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만물의 근원, 음양(陰陽)의 도(道)
중화민족 최고의 고전인 역경(易經)은 중국 철학 사상의 기원이며, 노자의 "도 가도 비상도(道可道非常道)"나 공자의 "오도 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와 같은 핵심 사상들이 모두 역경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 즉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에서 비롯됩니다. 대만 사범대학의 쩡스창(曾仕強) 교수는 이 '음양의 도'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그 관계와 중화민족 사상에 미친 중요한 영향에 대해 심도 깊은 강의를 펼칩니다.
1.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모든 학문의 본질
세상의 모든 학문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까요? 쩡스창 교수는 가능하다고 단언하며, 그 해답이 바로 역경의 "일음일양지위도"에 있다고 말합니다. 현대 생물학자들이 종의 다양성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생명력을 유지한다고 설명하듯이, '모순이 없으면 변화도 없고, 변화가 없으면 죽음뿐'이라는 이치가 음양의 도에 담겨 있습니다.
"일음일양지위도"는 단순히 '음 하나와 양 하나가 합쳐져 도를 이룬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는 자연의 모든 변화가 음과 양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짐을 뜻합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자연이 잉태하고 양육한다(自然孕育)'는 근원적인 법칙을 따르며, 그 배후에는 영원히 변치 않는 도리가 존재합니다.
2. 태극(太極)에서 양의(兩儀)로: 음양의 탄생
'음양(陰陽)'이라는 개념은 사실 공자가 역경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자는 "역에는 태극(太極)이 있고, 태극이 양의(兩儀)를 낳는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양의가 바로 음과 양입니다. 쩡스창 교수는 중국어에서 '하나'가 때로는 '둘'을 의미하고, '둘'이 때로는 '하나'를 의미하는 것처럼, 음양은 서로 대립하면서도 분리될 수 없는 한 덩어리임을 강조합니다.
음양은 정(正)과 반(反), 위와 아래, 높고 낮음, 가벼움과 무거움 등 서로 상대적인 두 가지 속성을 지칭합니다. 서양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이러한 개념을 뒤늦게 설명했지만, 역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존재하며, 절대적인 것 속에도 예외가 있음을 가르쳐왔습니다.
음양과 마찬가지로 오행(五行), 천간(天干), 지지(地支)와 같은 개념들도 처음에는 역경에 없었지만, 후대에 역경에 융합되면서 더욱 풍부한 사상체계로 발전했습니다.
3. 중화민족의 정체성: '문화'로 맺어진 공동체
중화민족은 혈통이나 종족, 언어가 아닌 '문화'를 통해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합니다. "당신이 중화 문화를 인정한다면, 외형이 서양인 같을지라도 중국인이다"라는 교수의 말은 문화적 소속감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미국이 다양한 민족을 '미국 문화'라는 기준으로 통합하려는 시도와 유사하지만, 미국이 200여 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전한 문화적 융합을 이루지 못한 것과 달리, 중화민족은 수천 년간 이 '문화적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유지해왔습니다.
이러한 차이의 근원은 '세상의 기원'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서양인들이 '신이 만물을 창조했다'는 신본주의(神本主義)적 관점을 가진 반면, 중화민족은 인본주의(人本主義)적 관점을 가집니다.
서양의 신본주의: 서양에서 신은 만물을 주재하는 절대적 존재이며, 인간은 신의 자녀이기에 아들이 아버지를 이름으로 부르는 등 '평등'의식이 강합니다. 신의 계율은 법(法)이 되어 법치(法治) 사회의 근간을 이룹니다.
중화의 인본주의: 중화 문화에서 '신명(神明)'은 '우리를 다스리는 존재'라기보다 '도리를 깨닫도록 돕는 존재'입니다. "머리 위 석 자에 신명이 있다"는 말처럼, 신명이 많고 다양하며 인간의 깨달음(悟)을 통해 존재합니다. "하늘이 돕는 자는 스스로를 돕는다"는 역경의 가르침처럼, 인간 스스로 천리(天理)를 깨닫고 자연의 도리를 따르면 길하게 됩니다. 즉, '모든 것은 인간이 상상하여 만들어낸 것'이라는 인본주의적 인식이 강합니다.
