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영화 만들기 - 새로운 미디어의 시작 (AI Film)

2024년 6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폭격기를 공격했다. 이 뉴스를 본 런던의 한 감독은 즉시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보통이라면 최소 2년은 걸렸을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2주 후, 그는 완성된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비결은 AI였다.

미디어 패러다임의 대전환

Samir Mallal 감독이 만든 "Spiders in the Sky"는 단순한 실험작이 아니다. 이는 미디어 산업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Google의 Veo3, OpenAI의 Sora, Midjourney 같은 AI 도구들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있다.

숫자가 말해준다:

• 제작 기간: 2년 → 2주

• 제작 인원: 수백 명 → 1명

• 제작 비용: 수백만 달러 → 컴퓨터 사용료

영국의 유명 프로듀서 Richard Osman은 "엔터테인먼트 역사의 한 장이 끝나고 새로운 장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의 예측에 따르면 2027년까지 TikTok, 광고, 예고편의 대부분이 AI로 제작될 것이다.

"시네마틱 뉴스"의 탄생

Mallal 감독은 이를 "시네마틱 뉴스"라는 새로운 장르로 명명했다. 뉴스가 터지면 즉시 영화화할 수 있는 시대. 문화의 속도를 따라잡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미 그는 세 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 Spiders in the Sky: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2분)

• Atlas, Interrupted: 혜성 관측 사건 (BBC 방영)

• Midnight Drop: 미국의 이란 폭격 (12분, 제작 중)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영상이 실제 촬영 없이 만들어졌다는 것. 테헤란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여성, 스텔스 폭격기의 비행, 드론의 공격 장면 모두 AI가 생성한 영상이다.

Midnight Drop 의 일부 영상

Atlas, Interrupted. AI와 기존 기술을 사용해서 만든 것으로 보임.

프롬프트: 새로운 연출 언어

하지만 AI가 모든 걸 해주는 건 아니다. Mallal 감독은 자신의 작업을 "프롬프트 크래프트(Prompt Craft)"라고 부른다. 20년간 쌓아온 연출 노하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텍스트로 변환하는 능력이 핵심이었다.

"카메라 앵글을 바꾸고 싶으면 프롬프트 몇 줄로 가능해요. 조명 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어떤 앵글이 필요한지, 어떤 조명이 적절한지 아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입니다."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AI 시대에도 전문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전문성을 AI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이 필요할 뿐이다.

창작의 민주화, 그리고 우려

광고업계는 이미 큰 변화를 겪고 있다. Brandtech Group의 CEO David Jones는 "현재 브랜드 콘텐츠의 1%도 안 되는 부분이 AI로 만들어지지만, 곧 100%가 AI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Netflix도 최근 TV 쇼에서 처음으로 AI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창작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미래는 이미 여기에

Mallal 감독의 말이 인상적이다. "창작 과정은 나쁜 아이디어를 거쳐 좋은 아이디어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AI로 우리는 더 빠르게 나쁜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죠."

이것이 바로 AI 시대 창작의 본질이다. AI는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상상력을 더 빠르게 현실로 만들어주는 도구다.

미디어의 미래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AI와 결합하는 능력이다. 프롬프트는 단순한 명령어가 아니라, 인간의 창조성을 디지털 세계로 전달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다.

2주 만에 영화를 만드는 시대. 우리는 이미 그 시대를 살고 있다.

참고

‘You can make really good stuff – fast’: new AI tools a gamechanger for film-mak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