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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빌라 쏘메 솔직 후기: 국내 최고 럭셔리 리조트, 가격·접근성 단점과 재방문 고민까지

요약

국내 최고의 리조트, 그러나 두 번은 망설여지는 곳: 울릉도 빌라 쏘메 솔직 후기

확실한 것은, 이곳은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수준의 리조트라는 점입니다. 해외 어느 럭셔리 리조트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의 경험을 선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방문을 생각하면 선뜻 결심이 서지 않는 곳. 5년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풀빌라로 코스모스 리조트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빌라 쏘메' 역시 바로 그 옆, 울릉도 북면의 송곳산을 품은 추산 절벽 아래 자리 잡고 있습니다. 1박에 가장 저렴한 객실이 130만 원, 좋은 곳은 2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이곳.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지금부터 그 솔직한 후기를 시작합니다.


여정의 시작: 울릉도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특별함

빌라 쏘메의 경험은 울릉도에 입도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모든 선박 도착 시간에 맞춰 프리미엄 픽업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3인 이하는 고급 리무진인 '노블 클라쎄'가, 4인 이상은 고급스럽게 마감된 '쏠라티'가 투숙객을 맞이합니다. 마치 특급 호텔의 의전 서비스를 받는 듯한 기분 좋은 시작이죠.

도동항에서 약 40분을 달려 도착한 리조트의 입구는 마치 부잣집 별장에 들어가는 듯 묵직한 문으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건물을 빙 둘러 안으로 들어서면, 밝은 외부와는 대조적으로 어둡고 신비로운 공간이 나타납니다. 울릉도의 깊은 바다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 파사드와 파도 소리 효과음은 마치 실제 바닷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진짜 특별한 경험은 체크인이 이루어지는 로비에서 펼쳐집니다. 자욱한 해무가 낀 울릉도의 신비로운 아침을 표현한 연기 퍼포먼스가 끝나면, 그 뒤로 독도와 함께 거대한 태양이 떠오르는 장엄한 광경이 나타납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릉도를 상징하는 연출로, 반짝이는 별처럼 꾸며진 벽면과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잊지 못할 첫인상을 남깁니다. 투숙객은 이곳에 앉아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간단히 예약을 확인하고, 객실로 이동하여 체크인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직원이 피워주는 목향(木香)은 육체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태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여정의 피로를 풀어주는 듯합니다.


자연과의 조화: 울릉도의 전통을 품은 현대 건축

빌라 쏘메의 설계는 코스모스 리조트를 디자인했던 김찬중 교수가 다시 한번 맡았습니다. 그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고민하며, 울릉도의 전통 가옥인 투막집과 너와집에서 영감을 얻어 나무를 겹쳐 쌓은 듯한 독특한 외관을 완성했습니다. 각 객실은 하나의 독립된 집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어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합니다.

리조트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는 바로 음양오행입니다. 체크인 시 보았던 거대한 태양이 '양(陽)'의 기운을 상징한다면, 한 층 아래 스파 리셉션에는 '음(陰)'의 기운을 상징하는 커다란 달 조형물이 놓여 있습니다. 객실 명패에 새겨진 흑백의 동그라미나 코스모스 링 역시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요소들로, 리조트 곳곳에 숨겨진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객실 리뷰: 자연을 담은 프라이빗 빌라 '설(雪) 객실'

빌라 쏘메에는 단 10개의 객실만이 준비되어 있으며, 제가 묵었던 '설(雪) 객실'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독채 건물입니다.

