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화학 검사 Calibration 원리와 과정 완벽 이해하기
과연 Calibration은 순수한 장비의 물리적 신호만을 이용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시약 반응 후의 신호까지 포함하는 과정일까요? 마치 요리할 때 저울의 영점을 맞추는 것과, 실제로 재료를 올려 무게를 재는 과정 중 어느 것에 더 가까울지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Calibration은 단순히 장비 자체의 물리적 신호(예: 초기 전압, 빛의 세기 등)만을 순수한 값에 매칭시키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Calibrator(표준물질)가 시약과 반응하여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신호(예: 흡광도 변화량, 발광량, 전위차 변화 등)를 Calibrator에 명시된 알려진 농도 값에 연결(mapping)시키는, 전체 분석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즉, 시약 반응이라는 화학적 과정까지 모두 포함된 결과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환자 검체 내 특정 분석물(analyte)의 '농도'이기 때문입니다. 장비가 내보내는 초기 전기 신호나 빛의 세기 자체는 분석물의 농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분석물이 시약과 반응하여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그 변화의 크기가 측정되어야만 비로소 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이죠.
이제 이 Calibration의 원리와 과정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그리고 알기 쉽게 파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배경지식이 없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 드릴 테니 잘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Calibration의 본질
임상화학 검사의 핵심 목표는 환자의 혈액이나 소변 같은 검체 안에 들어있는 특정 물질(예: 포도당, 콜레스테롤, 효소 등)의 양, 즉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만약 혈당 측정 결과가 실제보다 훨씬 높거나 낮게 나온다면, 의사는 잘못된 진단을 내리거나 부적절한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죠. 따라서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검사 장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변할 수도 있고, 사용하는 시약의 종류나 로트(lot, 생산단위)가 달라지면 반응 특성이 미세하게 변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종류의 장비라 할지라도 개별 장비마다 고유한 물리적, 전기적 특성 차이가 존재합니다. 마치 사람마다 목소리 톤이 다르듯이, 장비마다 같은 농도의 물질에 대해 내보내는 신호의 '절대적인 크기'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니, 그럼 장비가 제멋대로 결과를 내놓는다는 거야? 믿을 수가 없잖아!"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alibration이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Calibration은 마치 '믿을 수 있는 자'를 가져와서, 내가 가진 자의 눈금이 정확한지 확인하고 교정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여기서 '믿을 수 있는 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Calibrator(표준물질) 입니다. Calibrator는 농도를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기준 물질입니다.
Calibration의 핵심 원리는 이 '농도를 아는' Calibrator를 실제 환자 검체처럼 똑같이 분석 장비에 넣고 시약과 반응시킨 후, 그때 장비가 감지하는 최종 신호의 크기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알려진 농도'와 '측정된 신호 값' 사이의 상관관계(relationship)를 수학적인 함수(주로 Calibration Curve, 검량선) 형태로 만들어 장비에 저장하는 과정입니다.
쉽게 말해, "이 정도 신호가 나오면 농도가 이만큼이다"라는 기준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기준표(Calibration Curve)가 만들어지면, 이후에 환자 검체를 분석했을 때 나오는 '알려지지 않은 신호 값'을 이 기준표에 대입하여 해당 검체의 '농도'를 계산해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Calibration은 단순히 장비의 초기 물리적 상태(예: 램프의 초기 광량)를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분석 조건 하에서 시약 반응을 포함한 전체 분석 시스템의 반응 특성을 파악하고 표준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alibration 과정

그렇다면 실제로 임상화학 검사실에서는 Calibration을 어떻게 수행할까요? 그 과정을 단계별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왜 시약 반응 후의 신호가 중요한지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1단계: Calibrator 준비
Calibration의 첫 단추는 정확한 농도를 알고 있는 Calibrator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Calibrator는 보통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analyte)을 정제하여 특정 농도로 만들거나, 사람 혈청과 유사한 기질(matrix)에 분석물을 첨가하여 만듭니다. 중요한 것은 이 Calibrator에 표시된 농도 값이 매우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국제 표준물질(Standard Reference Material, SRM) 등에 소급성(traceability)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급성이란, 측정 결과가 끊어지지 않는 비교의 사슬을 통해 명시된 기준(보통 국가표준 또는 국제표준)에 연결될 수 있는 측정 결과의 특성을 의미합니다 [1]. 즉, Calibrator의 농도 값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에 대한 보증인 셈입니다.
보통 하나의 분석 항목에 대해 농도가 다른 여러 개의 Calibrator(예: 저농도, 중간농도, 고농도)를 사용합니다. 왜 여러 개를 사용할까요? 이는 측정하고자 하는 농도 범위 전체에 걸쳐서 신호와 농도 간의 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점 하나만 찍는다면 정확한 관계를 알기 어렵지만, 여러 점을 찍으면 그 점들을 잇는 선이나 곡선(Calibration Curve)을 더 정확하게 그릴 수 있겠죠.
