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유한나 선교사 간증: 고난 속 하나님의 역사와 승리
고통 끝에 속삭인 승리: 과테말라 유한나 선교사 간증
고통 속에서 찾은 빛, 그리고 승리의 속삭임: 과테말라 유한나 선교사의 간증
삶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스러워하던 어느 날, 한 줄기 빛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 빛은 절망 속에서 헤매던 저에게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이겼다"라고. 오늘, 새롭게하소서에서는 과테말라에서 사역하시는 유한나 선교사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고난 속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하심과 변함없는 사랑에 대해 깊이 묵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주영훈 님: 안녕하세요, 새롭게하소서의 주영훈입니다.
연 님: 안녕하세요, 연입니다.
정복 님: 안녕하세요, 정복입니다.
주영훈 님: 우리는 거룩한 소명과 뜨거운 마음으로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오늘 모신 유한나 선교사님은 바로 그러한 상황 속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셨고, 하나님께서 선교지와 자녀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달았다고 합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힘겨워하는 많은 분들에게 오늘 방송이 큰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과테말라에서 오신 유한나 선교사님, 어서 오세요.
유한나 선교사: 안녕하세요.
주영훈 님: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편 선교사님과 세 자녀 다니엘, 다윗, 다해와 함께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 이름이 모두 '다' 자로 시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유한나 선교사: 네, 아이들의 이름에는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특별한 은혜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 다해는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고백을 담아 지은 이름입니다.
주영훈 님: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유한나 선교사: 첫째 다해와 둘째 다윗이 매년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병원 검진과 약물 치료 관련하여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주영훈 님: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들어보겠지만, 선교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현재 과테말라에서 남편 선교사님과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신가요?
유한나 선교사: 저희는 과테말라의 산타마리아 까께라는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인디오 마을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고, 심리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기아대책 결연아동 프로젝트를 통해 방과후 교실, 예배, 가정 방문, 재난 구호 등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영훈 님: 결연 아동이 250명이나 된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과테말라에 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유한나 선교사: 저희는 2015년에 과테말라에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새아버지께서 과테말라에서 선교사로 사역하고 계셨습니다. 과테말라라는 이름은 익숙했지만, 당시에는 과테말라에 대한 특별한 마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북아프리카나 이슬람권 선교에 대한 관심이 더 컸습니다. 이슬람권 선교사님들과 교류도 많았고, 이사야서를 읽던 중 "앗수르와 애굽이 세계의 복이 되겠다"는 말씀을 읽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당시 이슬람권 국가들은 기독교 박해가 심한 곳이었지만,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여 세계의 복이 되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반전 드라마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다는 열망에 이슬람 국가 선교를 위해 기도했지만, 응답은 없었습니다. 선교사 파송을 위해 국가 지정 서류를 제출해야 했는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너는 어디든 간다고 하면서 왜 과테말라는 빼놓고 기도하니?"라고 물으셨습니다. 부모님이 계시고, 선교 센터도 이미 잘 갖춰져 있었기에 과테말라는 넓은 길처럼 느껴졌고,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하지만 주님께서는 "네가 보기에 어떻든 간에 예수 이름이 필요한 곳이 선교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테말라로 가라는 응답으로 받아들였지만, 남편은 다른 선교지를 희망했습니다. 선배 선교사님들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이 오라고 하시는 곳이 부르심이 있는 곳"이라는 조언을 듣고, 과테말라로 마음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믿고 과테말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주영훈 님: 일반적인 여행이나 관광과는 전혀 다른, 치안이 불안하고 위험한 선교지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특히 자녀까지 있는데 걱정이 많으셨을 텐데요.
유한나 선교사: 겉으로 보기에는 위험하고 어려워 보이는 곳이지만, 하나님께서 어떻게 변화시키실지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컸습니다. 원석 속에서 보석을 발견하는 기쁨처럼,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통해 어떤 복음의 역사를 이루실지 기대되었습니다. 아이들 양육에 대한 현실적인 걱정도 있었지만, 선교에 대한 열정이 더 컸기에 믿음으로 나아갔습니다.
주영훈 님: 스페인어를 전혀 못 하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선교를 시작하신 건가요?
