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온라인 혁명 – MORPG와 MMORPG
RPG 게임의 역사
RPG, 롤플레잉 게임은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던 상상력의 유희가 디지털 기술과 만나며 놀라운 변화를 거쳤다. 1970년대, 종이와 주사위로 운명을 겨루던 모험가들은 곧 컴퓨터와 콘솔의 화면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게 됐다. 최초의 RPG는 1974년 탄생한 TRPG "던전 앤 드래곤"으로, 각자가 만든 캐릭터로 판타지 세계 속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놀이였다. 이 경험은 빠르게 확산되어, 집단적 상상력과 서사를 게임 중심에 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의 힘으로 RPG가 디지털 영역으로 옮겨갔다. "울티마", "위저드리" 등 선구적인 게임들이 등장하며, 제한된 그래픽과 텍스트 안에서도 성장, 탐험, 선택의 재미를 충실히 담았다. 플레이어는 키보드를 통해 가상 세계와 소통하며, 전에는 상상에만 의존했던 모험을 눈 앞에 펼쳐진 화면 속에서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RPG는 미국과 일본에서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북미에서는 자유도 높은 미션 구조와 방대한 맵 탐험이 강조된 반면, 일본은 감성적인 캐릭터와 선형적이면서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었다.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같은 작품들은 선명한 서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게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술 발전이 이어지며 RPG는 점점 다양한 모습으로 확장됐다. 액션 RPG는 실시간 전투의 긴장감을, 전략 RPG(SRPG)는 전장 위에서 고민하는 전략의 재미를 더했다. 각 형태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할을 맡는 즐거움"을 구현했다.
이렇듯 RPG의 역사는 상상과 기술, 그리고 이야기가 뒤섞이면서 끝없이 진화해왔다. 오늘날 우리는 거대한 온라인 세계에서 수천 명과 소통할 수 있는 MMORPG, 짧은 시간 집중해서 즐기는 모바일 RPG 등 다채로운 선택지 앞에 서 있다. 하지만 RPG의 뿌리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경험"—바로 그것임을 이 장에서 다시금 떠올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