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피하 종양이란? 정의, 내시경 진단, 주요 종류 및 치료·관리 방법 완벽 가이드
상피하 종양의 정의 및 용어의 이해
위장관에서 발견되는 '상피하 종양(Subepithelial Tumor, SET)'은 소화관 내강으로 돌출된 융기성 병변 중, 표면이 정상적인 상피 점막으로 덮여 있는 경우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병변을 '점막하 종양(Submucosal Tumor, SMT)'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는 의학적으로 완벽히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해당 병변이 점막의 바로 아래층인 점막하층(submucosa)에서 기원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더 깊은 층인 고유근층(muscularis propria)이나 혹은 위장관 외부 장기의 압박에 의해서도 유사한 형태로 관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점막하 종양'은 점막하층에 국한된 종양만을 의미하는 반면, '상피하 종양'은 기원하는 조직층에 관계없이 정상 상피 아래에 위치하여 융기된 모든 병변을 아우르는 더욱 광범위하고 정확한 용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화관 벽은 점막층(mucosa), 점막하층(submucosa), 고유근층(muscularis propria), 장막하층(subserosa), 장막층(serosa) 등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피하 종양은 근육, 림프조직, 신경, 지방, 혈관 등 점막하층을 구성하는 모든 조직에서 유래할 수 있습니다.
상피하 종양은 식도, 위, 십이지장, 대장 등 소화관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으며, 위내시경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위 상피하 종양의 유병률은 건강검진 수검자 중 약 0.36%에서 1.99% 사이로 보고되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견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발생 부위별 빈도는 위가 약 60%로 가장 흔하고, 식도가 30%, 십이지장이 10% 순으로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상피하 종양은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커지면 궤양, 출혈, 복통, 연하곤란(삼킴곤란), 위장관 폐쇄 등의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을 통한 상피하 종양의 감별 진단
상피하 종양은 양성부터 악성 잠재력을 가진 종양까지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시경 검사는 상피하 종양을 진단하는 첫 단계이며, 내시경 의사는 종양의 위치, 크기, 색조, 표면 변화, 경도(단단한 정도), 이동성 등 여러 소견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진단을 추정합니다.
내시경적 관찰 소견
위치 (Location) 종양의 종류에 따라 호발하는 부위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위장관간질종양(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은 주로 위의 저부(fundus)나 체부(body)에서 발견되고, 평활근종(leiomyoma)은 분문부(cardia)나 저부에서 흔합니다. 반면 이소성 췌장(ectopic pancreas)이나 지방종(lipoma)은 위의 전정부(antrum)에서 더 자주 관찰됩니다. 또한 위 주변의 정상 장기, 예를 들어 비장, 간, 췌장, 담낭 등에 의한 외부 압박(external compression)도 상피하 종양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외부 압박은 호흡이나 환자의 자세 변경에 따라 모양이 변하고, 기저부가 넓으며, 겸자(forceps)로 눌렀을 때 움직이지 않는 특징(rolling sign 음성)을 보여 감별에 도움이 됩니다.
색조 (Color) 대부분의 상피하 종양은 주변 점막과 유사한 색을 띠지만, 특정 색조는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지방종은 특징적으로 노란색(yellowish)을 띠며, 혈관종(hemangioma)이나 정맥류(varix), 과혈관성인 사구종양(glomus tumor) 등은 푸른색(bluish)으로 관찰됩니다. 낭종(cyst)이나 림프관종(lymphangioma)과 같은 낭성 병변은 내용물이 비쳐 다소 투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표면 변화 (Surface Change) 표면이 매끈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특징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병변의 중심부에 배꼽 모양의 함몰(umbilication or dimpling)이나 작은 개구부(opening)가 관찰된다면 이소성 췌장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습니다. 표면에 미란(erosion)이나 궤양(ulcer)이 동반된 경우, 이는 악성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소견입니다. 특히 위장관간질종양, 신경내분비종양, 림프종, 상피하종양 형태의 위암(SET-like carcinoma) 등에서 궤양이 나타날 수 있어 추가적인 조직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도 (Consistency) 및 이동성 (Mobility) 내시경 겸자를 이용해 병변을 눌러보아 단단한 정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병변의 중심부를 눌렀을 때 부드럽게 들어가는 '쿠션 징후(cushion sign)' 또는 '베개 징후(pillow sign)'가 양성이면, 이는 내부가 지방이나 액체로 구성된 지방종, 낭종 등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또한, 겸자로 병변의 가장자리를 밀었을 때 점막 아래에서 구슬처럼 구르는 '롤링 징후(rolling sign)'가 양성이면, 병변이 점막근층(muscularis mucosae)이나 그보다 깊은 곳에서 기원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 신경내분비종양이나 림프종처럼 점막 고유층(lamina propria)에 위치한 병변은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조직 검사 및 추가 검사
