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그 후, 고아원 현실과 조윤환 대표의 고발 증언
고아원 실태 고발: 영화 '도가니' 그 후
영화 '도가니'를 떠올리게 하는 고아원의 충격적인 현실: 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의 생생한 증언
우리의 마음속 깊이 박혀 있는 장애 학생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다들 기억하시나요? 영화 속 이야기가 스크린을 넘어 현실에서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데요. 오늘, 영화 '도가니'를 떠올리게 하는 고아원의 생생한 현실을 직접 경험하고, 고아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바로 고아권익연대의 조윤환 대표님인데요. 대표님의 충격적인 간증을 통해 고아원의 어두운 그림자를 낱낱이 파헤쳐 보고, 우리 사회가 외면해 왔던 진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조윤환 대표님은 고아원에서 성장하며 겪었던 숱한 어려움들을 딛고, 현재는 고아원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다. 대표님의 과거 별명은 '헐크'였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거친 환경 속에서 강인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아권익연대는 뿌리를 찾기 위한 여정에서 시작된 단체라고 합니다. 기존 단체들이 아이들을 돕는 데 집중했다면, 고아권익연대는 잃어버린 뿌리를 찾아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표님 역시 어린 시절 부모님께 버려진 아픈 기억을 가지고 계신데요, 대표님의 가슴 아픈 과거 이야기가 영화 '도가니'를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할 것입니다.
대표님은 여섯 살 무렵, 터미널에서 어머니께 버려졌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당시 병원 입원 중)를 만나고 오겠다며 야구복을 사주셨고, 대표님은 어머니를 기다렸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해가 지도록 어머니를 기다리던 어린 조윤환 대표님은 경찰관과 함께 어머니를 찾아 나섰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동일시보호소라는 곳에 가게 되는데요. 그곳은 마치 '시체가 나가는 곳'처럼 느껴질 정도로 끔찍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보호소에 도착하자마자 10대 청소년들에게 '빠따'를 맞고 있는 아이들을 목격하며, 이곳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강렬한 생존 본능을 느꼈다고 합니다.
아동일시보호소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무는 곳으로, 이후에는 고아원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대표님은 충남 부여의 한 고아원으로 가게 되었는데요, 그곳에서의 생활은 폭력과 학대로 가득 찬 끔찍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고아원에 도착하자마자 선배들에게 기강을 잡히는 것은 일상이었고, '파리대왕'이라는 영화처럼 아이들끼리 질서를 강압적으로 만들어가는 잔혹한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입에 재갈을 물리고 구타하는 것은 다반사였으며, 심지어 '돌림빵'이라는 집단 구타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에 익숙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고아원의 현실이었던 것입니다.
고아원에서는 폭력뿐만 아니라 굶주림과 질병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밥에서는 애벌레가 나오는 경우가 흔했으며, 김치나 계란후라이 같은 제대로 된 반찬은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도시락은 항상 부족했고, 80명 아이들에게 40~50개 도시락만이 제공되어 아침 일찍 도시락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년에 용돈으로 500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고아원 생활의 궁핍함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명절이나 연말에는 후원자들에게 편지를 써야 했는데, 후원금은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원장의 횡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고아원의 가장 큰 문제는 폭력이나 학대보다 부정부패와 비리였다고 대표님은 지적합니다.
학교는 의무적으로 다녔지만, 학교 역시 고아원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어려움의 공간이었습니다. 도시락 부족은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고, 학교 폭력 또한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아원에서의 폭력에 비하면 학교 폭력은 오히려 덜 심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고아원에서는 입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시설에서 아이들을 입양 보내는 것을 꺼렸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시설 운영의 '소득 요인'이었고, 입양은 시설의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입양을 보내더라도 시설은 곧바로 다른 아이로 빈자리를 채워 '머릿수'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절망적인 고아원 생활 속에서 대표님은 '전도사 할머니'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매주 고아원을 방문했던 전도사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성경 말씀을 가르쳐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아이들은 예배를 싫어했지만, 대표님은 왠지 모르게 할머니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을 전도하러 오는데, 하나님이 너희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었습니다. 할머니의 순수한 믿음은 어린 조윤환 대표님의 마음속에 작은 불씨를 심어주었습니다.
