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핵심지 하락, 풍선 효과와 규제로 풀어보기

핵심 요약
서울 한강 벨트 등 핵심 지역의 큰 폭 하락은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른 구조'와 '규제로 인한 수요 급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풍선 효과로 억지로 오른 지역, 갭투자 비중이 높았던 지역, 시간이 지나며 버티기 어려운 매도자의 등장 등이 겹치며 하락은 핵심지부터 드러난다.
풍선 효과: 왜 '두 번째로 오른 곳'이 먼저 떨어질까
풍선 효과란 한 지역을 규제로 묶어 놓으면 그 주변 지역으로 수요와 돈이 옮겨가면서 가격이 뛰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에서는 강남을 강하게 규제했을 때,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나 강동 등이 대표적인 풍선 효과 지역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원래 상시적인 강력 수요가 있던 '일급지'가 아니라, 규제 회피 수요 때문에 갑자기 인기가 붙은 곳이었다는 점이다. 즉, 실질적인 장기 수요보다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얇은 수요층' 위에 가격이 쌓였기 때문에, 규제가 재차 확대되거나 수요가 빠져나가면 가장 먼저 흔들리기 쉽다.
결국 "강남이 막히니까 여기라도 사자"는 수요가 만든 상승이었고, 이 수요가 사라지는 순간 방어력이 약한 지역부터 먼저 가격이 떨어진다.
'오르지 않을 지역'을 비싼 값에 사는 위험
풍선 효과가 터지는 시점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싸게 사는 게 아니라, 올라가는 호가에 맞춰 가격을 올려 주고 매수한다. 왜냐하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믿기 때문에 쉽게 싸게 팔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장기적으로 볼 때 크게 오를 이유가 약한 지역인데도, 단기적인 흐름을 보고 '올라가는 가격을 쫓아' 사는 구조라는 뜻이다. 이렇게 형성된 고점 매수는 규제 강화나 시장 하락 전환이 왔을 때 가장 먼저 손해를 보는 자리가 된다.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지역이 원래 어떤 수요 기반을 가진 곳인지, 규제가 바뀐 뒤에도 수요가 유지될 곳인지"를 보는 것이다. 지금 오르느냐보다, 내가 산 이후에도 버틸 힘이 있는 지역인지가 핵심이다.
수요가 줄면 '버틸 힘'이 사라진다
가격이 버티려면 최소한의 매수 수요가 계속 유입되어야 한다. 규제가 생기면 투자 수요는 물론, 실거주 수요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서는 실거주 수요조차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는 기대를 전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가격 상승 기대가 사라지면, 실수요자도 굳이 지금 비싼 가격에 들어가야 할 이유를 못 느끼게 된다.
수요가 줄면 매도 호가는 잠시 버틸 수 있지만, 실제 거래는 점점 끊기고 매도자의 체력(버티기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때 만기, 자금 압박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매도자가 등장하면 그 가격이 시장을 끌어내리는 '신호'가 된다.
모든 집주인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 팔고 버티면 안 떨어진다"는 말은 이론적으로만 맞다. 현실에서는 각자에게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전세 만기, 대출 만기, 개인 사정(이사, 사업, 건강, 상속 등) 때문에 일정 시점에 반드시 팔아야 하는 사람이 계속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시장 상황이 좋든 나쁘든, 정해진 시점 안에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협상에서 매수자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 좋을 때는 비싸게 팔고, 나쁠 때는 싸게라도 팔아야 하는 구조라서, 하락 국면에는 이들이 '금매물'로 등장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끝까지 버티겠다"는 개인의 의지가 시장 가격을 지켜주지 못한다. 어디선가 반드시 이탈자가 나오고, 그 이탈자의 거래 가격이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이 된다.
갭투자 차단과 대출 규제: 수요 구조를 어떻게 바꿨나
서울 핵심지의 갭투자 비중이 30%를 넘었다는 통계는, 이 지역 가격이 실수요만이 아니라 투자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적은 자기자본으로 집을 사는 투자 방식으로, 규제로 막히면 해당 수요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줄어든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 실수요자들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매수 의지가 크게 떨어진다. 결국 투자 수요는 거의 사라지고, 실수요도 줄어드는 '이중 수요 축소'가 발생한다.
수요가 줄면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실거래 가격은 호가보다 먼저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레버리지(대출·전세)를 동원한 투자 비중이 높았던 핵심지일수록, 가격 조정이 더 눈에 띄게 나타난다.
금매물은 단순한 예외가 아니라 방향 신호다
하락 국면에서 시장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인다. 매도자는 최대한 높은 가격을 주장하고 버티려 하고, 매수자는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며 지켜본다.
이 과정에서 전체 호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한두 건의 이탈이 발생한다. 즉, 버티지 못한 매도자가 급하게 싸게 팔면서 금매물이 나오고, 이 가격이 새로운 기준으로 인식된다.
상승장에서는 매수자 쪽에서 "비싸도 살게요"라는 이탈자가 나오면서 거래가 위로 뚫리는 반면, 하락장에서는 매도자 쪽에서 "싸게라도 팔게요"라는 이탈자가 나오며 거래가 아래로 뚫린다. 따라서 금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말은 단순한 일부 특수 거래가 아니라, 이미 시장의 주도권이 매수자에게 넘어갔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왜 과대해석하면 안 되는가
일부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시점(예: 내년 5월)이 시장 방향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는 이미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상태'이며, 이 유예가 연장된다고 해서 새로워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즉,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유지될 뿐인데, "유예 연장 = 매물 폭탄"이라고 보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반대로 유예가 종료되어 다시 중과를 적용한다 해도, 지금처럼 상승 기대가 약한
출처 및 참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