2단계: Calibrator 분석 (환자 검체와 동일하게!)
준비된 Calibrator들을 실제 환자 검체를 분석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조건에서 분석 장비로 측정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Calibrator를 특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환자 검체인 것처럼 시약을 첨가하고, 필요한 시간 동안 반응시키고(incubation), 그 결과 발생하는 신호를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혈당(Glucose)을 측정하는 효소법 분석을 생각해 봅시다. 이 방법은 혈액 내 포도당이 특정 효소(예: Glucose Oxidase)와 반응하여 과산화수소를 만들고, 이 과산화수소가 또 다른 반응을 통해 색깔을 띠는 물질을 생성하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이 색깔의 진하기(흡광도)를 측정하여 포도당 농도를 알아내는 것이죠.
이 경우 Calibration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한 포도당 농도를 아는 Calibrator 용액 (예: 50 mg/dL, 100 mg/dL, 300 mg/dL)들을 준비합니다.
이 Calibrator 용액들을 자동분석장비에 넣습니다.
장비는 설정된 프로토콜에 따라 각 Calibrator 용액에 정확한 양의 혈당 측정 시약을 순서대로 분주합니다.
Calibrator와 시약이 섞인 혼합액을 일정 시간 동안 특정 온도에서 반응시킵니다. (효소 반응이 일어나 색깔이 변하는 과정)
반응이 끝난 후, 장비는 이 혼합액에 특정 파장의 빛을 쪼여 흡광도(Absorbance)를 측정합니다. 이때 측정되는 흡광도는 초기 시약 자체의 흡광도가 아니라, 포도당과 시약이 반응하여 색깔이 생성된 후의 최종 흡광도 또는 흡광도 변화량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측정되는 신호가 '시약과 반응한 후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Calibrator 용액 자체의 물리적 특성(예: 굴절률)이나, 반응 전 시약의 초기 흡광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석물의 농도에 비례하여 발생하는 화학 반응의 결과물(색깔 변화, 빛 방출, 전위 변화 등)을 신호로 감지하는 것입니다.
3단계: Calibration Curve (검량선) 생성
여러 농도의 Calibrator에 대해 각각 측정된 신호 값들을 이용하여 농도(X축)와 신호(Y축)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 즉 Calibration Curve(검량선)를 생성합니다. 이 관계는 수학적인 함수 형태로 표현됩니다.
가장 간단한 형태는 직선 관계(Linear relationship) 입니다. 즉,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신호도 일정 비율로 증가(또는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검량선은 $y = mx + c$ 형태의 일차 방정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y$: 측정된 신호 값 (예: 흡광도)
$x$: Calibrator의 농도
$m$: 직선의 기울기 (농도 변화에 따른 신호 변화의 정도, 즉 민감도(sensitivity))
$c$: y절편 (농도가 0일 때의 신호 값, 즉 바탕 신호(background signal))
하지만 모든 분석법이 직선 관계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면역검사(Immunoassay)와 같이 반응 원리가 복잡한 경우, 농도와 신호 간의 관계는 비선형적인(Non-linear) 곡선 형태를 띨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parameter logistic (4PL) 또는 5-parameter logistic (5PL) 모델과 같은 더 복잡한 수학적 모델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2].
어떤 형태의 함수를 사용하든, Calibration의 목표는 주어진 농도 범위 내에서 농도와 신호 간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수학적 모델(Calibration Curve)을 찾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보통 분석 장비 내의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으로 계산되고 저장됩니다.
4단계: 미지(환자) 검체의 농도 계산
일단 Calibration Curve가 성공적으로 생성되고 저장되면, 이제 이 Curve를 이용하여 농도를 모르는 환자 검체의 농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환자 검체를 Calibrator와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하여 신호 값($y$)을 얻습니다. 그리고 저장된 Calibration Curve 함수를 이용하여 이 신호 값에 해당하는 농도($x$)를 역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직선 관계($y = mx + c$)의 경우, 측정된 신호 값 $y_{unknown}$에 해당하는 미지 농도 $x_{unknown}$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x_{unknown} = \frac{y_{unknown} - c}{m}$
만약 비선형적인 관계라면, 해당 곡선 함수를 이용하여 $y_{unknown}$에 대응하는 $x_{unknown}$ 값을 찾게 됩니다. 이 계산 역시 장비 소프트웨어에서 자동으로 수행하여 최종 농도 결과를 보고합니다.