유한나 선교사: 저는 원래 계획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입니다. 대학교 시절에는 30분 단위로 생활 계획표를 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변화시키셨습니다. 과테말라에 도착하자마자 스페인어를 못하는데도 글 없는 책 전도지 스페인어 버전을 외워서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학교 앞에서 열정적으로 전도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일단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열정만 앞섰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어느 날, 센터에 자주 오던 아이가 보이지 않아 집에 찾아갔습니다. 아이 엄마는 무관심했고, 아이는 15세인데 남자와 동거하고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았지만, 스페인어를 못해 항의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습니다. 마을을 돌며 기도하던 중 아이를 만났습니다. 남자와 사는 이유를 물으니, 남자 친구가 잘 해주고 다 좋다고 태연하게 대답했습니다. 성령님께서 아이의 외로움을 느끼게 하셨습니다. "너 많이 외로웠니?"라고 물으니, 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새벽 6시에 출근해서 밤 8시에 귀가했고, 아이는 세 살 동생을 혼자 돌봐야 했습니다. 외로움과 고립감에 지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지 못하고 기도하며 헤어졌습니다. 그때 제 안에 깊은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한 걸까?' 열심히 사역하고, 프로젝트 진행하며 결과에 취해 있었지만, 정작 아이들의 진짜 필요를 외면했습니다. 저는 선교사가 아니라 프로젝트 기획자에 불과했습니다. 엉터리 선교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 열정에 찬물을 끼얹으셨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엉터리 선교사임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새롭게 경험하고, 사랑을 가진 선교사로 변화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과테말라는 미성년자 성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15세 미만 미성년 임신과 출산이 빈번하고, 폐쇄적인 인디오 마을에서는 근친상간으로 인한 미성년자 임신과 출산이 많습니다. 삼촌과 결혼하거나, 새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영훈 님: 정말 어려운 현실 속에서 사역하시는군요. 자녀들의 건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자녀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나요?
유한나 선교사: 첫째 다해는 과테말라에 간 후 3-4개월은 괜찮았지만, 둘째 다윗은 계속 집에만 있으려 하고, 한국에서 좋아했던 어린이집도 싫어했습니다. 말을 배우고 놀이도 할 겸 유치원에 보냈지만, 계속 집에만 있으려 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은 "잘 지낸다", "적응 잘한다"고 했지만, 아이는 콧물 범벅,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은 채 돌아왔습니다. 한국과 과테말라의 유치원 개념이 다른가 생각했지만, 아이는 점점 더 안 좋아졌습니다. 현지인들과 소통을 거부하고, 스페인어에 짜증을 내고, 단기 선교팀에도 반응하지 않고 투명인간처럼 지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다윗에게 자폐가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2018년 한국에 나와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상담 선생님은 다윗과 소통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배웠지만, 다윗은 스페인어 소리만 들어도 입을 막고 싫어했습니다. 검사 결과, 뇌전증과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세 살이었던 다윗의 지능 지수(IQ)는 48-50 정도였습니다. 배변 훈련도 안 되어 있었고, 숟가락질도 못하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발달은 어렵고, 퇴행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소아 신경과에서는 발작을 조절하는 약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영훈 님: 보통 이런 상황이면 선교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치료에 전념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셨나요?
유한나 선교사: 저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남편에게 상황을 이야기했고, 남편은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고, 나는 과테말라에서 사역을 정리하겠다"고 했습니다. 한 달 후에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과테말라를 정리할 마음으로 돌아갔지만, 남편의 마음이 변해 있었습니다. 남편은 "우리가 다윗의 상황을 몰랐어도 하나님께서 이미 알고 보내셨으니, 다윗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예비하셨을 것이다. 우리를 부르신 이곳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나는 다윗을 위해 한국에 가겠다. 당신 혼자 사역하시라"고 했더니, 남편은 지쳐서 "그럼 아이 데리고 2년 한국에 갔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도해 보니 그것도 하나님의 뜻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주영훈 님: 과테말라 유치원에서도 다윗의 상황을 몰랐나요?
유한나 선교사: 한국 병원에 다녀온 후 유치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다윗의 장애 진단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했습니다. 다윗이 유치원 반에 들어간 적이 거의 없고, 늘 놀이터나 밖에서 혼자 방치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콧물 범벅, 기저귀 상태도 방치되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에 화가 났고,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는지 원망스러웠습니다. 과테말라의 모든 것이 싫어졌습니다. 절망감에 휩싸였습니다.
주영훈 님: 화도 나고, 더 이상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텐데, 남편분은 계속 남겠다고 하니 갈등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결론이 났나요?
