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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 위기와 스테이블코인 성장, 달러 자산 버블의 위험과 투자 기회 총정리

요약

미국 부채 위기 속 새로운 거품의 서막: 스테이블코인이 주도하는 달러 자산의 폭발

지금 미국에서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거대한 금융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무려 36조 2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까지 치솟았으며, 이 중에서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9조 2천억 달러가 바로 2025년에 만기가 도래합니다. 이는 한화로 계산하면 약 1경 3,371조 원에 달하는 실로 엄청난 규모의 돈입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이 막대한 만기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대규모 신규 채권을 발행해야만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는 점인데요. 특히 2020년 이후 지난 5년간 부채는 매년 평균 2조 6천억 달러씩 증가하여 총 13조 달러가 추가되었습니다. 이처럼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주된 원인은 바로 역사적인 수준의 적자 지출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4년 한 해의 연방 적자만 해도 1조 8천억 달러로, 이는 미국 GDP의 6.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이 연간 1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자 지급액은 현재 정부 전체 지출의 13%를 차지하게 되었는데, 이는 국방비에 사용하는 지출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전통적 수요처의 외면과 새로운 구원투수의 등장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신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이 많은 물량을 누가 사줄 것인지가 핵심적인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과거에는 외국 중앙은행들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의 든든한 수요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들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은 의도적으로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는데, 2022년 8,700억 달러에 달했던 보유액이 2024년 9월 기준으로는 7,644억 달러까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미국 국채 시장의 큰 손 하나가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미국의 상업은행들 역시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금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은행들이 투자에 활용할 여유 자금이 줄어들었고, 연준의 양적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서 시장의 유동성 공급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30년물 국채 경매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현저히 부족하여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물량을 떠안아야 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 장기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과거와는 달리 시장이 신규 발행 물량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부상과 새로운 자금 흐름

기존의 수요처들이 외면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구원 투수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테더나 서클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입니다. 이들이 최근 미국 국채의 대규모 매수 주체로 급부상하며 시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테더의 경우를 보면 그 성장세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현재 테더의 시가 총액은 약 1,300억 달러로, 불과 5년 전 45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700%나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상승률 1526%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테더가 보유한 자산의 약 75%를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테더는 3개월 만기 국채 매입 시장에서 영국과 케이맨 제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매수자로 올라섰습니다. 현재 월평균 80억 달러 수준인 매입 규모는 연말까지 100억 달러 수준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서클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보유한 달러 자산의 89%를 미국 단기 국채로 운용하고 있으며, 2024년에만 4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더와 서클, 이 두 회사의 미국 국채 보유액을 합치면 5월 말 기준으로 1282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이미 한국의 전체 미국 국채 보유량 1246억 달러를 넘어선 규모입니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입니다. 사람들이 1달러를 가져오면 그에 상응하는 1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주고, 그 받은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사서 막대한 이자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테더는 2024년 상반기에만 52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달성했습니다.


유동성 파티와 자산 가격의 급등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흡수 능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전체 규모는 약 2,400억 달러 수준인데, 앞서 언급된 9조 달러가 넘는 만기 채권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설령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 달러까지 성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1.2조에서 1.6조 달러의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데 그쳐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수요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풀린 유동성이 전통적인 수요처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못하고, 그 자금이 다른 곳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달러 기반 자산들의 가격이 폭발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올해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며 12만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수요가 약화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유동성 채널을 통해 막대한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2025년 말까지 15만 달러에서 25만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나스닥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시가 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2640포인트 수준인 나스닥 지수가 향후 32,0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계수가 202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두 자산이 거의 동일한 유동성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즉, 미국 정부의 채권 발행이 만들어 낸 유동성이 암호화폐와 주식 시장 모두를 밀어 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버블의 위험과 구조적 변화의 기회

이처럼 유동성이 특정 자산군으로 집중되면서 새로운 버블이 형성될 위험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돌파하고 나스닥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은 분명 시장의 과열 조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 수요처의 한계와 새로운 유동성 채널인 스테이블코인의 흡수력 부족이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국의 유력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 현상을 두고 가장 우려되는 금융 위기의 징후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현재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 감소 문제가 2004년에서 2007년 사이의 주택 시장 버블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것은 금융 시장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입니다. 미국의 천문학적인 채권 발행은 단기적으로 달러 기반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유동성 파티를 열어주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는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은 역설적으로 달러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마크 카바나는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3년에서 10년간 미국 국채의 구조적인 수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달러 사용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달러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달러의 영향력과 패권은 더욱 강화되는 구조입니다. 버블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면서도,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 미국의 채권 발행 상황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 그리고 자산 가격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탄생을 목격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