따라서, Calibration은 단순히 장비의 물리적 출력 신호와 Calibrator 농도를 1:1로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Calibrator가 시약과 반응하여 나타내는 전체 분석 과정의 결과(최종 신호)와 알려진 농도 간의 수학적 관계를 설정하는 포괄적인 과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이 관계 설정이 정확해야만 미지 검체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수 물리적 신호 vs. 반응 후 신호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Calibration이 순수한 장비의 물리적 신호(예: 텅 빈 큐벳을 통과하는 빛의 초기 세기, 전극의 초기 전위)에 Calibrator 값을 매칭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약과 반응하여 발생하는 최종 신호까지 포함하여 매칭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가지 이유를 더 깊이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측정 대상은 '반응의 결과'이지 '초기 상태'가 아니다
우리가 측정하려는 것은 분석물 자체의 물리적 특성이 아니라, 분석물이 특정 시약과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화학적 또는 물리화학적 변화의 정도입니다.
비색법(Colorimetric assay): 분석물이 시약과 반응하여 색깔을 띤 생성물을 만듭니다. 우리는 이 생성물의 농도에 비례하는 색깔의 진하기(흡광도)를 측정해야 합니다. 반응 전 시약의 색깔이나 초기 빛의 세기는 분석물 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응 후의 흡광도 또는 반응 전후의 흡광도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AST/ALT 같은 간 기능 검사 효소 활성도 측정은 특정 시간 동안 기질이 분해되거나 생성물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흡광도 변화율로 측정합니다 [3]. 여기서 Calibration은 효소 활성도(농도가 아닌 활동도 단위, U/L)와 흡광도 변화율 간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면역검사(Immunoassay):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며, 표지물질(label)에서 나오는 신호(예: 화학발광, 형광, 방사능)를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화학발광면역분석법(Chemiluminescent immunoassay, CLIA)에서는 효소 표지자가 기질과 반응하여 빛을 방출하고, 이 빛의 양(Relative Light Units, RLU)을 측정합니다 [4]. 분석물 농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항원-항체 결합이 일어나고, 최종적으로 더 강한 빛 신호가 발생합니다. Calibration은 알려진 분석물 농도와 측정된 RLU 값 사이의 (주로 비선형적인) 관계를 설정합니다. 여기서도 초기 장비 상태나 시약 자체의 발광량이 아니라, 항원-항체 반응 및 후속 발광 반응의 최종 결과물인 빛의 세기가 중요합니다.
이온선택전극법(Ion-Selective Electrode, ISE): 혈액 내 전해질(예: Na+, K+, Cl-) 농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정 이온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멤브레인을 가진 전극을 사용하여, 검체 내 이온 농도와 기준 용액의 이온 농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전위차(potential difference)를 측정합니다 [5]. 이 방법에서 Calibration은 알려진 이온 농도를 가진 Calibrator 용액과 측정된 전위차 사이의 관계(보통 Nernst 방정식에 기반한 로그-선형 관계)를 설정합니다. 여기서도 초기 전극의 절대 전위값이 아니라, Calibrator 용액(즉, 특정 이온 농도)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전위차 또는 전위 변화가 농도와 연관된 신호입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임상화학 검사는 분석물이 시약과 상호작용하여 발생하는 어떤 '변화'나 '결과물'을 측정합니다. 따라서 Calibration은 반드시 이 최종 단계의 신호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약의 영향과 분석 환경 변화를 보정해야 한다
시약은 분석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제조사의 시약이라도 생산 로트(lot)가 달라지면 미세하게 반응성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시약의 보관 상태나 유효기간에 따라서도 성능이 변할 수 있습니다. 만약 Calibration이 시약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초기 장비 신호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러한 시약의 변화가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부정확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Calibration은 현재 사용하는 특정 로트의 시약과 현재 장비의 상태를 모두 포함한 '지금 여기의 분석 시스템' 전체의 반응 특성을 반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약 로트가 변경되거나, 장비의 주요 부품(예: 램프, 전극)을 교체하거나, 정기적인 유지보수 후에는 반드시 다시 Calibration을 수행하여 새로운 분석 환경에 맞는 기준(Calibration Curve)을 설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Calibration이 시약 반응을 포함한 전체 과정을 포괄하기 때문에 필요한 조치입니다.
매트릭스 효과(Matrix Effect)를 고려해야 한다
Calibrator는 보통 정제된 분석물을 사용하거나, 인공적인 기질(matrix)에 녹여 만듭니다. 하지만 실제 환자 검체는 혈청, 혈장, 소변 등 매우 복잡한 혼합물입니다. 검체 내에는 분석물 외에도 단백질, 지질, 다른 이온, 약물 등 수많은 다른 물질들이 함께 존재하며, 이러한 물질들이 분석 반응이나 신호 측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매트릭스 효과(Matrix Effect)라고 합니다 [6].