  • 거실과 전망: 118㎡(약 36평)에 달하는 객실은 일반 호텔의 세 배 크기답게 매우 넓은 거실을 자랑합니다. 화려함보다는 밝은 목재와 하얀 벽으로 통일감을 주어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단정한 느낌을 줍니다. 무엇보다 기역(ㄱ)자 모양의 통창 너머로 보이는 프라이빗 풀과 동해의 푸른 바다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고생해서 울릉도까지 온 여정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었죠. 코끼리바위 방향으로는 벽을 뚫어 마치 한 폭의 자연 액자를 걸어놓은 듯한 효과를 냈고, 이름처럼 송곳 추산의 절경 또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프라이빗 풀과 발코니: 꽤 넓은 외부 발코니에는 야외 테이블과 함께 프라이빗 풀이 마련되어 있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 침실과 욕실: 객실에는 더블 베드 침실과 트윈 베드 침실, 총 두 개의 침실이 있으며 각각의 침실에 개별 욕실이 딸려 있어 두 커플이나 4인 가족이 함께 묵어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욕실 어메니티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인 불리 1803(Buly 1803) 제품이 제공되며, 설 객실에는 두 개의 욕실 외에 별도의 프라이빗 자쿠지 공간이 추가로 마련되어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 무료 미니바: 커피 머신과 각종 차, 와인잔은 물론, 울릉도 특산물로 만든 세 종류의 차와 간식, 그리고 냉장고 안의 맥주와 음료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되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빌라 쏘메의 객실은 과하게 꾸미기보다는, 예쁘고 깔끔한 고급 빌라에 가구나 소품으로 디테일을 더한 느낌이었습니다.


상상 이상의 경험: 부대시설 완전 분석

빌라 쏘메는 객실만큼이나 특별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 인피니티 풀 & 파이어 핏: 리조트 정중앙, 동해 바다와 가장 가까운 절벽 끝에 자리한 인피니티 풀은 이곳의 시그니처 공간입니다.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가는 화살표 모양의 풀은 수영보다는 몸을 담그고 울릉도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밤에는 중앙 화로에 실제 불을 피워주는 파이어 핏에 둘러앉아 캠핑 분위기를 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 르플로(Le Flow) 스톤 테라피: 지하 1층에 위치한 '르플로'에서는 아주 특별한 스톤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천연 남석인 테라 스톤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 파동을 활용하여 체내 독소를 배출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불, 흙, 쇠, 물, 나무의 오행(五行)에 맞는 영상과 함께 진행됩니다. 엄청나게 힙한 고급 찜질방에 와 있는 듯한 느낌으로, 땀을 쭉 빼며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


미식의 향연: 레스토랑 '라울(La Ul)'

빌라 쏘메는 전 객실 조식과 저녁 식사가 포함되어 있어 식사의 퀄리티가 매우 중요합니다.

  • 저녁 식사: 저녁은 음양오행 콘셉트에 맞춰 울릉도 현지 식재료로 준비한 총 7가지 코스 요리가 제공됩니다. 독도 새우, 생선회 등 신선한 재료와 눈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플레이팅은 훌륭했지만, 솔직히 2인 50만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맛 자체에서 엄청난 특별함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메인 요리였던 약소 스테이크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고, 코스를 다 먹고도 배가 차지 않아 치킨을 시켜 먹어야 했습니다.

  • 아침 식사: 반면 아침 식사는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2단 찬합에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한식 조식은 생선 요리나 전복전, 세 종류의 울릉도 나물과 여섯 종류의 반찬, 그리고 국까지 제공되어 부담 없이 건강하고 든든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재방문이 망설여지는 이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험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빌라 쏘메의 재방문을 선뜻 결심하기 어려운 이유는 명확합니다.

  1. 극악의 접근성: 울릉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3시간 이상 배를 타야만 합니다. 쾌속선은 멀미가 심하고, 크루즈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이라면 이 과정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 만만치 않은 가격: 가장 저렴한 객실도 평일 기준 1박에 130만 원이며, 최소 2박은 해야 하는 울릉도의 특성상 뱃삯과 기름값까지 고려하면 2박 3일 여정에 최소 3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 가격이라면 다른 선택지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빌라 쏘메는 큰마음을 먹고 결제하고, 힘든 바닷길을 건너 도착하기만 하면 만족도는 최상인 리조트임이 분명합니다. 울릉도의 바다와 추산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풍광, 발리를 연상시키는 인피니티 풀, 신비로운 스톤 테라피까지, 모든 경험이 '좋긴 정말 좋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합니다. 만약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해지고, 배 멀미 걱정 없는 동행자가 생긴다면, 고민 끝에 한 번쯤은 더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