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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vs RTO, 누가 진짜 이득을 보고 있을까

DODO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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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클립으로 정리됨 (생성형 AI 활용)

출처 및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pw4VCupBFXU


RTO 논쟁이 다시 거세지는 진짜 이유

출근하라는 메일을 열어본 사람은 압니다. 이건 일 얘기보다 감정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통제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논리는 거의 의미를 잃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형 언론과 경영 서적이 다시 사무실 복귀를 외칩니다. 성과가 떨어진다, 혁신이 죽는다, 조직 문화가 무너진다는 말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정작 숫자와 구체적인 데이터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이 지점이 이미 힌트입니다. 정말 성과가 심각하게 무너졌다면, 감성적인 수사가 아니라 아주 공격적인 통계가 먼저 나왔을 것입니다.

이 논쟁은 사실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권한을 누가 가지는지에 대한 싸움입니다. 일하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을 회사가 정할 것인지, 아니면 결과만 합의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설계할 것인지의 질문입니다. 한국 직장인에게 이 논쟁은 조금 다르게 다가갑니다. 임대료와 조직 문화뿐 아니라, 장거리 통근, 육아, 지역 격차가 한꺼번에 엮이기 때문입니다.

WSJ식 논리의 빈칸

사무실에 모여야 협업이 잘된다는 말은 이야기만 들으면 설득력 있습니다. 회의실에서 화이트보드를 두드리며 아이디어를 내던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지금 많은 팀이 그 회의실에서 이미 아무 아이디어도 못 내고 있었다는 현실입니다. 재택근무가 협업을 망가뜨렸다고 말하기 전에, 그 협업이 과연 처음부터 잘 작동하던 것이냐는 질문이 빠져 있습니다.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는 주장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중 상당수는 특정 산업, 특정 직무, 특정 시기만 다룹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콜센터, 세일즈, 컨설팅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될 수는 없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재택근무 때문에 성과가 나빠졌다"보다 "재택근무 시대에 맞게 관리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는 쪽이 훨씬 현실에 가깝습니다.

한국 직장인이 체감하는 다른 현실

한국에서는 RTO 논쟁이 더 복잡합니다. 수도권 장거리 출퇴근, 높은 전세와 월세, 비싼 점심값이 얹힙니다. 사무실 복귀는 단순히 일하는 장소 변경이 아니라 생활비와 시간 손실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같은 RTO 메시지도 미국보다 훨씬 강한 반발을 부릅니다.

반대로, 집에서 일하기 어려운 사람도 분명 존재합니다. 좁은 주거 공간, 가족 돌봄, 조용한 공간 부족은 재택근무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이들에게 사무실은 고통이 아니라 피난처에 가깝습니다. 결국 이 논쟁은 "무조건 재택"과 "무조건 출근"의 싸움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현실을 한 규정으로 덮어버리는 방식의 문제입니다.


사무실이 주는 것과 우리가 잃는 것

많은 경영진은 사무실을 "관계가 쌓이는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분명 맞는 말입니다. 다만 그 문장에는 중요한 단어가 빠져 있습니다. 관계뿐 아니라 통제도 함께 쌓인다는 사실입니다.

직원이 사무실에 있으면, 관리자는 안심합니다. 눈앞에 앉아 있으니까요. 메시지 회신이 조금 느려도 덜 불안합니다. 모르는 사이에 다른 회사 인터뷰를 보러 가기도 힘듭니다. 이 모든 요소는 회사 입장에서는 "안정성"입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에너지와 자율성의 손실입니다.

조직이 원하는 것은 관계가 아니라 통제

대부분의 회사는 사무실에서 기적 같은 협업을 꿈꿉니다. 하지만 실제로 출근해서 하루를 돌이켜 보면, 방해받지 않고 일한 시간이 몇 시간이나 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뜻밖의 회의, 즉석 보고, "잠깐만 보자"는 호출이 일정을 쪼갭니다. 그 사이사이에 눈치와 정치가 끼어듭니다. 관계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것의 상당 부분은 실은 감시와 위계의 번역본입니다.

제 기준에서는 많은 RTO 논리가 "사무실이 있어야 협업이 된다"가 아니라 "사무실이 있어야 관리가 쉽다"로 읽힙니다. 관리 역량을 키우는 대신, 물리적 공간에 의존해 왔다는 고백에 가깝습니다. 상사가 모니터를 힐끗 보며 집중하는 척을 확인하던 관행을, 줌 카메라를 켜도록 강제하는 방식으로 옮겨온 것뿐입니다.

