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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코어 쓰레드리퍼 프로, 진짜 실무에선 어디까지 의미가 있을까

DODO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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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클립으로 정리됨 (생성형 AI 활용)

출처 및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44KP0vp2Wvg


괴물 CPU가 보여준 것은 '속도'가 아니라 '병목'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상상을 합니다. 돈 걱정 없이 최고 사양으로 맞춘다면, 일도 게임도 전부 매끄럽게 돌아가겠지 하는 기대입니다. 그런데 96코어, 최대 5.4GHz, TDP 350W를 2,000W까지 풀어버린 쓰레드리퍼 프로 9995WX 시스템조차 시티즈 스카이라인 2 앞에서는 버벅거렸습니다. 여기서 이미 이번 이야기의 핵심이 드러납니다. 이제는 CPU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조가 병목인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성능은 기가헤르츠가 아니라 '활용 가능한 작업'으로 본다

블렌더와 7zip, 시네벤치 같은 순수 연산 위주의 작업에서는 이 CPU가 말 그대로 괴물입니다. 64코어 일반 쓰레드리퍼보다 약 20~25% 빠르게 렌더를 끝내고, 8채널 메모리 구성에서는 압축·해제 속도가 두 배 가까이 튀어 오릅니다. 1TB DDR5 ECC 메모리 구성에서 7zip 해제 속도가 11GB/s를 넘긴다는 숫자는, 개발자나 데이터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로컬 워크스테이션이 거의 소규모 클러스터급 I/O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모든 장면은 극단적으로 잘 병렬화된 워크로드에서만 재현됩니다. 게임처럼 쓰레드 활용이 제한적인 소프트웨어, 오래된 3D 툴, I/O나 라이선스 서버에 묶인 상용 엔터프라이즈 앱에서는 96코어를 전혀 다 쓰지 못합니다. 제 기준에서는 "현재 쓰는 앱이 코어를 몇 개나 활용하는지"를 먼저 확인하지 않으면, 이 급의 CPU 선택은 거의 복권 구매에 가깝다고 봅니다.

저라면 이 CPU를 단순한 "빠른 PC"가 아니라, 로컬에서 병렬 시뮬레이션과 렌더, 대용량 압축·인코딩을 동시에 굴릴 수 있는 일종의 개인 슈퍼컴퓨터로 정의하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성능 수치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도구로 어떤 워크플로를 새로 설계할 수 있느냐입니다.

2,000W 오버클럭이 말해주는 전력·발열의 현실

PBO를 풀고 쿨링을 칠러로 바꾸자, 이 CPU는 순간 1,900W를 집어삼키며 95도를 찍었습니다. 수랭 라디에이터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1,600W 파워 하나로는 부족해서, GPU용으로 별도의 전원 공급을 고민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국내 환경에서는 더 민감한 변수들이 있습니다. 사무실·연구실 한 회선이 감당할 수 있는 전류, 여름철 실내 온도, 전기요금 체계 같은 요소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개입합니다.

여기서 현실적인 함정이 생깁니다. 클라우드는 메모리 많고 코어 많은 인스턴스를 잠깐 빌려 쓰면 그만입니다. 반대로 온프레미스 워크스테이션은 냉방, 전원, 소음, 랙 공간까지 모두 책임져야 합니다. 저라면 장비 가격만 보지 않고, 3년간 예상 전기요금과 냉방 비용, 그리고 다운타임 리스크까지 포함해 총비용을 단순 계산해 본 후에야 이런 급의 투자를 논의하겠습니다.


워크스테이션 플랫폼의 진짜 가치는 '메모리와 확장성'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급 CPU를 떠올리면 코어 수와 클럭에 먼저 시선이 갑니다. 그런데 이번 구성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WRX90 메인보드와 8채널 메모리, 그리고 7개의 PCIe 5.0 x16 슬롯이었습니다. 국내 기업·연구 환경에서 워크스테이션을 도입할 때, 사실 게임용 하이엔드 PC와 갈라지는 지점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8채널 메모리와 1TB RAM이 만드는 워크플로 변화

4채널에서 8채널로 늘어난 메모리 구성만으로 7zip 같은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작업에서 성능이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벤치마크 결과처럼 느껴지지만, 실무에서는 의미가 다릅니다. 날것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통째로 메모리에 올려놓고 후처리를 수행하거나, 대용량 파이썬 데이터 프레임을 디스크 스와핑 없이 다루고, 수십 기가짜리 장면 파일을 가진 3D 씬을 열어둔 채 배경에서 다른 작업을 동시에 돌리는 식의 워크플로가 가능해집니다.

국내 환경에서는, GPU 서버를 별도 랙에 두고 개발자·디자이너는 소형 PC를 쓰는 구조가 아직 많습니다. 하지만 1TB RAM과 8채널 대역폭을 가진 워크스테이션 한 대는, "개발용, 실험용, 시연용"이 한 몸에 붙은 하이브리드 플랫폼이 됩니다. 제 기준에서는, 팀 규모가 작고 네트워크·서버 인프라를 별도 관리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나 연구실이라면, 이런 워크스테이션 1대를 잘 활용하는 편이 클라우드와 랙 서버 사이의 좋은 타협점이 될 수 있습니다.

