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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소프트파워 이후, 아시아 콘텐츠 경쟁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DODO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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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클립으로 정리됨 (생성형 AI 활용)

출처 및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YEaz1xMU59U


K-컬처의 전성기, 아직 끝이 아니라 구조가 바뀌는 시점

이제 K-팝이나 K-드라마는 더 이상 신기한 수출품이 아닙니다. BTS와 블랙핑크, 오스카를 받은 영화와 넷플릭스 시리즈가 만든 이미지 덕분에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쿨한 나라"에 가까운 위치를 점했습니다. 이 정도면 정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더 올라갈 곳이 있을지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흐름을 뜯어보면, 지금은 꼭대기라기보다 소프트파워의 형식이 넓어지는 구간에 가깝습니다. 음악, 드라마, 영화 위주였던 K-컬처가 이제 연극, 문학, 애니메이션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책이 더 많이 번역돼 나갈 가능성이 있고, 한국 배우가 나오는 해외 연극이 동남아에서 공연되는 상황도 이미 등장했습니다. 한 장르의 열기가 꺼지기 전에 다른 장르가 뒤를 받쳐주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정점을 찍었나"가 아니라 "앞으로 이 힘은 어떤 기술 인프라를 타고 이동할 것인가"에 가깝습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만든 '아시아 문화의 고속도로'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확장은 기획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등장한 것은 플랫폼의 변화였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검열이 느슨해진 뒤 민간 제작사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경제 성장으로 축적된 자본과, 오랫동안 서구 콘텐츠를 소비하며 쌓인 감각이 더해졌습니다. 그 결과가 높은 제작비, 금기 없는 서사,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입니다.

그러나 이 콘텐츠가 세계인이 보는 화면까지 도달하게 만든 것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분배망입니다. 이 지점에서 일본과 중국의 사례가 대조됩니다. 일본은 일찍부터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글로벌 팬덤을 구축했지만, 스트리밍 중심 환경에서 공격적으로 배포 전략을 재설계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습니다. 중국은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 국가 차원의 소프트파워 전략을 추진했지만, 검열과 정치적 이미지가 동시에 따라붙는 구조 탓에 콘텐츠의 자율성과 신뢰성에서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중국발 소프트파워도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라부부 같은 캐릭터 상품은 국가 프로젝트가 아니라 철저히 사업적 목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 중국 정부는 이를 곧바로 소프트파워 성과로 편입합니다. 소비자가 이 캐릭터를 중국적인 무언가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중국이 이런 것도 만드는구나"라는 인식 자체가 힘이 됩니다. 한국의 K-팝, 중국의 IP 상품, 일본의 게임과 애니가 모두 플랫폼 위에서 동시에 소비되는 환경에서 "이게 어느 나라 건가"라는 국적 감각은 점점 흐려지는 중입니다.


국적이 희미해질수록 남는 것은 '경험 설계력'

K-팝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주요 인물 상당수가 한국계 미국인 등 이중 문화권 인재들입니다. K-팝을 전면에 내세운 애니메이션을 만든 제작사도 미국 기업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국내에서는 이를 두고 정체성을 두고 큰 논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이 돈을 버리지 못해도, 관광 유입과 국가 이미지 개선이라는 간접 효과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소프트파워의 본질이 드러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흥행 수익 자체보다 브랜드로서의 국가가 얻는 장기 이득이 더 중요합니다. 외국인이 한국을 더 친근하게 느끼면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서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듭니다. 한국에 호감을 가진 팬이 실제로 유학이나 이주를 선택할 가능성도 큽니다. 극단적인 예처럼 보이지만, K-드라마를 보고 한국 남성과의 연애를 기대하며 방문하는 서구권 여성들의 사례도 등장합니다. 개인의 연애 시장까지 바꾸는 힘이 바로 소프트파워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국적 기반의 경쟁보다 경험 설계 기반의 경쟁이 중요해집니다. 누가 더 빠르게 소셜미디어와 스트리밍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틈새 팬덤을 공략하며, 다국적 인재를 조직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의 싸움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과감한 모방과 재포장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미 검증된 포맷을 가져와 한국식 감정선과 제작 시스템으로 다시 구성한 뒤, 글로벌 플랫폼에 최적화된 형태로 내놓는 방식입니다. 이런 역량은 다른 아시아 국가가 학습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할 부분들

한국 소프트파워가 계속 성장한다고 해서, 이 흐름이 자동으로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언어 장벽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현재의 성공은 자막과 더빙, 팬덤의 자발적 번역 활동에 크게 의존합니다. 콘텐츠 유형에 따라서는 영어권 국가가 여전히 유리합니다. 또 하나는 정치적 리스크입니다. 중국 사례가 보여주듯, 국가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고정되면 문화 소비도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 역시 외교·정치 이슈와 분리된 섬처럼 존재하지 않습니다. 군사적 긴장이나 국내 갈등이 장기적으로 이미지에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는 플랫폼 종속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넷플릭스가 투자 우선순위를 바꾸거나, 유튜브 알고리즘이 특정 유형의 콘텐츠 노출을 줄이면 한국 콘텐츠의 가시성도 즉시 흔들립니다. 지금까지의 성과가 플랫폼 친화적 구조에 기대어 만들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IP와 자체 유통 채널을 얼마나 확보할지가 중요합니다. 단, 자국 플랫폼만 키우는 방향은 글로벌 도달 범위를 줄일 수 있어,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 입장에서 한국 모델은 참고할 가치가 있지만, 그대로 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군사독재 이후 검열 완화, 빠른 경제 성장, 미국 문화에 대한 장기적 노출 등 한국 특유의 조건이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자국의 사회적 맥락과 강점을 반영한 방식으로 소프트파워 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술·제조 역량이 강한 국가는 제품과 서비스 경험에 문화 코드를 더하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IT·콘텐츠 실무자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K-소프트파워 논쟁은 단순한 문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떤 알고리즘 위에서 어떤 형식의 이야기가 살아남는지, 국가 브랜드와 기업 브랜딩이 어떻게 얽히는지, 국적이 모호해지는 시대에 어떤 경험을 설계해야 경쟁력이 생기는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거대한 실험에 가깝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잘 관찰하는 것이 앞으로의 전략 수립에서 가장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및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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