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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투자 위험과 따상 환상, 개인 투자자 손실 이유 분석

요약

주식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대박'의 꿈을 꾸게 됩니다. 특히 신규 상장 종목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곧바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현상을 일컫는 '따상'은 마치 투자자들에게 꿈같은 현실을 선사하는 마법의 주문처럼 들리곤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혹시 이런 따상의 환상이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인지,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차가운 진실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은 바로 그 '따상'이라는 1%의 꿈을 쫓다가 왜 99%의 투자자들이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되는지에 대한 냉철하고도 심층적인 분석을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스팩(SPAC), 도대체 무엇인가요? 겉은 껍데기, 속은 인수 합병의 도구

스팩(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우리말로 풀어보면 '기업 인수 목적 특수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부터 그 정체성이 명확하게 드러나듯이, 이 회사는 처음부터 어떤 특정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아닙니다. 마치 내용물이 비어있는 빈 상자나 껍데기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럼 이 껍데기 회사가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요? 바로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유일한 존재 목적으로 하는 특수 법인이라는 것입니다. 스팩은 일반적인 기업처럼 생산 활동을 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미래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 비상장 기업을 발굴하여 합병하고, 그 비상장 기업이 우회적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1].

이러한 스팩의 개념은 언뜻 복잡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 원리는 상당히 명료합니다. 스팩은 우선 기업 공개(IPO)를 통해 공모 자금을 모집하여 주식 시장에 상장합니다. 이때 모집된 자금은 주로 신탁 계좌에 예치되어 안전하게 보관됩니다. 상장 후 스팩은 정해진 기간, 보통 3년 이내에 합병할 만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 나섭니다. 만약 기한 내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거나 합병에 실패하면, 스팩은 해산되고 신탁 계좌에 보관된 자금은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함께 돌려주게 됩니다 [2]. 하지만 합병에 성공하게 되면, 스팩은 소멸하고 합병된 비상장 기업이 스팩의 이름을 이어받아 상장 기업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스팩은 비상장 기업이 복잡하고 시간 소모적인 전통적인 IPO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주식 시장에 입성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스팩의 탄생 배경과 팬데믹 시기 폭발적 인기

스팩이라는 개념은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 역사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주로 규제가 복잡하거나 자금 조달이 어려운 특정 기업들이 우회 상장을 위해 활용하는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스팩 시장에 전례 없는 붐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팬데믹 시기에 스팩이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전통적인 IPO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업들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상장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투자자들 또한 저금리 환경 속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때, 스팩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스팩을 통한 상장은 일반적인 IPO보다 심사 절차가 간소하고 시간이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빠르게 자금이 필요한 비상장 기업들에게는 매우 큰 이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스팩은 이미 상장되어 있는 '껍데기 회사'이기 때문에, 합병만 성사되면 사실상 비상장 기업이 상장 기업으로 곧바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 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20년과 2021년은 스팩 시장의 '골드러시' 시대로 기록될 만큼 엄청난 수의 스팩이 상장되고 합병이 추진되었습니다 [3]. 특히 기술주와 바이오 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대거 상장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스팩 투자가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스팩의 기본 구조와 합병 프로세스: 껍데기에서 실제 기업으로의 변신

그렇다면 스팩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껍데기에서 실제 기업으로 변신하게 될까요? 스팩의 기본 구조와 합병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스팩의 설립 및 상장입니다. 스팩은 특정 산업 분야의 전문가나 투자 전문가로 구성된 '스폰서(Sponsor)'에 의해 설립됩니다. 스폰서는 스팩 설립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출자하고, 합병 대상을 물색하며 합병을 성사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스팩은 설립 후, 증권신고서 제출 및 공모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증권시장에 상장됩니다. 이때 모집된 자금의 대부분은 합병 대상 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될 목적으로 신탁 계좌에 예치됩니다. 이러한 예치금은 스팩이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돌려줄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스팩 투자의 매력 중 하나로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둘째, 합병 대상 기업 물색 및 협상입니다. 스팩은 상장 후 3년(미국은 보통 2년) 이내의 기한 동안 합병할 만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스폰서의 역량과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스폰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시장에서 저평가되어 있는 비상장 기업을 발굴하여 합병을 제안하고, 기업 실사(Due Diligence)를 거쳐 합병 조건과 가치를 평가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비상장 기업의 가치 평가가 특히 중요한데, 스팩의 스폰서와 비상장 기업 경영진 간의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객관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셋째, 주주총회 승인 및 합병 완료입니다.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확정하고 합병 계약을 체결하면, 스팩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스팩 주주들은 합병 안건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Redemption Right)을 행사하여 자신들이 투자했던 공모가 수준의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스팩 투자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안전판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승인되면, 스팩은 소멸하고 비상장 기업이 스팩의 이름으로 상장하게 되며, 기존 스팩 주식은 합병된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됩니다. 이를 'De-SPAC' (디-스팩) 과정이라고 부르는데, 사실상 이때부터 비로소 비상장 기업이 상장 기업으로서 본격적인 주식 거래를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4].

