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전국민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 확대 정책: 잠재적 위험성과 비판적 고찰
이재명 정부가 핵심 보건의료 정책으로 추진하는 '전국민 주치의제'와 이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포괄수가제' 확대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1차 의료를 강화하고, 만성질환 관리 효율성을 높이며, 과도한 의료 쇼핑을 줄여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합니다 . 특히 대통령 주치의로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가정의학과 교수를 임명한 것은, 질병 예방과 포괄적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주치의제 도입에 대한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상징하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
그러나 이러한 정책 방향에 대해 의료계는 심각한 우려와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국민 주치의제는 본질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 환자의 의료 선택권 제한, 그리고 비현실적인 수가 체계로 인한 의료 공급자의 참여 기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 더욱이, 의료계는 주치의제가 결국 포괄수가제(DRG, Diagnosis-Related Groups)의 전면적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 포괄수가제는 정해진 진료비 총액 내에서 진료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필연적으로 과소진료(under-treatment)를 부추기고 신의료기술 도입을 저해하며, 의사의 진료 자율성을 침해하는 등 치명적인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입니다 . 본 보고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민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 확대 정책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과 구조적 문제점을 의료계와 전문가들의 비판적 시각을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하고자 합니다.
'전국민 주치의제'의 정책적 배경과 핵심 비판
이재명 정부의 '전국민 주치의제'는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핵심 공약으로 제시된 정책입니다 . 이 제도의 표면적인 목표는 환자가 지정된 주치의를 통해 질병 예방부터 치료, 재활, 사후 관리에 이르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 이를 통해 불필요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닥터 쇼핑'으로 인한 의료비 낭비를 줄이겠다는 구상입니다 . 정부는 제주도와 광주 북구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제도를 단계적으로 전국에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이재명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AI 고속도로,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이면에는 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잠복해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의료의 질 저하 및 환자 선택권의 본질적 제한
주치의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게이트키핑(Gatekeeping)' 기능으로 인한 환자의 의료 접근성 및 선택권 제한입니다. 주치의제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이나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의 허가나 의뢰서를 받도록 강제하는 구조를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는 현재 환자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전문의를 선택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에 익숙한 국민들에게 상당한 불편과 저항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대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이러한 구조가 "의료급여 환자의 선택기관제와 같다"고 지적하며,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하려면 주치의의 의뢰서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의료의 질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치의가 모든 질환에 대한 완벽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특정 질환에 대한 오진이나 진단 지연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환자가 특정 증상에 대해 전문적인 진료를 신속하게 받기를 원하셔도, 주치의라는 문턱을 넘어야만 가능해지면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대한가정의학회는 현재 한국의 1인당 연간 병원 진료 횟수가 OECD 평균(34회)의 4배가 넘는 1516회에 달하는 것은 의료 분절화 때문이며, 주치의제가 이를 해결할 대안이라고 주장합니다 .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이러한 '닥터 쇼핑'이 환자의 자율적인 선택권 행사의 일부이며, 이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
의료 공급자의 참여 유인 부족과 인프라의 한계
정부는 주치의제 시범사업에서 의료기관 1곳당 1,000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그러나 현재의 저수가 체계 하에서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넘어, 정기적인 모니터링, 상담, 예방 교육, 방문 진료까지 포괄하는 주치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력과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입니다 . 하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보상체계, 즉 수가는 이러한 투입 비용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
이정용 대한내과의사회장은 "주치의제는 모델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며, "싼값에 의료 서비스 효과를 높이려는 정부의 꼼수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그는 주치의제를 먼저 도입했던 프랑스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초기에는 높은 수가로 의사들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결국 보험 재정 악화를 이유로 수가를 삭감하자 의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제도가 붕괴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 특히 방문·재택 진료의 경우, 현실적인 수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의사들이 병원을 비우고 왕진에 나설 유인이 전혀 없습니다. 이 회장은 "재택진료를 활성화하려면 1회당 30만~40만 원 정도는 줘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건보 재정을 감안할 때 15만 원 이상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설계된 주치의제 수가로는 왕진까지 포함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의 주치의로 위촉되었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 수단으로의 변질 가능성
