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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아들의 반복되는 지진 걱정과 아빠의 반성

저희 집 여섯 살 둘째는 지진이 날까봐 두려운가 봅니다.

어떤 나라 이야기도 그 나라에 지진이 나는지 여부로 관심의 초점이 모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지진이 나는지 물어보고 어느 지역에서 나는지 우리가 사는 동네는 안전한지 등 이미 말해주었던 부분에 대해 잊을 만하다 싶으면 한 번씩 물어봅니다.

몇 번 제대로 대답해 주다가 계속 물어보니 귀찮은 마음이 들고 같은 답을 계속 하게 만드는 데 대한 짜증도 약간 섞여서 장난스럽게 지진이 나면 우리 모두가 지구 중심부로 떨어져서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다 같은 허황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그 나이 특유의 상상력 풍부한 눈빛으로 아빠 말이 사실이면 어떡하지 또다른 걱정이 시작되는 게 눈에 보입니다.

베키 케네디가 쓴 아이도 부모도 기분좋은 원칙 연결 육아를 읽으면서 아이의 질문 그 자체보다 불안한 감정을 읽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부분에 밑줄을 긋습니다.

심리학 비전공자라도 누구나 다 알 법한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베키 케네디는 드러난 행동이나 언어적 표현 이면에 있는 아이의 감정에 초점 맞추어 그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가 자기 느낌을 신뢰할 수 있게 돕고, 이것이 앞으로의 삶에서 아이가 자기 확신을 갖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논점을 자주 강조합니다. 이런 전체 맥락에서 감정을 읽어주라고 말할 때는 그 무게감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지진에 대한 아이의 불안에 장난스럽게 반응함으로써 아이가 느끼는 불안이 중요하지 않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전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아이나 어른 모두 자기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수용된다고 느끼면, 그가 처한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상담자가 상담에서 해야 하는 주요한 역할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지진 얘기 또 나오면 아이 눈높이에 맞게 아이가 궁금하는 바에 관해 팩트를 알려주고 진지하게 반응하면서 아이가 느끼는 불안이 타당하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걱정되겠다, 불안하겠다.' 정도로 반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원문 출처: 잔향 심리상담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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