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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수학 싸움이 만든 세상: 마르코프 체인 이야기 & 일상 속 놀라운 예측의 비밀

요약

카드 게임, 핵폭탄, 구글 검색까지!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 수학 공식이 있습니다. 그 기원은 100년 전 러시아의 격렬한 수학 논쟁에서 시작됐죠. 이 흥미진진한 역사와 함께, 마르코프 체인의 핵심 원리와 실생활 응용 사례들을 한눈에 살펴보면, 예측과 확률의 세계가 얼마나 놀랍고 유용한지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러시아 혁명과 ‘확률의 왕’들의 대결

1905년 러시아, 사회주의자들과 제정 지지자들이 격렬히 대립하던 시절. 이 갈등은 수학계에도 이어졌습니다. 종교적 신념을 가진 파벨 네크라소프(‘확률의 차르’)와 철저한 논리주의자 안드레이 마르코프(‘분노의 안드레이’)가 맞붙었죠. 네크라소프는 “수학으로 자유의지와 신의 뜻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마르코프는 "수학은 종교와 무관하다"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 둘의 논쟁은 확률론의 근본을 흔드는 혁신적 발견으로 이어집니다.

독립성의 함정: 동전 던지기와 사회 통계

확률의 기본 법칙 ‘대수의 법칙(large numbers law)’은 동전 던지기처럼 서로 영향을 안 주는 사건(독립적 사건)에만 적용된다고 믿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10번 중 6번 앞면이 나오더라도 수십, 수백 번 반복하면 점점 50:50으로 수렴한다는 거죠. 네크라소프는 "만약 통계가 대수의 법칙대로 늘 비슷하다면, 결혼·범죄·출생 같은 사회적 선택도 독립적, 즉 자유의지의 산물"이라 주장했습니다.

마르코프의 반격: 의존적 사건도 예측 가능하다

마르코프는 “의존적인 상황에서도 평균값은 수렴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직접 러시아 문학의 고전 ‘예브게니 오네긴’의 2만 글자를 연구해봤죠. 그는 ‘모음-모음’, ‘자음-모음’ 등 글자쌍이 독립적이라면 나올 확률을 계산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결과가 크게 달랐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즉, 한 글자가 다음 글자에 영향을 주는 ‘의존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마르코프 체인’ 모델로도 평균값이 예측 가능하다는 걸 수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마르코프 체인: 복잡한 세계를 간편하게 만드는 공식

마르코프는 식별 가능한 상태들(예: 모음/자음, 카드의 배열 등)과 각각 변화할 확률을 연결하는 ‘체인’을 만들었습니다. 핵심은 오직 ‘현재 상태’만을 보고 다음 상태로의 이동(전이)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이 체인은 정말 많은 분야에 적용 가능한 강력한 도구가 되었죠. 복잡한 과거는 ‘잊어버리고’ 지금만 보면 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시스템을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수학에선 '메모리리스'라 부릅니다.

핵심 기술로 탄생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2차 세계대전 뒤, 핵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물리학자들은 ‘마르코프 체인’으로 복잡한 중성자 행동을 모델링합니다. 스탄리슬라프 울람은 카드 게임 솔리테어의 통계에서 착안해, 수많은 반복 실험으로 대략적 확률을 추산하는 ‘몬테카를로 방법’을 고안합니다. 핵분열의 연쇄반응처럼, 각 중성자의 다음 행동은 지난 상태(위치, 에너지 등)에 좌우되지만, 반복해서 수치화하면 전체 평균을 뽑아낼 수 있죠. 이는 오늘날 과학과 공학, 금융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시뮬레이션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구글의 비밀: 웹페이지 순위와 마르코프 체인

인터넷 초기, 야후·라이코스 같은 검색 엔진은 단순히 ‘키워드 빈도’만으로 결과를 정렬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지 품질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구글의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링크’를 “신뢰의 투표”라 보고, 마르코프 체인을 활용한 PageRank 알고리즘을 개발합니다. 웹 전체를 ‘상태’(페이지)와 ‘전이 확률’(링크)로 모델링하여, 품질 높은 결과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검색 엔진이 탄생했죠. 무작정 많은 페이지를 만들어도 품질이 없다면 순위를 올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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