이러한 스팩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은 '따상'이라는 환상이 왜 99%의 손실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전제 지식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스팩 투자가 왜 그렇게 많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는지, 그리고 그 매력 속에 숨겨진 함정은 무엇이었는지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스팩 투자, 왜 매력적으로 보였을까요? 꿈과 현실의 간극

스팩 투자는 특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새로운 공모주 투자' 방식으로 각광받았습니다. 공모주 투자는 오랫동안 상장 첫날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져 왔는데, 스팩 투자 역시 유사한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팩이 일반 공모주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되기 쉬웠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스팩 투자는 어떤 매력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했을까요?

기업의 관점: 빠르고 예측 가능한 상장 통로

비상장 기업의 입장에서 스팩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고속 상장 통로'라는 점에서 엄청난 매력을 지닙니다. 전통적인 IPO 방식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되는 복잡하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가 산정 및 상장 자체가 연기되거나 철회될 위험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스팩을 통한 상장은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상당 부분 단축시켜 줍니다. 이미 상장된 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장 절차가 훨씬 간소하고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여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신기술 기업들에게는 이러한 속도와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 때문에 한때는 "미래 성장 기업들은 모두 스팩을 통해 상장할 것"이라는 과장된 기대감마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개인 투자자의 관점: 낮은 진입 장벽과 '따상'의 환상

개인 투자자들에게 스팩은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과 잠재적인 '따상'의 기대감이라는 두 가지 큰 유혹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팩은 상장 초기 공모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공모주처럼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배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적습니다. 즉, 누구나 쉽게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스팩 상장 시 보통 주당 2,000원 내외의 공모가로 발행되는데, 이 가격은 합병 실패 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안전장치와 맞물려 투자자들에게 '손실 위험이 적은 투자'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여기에 더해, 극히 일부 스팩의 합병 상장 후 '따상'을 기록하는 성공 사례들이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과도하게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마치 로또 당첨처럼 엄청난 수익률을 단기간에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이 퍼져나간 것입니다. 사람들은 성공한 소수의 사례만을 기억하고, 그 뒤에 가려진 수많은 실패 사례들은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팩 시장 역시 이러한 인간의 심리적 편향, 즉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성공 사례가 마치 스팩 투자의 보편적인 결과인 양 포장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들게 된 배경이 된 것입니다 [5]. 하지만 과연 이 '따상'의 꿈은 얼마나 현실적인 것이었을까요? 이제는 99%의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냉혹한 현실을 파헤쳐 볼 시간입니다.

'따상'은 1%의 꿈, 99%가 잃는 이유: 환상이 깨지는 순간들

이제 스팩 투자의 민낯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왜 그렇게 많은 투자자들이 '따상'이라는 달콤한 환상을 쫓다가 결국 쓰디쓴 손실을 맛보게 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스팩이라는 투자 상품이 내재하고 있는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와 시장의 비합리적인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그 핵심적인 이유들을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고질적인 희석(Dilution) 문제: 피자 조각이 계속 줄어드는 마법

스팩 투자의 가장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바로 '희석(Dilution)'입니다. 희석이란 기업의 총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스팩은 그 구조상 합병이 진행될수록 필연적으로 여러 형태의 주식 희석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피자 비유를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처음에는 여덟 조각으로 나뉜 피자 한 판의 한 조각(1/8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서 "이 피자에 우리도 좀 보태고 싶다"면서 새로운 피자 조각들을 계속 만들어낸다고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이 가지고 있던 한 조각은 여전히 한 조각이지만, 전체 피자의 조각 수가 늘어나면서 여러분의 '상대적인 지분율'은 계속 줄어드는 것입니다. 스팩에서는 이런 희석이 다음과 같은 여러 경로로 발생합니다.