물리적 공간 대신 다시 설계해야 할 것들

재택근무가 늘어날수록, 사무실이 채워주던 몇 가지 요소는 다른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연한 만남에서 나오던 정보 교환은 온라인 상에서의 느슨한 연결로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채팅방과 비형식적 소통 채널이 대표적입니다.

또 하나는 온보딩입니다. 신입이 회사의 언어와 리듬을 배우는 과정은 물리적 동선이 아닌, 디지털 플레이북, 멘토링, 주기적인 1:1 대화로 옮겨가야 합니다. 이런 설계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요즘 애들은 집에서 일하니 성장이 느리다"고만 말한다면, 이는 세대 문제가 아니라 구조 설계 실패에 가깝습니다. 저라면 출근율보다 이 설계도를 먼저 점검하겠습니다.


누가 재택에서 이기고, 누가 RTO가 나은가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헷갈립니다. 같은 재택근무인데 어떤 사람은 생산성이 폭발하고, 어떤 사람은 며칠 만에 번아웃을 겪습니다. 조건과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율이 기회가 되는 사람

재택근무는 자기 스케줄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에게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작업 흐름을 스스로 쪼개고, 회의 시간을 통제하고, 집중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직무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분석가처럼 깊은 몰입이 중요한 역할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에게 출퇴근 시간은 단순 불편이 아니라, 하루의 에너지 예산을 크게 갉아먹는 비용입니다.

집에 조용한 공간이 있고, 가족 구성원이 재택을 존중해 준다면 상황은 더 좋아집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사무실에 있어야 보이는 노력"이라는 연극이 사라집니다. 결과와 산출물이 곧 존재 증명이 됩니다. 제 기준에서는 이 지점이 지식 노동의 방향성과 가장 잘 맞습니다.

오히려 사무실이 나은 사람도 있다

반대로, 재택근무가 독이 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합니다. 집에 어린아이가 많거나, 돌봄 부담이 한쪽에 쏠려 있다면, 재택은 일과 육아가 뒤엉키는 지옥이 되기 쉽습니다. 동료와 떨어져 있을 때 불안이 큰 사람, 말로 방향을 잡는 것이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완전 재택보다 주 2~3일 출근 같은 혼합 모델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새로 경력을 시작하는 주니어에게도 사무실은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옆 자리에 앉은 선배가 전화하는 방식, 회의에서 말을 꺼내는 타이밍, 상사에게 보고하는 톤 같은 것들은 문서로는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역시 "매일 5일 출근"이 아니라, 밀도 높은 멘토링과 설계된 출근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이런 주니어에게 무조건 재택을 강요하지도, 무조건 출근을 요구하지도 않겠습니다.


재택과 RTO 사이, 지금 할 수 있는 선택 정리

회사 정책은 개인이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지점을 양보하고, 어느 지점은 분명한 선을 그을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책은 못 바꿔도 경계는 세울 수 있다

강제 RTO가 시작된 회사라면, 우선 현실을 냉정하게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회사에서 커리어를 더 쌓고 싶은지, 아니면 이직을 전제로 버티는 시기인지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전자라면 현행 제도 안에서 협상의 여지가 어디까지 있는지, 예를 들어 특정 요일 재택, 통근 거리, 시차 출퇴근 같은 현실적인 옵션을 정리해야 합니다.

후자라면 에너지를 회사 설득보다는 포트폴리오와 네트워크 관리에 더 써야 합니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감시받는 시간"으로만 보지 않고, 레퍼런스 확보와 정보 수집의 기회로 활용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저라면 이 시기에 상사와 동료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구체적인 문장으로 확인하려고 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점검해 볼 첫 번째 행동

향후 1년 안에 이직 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먼저 할 행동은 단순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출근일이 주 3일로 줄어든다면, 연봉이 얼만큼 깎여도 괜찮은가", "완전 재택이 가능하지만 연봉 상승이 제한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자기 기준이 없으면, 회사 정책에 휘둘리기만 합니다.

두 번째로는 실제 하루 일과를 기록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출퇴근, 회의, 깊은 작업, 가족 돌봄, 휴식을 분 단위로 나누어 보면, 어느 환경에서 생산성이 높았는지가 꽤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사와 대화하든, 이직 방향을 정하든, 적어도 "감정적인 주장"이 아니라 "생활 패턴에 맞는 설계"라는 프레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재택과 RTO 중 어느 쪽이 옳은지는 없습니다. 어떤 삶을 원하는지, 그 삶에 어떤 일 방식이 맞는지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출처 및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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