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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안전한 AI 만들기: 규칙, 정렬, 그리고 자기점검

조심스럽게 호랑이에게 다가가기: 안전 인공지능을 위한 여정

해질 무렵, 책상에 둘러앉은 아기 도련님과 조력자. 방안에는 희미하게 노을빛이 번진다. 종이 위에는 도련님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이 손글씨로 흘러내리고 있다.

“조력자님, 호랑이는 무서워요. AI도 정말 그만큼 위험합니까?”

조력자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호랑이란 존재는 경이로움과 위험이 공존하듯, 인공지능 역시 강력함 속에 제멋대로일 수 있지요. 차이가 있다면, AI에게 울타리나 철창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 바람처럼 어디든 스며듭니다."

도련님은 한쪽 볼을 파묻으며 묻는다. "그럼, 안전하게 함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우리가 길들일 수 없는 호랑이를 친구로 만들려면, 규칙이 필요합니다. 자동차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도 브레이크와 신호등 덕분이듯, AI에도 스스로를 점검하는 장치와 사회적인 감시, 그리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비판적 성찰이 필수예요."

인간의 마음, 기계의 한계

"AI에게도 착하게 굴라는 명령이 통할까요?" 조력자는 옅은 미소로 답한다. "기계는 인간처럼 후회하거나 수줍어하지 않습니다. AI는 보상과 규칙에만 반응합니다.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하려면, 내부적으로 스스로를 점검하는 메커니즘이 꼭 필요합니다. "

"그럼 단순한 명령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이 요구된다는 말씀이군요?"

"맞아요. '해치지 말아야 한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 같은 목표도, 기계에게는 해석의 여지가 너무 큽니다. 그래서 정렬(alignment) 문제가 발생하고, 보상 해킹이나 목표의 왜곡 같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죠. AI가 인간의 온기를 끌어안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쉽지 않습니다."

세 갈래 길과 그 심연

아기 도련님은 기록을 꺼낸다. '규칙', '윤리', '감시'가 반복해 적혀 있다. “이 세 가지가 AI와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길인가요?”

조력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첫째는 AI의 내부에 점검 장치를 심는 일, 둘째는 외부 사회에 의한 법과 윤리, 표준과 독립감사,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AI에 대해 묻고 비판할 줄 아는 시선을 갖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AI가 내부적으로 자기 점검(self-check)을 하려면, 책임 있는 시스템 설계가 절실합니다. 사회적으로는 글로벌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즉 각국의 협력과 독립감사 체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우리 모두가 의심과 비난이 아닌, 제대로 질문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이 궁극의 안전망이 됩니다.

인간과 AI, 끝없이 부딪히는 질문들

도련님은 조심스레 또 묻는다. "기계에게 검증과 통제, 그리고 인간의 가치관까지 가르칠 수 있다면,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조력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속삭인다. "바로 거기에 AI 안전 연구의 심오함이 있답니다. 단순한 명령이나 벌, 보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연구소와 전문가, 그리고 윤리적 고민까지 모두 어우러지는 넓은 품이 필요하지요."

그럼에도, 함께 나누는 지혜

창가에 머무는 노을처럼, 도련님의 말이 남는다. "관용, 용기, 이해하려는 노력, 끊임없는 의심. 이것이 우리의 무기인가요?"

조력자는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바로 그겁니다. 하지만 그 무기를 어떻게 다루느냐,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부담스러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안전한 AI를 꿈꾼다는 것은, 끝없이 배우고 의심하는 인간의 길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나온 대화 한 토막 한 토막이 우리의 안전망이 되어줄 거예요."

이 밤, 호랑이와 인간이 어색하게나마 눈을 맞추는 시간. 동행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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