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투병기: 신경외과 명의 박춘근 교수의 희망 이야기
명의에서 환자로, 파킨슨병과 싸우는 명의의 고백
"명의"의 고백: 파킨슨병 환자가 된 신경외과 명의, 박춘근 교수의 투병 이야기
오늘 우리는 특별한 분을 모시고 파킨슨병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입니다. 바로 카톨릭대학교 신경외과 박춘근 명예 교수님이신데요, 교수님께서는 국내 척추 성형술의 선구자이시자 EBS 명의에도 출연하실 정도로 뛰어난 의술을 인정받으신 분입니다. 놀랍게도 교수님께서는 14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셨고, 현재는 환자로서 병과 싸우고 계십니다. 이처럼 의사로서 최고의 자리에 계셨던 분이 환자가 되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요, 오늘 우리는 박춘근 교수님의 이야기를 통해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박춘근 교수님은 신경외과 중에서도 척추 분야의 혁신적인 치료법을 도입하신 분입니다. 과거에는 척추 질환에 대한 신경외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된 직후부터 척추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시고 후배 양성에도 힘쓰셨습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골절된 척추에 골 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 성형술을 도입하셔서, 눕혀서 실려 오던 환자들이 걸어서 나갈 수 있도록 획기적인 치료를 제공하셨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EBS 명의에 선정되셨고, 아시아인 최초로 국제 척추 인공 관절 학회 회장을 역임하시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떨치셨습니다. 신경외과 영역은 뇌와 척추라는 "노맨스 랜드"와 같다고 비유하시며,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신성한 영역을 개척해 오셨다는 점에서 존경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의술을 펼치시던 교수님께 파킨슨병이라는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부족으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인데요, 도파민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운동 조절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원인 불명의 독소가 도파민 분비 세포를 파괴하여 운동 능력 저하, 경직, 떨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죠. 교수님께서는 외과의사에게 손 떨림은 치명적인 문제라고 하시며, 파킨슨병 진단 당시 의사로서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고백하셨습니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가 젊은 나이 발병의 원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으며, 교수님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가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하셨습니다. 현재 교수님은 파킨슨병으로 인해 목소리 떨림과 몸의 경직을 겪고 계시며, 특히 우측 팔의 움직임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파킨슨병 진단 초기, 교수님은 의사로서 스스로를 부정하는 단계를 겪으셨다고 합니다. 신경과 의사로서 파킨슨병은 사형선고와 같다고 생각하셨고,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검사 결과와 증상은 명확하게 파킨슨병을 가리키고 있었고,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시절 목회자의 꿈을 꾸셨던 아버지의 영향과, 슈바이처 박사 전기를 읽고 의사의 꿈을 키우셨던 과거를 회상하시기도 했습니다. 교수님은 중학교 시절 슈바이처 박사 전기를 읽고 "아, 이게 내가 살 길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의대 진학을 결심하셨다고 합니다. 이후 철저한 자기 관리와 노력으로 의대에 진학, 뛰어난 신경외과 의사로 성장하셨습니다. 학창 시절 장학금을 거절하고 어려운 학생에게 양보했던 일화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척추 성형술 도입 과정은 교수님의 끊임없는 학문적 열정과 환자를 향한 헌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척추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싶었지만, 당시 척추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선배가 없어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길을 찾았고, 1998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척추 성형술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접하게 됩니다. 미국 방사선 치료 의사가 척추 골절 환자에게 골 시멘트를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이었는데요, 교수님은 이 시술이 척추 골절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곧바로 수술 기구와 재료를 준비하여 시술을 시도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고가의 의료 기재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환자를 위해 과감하게 시술을 감행하셨고, 첫 시술 환자가 바로 걸어 다니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후 9명의 환자에게 시술한 결과, 모두 85% 이상 통증이 감소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고, 1999년 학회 보고를 통해 척추 성형술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은 척추 성형술이라는 이름까지 직접 지으시고 신기술로 등록하시는 등, 척추 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기여를 하셨습니다.
바쁜 진료와 연구 활동 중 파킨슨병 진단 전, 전조 증상이 있었지만 간과하셨다고 합니다.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 외에도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인데요, 교수님께서는 심한 변비와 렘수면 행동 장애를 겪으셨다고 합니다. 렘수면 행동 장애는 자면서 심하게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증상으로, 심한 경우 침대에서 떨어져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수님 역시 렘수면 행동 장애로 인해 얼굴을 다쳐 꿰매는 일도 있으셨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우울증, 후각 장애, 소변 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이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운동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어렵고, 다른 질환으로 오진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교수님 역시 어깨 통증으로 정형외과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신경과를 방문,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PET-CT 검사를 통해 좌측 뇌 도파민 부족을 확인, 파킨슨병을 확진받게 되셨고, "슬픈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표현하셨습니다.
파킨슨병 진단 후, 교수님은 큰 절망감과 자존감 상실을 경험하셨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라는 깊은 슬픔에 잠기셨던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를 통해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회칠한 무덤"처럼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죄로 가득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파킨슨병을 통해 영혼을 구원할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하게 되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질병을 통해 하나님과 더 가까워졌듯이, 자신에게도 파킨슨병이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셨습니다. 하지만 회개 기도 후에도 오랜 시간 무기력감에 빠져 계셨고, 딸의 따끔한 지적을 통해 환자로서의 역할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명의 시절에는 그렇게 많은 일을 하시더니, 환자가 되니 왜 이렇게 부정적이냐"는 딸의 말에 정신을 차리시고, 환자를 위한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신 것입니다.
교수님은 환자로서 투병기를 집필하며 파킨슨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셨다고 합니다. 파킨슨병은 불치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절망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투병기를 통해 파킨슨병에도 치료 가능한 20가지 증상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변비, 소변 장애, 렘수면 행동 장애, 우울증 등 비운동성 증상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실제로 이러한 증상들을 치료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셨다고 합니다. 불치병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의학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완치법이 개발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며, 긍정적인 자세로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이셨습니다. 교수님의 저서 "신경외과 전문의 박진슨병 실제 투병기"는 파킨슨병 환자뿐 아니라, 만성 질환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소개하셨습니다.
파킨슨병 극복에 있어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약물 치료 초기 "허니문 기간"에는 증상이 호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감소하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진단 직후부터 개인 트레이닝(PT)과 프랭크 운동 등 꾸준한 운동을 통해 허니문 기간을 8년까지 늘리셨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허니문 기간에 안주하지만, 이때부터 재활 치료와 운동을 시작해야 허니문 기간을 늘리고,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운동은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 약물만큼 중요하며,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교수님은 "명의에서 명환이 되었다"고 고백하시며, 환자의 고통을 더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인간은 누구나 아프고, 질병과 싸워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은 환우들과 가족들에게 긍정적인 사고, 꾸준한 운동, 미래에 대한 기대, 이 세 가지를 강조하셨습니다. 이 세 가지를 실천하면 삶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절망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희망찬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격려하셨습니다. "삶의 질이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긍정적인 마음으로 운동하고 미래를 기대하면 반드시 좋아질 수 있습니다."라는 희망찬 메시지를 전달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오늘 박춘근 교수님의 이야기는 파킨슨병 환자뿐 아니라, 모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과 희망을 주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