일반적인 내시경 조직검사는 표면의 점막 조직만 채취하기 때문에 점막 아래에 위치한 상피하 종양의 정확한 진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같은 부위를 여러 번 물어뜯는 방식의 'bite-on-bite' 생검을 시도할 수 있으나, 진단율은 14~42% 정도로 여전히 낮고 출혈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 초음파(Endoscopic Ultrasonography, EUS)가 필수적입니다. 내시경 초음파는 종양의 정확한 크기와 기원층(origin layer), 내부의 에코 양상(echogenicity)을 파악하여 감별 진단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위장관간질종양(GIST)은 주로 저에코성(hypoechoic) 종괴로 고유근층(4층)에서 기원하는 반면, 지방종은 고에코성(hyperechoic)으로 점막하층(3층)에서 발견됩니다. 내시경 초음파 유도 하에 세침흡인술(EUS-FNA)이나 조직생검(EUS-FNB)을 시행하면 더 높은 정확도로 조직학적 진단이 가능합니다.
상피하 종양의 종류와 치료 방침
상피하 종양은 다양한 세포에서 기원하며, 크게 양성 종양과 악성 또는 악성 잠재성이 있는 종양으로 나뉩니다.
주요 양성 상피하 종양
평활근종 (Leiomyoma): 위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종양 중 하나로, 대개 근육층(점막근층 또는 고유근층)에서 발생합니다. 악성 변화는 드뭅니다.
지방종 (Lipoma): 지방세포로 구성된 완전한 양성 종양입니다. 내시경에서 노란색을 띠고 쿠션 징후가 양성으로 나타나며, 내시경 초음파에서 고에코성으로 쉽게 진단됩니다.
이소성 췌장 (Ectopic Pancreas): 췌장 조직이 정상 위치를 벗어나 위나 십이지장 점막하층에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중심부 함몰이 특징적이며 악성화는 매우 드뭅니다.
낭종 (Cyst) 및 림프관종 (Lymphangioma): 액체를 포함하는 주머니 형태의 병변으로, 투명하거나 창백한 표면을 가집니다.
악성 가능성이 있는 주요 상피하 종양
위장관간질종양 (GIST):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상피하 종양으로, 대부분은 양성 경과를 보이지만 약 20~30%는 악성으로 진행하거나 전이될 수 있습니다. 종양의 크기와 유사분열 지수(mitotic index)가 악성도를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이며, 일반적으로 크기가 3cm를 초과하거나, 궤양, 불규칙한 경계를 보이면 악성 가능성이 높아 수술적 절제를 고려합니다.
신경내분비종양 (Neuroendocrine Tumor, 유암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세포에서 기원하는 종양입니다. 크기가 작고 주변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내시경적 절제가 가능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주변 침범이 의심되면 수술이 필요합니다.
그 외 악성 종양: 드물게 림프종(lymphoma), 평활근육종(leiomyosarcoma), 악성 신경초종(malignant schwannoma),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암(metastatic cancer) 등이 상피하 종양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상피하 종양의 추적 관찰 및 관리
상피하 종양의 치료 방침은 종양의 종류, 크기, 증상 유무, 악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고, 증상이 없으며, 내시경 및 내시경 초음파 소견에서 명백한 양성 종양(예: 지방종, 이소성 췌장)으로 판단될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권고합니다. 추적 관찰 간격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12년 간격의 내시경 검사를 시행합니다. 최근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ESGE) 가이드라인에서는 진단이 불명확한 1cm 미만 병변은 23년 간격, 12cm 병변은 12년 간격의 추적 관찰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2cm 이상으로 크거나, 추적 관찰 중 크기가 증가하는 경우, 또는 출혈,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GIST가 의심되고 크기가 3cm 이상인 경우에는 악성 잠재력을 고려하여 외과적 수술을 통한 절제가 원칙입니다. 2cm 미만이라도 고유근층을 침범하지 않고 점막에 가깝게 위치한 일부 종양은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ESD)과 같은 내시경 시술로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상피하 종양 자체를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위장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전반적인 위장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건강검진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가의 진단에 따라 적절한 추적 관찰 및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