4. 태극(太極)의 비밀: 일화개천지(一畫開天地)와 음양의 상호작용
인간이 어떻게 상상으로 문명과 발명을 창조해낼 수 있었을까요? 쩡스창 교수는 복희씨의 "일화개천지(一畫開天地)"에서 그 해답을 찾습니다. 복희씨는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보며, 세상에는 두 가지 상반되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해를 떠오르게 하는 힘과 지게 하는 힘입니다.
복희씨는 이 두 가지 상반된 힘을 '연속된 선(―)'과 '끊어진 선(--)'이라는 가장 단순한 기호로 표현했습니다. '연속된 선'은 양(陽)을, '끊어진 선'은 음(陰)을 상징하며, 이 하나의 선이 천지를 열고 모든 만물을 설명하는 태극(太極)이 됩니다. 이것이 곧 '하나가 태극이고, 태극이 양의를 낳는다'는 역경의 근본 원리입니다.
음과 양은 단순히 분리된 두 존재가 아닙니다. "음 안에 양이 있고, 양 안에 음이 있다(陰中有陽, 陽中有陰)"는 것은 음양이 상호작용하고 변화하며 순환하는 관계임을 의미합니다. 쩡스창 교수는 이를 "막대기를 부러뜨리면 음이 되고, 다시 붙이면 양이 된다"는 비유로 설명하며, 음이 극에 달하면 양으로 변하고(陰極成陽), 양이 극에 달하면 음으로 변하는(陽極成陰) '동태적 균형(動態平衡)'을 강조합니다.
5. 음양(陰陽)의 도(道)가 낳은 변화무쌍한 세상: 사상(四象)의 생성
태극이 음양(양의)을 낳았듯이, 음양의 상호작용은 다시 사상(四象)을 낳습니다.
소양(少陽): 양이 막 시작된 상태 (아침)
노양(老陽): 양이 극에 달한 상태 (정오)
소음(少陰): 음이 막 시작된 상태 (황혼)
노음(老陰): 음이 극에 달한 상태 (밤 12시)
하루의 시간 흐름과 사계절의 변화는 모두 이 사상의 원리로 설명됩니다. 이러한 음양과 사상의 원리를 통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 동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희씨가 이러한 높은 관점에서 세상의 변화를 읽고 우리에게 영원히 따를 수 있는 '경(經)'을 남겼기에, 역경은 모든 학문의 근원이자 '군경지수(群經之首)'로 불립니다.
6. 중화 사상의 특성: '하나이면서 둘, 둘이면서 하나(一而二, 二而一)'
중국인의 사고방식은 이러한 음양의 도에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때로는 신뢰할 수 있고 때로는 그렇지 않으며, 때로는 용감하고 때로는 비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나쁜 사람도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사람도 나쁜 일을 할 수 있다'는 음양의 변화무리를 보여줍니다. 서양인들이 음과 양을 두 개의 분리된 개념으로 보는 반면, 중국인들은 '하나의 존재 속에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서양 철학의 일원론과 다원론의 오랜 논쟁을 초월합니다. 구름 한 점이 둘로 나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것처럼, 음양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순환합니다. 쩡스창 교수는 "인간은 살아있고, 지구는 살아있으며, 모든 것은 살아있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명확히 규정하려 하기보다 "대략 이러하다(大致如此)"는 '중용(中庸)'의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이는 어설픔이 아닌, 인간의 인지 능력과 언어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하고도 높은 차원의 통찰입니다.
결론적으로, 역경의 '음양의 도'는 단순히 고대의 철학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주 만물의 변화 원리를 이해하고, '인본'이라는 확고한 중심을 바탕으로 '지경달변'의 지혜를 실천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중화민족의 살아있는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