7개의 Gen5 x16 슬롯과 ECC GPU의 의미

RTX 6000급 프로 GPU에 96GB ECC VRAM을 얹은 구성은, 겉으로 보면 비싸 보이는 게임용 그래픽 카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ECC VRAM과 프로 드라이버, 그리고 PCIe 5.0 x16 슬롯이 7개나 달린 보드는 관점이 전혀 다릅니다. 이 조합은 "생산성"보다 "신뢰성"과 "확장성"이 우선인 환경을 겨냥합니다.

예를 들어 AI 연구실이라면, 2~3장의 프로 GPU로 학습을 돌리고, 나머지 슬롯에는 고속 네트워크 카드나 스토리지 어댑터, 캡처 카드 등을 꽂아서 하나의 워크스테이션을 소규모 서버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일 GPU로만 게임이나 3D 작업을 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라면, 이런 보드는 과투자에 가깝습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잘 튜닝된 일반 TRX50 플랫폼과 넉넉한 SSD 구성이 체감 만족도에서 더 유리합니다.

저라면, 이 정도 급의 보드를 고려하는 시점이라면 이미 "PC" 관점이 아니라 "소규모 데이터센터 노드" 관점에서 설계하겠습니다. 전원 분산, 장애 시 대체 전략, 백업 체계까지 같이 설계해야 투자 의미가 살아납니다.


이 스펙이 필요한 사람과 굳이 갈 이유가 없는 사람

누구에게는 필수 장비에 가깝다

코어 수보다 반복 회의와 행정 절차가 더 무거운 조직이라면, 이런 워크스테이션 한 대가 생각보다 큰 해방감을 줍니다. 대학 연구실, 중소 규모 공공연구기관, 제조·건설사의 시뮬레이션 팀처럼, 내부 서버 도입에 수개월이 걸리는 환경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슈퍼컴 예약 잡고 결과 기다리는 시간"이 연구 스케줄 전체를 잡아먹습니다. 그 시간에 로컬 워크스테이션 하나로 더 자주, 더 거친 실험을 반복할 수 있다면, 장비 가격은 결국 인건비와 프로젝트 지연 비용의 일부로 녹아버립니다. 이런 페르소나에게는 1TB RAM과 96코어가 과장이 아니라, 실험 주기 자체를 바꾸는 인프라입니다.

반대로, 게임 개발자 개인, 영상 편집자, 3D 프리랜서처럼, 이미 GPU 가속에 최적화된 툴을 쓰고 있고, 프로젝트 규모가 한 번에 수십 GB를 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급의 장비가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GPU 한 장을 더 좋은 것으로 올리거나, 스토리지를 NVMe RAID로 구성하는 쪽이 훨씬 직관적인 성능 향상을 줍니다. 여기서는 쓰레드리퍼 프로가 아니라, 일반 쓰레드리퍼나 하이엔드 데스크톱 CPU가 가격 대비 체감 효용이 더 높습니다.

현실적 제약과 첫 행동

이제 실제로 이런 워크스테이션을 고민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견적이 아닙니다. "우리 조직에서 가장 자주 돌리는 작업이 CPU 병목인지, 메모리 병목인지, GPU 병목인지"를 숫자로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프로파일링 도구를 사용해, 대표적인 워크로드를 몇 개 골라 CPU 활용률, 메모리 사용량, 디스크 I/O, GPU 점유율을 기록해야 합니다. 여기서 CPU와 메모리가 항상 먼저 꽉 막히는 그림이 반복된다면, 쓰레드리퍼 프로급 워크스테이션 논의를 시작할 근거가 생깁니다.

현실적으로는, 장비 한 대 가격이 경차 한 대와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에, 전기·냉방·유지보수까지 포함한 3년 총비용을 엑셀로 한 번은 펼쳐봐야 합니다. 저라면 최소한, 동일 예산으로 클라우드 크레딧을 샀을 때 몇 년을 버틸 수 있는지, 랙 서버를 도입했을 때 조직 구조상 승인과 운영이 가능한지, 세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회의와 승인 지옥을 피하고 즉각적인 실험 속도를 얻기 위해 워크스테이션을 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작 전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급의 장비는 "빠른 PC"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전체를 바꾸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워크플로와 조직 문화가 따라오지 않으면, 96코어 CPU는 결국 유휴 코어 80개짜리 고급 사무용 PC로 남습니다. 그래서 첫 행동은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팀의 작업 흐름을 시트에 그려보고, 어디서 병목이 생기는지 같이 점검하는 일입니다. 그 과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어떤 괴물 CPU도 당신의 프로젝트를 구해주지 않습니다.


출처 및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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