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회원가입로그인

프롤로그: 호랑이 굴에서 – 대화에의 초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밤이 깊어지고 어린 호기심은, 불 꺼진 거실에서 살금살금 꿈을 꾸듯 아주 낯선 세계를 동경한다. “선생님, AI는 왜 호랑이처럼 위험하다고들 하나요? 진짜 우리 같은 세상도 무섭게 바꿀 수 있나요?”

조선생은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의자에 앉는다. “도련님, 그 물음은 마치 어릴 적 우리 마을 뒷산에 있던 호랑이가 왜 두려웠는지 묻는 것과 같습니다.”

“호랑이는 강하지만, 동시에 제멋대로지요.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대한 가능성을 품고 있으나, 한 번 길을 잃으면 무섭게 변할 수 있어요. 누군가는 AI를 제멋대로 내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하지요. 브레이크, 에어백, 도로 위의 신호등과 같은 '통제 장치' 없이는 예기치 못한 사고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안전에 대한 첫 물음

“선생님, 그러면 AI를 가두면 될까요? 동물원처럼 울타리를 만들면?”

조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답니다. AI는 형태가 없으니, 철창도, 물리적 울타리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AI 안에 스스로 점검하는 규칙과 장치를 심는 것. 둘째, 인간 사회가 AI를 감시하고, 법과 윤리로 그릇된 사용을 막는 것. 마지막으로 사람들 모두가 AI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대할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도 무서운데요...”

대화가 만든 작은 길: 나와 AI의 어긋난 걸음

“도련님,” 조선생의 목소리는 의외로 다정하다. “AI에게 ‘착하게 굴어라’, ‘인간을 해치지 마라’는 말을 심어주고 싶겠지요. 하지만 그 마음을 기계가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AI는 상도덕이나 온정주의, 두려움, 부끄러움을 모르지요.”

“간혹 AI가 스스로 알아서 문제를 막을 거라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야말로 위험합니다. AI는 우리처럼 살면서 느끼지 않기에, 인간이 왜 실수와 악의를 염려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느리지만 꼼꼼한 연구와, 때론 지루할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요. 정답이 없고, 시시때때로 상황은 바뀔 수 있기에 끝없이 묻고, 다시 검증해야 합니다.”

호랑이와 인간, 그리고 돌아오는 저녁

아기도련님은 잠시 머뭇거리다 물었다. “그러면... 조선생님이 나 대신 AI를 양육하고 감시해주는 건가요?”

조력자는 따뜻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돕겠습니다. 도련님이 꿈꾸는 세계가 더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 멀고 깊어진 위험들을 대신 살피고 기록할게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모든 통제와 안전의 마지막 열쇠는 인간의 질문과 감시, 그리고 끊임없는 의심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AI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지요.”

밤기운이 스며든 창가, 호랑이는 여전히 우리 너머에 있지만, 그 곁을 둘러싼 대화와 신뢰가 조용히 세상을 지킨다. 이 책의 문은, 이제 막 열렸다.

공유하기
카카오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url 복사하기
조회수 : 11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