유한나 선교사: 남편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하나님 뜻이라며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매일 기도하며 "과테말라에 있는 것이 믿음인가, 한국에 가는 것이 믿음인가" 질문했습니다. 어느 날, 신명기 1장 33절 "먼저 가서 너희가 머무를 곳을 찾고 불과 구름 기둥으로 너희 갈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주셨습니다. "먼저 가시는 하나님은 알겠는데, 어디에 계시냐? 한국에 계시냐, 과테말라에 계시냐? 불과 구름 기둥은 대체 무엇이냐?" 질문했습니다. 하나님은 "네 남편"이라고 응답하셨습니다. 기도하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알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과 남편의 말씀에 순종하여 과테말라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주영훈 님: 기도 응답이 신기합니다. 본인은 편한 길을 찾고 싶었지만, 하나님은 다른 길을 인도하셨습니다. 감사함으로 순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감사할 수 있었나요?
유한나 선교사: 하나님께서 감사 기도를 명령하셨습니다. "내 아이가 평생 고치지 못하는 장애가 있고, 하루에도 수십 번 발작하는데 무엇을 감사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지만,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억지로 감사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병을 발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보 기도자들을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작 중에도 뇌 손상이 없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억지 감사를 했습니다.
주영훈 님: 힘든 결정을 하시고 선교지에 남기로 하셨습니다. 전문가의 말처럼 재활 치료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재활 치료를 진행하셨나요?
유한나 선교사: 열심히 사역했지만, 다윗뿐 아니라 다해와 다니엘에게도 소홀했습니다. 다윗처럼 아픔과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간식을 챙겨주고, 공놀이, 그림 그리기, 만들기, 베드민턴 등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 곁에서 떠나지 않고 촘촘하게 시간을 채웠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매일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 할 때 함께 있었다면 다윗이 아프지 않았을 텐데... 진작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면...'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어느 날 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고통에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두컴컴한 밤하늘 아래 가로등 불빛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주님, 저 포기하고 싶어요. 더 이상 못하겠어요. 이대로 주님 품에 안식하고 싶어요." 울부짖었습니다. 어둠에 잠식되지 않으려고 심호흡을 하고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가로등 불빛 아래는 밝았지만, 주변은 여전히 어둠에 잠겨 있었습니다. "하나님, 저 가로등 불빛만큼이라도 제게 비춰주세요." 빛을 갈망하며 기도했습니다. 이사야서 53장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안을 누리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말씀이 임하는 순간, 제 안에 빛이 생기는 듯 평안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징계를 받으신 것이 저에게 평안을 주시기 위함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예수님께서 "너의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다 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십자가를 졌다. 평안을 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고난주간 직전에 십자가의 은혜가 깊이 와닿았습니다. 주님 안에서 큰 위로와 안식을 경험했습니다. 수년간 수많은 눈물과 고통 속에서 하나님과 대화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주영훈 님: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는지, 다윗을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났나요?
유한나 선교사: 단기 선교팀이 사역지를 방문했습니다. 다윗의 상황을 듣고 미국에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라 흘려 들었지만, 선교팀 중 한 분이 미국 병원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병원에서 한국 검사 기록과 소견서를 영문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영문 서류를 보냈더니, 병원 메디컬팀에서 회의 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으니 미국에 와서 검사를 다시 받아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검사비는 5만 달러였습니다. 5만 달러라는 거액에 막막했지만,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제 욕심으로 아이를 검사받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생활비 한 푼 쓰지 않고 검사받을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유한나 선교사: 병원 매니저에게 답변이 없자 연락이 왔습니다.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병원 재정 지원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지만, 선교사 신분으로 100% 충족하기 어려웠습니다. 일단 서류를 보냈지만, 매니저도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미국 한인 의사들은 "시민권자, 영주권자가 1순위고, 3순위가 제3국 가난한 사람들인데 순위가 내려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방법을 알아보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윗에게 6개월 동안 필요한 모든 의료 행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입니다! 병원을 연결해준 전도사님은 지인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했고, 미국 체류 호텔비, 식비, 교통비 전액을 지원받았습니다. 정말 단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미국에 가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영훈 님: 정말 기적적인 일이네요! 미국 어느 지역이었나요?
유한나 선교사: 텍사스였습니다. 기대를 안고 미국에 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치료 방법을 예비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윗은 입원하여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의사 선생님 설명도 부족했고, 약도 한국에서 먹던 약을 계속 먹으라고만 했습니다. 실망감을 느꼈지만, 의사 선생님은 유전자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몇 달 후에 나온다고 했습니다. 과테말라로 돌아왔지만, "왜 미국에 보내신 거지?" 의문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몇 달 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CHD2 유전자 결핍으로 인한 뇌전증과 지적장애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날 밤, 다윗을 재우려고 성경을 읽어주는데, 요한복음 9장 "이 병은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려 하심이라" 말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구절을 읽고 정말 엉엉 울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계속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하나님 음성이 아니라 제 합리화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말씀을 통해 명확하게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다시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모든 것이 정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윗의 아픔은 제 잘못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을 나타내시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 영광을 드러내시기 위해 유전자 하나 빼먹고 다윗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진정한 감사를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뿐 아니라 저 또한 사랑하시는 분이심을 깨달았습니다. 죄책감에 사역도 못하고 주저앉아 불안에 떨던 저를 살리시기 위해 기적을 일으키시고 미국에 보내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주영훈 님: 정말 놀라운 기적입니다. 죄책감에서 해방되니 그다음에는 어떤 역사가 일어났나요?
