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확산과 한국 통화 주권 위협,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략 및 글로벌 대응 방안 총정리
스테이블코인 시대, 한국 통화 주권의 미래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고찰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과 통화 주권의 위협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한국 국민들 또한 이미 이러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예금 및 출금까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결국 5천만 한국 국민이 달러를 주된 통화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편의성의 문제를 넘어, 한국 원화의 통화 주권을 상실하게 만드는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통화 주권을 잃게 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권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며, 한국의 경제 정책은 미국의 통화 발행 여부에 전적으로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는 곧 우리나라의 고유한 경제 상황을 고려한 통화 발행 여부 결정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 달러라이제이션을 겪은 국가들에서 나타났던 현상과 유사하게, 한국은행이 통화 정책을 수행할 때 금리를 결정하는 이유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모든 것이 달러화되어 버리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에 따라 한국 경제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연준은 미국 국가의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한국의 특수한 상황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금리 결정에 의해 한국 경제가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통화 주권과 통화 정책의 측면에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한국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의 관계 및 금융 시장의 역학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미국 국채가 흔들릴 경우, 제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담보 자산을 국채 대신 비트코인으로 갖게 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관점이 제시되었습니다. 즉,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이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국채가 흔들려 스테이블코인이 불안정해지는 시기에, 오히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2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와 같은 전통 금융권의 리스크 발생 시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던 사례를 보면, 전통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비트코인으로의 자산 이동을 촉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요인으로 흔들리느냐에 따라 비트코인과의 관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테더(USDT)와 같은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파산 가능성이 비트코인의 최대 리스크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테더사가 파산한다면 비트코인 시장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국한된 지엽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는, 오히려 비트코인으로 자산이 이동하여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의 관계는 단순한 연동을 넘어, 금융 시장의 다양한 역학 관계 속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필요성과 전략적 딜레마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합법화 및 확산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한국이 굳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절대적인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추진해 온 화폐의 디지털화 과정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한강'으로 충분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라는 조건 변화로 인해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되면서 통화 주권 상실의 위협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통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대응책으로서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하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과연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는 마치 둑이 터져 홍수가 났을 때 집 앞에 포대를 쌓아 물을 막는 것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포대는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홍수 규모가 너무 크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을 막을 수 없다면 통화 주권이 약한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디지털 달러라이제이션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불가피하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만 매몰되기보다는 더욱 과감하고 혁신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한국의 새로운 전략 모색
현재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약 2천억 달러 규모에서 향후 4조 달러, 나아가 유로 달러 시장까지 대체할 경우 10조 달러를 넘어 수십 배에서 백 배까지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원화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아무리 수호하려 해도 시장 규모를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고집하기보다는, 오히려 거대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이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과 같은 한국의 빅테크 기업이 직접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입니다. 현재 USDT와 USDC가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하여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게 된다면, 이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 핸드폰 자체가 하나의 은행 역할을 하며 글로벌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선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국만의 리스크를 넘어 글로벌 개별 통화국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한국 기업이 거대한 글로벌 시장의 파이를 선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된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 또한 강화될 수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미국 국채 담보의 결합 가능성
위에서 언급된 전략과 더불어, 두 가지 방안을 혼합하는 아이디어도 제시되었습니다. 즉,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되, 그 준비 자산을 한국 국채가 아닌 미국 국채로 보유하는 방식입니다. 한국 국채는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현금화를 용이하게 하며, 발행 업체에 수익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기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채 보유를 선호하는 만큼,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 간의 교환이 통제 없이 쉽게 일어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우려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기초 자산이 중요하며, 표시되는 통화가 원화이든 달러이든 지속적인 교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과제가 달러 스테이블코인과의 무분별한 교환으로 인한 통화 관리의 어려움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미국 국채로 담보하는 것은 통화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수요 창출 방안과 한국의 대응 움직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바로 수요 창출입니다. 한국인의 정서상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달러 스테이블코인보다 더 적합하다고 여겨지지만, 과연 충분한 수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갑자기 사용된 것이 아니라, 2017년 중국 거래소에서 위안화 사용이 제한되면서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용도로 수요가 급증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첫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마켓을 개설하는 아이디어입니다. 둘째, 국내 법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신용 공여', 즉 국내 거래소에서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마켓에서 레버리지 거래가 허용된다면 단기적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셋째, 현재 외국인들의 국내 거래소 이용이 제한되어 있는데, 이 제한이 풀린다면 외국인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여 한국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어 초기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JP모건, 웰스파고, 시티뱅크 등 주요 은행들이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은행 공동망' 형태의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으로 인해 은행을 거치지 않는 '은행 패싱'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은행권의 자구책입니다. 한국 또한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국내 은행들이 공동 출자하여 하나의 기관을 설립하고, 이 기관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CBDC를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국의 경우 CBDC와 스테이블코인이 결합된 형태의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은 CBDC 실험을 모두 마쳤지만, 발행은 은행 공동망이 담당하고,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관리 감독을 맡는 방식입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비은행 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보입니다. 즉, 발행 주체는 은행 공동망의 스테이블코인이지만, 한국은행이 이를 통제하고 관리 감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은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인 유용성인 '관리 감독 범주 밖의 자유로움'을 저해할 수 있어, 수요처의 외면을 받거나 개발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한국 시장을 장악한 후에야 이러한 논의가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시장 과열과 투자 유의점
최근 한국 주식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테마주가 광풍처럼 불고 있습니다. 특정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지갑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NFT나 메타버스 테마에서 보았던 과열 양상과 유사합니다. 특히 암호화폐 섹터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스테이블코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거나 사업 역량이 불분명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괴리가 매우 크다는 지적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자체는 매우 중요하고 미래 금융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지만, 특정 기업의 주가 상승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러한 과열된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인지, 그 본질과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충분한 학습과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단순히 테마에 편승하여 맹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디지털 지갑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 내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여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과열된 시장은 결국 식기 마련이며,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