의료계가 주치의제를 가장 우려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 제도가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 아래 실제로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한 강력한 통제 수단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의심 때문입니다 . 주치의에게 환자 등록을 의무화하고 진료 행태를 관리·감독함으로써, 정부는 의료비 지출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의사의 진료 자율성을 침해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최선의 진료보다는 비용 효율적인 진료를 선택하도록 압박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는 주치의제가 '가치기반 지불제도(Value-based Payment)'나 '총액계약제'와 같은 새로운 지불제도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과 맞닿아 있습니다 . 환자가 특정 주치의에게 등록되면, 의료 서비스의 '양'이 아닌 '질'이나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가치기반 지불제도나, 아예 의사 1인당 등록된 환자 수에 따라 연간 총 진료비를 할당하는 인두제(Capitation) 방식의 도입이 용이해집니다 . 이는 행위별수가제에 비해 정부의 재정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지출을 통제하기에 훨씬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의료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들고, 의료를 국가의 통제하에 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포괄수가제(DRG)'의 구조적 문제점과 윤리적 딜레마
의료계는 이재명 정부의 주치의제 추진이 결국 포괄수가제(DRG)의 전면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의료의 질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로 간주됩니다 . 포괄수가제는 특정 질병군에 대해 미리 정해진 일정액의 진료비만을 지급하는 제도로, 행위 하나하나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별수가제(Fee-for-Service)'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정부는 포괄수가제가 과잉진료를 막고 진료비 투명성을 높이며 행정적으로 간편하다는 장점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심각한 단점들이 존재합니다 .
과소진료(Under-treatment) 유인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
포괄수가제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의료기관이 수익을 내기 위해 진료를 최소화하려는, 즉 '과소진료'의 유인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 정해진 금액 안에서 치료를 마쳐야 하므로, 병원 입장에서는 검사를 덜 하고, 값싼 약이나 치료재료를 사용하며, 입원 기간을 단축해야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 이는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사나 처치, 충분한 회복 기간을 보장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예방적 조치를 취하거나, 더 효과적이지만 비싼 항생제를 사용하는 대신, 저렴한 약으로 버티다가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합니다 .
이선희 이화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포괄수가제 하에서 의료진은 "과소 서비스에 대한 유혹에 시달려야 하고, 최상의 서비스 제공 장벽이 높다"고 지적하며, 이는 의료인을 끊임없이 윤리적 시험대에 오르게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의사가 병원의 경영 논리에 따라 진료의 수준을 타협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입니다 .
신의료기술 도입 저해 및 의학 발전의 정체
포괄수가제는 의학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새롭게 개발된 첨단 의료기기, 혁신적인 수술법, 효과가 뛰어난 신약 등은 대부분 고가입니다 . 포괄수가제는 이러한 신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동기를 잃게 됩니다 . 아무리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도, 정해진 수가 내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기존의 낡고 저렴한 방식을 고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환자가 최신 의료 혜택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의료 산업과 의학 연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선희 교수는 행위별수가제에서는 "의료인이 최선의 의료서비스로 소신 진료가 가능하고, 고급 의료기술과 신기술을 얼마든지 도입해 활용할 수 있어 발전성과 생산성이 높다"고 설명하며, 포괄수가제가 이러한 역동성을 질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환자 중증도 미반영 및 진료의 획일화
포괄수가제는 '평균적인 환자'를 기준으로 수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개별 환자의 상태나 질병의 중증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집니다 . 예를 들어, 합병증이 없는 단순 제왕절개술 환자와 임신중독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 고위험 산모의 제왕절개술은 난이도와 투입되는 의료 자원이 하늘과 땅 차이이지만,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비슷한 진료비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
2001년 당시 연세의대 박기현 교수는 "분만 시 산후 출혈은 모성사망률의 수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합병증으로 응급 자궁적출술까지 시행해야 하는 어려운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이 수술이 단순제왕절개술과 중증도 분류가 같이 책정되어 있다"며 질병분류체계의 불합리성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 이러한 구조는 병원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중증 환자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기피하고, 비교적 간단하고 예측 가능한 경증 환자만 선호하게 만드는 현상을 유발합니다 . 결국 중증 환자들은 진료받을 곳을 찾아 헤매는 '의료 난민'이 될 수 있으며, 이는 3차 의료기관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진료비 지불제도 | 장점 | 치명적 단점 |
---|---|---|
행위별수가제 | - 의료의 질 제고 |
신의료기술 도입 용이
의사 진료 자율성 보장 | - 과잉진료 및 의료비 상승 유발
복잡한 심사 및 행정업무 | | 포괄수가제 | - 의료비 예측 가능성
과잉진료 억제
행정 간소화 | - 과소진료 및 의료의 질 저하
신의료기술 도입 저해
환자 중증도 미반영
의사 진료 자율성 침해 |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의 연계성: 정책적 시너지 혹은 위험의 증폭
의료계가 전국민 주치의제를 강력히 반대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제도가 포괄수가제의 전면적 도입을 위한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라는 깊은 불신 때문입니다 . 대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주치의제 시범사업의 개념을 분석하며 "이걸 보면 결국 정부는 포괄수가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단언했습니다 .