이상적으로는 Calibrator의 매트릭스가 실제 검체의 매트릭스와 최대한 유사해야 하지만, 완벽하게 동일하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Calibration 과정에서 Calibrator를 실제 검체와 동일하게 시약과 반응시키고 최종 신호를 측정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이러한 매트릭스 효과의 가능성까지 포함하여 시스템의 반응 특성을 보정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만약 단순히 초기 물리적 신호만 본다면, 실제 검체가 들어왔을 때 매트릭스로 인해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신호 변화를 전혀 예측하거나 보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비유를 통한 이해 : 저울과 Calibration
Calibration의 개념을 저울에 비유해 봅시다.
장비의 초기 물리적 신호: 저울 자체의 눈금이나 디지털 표시 장치. 전원이 켜진 상태지만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았을 때의 상태.
Calibrator: 무게를 정확히 알고 있는 표준 분동 (예: 10g, 50g, 100g).
시약 반응: 저울 위에 물건을 올려놓는 행위. (여기서는 '반응'이라는 화학적 과정 대신 '무게 측정'이라는 물리적 과정으로 비유)
반응 후 최종 신호: 표준 분동을 저울에 올렸을 때 저울이 최종적으로 표시하는 무게 값.
Calibration:
먼저 저울의 영점을 맞춥니다 (장비의 바탕 신호 보정).
10g 분동을 올려놓고 저울이 "10.1g"을 표시하면, "10.1g 신호는 실제 10g에 해당한다"고 기록합니다.
50g 분동을 올려놓고 저울이 "50.3g"을 표시하면, "50.3g 신호는 실제 50g에 해당한다"고 기록합니다.
100g 분동을 올려놓고 저울이 "100.5g"을 표시하면, "100.5g 신호는 실제 100g에 해당한다"고 기록합니다.
이 기록들(알려진 무게 vs. 저울 표시값)을 바탕으로 저울의 오차를 보정하는 '보정표(Calibration Curve)'를 만듭니다.
미지 검체 측정: 이제 무게를 모르는 물건(환자 검체)을 저울에 올립니다. 저울이 "75.4g"이라고 표시하면, 미리 만들어둔 보정표를 참조하여 "아, 이 저울은 약간 높게 표시되는 경향이 있으니, 75.4g 표시는 실제로는 약 75.0g 정도겠구나"라고 계산하여 최종 무게(농도)를 결정합니다.
이 비유에서 보듯이, Calibration은 저울 자체의 눈금(초기 신호)을 표준 분동의 라벨(Calibrator 농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표준 분동을 올렸을 때(시약 반응) 저울이 보여주는 값(최종 신호)을 표준 분동의 실제 무게(Calibrator 농도)에 맞추는 과정입니다. 즉, 측정 행위 전체를 포함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Calibration은 전체 분석 과정의 길잡이
지금까지 임상화학 검사에서 Calibration의 의미와 과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Calibration은 단순히 장비의 초기 물리적 신호를 Calibrator의 명시된 값에 맞추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정확한 농도를 알고 있는 Calibrator를 사용하여, 시약과의 반응을 포함한 전체 분석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측정 신호와 알려진 농도 값 사이의 신뢰할 수 있는 관계(Calibration Curve)를 확립하는 과정입니다.
이 관계 설정에는 시약의 반응 특성, 장비의 현재 상태, 그리고 분석 환경의 영향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반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Calibration은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절차이며, '시약 반응 후의 신호'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중요한 원칙인 것입니다.
마치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에게 등대가 길을 안내해주듯, Calibration은 복잡한 분석 과정 속에서 우리가 정확한 농도 값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핵심적인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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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lay, J. W., & Dillard, R. F. (2007). Appropriate calibration curve fitting in ligand binding assays. The AAPS journal, 9(2), E260–E267. (https://doi.org/10.1208/aapsj0902029)
Bergmeyer, H. U., Hørder, M., & Rej, R. (1986). Approved recommendation (1985) on IFCC methods for the measurement of catalytic concentration of enzymes. Part 2. IFCC method for aspartate aminotransferase (L-aspartate: 2-oxoglutarate aminotransferase, EC 2.6.1.1). Journal of Clinical Chemistry and Clinical Biochemistry, 24(7), 497-510.
Kricka, L. J. (1991). Chemiluminescent and bioluminescent techniques. Clinical chemistry, 37(9), 1472–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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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uszewski, B. K., Constanzer, M. L., & Chavez-Eng, C. M. (2003). Strategies for the assessment of matrix effect in quantitative bioanalytical methods based on HPLC−MS/MS. Analytical chemistry, 75(13), 3019-3030. (https://doi.org/10.1021/ac02036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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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검사실에서의 Calibration의 정의, 개념, 수행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