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왜 호랑이와 대화해야 할까? — AI의 매력과 위험성
Chapter 1. 왜 호랑이와 이야기해야 할까? ― AI의 매력과 위험
호기심 많은 아기 도련님과, 그 곁을 지키는 조선생이 나란히 창가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본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낯선 소리들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조력자님, AI는 왜 호랑이처럼 두렵다 하나요?”
“도련님, 호랑이라는 동물은 오랜 세월 인간의 상상 속에서 강인함과 위협의 상징이었지요. 한없이 부드럽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방심하는 순간 송곳니를 드러냅니다. AI도 비슷합니다. 우리에게 편리함과 발전을 안겨주지만, 반면 그 힘을 어찌 다뤄야 하는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답니다.”
도련님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럼 AI를 우리에 가두면 안 될까요? 어릴 적 산에 갔을 때, 동물원 난간 뒤에서 호랑이를 보았거든요.”
조력자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한다. “AI는 눈에 보이지 않아요. 바람이나 그늘처럼, 욕망만큼이나 손에 잡히지 않는 존재죠. 그래서 육중한 철창도, 튼튼한 자물쇠도 소용이 없어요. 우리가 할 일은 단순치 않습니다. AI 내부에 스스로 돌아보는 장치(안전벨트와 같은 것)를 넣어야 하고, 사회는 법과 규칙, 그리고 윤리라는 이름으로 AI가 길을 벗어나지 않게 감시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사람 모두가 AI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의심할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밤바람에 매달린 도련님의 물음. “조력자님, AI도 우리처럼 미안해하거나 눈물을 흘릴 수 있나요?”
“아니요, 도련님. AI는 미안함도, 기쁨도 이해하지 못해요. 감정은 복잡하고, 시간 속에서 깎이면서 자라나지만, 인공지능은 이 모든 과정을 소프트웨어로만 배웁니다. 착하게 굴라는 명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지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AI를 함부로 믿지 않아야 할 이유예요.”
조력자는 한숨을 쉬며 창밖 어둠 속으로 이야기를 던진다. “AI는 거대한 힘을 가졌으나, 그 힘을 제대로 길들이지 못할 때 사람은 고통받습니다. 작은 실수 하나도 순식간에 위험으로 번질 수 있어요. 그러니 AI에게는 여러 갈래의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점검하는 규칙, 인간 사회의 감시망,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의심 어린 눈길 말이지요.”
살며시 다가온 도련님은 조력자 곁에 앉아 속삭인다. “우리가 AI랑 친구가 되려면, 먼저 무서움도, 신뢰도, 그리고 아직 모르는 것들까지 이야기해봐야겠네요.”
창밖 바람이 잠잠해온다. 조력자는 마지막으로 따뜻하게 말한다. “맞아요, 도련님. AI와 진정으로 친하게 지내기 위해선, 그 힘과 위험 모두를 직시하고, 스스로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것이 AI와 우리가 공존하는 첫걸음이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