  • 스폰서 지분(Promote Share)으로 인한 희석: 스팩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스폰서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기 전에 이미 매우 낮은 가격에 상당량의 주식 또는 워런트(주식매수선택권)를 확보합니다. 이는 스폰서가 합병을 성공시켰을 때 얻는 일종의 성과 보수인데, 보통 스팩 전체 지분의 20%에 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만약 스폰서가 1억 원을 투자하여 20억 원어치에 해당하는 지분을 취득했다면, 이는 기존 투자자들의 몫을 그만큼 잠식하게 됩니다. 즉, 합병 대상 기업의 가치가 100이라면, 이미 스폰서가 20을 가져간 상태에서 나머지 80을 기존 투자자들과 나누는 격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스폰서 지분은 합병 후 시장에 풀릴 경우 상당한 매물 부담으로 작용하여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 워런트(Warrant) 발행으로 인한 희석: 스팩은 일반 주식과 함께 워런트(Warrant)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런트는 특정 가격(행사 가격)에 미래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데, 스팩 워런트는 합병 후 스팩이 해산되지 않고 합병된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될 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초기 투자자들에게 워런트는 일종의 보너스처럼 주어지지만, 워런트가 행사되어 새로운 주식이 발행되면 총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됩니다. 예를 들어, 워런트 행사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낮다면, 워런트 보유자들은 저렴하게 주식을 취득한 후 시장에 매도하여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 투자로 인한 희석: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고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 방식으로 기관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PIPE 투자라고 하는데, 이 PIPE 투자자들은 보통 시장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하게 됩니다 [7]. 그들이 저렴하게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스팩이 합병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으로 할인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합병 후 주가가 상승하면 이들 PIPE 투자자들은 곧바로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들의 대량 매도는 주가에 엄청난 하락 압력을 가하며, 역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희석은 스팩 투자자들이 합병 초기 공모가 수준에서 주식을 매수했더라도, 합병 후에는 주식 수가 급증하여 주당 가치가 예상보다 훨씬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즉, 겉으로는 '합병 프리미엄'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파이 조각이 계속해서 작아지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실한 합병 대상 및 고평가 문제: 껍데기에 부실을 담는 격

스팩 투자의 또 다른 치명적인 함정은 바로 '부실한 합병 대상 기업'과 그에 따른 '고평가' 문제입니다. 스팩은 상장 후 정해진 기간 내에 합병 대상을 찾아야만 합니다. 이 기한은 스폰서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는데, 시간이 촉박해질수록 검증이 덜 된 기업을 무리하게 합병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마치 급하게 집을 구하다 보니,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문제가 많은 집을 계약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팩 상장 심사는 일반 IPO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소하다는 점도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킵니다. 스팩 자체가 비어있는 껍데기 회사이기 때문에, 상장 심사 시에는 스폰서의 역량과 자금 예치 여부 등 형식적인 요건 위주로 심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합병 대상 기업'에 대한 심사는 합병이 결정된 이후에나 제대로 이루어지며, 이마저도 일반 IPO 심사만큼 엄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성장성은 불확실하고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손쉽게 우회 상장하는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더욱이 문제는 합병 대상 기업의 가치 평가가 시장의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스폰서와 피합병 기업 경영진 간의 '밀실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짙다는 것입니다. 스폰서는 합병을 성공시켜야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피합병 기업의 가치를 다소 과대평가(Overvaluation)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상장 기업 입장에서도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것이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합병된 기업이 시장에 상장되는 순간부터 이미 고평가된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 됩니다. 마치 정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산 뒤, 뒤늦게야 그 사실을 깨닫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 후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시작되면 이러한 고평가는 곧바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De-SPAC 리스크: 합병 후 주가 하락의 악몽

스팩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바로 'De-SPAC' 과정, 즉 합병 완료 후 스팩 주식이 피합병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되고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 시점을 '따상'의 기회가 찾아오는 순간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대다수의 스팩이 합병 후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는 'De-SPAC 리스크'에 직면합니다 [8].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요?

  • 차익 실현 매물 출회: 앞서 언급했듯이, 스폰서, PIPE 투자자, 그리고 합병 전에 스팩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한 초기 투자자들은 합병 후 주가가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곧바로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PIPE 투자자들은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받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이 공모가 이상만 되어도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들의 대규모 매도 물량은 상장 초반 주가에 엄청난 하방 압력을 가합니다.

  • 보호 예수 해제(Lock-up) 물량 출회: 합병된 기업의 대주주나 초기 투자자들은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도록 보호 예수(Lock-up)가 설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주가 안정화를 위한 장치이지만, 보호 예수 기간이 해제되는 시점에는 대규모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팩의 경우, 이러한 보호 예수 해제 시점이 일반 IPO 기업보다 빠르게 도래하거나, 물량 자체가 많을 수 있다는 점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기업 가치 재평가: 합병이 완료되고 새로운 상장 기업이 탄생하면, 시장은 그 기업의 사업 모델, 재무 상태, 성장 가능성 등을 냉정하게 재평가하기 시작합니다. 스팩 합병 과정에서 과대평가되었던 기업 가치는 시장의 엄격한 잣대 앞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게 됩니다. 특히, 스팩이 인수한 기업들 중에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만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에, 실적 부진이나 성장세 둔화 소식은 곧바로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꿈과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주가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인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와 데이터는 스팩 합병 이후 주가 수익률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020년과 2021년 미국에서 De-SPAC을 완료한 기업들의 주가는 합병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평균적으로 30% 이상 하락했다는 분석 결과도 있습니다 [9]. 이는 '따상'이라는 1%의 꿈이 99%의 손실로 귀결되는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폰서와 초기 투자자의 이득 구조: 개미 투자자의 희생양

