를 점검하고 수리해야 하며, 이는 매우 힘든 작업입니다.
군집 울타리(Cluster fencing) - 현대적 진화
최근에는 하나의 큰 장벽 대신, 농장 여러 개를 묶어 ‘군집 울타리’를 설치합니다. 농가들이 협력해 지역 단위로 포식자와 유해동물을 막고, 야생동물 접근을 조절해 지속가능한 목축·농업 환경을 만듭니다.
경제적 반전: 비웃음에서 성공 사례로
초기에는 ‘울타리 사업’이 과도한 비용의 실패작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울타리로 인해 가축 피해는 90% 가까이 줄고, 농가 수익과 지역 경제가 크게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왔어요.
생태계 복원의 새로운 모델
울타리 안은 ‘생태적 리셋 공간’이 되었습니다. 위험에 처한 토종 동물들이 울타리 덕분에 회복·번식하며, 세계적으로도 ‘울타리 보호구역’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울타리의 명과 암
울타리가 해법이긴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과잉 방목, 이주 제한, 일부 동물의 개체수 폭증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지속적 관리가 필수입니다. 또, 토착민들과 자연 보호단체가 생태적 영향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죠.
호주 울타리, 생태·경제를 바꾼 세계적 전략
토끼, 들개, 캥거루 등 수많은 ‘해충’과 힘겨운 싸움 끝에 세운 호주의 울타리. 처음엔 황당해 보였지만, 실용적이고 ‘단순한’ 물리적 경계가 경제와 생태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오래된 아이디어가 현대 호주 관리 모델의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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