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가 TV를 완전히 대체한 뒤, 고객 여정이 바뀐 방식


유튜브가 '새 TV'가 되면서 달라진 진짜 판
퇴근 후 TV를 켜는 습관이 유튜브 앱을 여는 습관으로 바뀐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문제는 이 변화가 단순한 플랫폼 교체가 아니라, 광고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갈아엎었다는 점입니다.
예전 TV 광고는 시청자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특정 시간대에 30초 광고를 틀면, 그 시간에 채널을 켠 모든 사람이 같은 메시지를 봤습니다. 시청 규모는 컸지만, 누가 실제로 관심 있는 사람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의 시청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을 직접 검색하거나, 관심사를 정확히 반영한 추천 영상을 따라 들어갑니다. 같은 100만 조회라도, 일부러 찾아와서 본 100만과 그냥 켜 놓고 흘려보는 100만은 완전히 다른 값입니다.
선택된 시청자, '도달'의 의미가 바뀐다
유튜브의 시청자는 편성표에 끌려온 구경꾼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주제 안에서 시간을 쓰는 사람입니다. 이 구조에서 광고의 의미는 단순 노출이 아니라, 이미 특정 관심으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 끼어드는 행동이 됩니다.
국내에서도 이 차이는 체감됩니다. 예를 들어 게이밍 기어, 금융, 뷰티, B2B 소프트웨어처럼 정보 탐색이 많은 카테고리는 유튜브에서 이미 촘촘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습니다. 이 안에서 노출되는 광고는 같은 예산으로 집행하는 배너나 TV 광고보다 훨씬 높은 주목을 받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이 정도로 타겟 관심사가 명확한 영역이라면 TV 예산을 유지하는 것보다 유튜브 비중을 서서히 키우는 편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알고리즘이 만든 니치, 중소 브랜드의 기회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거대한 메인 채널보다, 작은 틈새 카테고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냅니다. 지방 소도시 요가 강사나, 특정 기종만 파는 카메라 채널, 특정 직군만을 위한 커리어 채널까지, 기존 TV 편성에서는 절대 편성되지 않을 콘텐츠가 제 몫의 관객을 찾습니다.
이 구조는 오히려 대기업보다 중소 브랜드, 1인 브랜드에 더 유리합니다. 예산이 적어도 특정 취미, 특정 직업, 특정 문제를 가진 사람들 옆에 정확히 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많은 사업자가 착각합니다. 조회 수 높은 크리에이터 한 명만 잡으면 된다고 믿는 경우입니다. 실제로는 크리에이터 개인이 아니라, 유튜브 전체에서 쌓인 시청 패턴 데이터가 핵심 자산입니다. 저라면 특정 인플루언서 스폰서십보다, 유튜브 광고 플랫폼의 타게팅 옵션을 먼저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쓰겠습니다.
검색 전에 이미 끝나는 구매 여정
많은 사람이 여전히 "검색하면 광고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정반대 흐름입니다. 검색창에 브랜드 이름을 입력하는 시점에는 이미 후보가 세 개 정도로 줄어든 경우가 많습니다. 줄어든 후보는 유튜브, 커뮤니티, 비교 사이트에서 조용히 만들어집니다.
소비자는 유튜브에서 후보군을 만든다
어떤 제품을 사려는 마음이 완전히 굳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유튜브를 엽니다. 사용 후기, 비교 영상, 장단점 요약을 몇 개만 보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짧은 후보 리스트'가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절반 가까운 사람은 이미 특정 브랜드에 호감을 느낍니다. 그다음에야 검색창에 들어가 가격을 비교하거나, 최저가를 확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갈립니다. 브랜드 인지도는 약하지만, 설명할 것이 많은 제품, 예를 들어 기능 많은 가전제품이나, 생소한 SaaS 서비스, 고가의 교육 과정은 이 구간의 영향을 극도로 크게 받습니다. 반대로 편의점 음료나, 이미 시장 지배 브랜드가 명확한 카테고리는 유튜브 리서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같은 유튜브 광고라고 해서 모두에게 같은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광고는 '검색 이전의 기억'을 노린다
구글의 광고 기술은 유튜브 시청 기록, 검색 기록, 클릭 이력 등을 묶어서 지금 무엇을 사려 하는지 추론합니다. 공기청정기를 예로 들면, 리뷰 영상을 연달아 보고, "알레르기용 필터"라는 검색을 했던 사람은 잠시 다른 요리 영상으로 넘어가도, 여전히 잠재 고객으로 분류됩니다. 이 시점에 공기청정기 광고가 한 번 더 노출되면, 이미 머릿속에 쌓여 있던 정보와 결합돼 구매가 촉발됩니다.
이 구간에서 많은 국내 광고주가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검색 광고의 전환은 숫자로 바로 보이니, 유튜브 예산을 과감히 줄이고 검색에만 몰아주는 경우입니다. 겉으로는 효율이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검색에서 들어오는 브랜드명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 기준에서는 검색 비용이 점점 올라가고, 신규 브랜드명 검색 비율이 줄어든다면, 상단 퍼널과 이 '검색 직전 구간'의 영상 투자를 다시 늘릴 시점입니다.
이 전략이 통하는 사업, 피해야 할 사업
유튜브를 새 TV라고 부르며 광고를 권유하는 흐름은 앞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업이 유튜브에 예산을 태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업에는 과투자, 어떤 사업에는 생존 전략이 됩니다.
유리한 사업과 현실적 제약
유튜브 광고의 가장 큰 수혜자는 두 부류입니다. 첫째, 구매 전 정보 탐색이 많은 고관여 상품입니다. 교육, B2B 솔루션, 건강기능식품, 고가 가전 같은 카테고리는 유튜브에서 신뢰를 쌓은 브랜드가 오프라인, 검색 영역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 지역 기반이지만 전국 단위 니치를 가진 사업입니다. 특정 직업 교육, 온라인 강의, 소규모 D2C 브랜드가 여기에 속합니다.
반대로, 회전율이 매우 빠르고 가격 경쟁 위주인 상품은 유튜브 광고가 기대만큼의 수익을 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 간편식, 대체제 많고 차별점 설명이 짧은 생활용품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에는 유튜브를 메인 획득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관리 및 리마케팅 정도로 정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 하나의 현실 제약은 크리에이티브 생산 능력입니다. 유튜브 광고는 이미지 한 장, 문구 한 줄로 끝나는 영역이 아닙니다. 영상 길이, 후킹 문장, 썸네일, 버티컬과 가로 비율까지 테스트해야 합니다. 충분히 실험하지 못하면, 알고리즘이 가진 타게팅 능력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첫 행동
복잡한 전략을 세우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미 가진 자산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웹사이트 구매 고객, 상담 신청자, 기존 유튜브 채널 시청자 데이터를 통합해, "우리 브랜드를 이미 선택한 사람"의 공통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 데이터는 구글의 수요 생성 캠페인에서 유사 고객을 찾는 씨앗 역할을 합니다.
다음 단계는 완성도 높은 한 편의 영상이 아니라, 여러 버전의 실험용 영상을 먼저 만드는 방향입니다. 길이, 톤, 메시지를 다르게 한 15초, 30초 버전 몇 개만 있어도 알고리즘이 어느 조합에서 반응이 나오는지 빠르게 학습합니다. 저라면 화려한 브랜드 필름을 먼저 제작하기보다, 스마트폰으로 찍더라도 메시지가 다른 짧은 버전을 여러 개 만들어 테스트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유튜브를 새 TV로 쓰겠다는 말이 단순 구호가 아니라, 실제 고객을 찾아내는 도구가 됩니다.
출처 및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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