주치의제는 환자를 특정 의사나 의료기관에 등록(enrollment)시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일단 환자 그룹이 특정 공급자에게 묶이게 되면, 정부는 이 등록된 인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불제도를 적용하기가 매우 용이해집니다. 즉, 주치의제는 포괄수가제, 더 나아가 인두제나 총액계약제를 시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두 제도가 결합될 경우, 그 위험성은 개별 제도가 가졌던 문제점을 단순히 합한 것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될 수 있습니다.
통제의 이중 구조 형성: 환자는 1차적으로 주치의라는 '게이트키퍼'에 의해 상급의료기관 접근이 통제됩니다. 그리고 의사는 2차적으로 포괄수가라는 '재정적 족쇄'에 의해 진료 행위의 범위와 수준이 통제됩니다. 이러한 이중 통제 구조는 의료 시스템 전체를 경직시키고, 환자와 의사 모두의 자율성을 극도로 제약할 수 있습니다.
질 저하의 가속화: 주치의는 포괄수가 혹은 인두제 하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할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됩니다. 이는 환자를 가급적 상급병원으로 보내지 않으려 하거나(의뢰 기피),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최소화하는 경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환자는 1차 의료의 문턱에서부터 불충분한 서비스를 받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의료 왜곡의 심화: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가 결합된 시스템 하에서는, 의료기관들이 수익성이 높은(즉, 건강하고 관리가 쉬운) 환자들만 등록받으려 하고, 손이 많이 가고 비용이 많이 드는 만성질환자나 노인 환자를 기피하는 '체리 피킹(cherry-picking)' 현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의료 접근성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정작 제도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취약계층이 소외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의 연계는 정부 입장에서는 의료비 통제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 조합일 수 있으나, 국민과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는 의료의 질, 접근성, 선택권이라는 핵심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절박한 우려입니다.
종합적 고찰 및 정책적 제언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민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 확대 정책은 '1차 의료 강화'와 '건강보험 재정 안정'이라는 긍정적인 목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기존의 행위별수가제 중심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타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
민주당 선대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가 개최한 '전 국민 주치의 실현을 위한 토론회'
그러나 정책의 목표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 실행 방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설계되었다면,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제시된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는 의료의 본질적 가치인 '질'과 '환자의 최선의 이익'보다는 '비용 통제'와 '관리의 효율성'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의료계의 지적처럼, 충분한 재정적 투자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주치의제는 의료의 질 저하와 공급자들의 외면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또한, 과소진료와 신기술 도입 저해라는 치명적 결함을 가진 포괄수가제의 섣부른 확대는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멈추고,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선행해야 합니다.
첫째, 정책 목표에 대한 솔직한 소통과 사회적 합의 형성이 시급합니다. 만약 정책의 주된 목표가 재정 절감이라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과 의료계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국민 건강'이라는 명분 뒤에 '비용 절감'이라는 진짜 목적을 숨긴 채 정책을 추진한다면 불신과 저항만 커질 뿐입니다.
둘째, 적정한 수가 보상 체계의 설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주치의가 포괄적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관이 과소진료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입되는 노력과 자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사회적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
셋째, 환자의 선택권과 의사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 설계가 요구됩니다. 주치의제를 도입하더라도, 환자가 원할 경우 전문의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두고,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더라도 환자의 중증도나 신기술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예외 조항과 보완 장치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주치의제와 포괄수가제 확대 정책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갈림길입니다. 비용 효율성이라는 가치에 매몰되어 의료의 질과 환자의 선택권이라는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의료계의 비판을 '기득권의 저항'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의료 현장의 목소리로 겸허히 경청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