유한나 선교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나님은 다윗을 직접 치료하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병원 검사 후, 집 근처 기독교 학교 유치원에 다윗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매일 전화가 왔습니다. "다윗이 운동장에서 안 들어와요.", "교실 바닥에 누워 있어요.", "친구 팔을 물었어요.", "의자를 집어 던졌어요.", "영어 시간에 쫓겨났어요." 매일 죄인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학교에 가서 "죄송합니다"를 반복했습니다. 어느 날은 죄송해서 학교에 보낼 수 없었습니다. 학교에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려고 갔는데, 선생님이 "하나님은 무한하신 능력을 가지신 분이시다. 하나님 능력을 믿고 다윗을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사랑과 헌신으로 다윗은 유치원에서 받았던 상처를 치유받고 회복되었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귀한 선생님을 통해 치료해주셨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병원에서는 "더 이상 발달이 어렵다"고 했지만, 다윗은 변화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리처럼 뒤뚱거리고, 몸 균형도 못 잡고, 손발도 굳어갔지만, 이제는 잘 걷고, 잘 서 있고, 자전거도 탑니다. 자전거는 절대 못 탈 것이라고 했었는데, 타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어느 날, 방에 갔더니 다윗이 혼자 잠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단추도 혼자 채우고 푸는 모습을 보고 감격했습니다. 남편에게 자랑했더니 안 믿었지만, 영상을 보여주니 함께 울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니 된다! 하나님 은혜 베푸시니 된다!" 고백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서 온라인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다해가 다윗에게 "같이 타자"고 했지만, 저는 "어차피 못 탈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다해는 다윗과 손을 잡고 함께 스케이트를 탔고, 다윗은 곧 혼자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몸 균형 감각 문제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다시 경험했습니다. 다윗의 삶을 주관하시고 치료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확신했습니다.
주영훈 님: 정말 놀라운 간증입니다. 다해에게도 어려운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2년 전, 다윗 검사 때문에 한국에 나와 있었는데, 과테말라에 있던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다해가 쓰러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몸이 강직되고, 의식을 잃고, 눈이 돌아간 상태로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지만, 다해는 의식을 잃은 후에도 계속 전화를 했습니다. 30분 간격으로 영상 통화를 했는데, 쓰러지면서 안경이 깨지고, 얼굴에 멍이 들고, 눈 초점이 흐릿했습니다. 계속 "엄마, 엄마" 불렀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안심시키고 기도했습니다. 마다의 찬양 "다 이해할 수 없을 때라도 감사하며"가 입에서 맴돌았습니다. "하나님, 또 감사하라고 하시네요." "하나님은 선하십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다해를 사랑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감사 기도를 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다니엘이 큐티 책을 들고 와서 "엄마, 오늘 큐티 안 했는데, 큐티 해요"라고 했습니다. 다니엘서 말씀 묵상 중, "너를 높이는 자도 나고, 낮추는 자도 나고, 모든 것을 주는 자도 나고, 거두어가는 자도 나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묵상을 마치고 다니엘을 안고 기도하며 "다니엘 삶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는데, "내가 다니엘 삶에만 주관자가 되겠느냐?" 질문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요, 하나님은 다해 삶에도 주관자가 되십니다" 고백했습니다. 드라마처럼 제 안에 "이겼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과거 교통사고와 감전사고에서 다해를 지켜주셨던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지켜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쓰러질 때 상반신은 잔디밭, 하반신은 아스팔트 쪽으로 넘어졌고, 고개도 옆으로 돌려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다해를 살리시기로 작정하셨다는 마음에 감사가 넘쳤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일조차도 하나님의 선하심 안에 있고, 하나님의 일하심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다해가 아프든 안 아프든, 약을 먹든 안 먹든, 과테말라에 살든 어디에 살든 상관없습니다. 하나님을 더 알 수 있는 곳이면 됩니다" 믿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제 안에 "이겼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그 주, 다해가 한국에 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뇌전증 진단을 받았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습니다. 이미 주님 안에서 이겼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해에게 "감기 걸려 약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뇌전증 때문에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이상한 거지, 네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다해를 품에 안고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잘 지내던 중, 작년 11월 다윗이 차 안에서 거품을 물고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 다해가 다윗을 걱정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자신이 쓰러질 때 모습을 못 보지만, 동생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마음은 아팠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았습니다. 다해를 위로하며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괜찮다"고 다독여 재웠습니다. 그날 밤 기도하며 묵상했습니다. "내가 믿음 사람이어서 믿음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믿음 길로 걷게 하시기 때문에 믿음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것이다" 깨달았습니다. 다윗 문제가 터질 때마다 힘들어서 주저앉았다가, 말씀과 기도로 겨우 일어섰던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계심을 깨달았습니다.
