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TX60 시리즈가 늦어지는 사이, AMD·인텔·윈도우가 바꾸는 판

메모리 대란과 RTX60 지연, GPU 세대 교체의 균열
요즘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를 미루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단순히 제품이 비싸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언제 나올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입니다. 특히 RTX 5090, 5080 같은 50 시리즈 상위 제품에 이어 6090으로 대표되는 차차세대까지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이엔드 유저에게 꽤 불안한 신호입니다.
메모리 공급난이 만든 보이지 않는 브레이크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GDDR과 일반 DRAM을 동시에 압박하는 메모리 공급난입니다. 서버용, AI용 수요가 폭발하면서 PC 용도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고, 일부 중국 업체에서는 256GB 메모리 키트 가격이 2,4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1~2년의 일시적 스파이크가 아니라,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래픽카드가 왜 늦지?" 정도로만 보이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물량 확보와 원가 구조가 동시에 꼬입니다. 차세대 RTX60 시리즈를 계획대로 내놓았다가 물량이 모자라거나,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브랜드 이미지에 장기적인 상처가 남습니다. 저라면 이런 환경에서는 출시 시점을 일부러 늦추고, 설계 스펙도 메모리 탑재 용량과 대역폭에서 한 번 더 조정할 것 같습니다.
콘솔·PC·스팀 머신까지 함께 흔들리는 일정표
흥미로운 지점은 이 지연 이슈가 단지 엔비디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니의 차세대 PS6, 밸브의 새로운 스팀 머신, 심지어 OEM 완제품 PC까지 모두 같은 메모리 공급망에 묶여 있습니다. 콘솔 세대가 늦어지면, 게임 개발사도 그래픽 타깃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습니다. 그 결과, RTX 6090 같은 극단적인 플래그십이 나와도 체감할 수 있는 '세대 점프'가 상대적으로 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이 시기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엔진·업스케일링 기술이 주인공이 되는 구간에 가깝습니다.
국내 환경에서는 환율까지 겹치기 때문에, 고가 GPU를 노리는 사용자일수록 이번 메모리 변수의 영향을 더 크게 체감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다음 세대까지 존버"보다, 자신이 실제로 쓰는 해상도와 게임 장르를 기준으로 현世대에서 가성비 구간을 잘 골라 들어가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AMD FSR Redstone과 윈도우 게임 최적화, 성능 공백을 메우는 소프트웨어
그래픽카드 세대 교체가 늦어지는 사이, 많은 게이머는 "지금 가진 하드웨어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 지점에서 AMD의 FSR Redstone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게임 최적화 전략은 꽤 의미 있는 카드입니다.
FSR Redstone, 뒤늦게 갖춘 '엔비디아식 무기들'
FSR은 처음에는 단순 업스케일링 도구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레이디언스 캐싱, 프레임 생성, ML 기반 업스케일링까지 포함하는 플랫폼에 가까워졌습니다. 특히 레이디언스 캐싱은 AMD가 그동안 레이트레이싱, 특히 패스 트레이싱에서 밀리던 이유 중 하나를 보완하는 기술입니다. 빛의 결과를 프레임 간에 재활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같은 하드웨어로 더 깔끔한 그림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이 기능은 내년 이후 게임에 본격 적용될 예정이라, 지금 당장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존 FSR 3.1에서 문제로 지적되던 그림자, 고스트 같은 아티팩트도 ML 기반 프레임 생성으로 꽤 줄어든 모습입니다. 여기에 드라이버 수준에서 FSR 프레임 생성 옵션을 켜면, FSR 3.1.4 이상을 지원하는 여러 게임에서 일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DLSS에 비해 게임 지원 폭, 품질 편차 같은 한계는 남아 있지만, "엔비디아가 아니면 못 누리던 기능"이 점점 줄어드는 방향인 건 분명합니다. 저라면 FSR 지원 게임이 많은지를 기준으로 라데온을 선택할지 말지를 다시 한 번 계산해 보겠습니다.
윈도우의 변화, '게이밍 OS'로 한 발 더
하드웨어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운영체제도 몸을 덜 쓰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스팀 OS가 리눅스 기반으로 가벼운 오버헤드를 보여주자, 마이크로소프트도 휴대용 PC와 데스크톱 모두에서 게임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능을 내놓고 있습니다.