스팩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 구조 자체가 스폰서와 일부 초기 기관 투자자들에게 극도로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사실상 이러한 '큰 손'들의 수익 실현을 위한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스폰서의 저가 워런트 및 지분 확보: 스폰서는 스팩 설립 단계에서 투자한 소액의 자본으로 전체 스팩 지분의 2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프로모트 지분(Promote Share)'이라고 불리며, 스폰서의 엄청난 수익원으로 작용합니다. 만약 스팩이 합병에 성공한다면, 스폰서는 거의 아무런 위험 부담 없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됩니다. 설령 합병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수준을 크게 밑돌더라도, 스폰서 입장에서는 이미 극히 낮은 가격에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여전히 이익을 볼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반면 공모가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 됩니다.

  • PIPE 투자자의 저가 매수 특혜: 앞서 설명했듯이, PIPE 투자자들은 시장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특혜를 누립니다. 이들은 주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나 헤지펀드인데, 스팩이 합병을 발표한 후 '확정된' 주식에 대해 할인된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은 최소화하고 수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들이 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합병 후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즉시 매도하여 차익을 실현하는 것은 당연한 경제적 행동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가 상승 기대를 꺾고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스팩은 스폰서와 PIPE 투자자들에게는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의 투자처인 반면,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 또는 '하이 리스크, 노 리턴'의 투자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마치 거대한 금융 피라미드 게임에서 마지막에 들어온 사람들이 손실을 떠안는 것과 유사한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보 비대칭성: 개미는 알 수 없는 정보의 바다

스팩 투자에 있어서 개인 투자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정보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입니다. 정보 비대칭성은 거래 당사자 중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은 또는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스팩 투자에서는 이러한 정보 비대칭성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 기업 실사 정보 부족: 스팩이 합병할 비상장 기업은 아직 상장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그 기업에 대한 상세한 사업 내용, 재무 상태, 성장 전략, 경쟁 환경 등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IPO의 경우에도 기업 실사 보고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스팩의 경우 합병 대상 기업에 대한 실사 정보가 스폰서와 소수 관계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공유될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합병 발표 시 공개되는 제한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투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마치 눈을 가리고 다트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내부 정보 활용 가능성: 스팩 합병 과정에서는 합병 대상 기업 선정, 가치 평가, 합병 조건 협상 등 다양한 '내부 정보'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내부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스폰서나 관계자들은 이를 활용하여 투자에 유리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법적으로 내부자 거래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지만, 정보 접근성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은 충분한 정보 없이 '합병 성공 시 대박'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정보의 불균형은 결국 투기적인 요소를 강화하고,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이 됩니다.

시장 심리 및 버블: 광풍에 휩쓸린 투자자들

스팩 투자의 위험성을 증폭시킨 마지막 요인은 바로 '시장 심리'와 그로 인한 '버블(Bubble) 형성'입니다. 2020년과 2021년 저금리 환경 속에서 주식 시장에는 엄청난 유동성이 공급되었고, '묻지마 투자'에 가까운 투기적인 분위기가 만연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팩은 '빠른 수익'과 '새로운 기회'를 갈망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완벽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 몇몇 스팩이 '따상'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자, 다른 투자자들도 자신만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는 FOMO 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나만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심리가 합리적인 분석보다는 맹목적인 추종 매매를 유발한 것입니다. 주변에서 누가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들리면, 사람들은 그 투자 대상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단기적인 가격 상승에만 주목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한정판 운동화를 사기 위해 밤샘 줄을 서는 것과 유사한 심리인데, 그 운동화의 실제 가치보다는 '희소성'과 '다른 사람들도 원한다'는 심리가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 투기적 광풍과 버블: 이러한 FOMO 심리와 더불어, 스팩은 본질적인 사업 내용이 없는 껍데기 회사였기 때문에, 그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기업 가치 분석 대신 오직 '합병 성공' 여부와 '상장 후 주가 상승' 기대감만이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된 것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투기적 버블 형성의 패턴입니다. 주가는 기업의 실질 가치와 무관하게 오직 투자자들의 기대감과 투기 심리만으로 급등하게 되고, 결국 그 버블이 터지는 순간에는 막대한 손실을 야기합니다. 2022년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박이 시작되면서 이러한 투기적인 버블은 빠르게 꺼졌고, 스팩 시장 역시 한때의 영광을 뒤로한 채 차가운 현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팩 투자에서 '따상'이라는 꿈은 스폰서와 초기 기관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을 위한 장치였을 뿐, 대다수 개인 투자자에게는 희석, 고평가, 정보 비대칭, 그리고 투기적인 시장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손실을 안겨주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스팩 투자는 본질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투자 상품이며, '묻지마 투자'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1. 한 고대 문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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