주영훈 님: 오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 님도 계속 눈물을 흘리시네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연 님: 선교사님 이야기가 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과거 힘든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선교사님께서 "너무 외로웠다"고 하신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정말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정말 외로웠습니다. 다윗 문제를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상담할 곳도 없었습니다. 내 아이만 그런가 생각하며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주영훈 님: 남편 선교사님도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두 자녀가 아프면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유한나 선교사: 남편은 가장이라서 힘든 내색은 안 했지만, 혼자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재작년 선교 보고 때 남편이 "세 자녀 중 두 명이 아프다. 더 좋은 의료 환경에서 치료받게 하고 싶은 아버지 마음과 부르심에 순종하고 싶은 선교사 소명 사이에서 갈등했다"고 했습니다. 밤마다 갈등하며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로마서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 말씀을 묵상하며 "왜 후회하지 않으실까?" 질문했습니다. 하나님은 완전하시고, 온전하시고, 전지전능하시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으신다는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이 모든 과정을 다 포함해서 부르셨구나.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과테말라에 보내신 것을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다" 믿음이 생겼습니다. 선택 옵션을 놓고 고민할 때는 답을 찾을 수 없었지만, 하나님 성품을 묵상하니 답을 찾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후회하지 않으신다면, 우리도 후회하지 말고 과테말라로 돌아가자." 과테말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유한나 선교사: 저희 사역지는 시골이라 아이들 학교까지 차로 40분에서 2시간 30분 거리입니다. 학교 버스에 에어컨이 없어 더운 날에는 아이들이 지쳐 내립니다. 다윗은 아프다고 호소할 때도 있습니다. 학교 근처에 집을 얻어 생활하며 사역지를 오가는 것을 고민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지금 돌보고 있는 250명 아이들과 가정 곁에 머물라"고 명령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 주님 마음에 순종하여 이곳에 남아있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아이들을 책임져 주세요." 기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주영훈 님: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아대책 결연 아동 사역 외에 현지에서 진행하는 사역을 소개해주세요.
유한나 선교사: 결연 아동 250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방과후 교실과 주 1회 예배, 성경 공부를 진행합니다. 예배 후 아이들에게 기도 제목을 익명으로 받는데, 3분의 1 이상이 가정 폭력에 관한 기도 제목을 냈습니다. "하나님, 제가 착한 아이가 되어 아빠가 저를 때리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는 자신이 잘못해서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정 폭력과 알코올 중독 문제가 심각합니다. 아이들 기도 제목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집에서 기도만 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은 삶의 현장에서 전쟁처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축복하고 기도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정말 축복된 아이다. 사랑한다." 기도하고 안아주고 학교**에 보냅니다.
유한나 선교사: 중고등부 아이들은 가난 때문에 일을 많이 합니다.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매일 만날 수 없기에, 주 1회 예배와 컴퓨터, 영어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것을 지원합니다. 전화 심방, 가정 심방도 합니다. 최근 한 아이가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가정 방문을 했습니다. 가난한 지역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 합니다. 아버지만 계신 가정이었는데, 아이 수술 후 아빠가 2주 동안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수입이 끊겼습니다. 수도 병원까지 하루 종일 걸리고, 치료비도 부담되었습니다. 가정 방문을 통해 아이들과 가정의 어려움을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자녀가 아플 때 다른 자녀들을 놓고 병원에 가야 하는 부모 마음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병원 갈 때 시간이라도 단축시켜 드리기 위해 수도 병원까지 직접 데려다 드리고, 의료비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영훈 님: 재정적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을 텐데, 어떻게 재정을 마련하고 있나요?
유한나 선교사: 대부분 기아대책 후원으로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끔 하나님께서 다른 방법으로 채워주실 때도 있습니다. 결연 아동 가정에 아기가 태어났다고 해서 축하 방문을 했는데, 엄마 표정이 어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