프리컴파일드 셰이더를 미리 내려받아 로딩과 끊김을 줄이는 기능, 컨트롤러 입력과 RGB 서비스의 CPU 점유 개선, 라이젠 APU의 메모리 동작 최적화 같은 변화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Xbox 풀스크린 경험을 PC로 가져오면서, 백그라운드 작업을 대폭 줄이는 모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테스트에서는 메모리 사용량이 9% 이상 줄고, FPS가 약 8%까지 오르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국내 환경에서는 고성능 GPU에 비해 CPU·램 구성이 상대적으로 짠 구성인 PC가 많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 레벨 최적화가 체감 성능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새 그래픽카드를 사기 전에, 드라이버와 윈도우 세팅부터 손보는 것이 훨씬 저렴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인텔 Panther Lake iGPU, 누가 웃고 누가 긴장해야 할까
많은 개발자와 게이머가 간과하는 영역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iGPU가 어디까지 올라오느냐'입니다. 인텔의 Panther Lake는 CPU 코어만 보면 평범한 세대 개선처럼 보이지만, 내장 그래픽 쪽은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내장 그래픽의 체급 상승, 엔트리 GPU의 자리를 노리다
새로운 코어 울트라 X9 388H는 CPU 성능에서 전 세대 대비 싱글 15% 안팎, 멀티 2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 정도면 깔끔한 세대 업그레이드 수준입니다. 그러나 더 눈에 띄는 부분은 iGPU가 8 Xe 코어에서 12 Xe3 코어로 크게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이미 인텔 iGPU가 일부 영역에서 AMD의 강력한 내장 그래픽과 맞붙는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세대에서는 FHD 중간 옵션 정도는 외장 GPU 없이도 노려볼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 변화는 누구에게 유리할까요. 가벼운 인디 게임과 e스포츠, 동영상 편집, AI 가속까지 한 번에 해결하려는 노트북 사용자에게는 분명 이득입니다. 굳이 엔트리급 외장 GPU를 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발열과 무게, 배터리에서 여유가 생깁니다. 반면 RTX 3050, RX 6500 XT 같은 보급형 외장 GPU는 포지션이 더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저가형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는 "굳이 독립 GPU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점점 더 자주 나올 것 같습니다.
국내 PC 생태계에 미칠 파장
국내에서는 회사 지급 노트북, 대학생 노트북처럼 '게임도 조금은 해야 하는' 수요가 꾸준합니다. 이런 층에게 Panther Lake급 iGPU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내장 그래픽은 결국 시스템 메모리를 공유하기 때문에, 램 용량과 대역폭이 받쳐주지 않으면 스펙 대비 체감 성능이 크게 떨어집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 메모리 구성입니다. 예산을 아끼려고 8GB 단일 램 구성을 선택하는 순간, 강력한 iGPU의 의미가 반 이상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향후 23년 사이에 엔트리급 외장 GPU는 점점 설 자리가 줄고, 중상급 이상 제품만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는 최소 사양을 어떻게 잡을지, 내장 그래픽 비중이 높아질 환경을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입니다.
지금 당장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새 그래픽카드를 기다리는 사람일수록, "언제 사야 손해를 덜 볼까"라는 질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메모리 수급이 꼬이고, RTX60 시리즈 일정이 불투명한 시기에는 관점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에게 중요한 이슈인가
하이엔드 게이머, 4K 모니터와 리얼타임 레이트레이싱을 전제로 하는 크리에이터라면 RTX60 시리즈와 6090급 차차세대 카드의 일정이 중요합니다. 이들에게는 현 세대 막판 제품을 비싸게 잡는 것보다, FSR·DLSS 지원 상황, 메모리 가격 추이를 지켜보면서 한두 세대 건너뛰기를 노리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FHD 또는 QHD에서 e스포츠, AAA를 섞어 즐기는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AMD FSR Redstone, 윈도우의 게임 모드 개선, 인텔·AMD iGPU 향상이 더 직접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저라면 이 그룹이라면, 지금 쓸 게임과 작업을 기준으로 현세대 중고·가성비 제품을 고르고, 대신 소프트웨어와 설정을 최적화하는 데 시간을 더 쓰겠습니다.
현실적 제약과 첫 행동
현실적으로는 예산, 환율, PC 교체 주기가 가장 큰 제약입니다. 국내 환경에서는 환율이 조금만 요동쳐도 그래픽카드 가격이 바로 튀어 오르기 때문에, "딱 이 모델을 기다렸다가 산다"는 계획이 생각보다 잘 맞지 않습니다. 여기서 첫 행동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용하는 게임 목록을 적어보고, 각각이 FSR 또는 DLSS, XeSS를 지원하는지, CPU와 램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 윈도우의 게임 관련 설정, 드라이버 옵션, 전원 관리와 백그라운드 앱 정리를 통해 현재 시스템에서 얻을 수 있는 510%의 성능을 먼저 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새 하드웨어는 언젠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게임은 계속 나오고, 업무와 창작도 멈추지 않습니다. 지금 가진 장비를 얼마나 잘 쓰느냐가 결국 가장 큰 차이를 만듭니다. 이번 GPU 세대 교체기의 변수를 이해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투자를 어떻게 나눌지 각자 기준을 세워두면, 뒤늦게 "괜히 샀다"는 후회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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