전도사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후, 교회에서 새로운 남자 전도사님이 오셨습니다. 새 전도사님은 아이들에게 성경을 읽으면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는 약속을 전했고, 대표님은 호기심에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성경을 읽기 시작하면서 대표님의 삶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싸움, 이성 관계, 운동, 지혜 등 4가지 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놀랍게 응답해주셨다고 합니다. 특히 학업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 되었습니다. 시설에서도 대표님을 'VIP' 대우하기 시작했고, 후원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믿게 되면서 대표님은 삶의 가치관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폭력과 도둑질에 익숙했지만, 하나님을 믿고 난 후에는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도둑질을 하다가도, 이제는 도둑질을 멈추겠다고 선언하고 친구에게 함께 변화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앙심이 깊어질수록 고아원 생활의 부조리함과 폭력적인 문화에 대한 갈등 또한 커져갔습니다. 선배들에게 폭력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인 문화에 동화되어가는 모습에 괴로워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대표님은 다시 한번 시련을 겪게 됩니다. 중학교 시절 놀라운 학업 성적을 거두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고, 심지어 시설에서 '기사'까지 보내줬지만, 학업 부진은 계속되었습니다. 절망감에 휩싸인 대표님은 다시 성경을 펼쳐 읽기 시작했고, 전도에 힘쓰면서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간절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표님이 다니던 고아원은 비리 문제로 폐쇄됩니다. 시설 아이들은 다른 고아원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대표님은 경기도 양평의 한 고아원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양평의 고아원은 이전 고아원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다양한 행사와 활동이 있었고, 점심시간에는 찬양 모임도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대표님은 찬양 모임 리더를 맡으면서 다시 활력을 되찾았고,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공부만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 안에는 더 좋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신학대학교에 진학한 후, 대표님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가 되었습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의 회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장애인들을 돕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사회복지사로서의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목회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하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하여 목회자의 길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역시 어려움을 느끼고, 결국 택시 운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딸을 키우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혼은 또 다른 큰 산이었습니다. 신학대학원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을 결심했지만, 장인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고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딸을 줄 수 없다는 장인의 완강한 반대에 절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장인을 설득했습니다. 진심을 담아 장인에게 편지를 쓰고, 3년 안에 빚을 모두 갚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결국 장인의 마음을 움직여 결혼에 성공하게 되었고, 현재는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고아원에서의 경험은 대표님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고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을 돕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고아권익연대를 설립하여 고아들의 권리 찾기에 앞장서고 있으며, 특히 고아 자립지원금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아원을 크게 짓는 것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고아원이 사라지고 모든 아이들이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는 사회를 꿈꿉니다. 고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아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대표님은 고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닌, '신원(伸冤)', 즉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아들은 시설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며 살아왔지만,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었습니다. 고아권익연대는 고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설 자립지원금 미지급 문제 해결에 앞장서, 많은 고아들이 정당한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과거 시설에서 자립지원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던 관행을 개선하고, 현재는 시설에서 자립지원금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고아원에서의 성폭력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대표님은 시설 내 성폭력은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돈 문제는 제도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성폭력 문제는 뿌리 깊은 고아원 문화와 시스템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시설 아동 협회에서 과거 성폭력 문제를 인정하고 현재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대표님은 시설 전수조사를 통해 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고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고아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머니를 찾아 재회했지만, 여전히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함께 먹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어머니는 새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대표님을 냉대했고, 대표님은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어머니와 따뜻한 밥 한 끼 함께 먹는 소박한 소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는 고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우리 사회가 고아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은 고아원 출신 선배, 후배들에게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나오라고 격려합니다. 사회는 고아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고아권익연대와 같은 단체가 함께 아픔을 나누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혼자 고통스러워하지 말고, 세상과 소통하며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자고 힘주어 말합니다. 더불어 고아원이 사라지고 모든 아이들이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자고 호소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