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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움직이는 힘으로서의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오송인

* 이전에 제 티스토리 블로그에 발행한 글입니다. 오늘로써 영어공부 1619일차입니다. 그간의 영어 공부 경험과 심리학자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을 살려 앞으로 심리적 성장을 가능케 하는 영어 학습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자 하며, 이 글을 그 시작으로 삼고 싶어서 가져옵니다.


이미지 출처: 텐아시아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오버더톱에서 주민경 선수가 우승했습니다. 통합 랭킹 1위인 지현민 선수를 이기기 위해 수년에 걸쳐 전략을 생각하고 훈련해 왔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주민경 선수가 이김으로써 이 말이 갖는 무게감이 더 커집니다.

우승 후 주민경 선수가 울며 소감을 말할 때 관객석에 있던 몇몇 사람도 같이 우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어릴 때부터 팔씨름이 좋았고, 그거 해서 뭐하냐는 주변의 좋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외길 인생을 걸어온 사람이 겪었을 많은 난관이 느껴져서, 저 역시 보는데 마음이 짠했습니다.

주민경 선수처럼 왜 어떤 사람은 남들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는 데 동기 이론이 도움이 됩니다.

동일시 동기(Identified Motivation)가 가치 있게 여기는 일의 지속을 가능케 함

동기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입니다.


그림 출처: 자기결정성이론에 기반한 한국 근로자들의 동기 구조 및 유형 탐색, 2016

내적 동기는 이를 테면 어떤 행동 그 자체가 즐거움이나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그 행동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것에 연관됩니다. 반면 외적 동기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 행동을 했을 때 수반되는 보상이나 처벌 때문에 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에 연관됩니다. 외적 동기의 쉬운 예로 돈과 명성을 들 수 있습니다.

외적 동기는 다시 네 가지로 나뉩니다. 그 중 하나가 <u>동일시 동기로서 그 일 자체는 괴로울 때가 있다 하더라도 그 일을 하는 것이 내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하는 것에 연관됩니다</u>.

영화 [Wild]에서 퍼시픽 트레일을 걷는 주인공은 모든 일이 계획과 달리 흘러가며 괴로움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서 멕시코에서부터 캐나다까지 완주합니다. 이 주인공을 계속 걷게 한 힘이 바로 동일시 동기라고 Kennon M Sheldon 심리학 교수는 설명합니다.[^1]


사진: UnsplashAmy Sibert

영어공부의 시작을 촉진하는 것은 내적 동기, 지속을 격려하는 것은 동일시 동기

The Pacific Crest Trail은 완주하는 데 대략 5개월이 걸리는 4300km의 긴 여정입니다. 하지만 도착 지점이 명확하고 그만큼 성공 확률도 높습니다(60%는 완주).

영어 공부는 어떨까요. 허락된 자유 시간이 많지 않은 직장인에게 영어 공부는 5개월은커녕 2~3년도 부족한 긴긴 여정일 수 있습니다. 중급 수준의 회화 능력을 갖기까지 몇년이 소요되고, 고급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아마도 그것보다 서너 배의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영어 공부의 도착 지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얼마나 걸어야 도착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 아무도 확언할 수 없습니다. 영어 공부는 실상 도착점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평생의 과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미나 호기심과 같은 내적 동기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더라도 반드시 좌절의 순간이 옵니다. 수도 없이 많이 옵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 때, 어떤 부정적 감정에 놓여 있든 간에 우리가 영어 공부라는 험난한 여정을 계속 걸을 수 있게 돕는 것이 바로 동일시 동기입니다.

Importantly, “identified motivation” is another kind of autonomous motivation. It refers to the motive in which people identify with the value of an activity and thus accept it as their own regulation. Such a regulation is characterized by an internal perceived locus of causality. Thus, when people are aware that an activity is for their personal utility only, they will likely identify with its importance and will engage in the task by will and volition. Both intrinsic and identified regulations are, therefore, regarded as “autonomous motivation” because these regulations may enhance the feeling of selfdetermination, personal autonomy, and individual competence.[^2]

중요하게, "동일시 동기"는 또 다른 종류의 자율적 동기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어떤 활동의 가치와 스스로를 동일시하고, 따라서 그것을 자신의 내부 조절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동기를 말한다. 이러한 조절은 상황에 대한 통제 소재가 내부에 있다는 지각이 특징적이다. 사람들은 어떤 활동이 개인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을 알면 그 활동의 중요성을 내재화하여 자발적으로 그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 따라서 내적 조절과 동일시 조절은 모두 자기결정감, 자율성, 유능감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적 동기"로 간주된다.

통합된 동기: 정체성으로서의 영어

동일시 동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통합된 동기(Intergrated Motivation)입니다. 즉, 이 수준에서는 어떤 일이나 활동이 자아정체성의 중요한 일부가 됩니다.

영어가 내게 유용한 도구나 수단일 뿐만 아니라 나의 정체성을 이룰 때, 비로소 영어 공부가 삶의 일부가 됩니다. 제임스 클리어가 습관 형성에서 정체성을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테고요.

밥 먹을 때 효과나 효율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듯이 영어 공부에서도 더이상 효과나 효율을 따지지 않게 됩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밥을 더 맛있게 먹을지 생각하듯, 재미와 지속성을 모두 챙기는 자신만의 방법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몰입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재미나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괴로움을 겪지만, 동일시 동기와 통합된 동기로 추진력을 얻어 다시 재미와 호기심을 추구하는 지점으로 회귀합니다.

[^1]: 🎧 Play snip - 1min 44:21 - 45:26
[^2]: Do Both Intrinsic and Identified Motivations Have Long-Term Effects?: The Journal of Psychology: Vol 153,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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