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 패싱 원인과 국방비 증액 논란, 한미 신뢰 위기 분석
최근 대한민국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미국으로부터 연이어 외면당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국가안보실장부터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신임 외교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약속된 회담이 일방적으로 취소되거나 전화 통화조차 거부당하는 전례 없는 외교적 결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중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근본적인 원인은 현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거짓'으로 포장된 카드를 들고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협상의 성패는 신뢰에 달려있는데,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을 상대로 기만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결국 모든 소통 채널이 차단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지금부터 왜 대한민국이 이러한 외교적 수모를 겪게 되었는지, 그 구체적인 내막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정적 패인: 거짓으로 드러난 국방비 증액 카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를 철저히 외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국방비 증액 계획'이라는 협상 카드 때문이었습니다. 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그의 임기 내에 국방비를 대폭 늘리는 4개년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통상과 안보를 연계하여 민감한 비관세 분야의 압박을 피하고, 국방비 증액을 윤활유 삼아 협상에 동력을 얻으려는 전략적 구상으로 포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국방 중기 계획이 현 정부의 작품이 아니라, 이미 이전 정부 시절인 2024년 12월에 확정된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으로, 나토(NATO)의 GDP 대비 3% 국방비 기준에 맞추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수립된 계획이었습니다. 이것을 마치 자신들이 트럼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새롭게 마련한 것처럼 제시한 것은 명백한 기만이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시된 수치마저 부풀려졌다는 사실입니다. 정부는 이 계획에 따라 2029년 국방예산이 84조 7,730억 원에 달해 GDP 대비 3.3%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계산해보면, 84조 7,730억 원은 당시 예상 GDP 대비 3.18%에 불과합니다. 3.3%라는 수치는 사실을 살짝 과장한 것이며, 여기에 매년 2.0%에서 2.5%에 달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GDP 성장률을 대입하면 이 비율은 2%대 후반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현 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예산 증액분의 실질적인 가치는 더욱 줄어들어, 사실상 국방비를 올리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전 정부가 짜 놓은 계획을 가져와 수치마저 부풀리고, 마치 자신들의 대단한 성과인 것처럼 포장하여 미국을 속이려 한 것입니다. 사업가로서 숫자에 누구보다 밝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기만을 간파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나토 기준의 허상: 근거 없는 간접 투자 1.5%
정부는 국방비 증액 계획을 설명하며 나토(NATO) 방식의 간접 투자 1.5%를 더한 수치라고 덧붙였지만, 이 또한 한국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장입니다. 나토의 간접 투자 예산은 미군 기지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항만,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즉, 전쟁 시 미군의 신속한 전개를 돕는 인프라 투자 예산을 국방비의 일부로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이러한 인프라가 대부분 구축되어 있습니다. 현 정부가 전방 지역으로 향하는 도로를 새로 닦거나 철도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 바는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나토가 그렇게 하니 우리도 1.5%의 간접 투자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억지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군사적 목적과 무관한 무안공항을 증축하는 비용을 국방 간접 투자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한국 정부가 제시한 카드는 실질적인 국방비 지출은 2%대 후반에 불과하면서도, 이를 3.5%인 것처럼 포장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계획이었던 셈입니다. 미국 측에서 보고서를 받아보고 날짜와 숫자를 검토한 결과, "이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은 자명합니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주지 마라"는 지시를 내린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분노와 전방위적 '코리아 패싱'
거짓 협상 카드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행정부 전체의 조직적인 '코리아 패싱'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콧센트 미 재무장관의 회담 취소 사건입니다. 우리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담을 불과 하루 앞두고, 비행기 출발 한 시간 전에 전화도 아닌 이메일로 "급한 일정이 생겼다"며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그 급한 일정이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과의 4박 5일 스코틀랜드 골프 여행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대통령과의 해외 순방 및 골프 일정이 하루 전에 급하게 잡힐 리 만무합니다. 이는 "한국 측과 만나지 말고 그냥 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호출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만약 한국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존중했다면, 재무장관은 금요일 회담을 마친 후 주말에 합류하는 방식을 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트럼프에게 달려갔습니다.
이러한 패싱은 외교 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벌어졌습니다. 신임 조현 외교부 장관은 취임 후 열흘이 넘도록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동맹국 관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과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특정 미국 대사 후보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것이 결국 자업자득이 되어 돌아온 셈입니다.
결론적으로, 현 정부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안보 현안에 대해 동맹국인 미국을 상대로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전 정부의 계획을 도용하고 숫자를 부풀리는 기만적인 행위는 협상의 명수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곧바로 간파당했고, 그 결과는 대한민국의 국격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외교적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국제 관계의 기본인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그리고 앞으로 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얼마나 큰 비용을 치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