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속 하나님의 축복과 에티오피아 의료 선교 간증
절망 속의 축복
크리스천 간증 | 그러나 저는 압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 "나의 영혼을 새롭게 하소서"
절망의 순간, 하나님의 음성을 듣다
저는 한때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저는 악이라고 여겼던 고난이 오히려 하나님의 깊으신 뜻과 축복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아무도 찾지 않는 대피소와 같은 고독한 공간에서 수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치 소나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저 묵묵히 견뎌내며 희망을 잃지 않으려 했습니다. 바로 그때, 저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고, 그 음성은 제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습니다. 그 기회를 붙잡고 떠난 곳에서, 저는 서태욱 선교사님을 통해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요? 2013년 7월에 에티오피아로 떠났고, 2014년 가을, 지금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다리 통증을 느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파킨슨병으로 인해 걸음걸이가 변하면서 다리에 무리가 간 것 같습니다. 여행 중 다리 통증이 심해져 한국에 일주일 정도 머물며 치료를 받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도착 후, 친구인 의사들이 제 상태를 보더니 단순히 다리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예상치 못하게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진단 결과를 아내에게 전화로 전했을 때, 아내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아내는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집으로 돌아왔고, 부모님 역시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처음에는 저 또한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말라리아를 심하게 앓았던 경험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말라리아 예방접종도 없었고, 예방약도 단기 여행자에게만 권장되었기에, 아프리카 현지인은 사실상 1년 내내 약을 복용할 수 없어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말라리아에 심하게 감염되어 고생했고, 회복 후에도 몸에 떨림이 남아 후유증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떨림이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파킨슨병, 예상치 못한 시련
파킨슨병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파킨슨병은 유전적 요인이 일부 작용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유전자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외삼촌께서 파킨슨병으로 오랫동안 투병하셨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직접 진단을 받으니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파킨슨병은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심한 경우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지는 질환입니다. 의사인 저에게 파킨슨병 진단은 더욱 절망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원래 소아외과, 특히 미세 수술과 같이 정교함을 요하는 분야를 전문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더 이상 외과의사로서 수술을 집도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한 목사님께서 제게 의미 있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 하나님께서 선생님에게서 메스를 가져가시고, 복음을 쥐어주신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은 제게 큰 위로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들이 꺼리는 아프리카 땅에 복음을 전하고 의료 봉사를 하기 위해 헌신했는데, 왜 이런 시련이 닥친 것일까 깊이 괴로워했습니다. 하나님께 항의하고 울부짖기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자주 불렀던 찬양이 "임재"였습니다. "하늘의 문을 여소서"라는 가사처럼, 세상의 모든 문이 저에게 닫힌 듯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늘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갈망했습니다.
소나기 속에서 깨달은 하나님의 메시지
아내 또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아내는 거의 실신할 정도로 힘들어했고, 저 또한 한국 부모님 댁에서 50일 가까이 머물며 깊은 침묵과 고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밤마다 어머니와 함께 시편 27편을 읽고 기도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가족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라 감기에 걸릴까 걱정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를 피하려고 나무 밑으로 갔는데, 다행히 나뭇잎 덕분에 비를 거의 맞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때, 제 안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말씀과 같은 메시지였습니다. "비가 쏟아진다고 해서 집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그저 비를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으로 받아들였지만, 곧 그 말씀이 현재 상황뿐 아니라 제 인생 전체를 향한 메시지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세상이 무너진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그것을 통해 악을 쫓아내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는 그 깨달음에 깊은 감동을 받아 아무도 없는 공원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신기하게도, 소나기는 15분도 채 되지 않아 그쳤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니, 평소 시끄럽던 공원이 거짓말처럼 고요하고 평화로워졌습니다. 저는 예정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산책을 하며, 하나님께서 제가 원하는 일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아내가 실신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저 또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아내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환상을 통해 얻은 평안
아내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환상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환상 속에서 아내는 자신을 아기처럼 예수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어딘가로 걸어가고 계셨고, 아내는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예수님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아내는 예수님이 어디로 가시는지 궁금해서 발을 내려다보았는데, 예수님이 가시는 길은 가시덤불과 돌멩이가 가득한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발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그 환상을 통해, 우리가 가는 길은 예수님이 먼저 걸어가신 길이며, 우리는 하나님의 품에 안긴 축복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환상 이후 아내는 깊은 평안을 얻었고, 저에게 전화했을 때 저 또한 놀랍게도 마음이 평온해져 있었습니다.
어머니 또한 제 간증을 듣고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저를 걱정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는데, 제 간증을 통해 큰 위로와 기쁨을 얻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네가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너를 통해 큰 일을 이루실 것을 믿는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격려에 저는 큰 힘을 얻었고, 더욱 굳건한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머니께서 처음에는 많이 놀라셨겠지만, 지금은 제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십니다.
현재, 저희 부부는 여전히 "왜?"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크신 계획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저희에게 큰 축복이라는 사실입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명문 의대를 나와 최고의 병원에서 편안하게 의사 생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저희 부부는 가장 어렵고 힘든 길을 선택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고생했지만, 그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지금 파킨슨병 진단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행복합니다.
에티오피아, 다시 사명의 땅으로
사실, 미국에 있을 때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늘 불편했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기운 빠진 사람 같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미국에서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에티오피아에서의 삶이 더 행복했습니다.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파킨슨병 진단으로 인해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확실했습니다. 그때 시편 기자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침상에서 눈물로 밤을 지새우나..." 하지만 저는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했고, 마침내 하나님께서 그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에티오피아 땅을 다시 밟았을 때, 아내와 저는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다시 왔어!" 저희 부부에게 에티오피아는 단순한 봉사지가 아닌, 삶의 터전이자 사명의 땅입니다. 다른 선교사님들의 간증처럼, 저희 역시 "이곳에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저희를 그곳에 있게 해주신 것만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에티오피아는 여전히 의료 시설과 시스템이 매우 열악합니다. 특히 소아외과, 소아심장 분야는 더욱 심각합니다. 에티오피아는 인구가 1억 1천만 명이 넘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인데,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거나, 해외로 나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에티오피아에서 단순한 의료 봉사뿐 아니라, 한국 의료진들을 초청하여 현지 의료진에게 수술 기법을 전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5년째 되던 해에는 한국 의료진들이 참관만 하고, 현지 의료진들이 모든 수술을 스스로 집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현지 의료진들이 자립적으로 수술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정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저희 부부는 지속적으로 에티오피아 의료 시스템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마지막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계실 많은 성도님들께 기도 제목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방송이 언제 송출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에티오피아는 다시 내전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반군이 수도로 진격하려 하고 있으며,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입니다. 저희 가족은 현재 에티오피아에 있고, 저 또한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제가 에티오피아에 8년간 머무는 동안, 지금처럼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은 처음입니다. 부디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일부에서는 지금 상황이 위험하니 에티오피아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는 에티오피아를 저희의 또 다른 수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곳에서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저희의 사명을 계속 감당할 것입니다. 끝까지 저희의 건강과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