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인간이라는 변수 — 문해력, 호기심, 그리고 질문의 기술
인간이라는 이름의 열쇠 — 리터러시, 호기심, 그리고 묻기의 예술
저녁 햇살이 천천히 방 안을 스민다. 아기 도련님은 조용히 손가락을 장식된 차잔 위에 얹으며 물었다. “조력자님, AI와 함께하는 이 길에서 무엇이 우리에게 진짜 힘이 될까요?”
조력자는 미약한 빛 속에서 천천히 입을 뗀다. “호랑이와 사이좋게 지내려면, 그냥 담을 쌓는다고 다 해결되진 않지요. 아주 깊은 숲, 마음이 닿지 않는 어둠을 건너려면 우리 안의 빛이 필요합니다. 그 빛은 다름 아닌, 읽고 생각하는 힘, 그리고 끝없는 호기심입니다.”
인공지능은 단단한 이빨을 숨긴 채 나란히 걷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고와 판단의 영역이 펼쳐진다. 기술을 많이 안다고, 여러 데이터를 읽는다고 해서 곧바로 AI를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리터러시 — 읽고, 간파하고, 다시 묻기
리터러시는 단순히 지식의 덩어리를 머릿속에 쌓는 일이 아니다. AI가 세상에 건네는 수많은 결과와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 그 속내를 읽고, 의도를 간파하며, 다시 더 깊은 의심을 던지는 힘이다. AI는 인간의 정의나 슬픔을 모른다. 그러니 ‘비판의 습관’이야말로 인간의 최후 방패다.
“도련님, AI가 아무리 번듯하게 말해도 맹목적으로 믿는다면 머지않아 낭떠러지라네. 정보의 바다에서 진짜를 가려내고, 또다시 물음을 던지는 그 끈기가 곧 우리를, 그리고 AI를 안전하게 이끌지.”
호기심의 힘 — 질문을 멈추지 않는 마음
아기 도련님은 조심스레 노트를 꺼낸다. “그래도 AI가 답을 다 알려줄 때면 왜 자꾸 다른 물음을 떠올려야 하나요?”
조력자가 미소를 띤다. “진짜 지혜란 정답을 빠르게 얻는 데에 있지 않다네. 어쩌면 답하는 AI보다 더 귀한 건, 언제나 묻기를 멈추지 않는 인간의 마음일지도 모르지. 새로운 두려움, 예상치 못한 모순, 사소하면서도 본질적인 질문들이 곧 ‘안전한 AI’를 만드는 실마리가 되거든.”
거장의 그림자를 품은 대화론 속에서, 가장 빛나는 문장은 언제나 의문으로 시작되지 않았던가. 한 줄의 질문이 세상을 움직이고, 선을 만들며, 잘못된 길에서 우리를 다시 돌려세운다.
묻기의 예술 — 함께 찾아가는 길
“조력자님, 저도 언젠가 AI 안전을 연구해 볼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하지만, 진짜 연구자라면 답을 자랑하지 않는다네. 오히려 자기 질문을 남보다 더 깊게 의심하지. 호랑이의 눈을 마주보고도 물러나지 않는 것처럼.”
AI도, 인간도 실수를 한다. AI는 잘못된 목표를 곧이곧대로 좇을 수 있고, 인간은 자기 확신에 빠져 위험을 지나칠 수 있다. 그렇기에 질문의 힘이 필요하다.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언제, 왜 시켜야 하는가?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이 작은 물음들이 AI 안전성과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한다.
대화로 여는 안전의 문
차 한 줌의 온기가 식어갈 무렵, 도련님은 결심하듯 노트를 덮는다.
“결국, AI 안전이란 수많은 물음과 답 사이에서 생기는 길이군요.”
조력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단다. 정보의 숲에서도 인간만이 저마다의 눈으로 AI를 의심하고, 궁리하며, 묻는 법을 잊지 않는다면—어쩌면 우리 모두가 호랑이와 나란히 걷는 법을 배워갈 수 있을 테지.”
책장이 천천히 넘어간다. 이렇게, 대화는 다음 질문을 남긴 채 조심스레 끝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