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2: 인공지능으로 생명체의 유전체 설계 혁신
Evo2는 생명의 언어인 유전체 서열을 이해, 예측, 설계할 수 있는 강력한 인공지능 모델이다. 이 모델은 막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학습하고, 혁신적인 아키텍처인 StripedHyena 2를 통해 처리를 최적화했다. 개방형 소스로 다양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생명 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혹시 생명의 설계도라고 불리는 DNA가 일종의 언어와 같다고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가 A, C, G, T라는 네 글자로 빼곡히 기록된 거대한 서사시와 같다고 말입니다. 이 복잡하고 심오한 언어를 해독하고, 심지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은 더 이상 공상 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과학계는 Evo2라는 강력한 인공지능(AI) 모델의 등장으로 떠들썩한데요, 이는 생명의 언어, 즉 유전체 서열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해하고 예측하며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2, 4, 5]. 쉽게 말해, 우리가 인터넷의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Chat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했듯이, Evo2는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학습하여 생물학의 언어를 이해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13]. 이번 시간에는 바로 이 Evo2가 무엇인지,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어떤 놀라운 능력을 가졌는지, 그리고 이것이 생명 과학 연구와 우리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아주 깊이 있게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그 배경과 원리, 그리고 강력한 가능성까지 남김없이 살펴보겠습니다.
Evo2란 무엇인가?
Evo2는 본질적으로 유전체 서열 데이터를 학습하여 생물학적 패턴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새로운 서열 생성이 가능한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Genomic Foundation Model)'입니다 [3, 4, 9, 16]. 여기서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는 용어가 조금 생소하게 들리실 수도 있겠는데요. 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광범위한 작업에 적용될 수 있는 기반 능력을 갖춘 대규모 AI 모델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GPT-3나 GPT-4와 같은 모델은 인터넷의 막대한 텍스트와 코드를 학습하여 번역, 요약, 작문, 코딩 등 다양한 언어 관련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 능력을 갖추었지요. Evo2는 이러한 파운데이션 모델의 개념을 생물학, 특히 유전체학 분야에 적용한 것입니다. 즉, 특정 작업만을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라, 유전체 데이터에 내재된 근본적인 '문법'과 '의미'를 학습하여 다양한 생물학적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적인 능력을 갖춘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
Evo2의 핵심 작동 원리는 '자기회귀 모델링(Autoregressive Modeling)'에 기반합니다 . 자기회귀 모델은 쉽게 말해, 이전 정보들을 바탕으로 다음에 올 정보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우리가 문장을 쓸 때 앞서 쓴 단어들을 보고 다음에 올 단어를 자연스럽게 예측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Evo2는 DNA 서열을 하나의 긴 텍스트처럼 취급하여, 특정 위치의 뉴클레오티드(A, C, G, T 중 하나) 앞에 오는 모든 뉴클레오티드 서열, 즉 '문맥'을 보고 해당 위치에 어떤 뉴클레오티드가 올 확률이 가장 높은지를 예측하도록 훈련됩니다 .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길이 LLL인 DNA 서열 x=(x1,x2,...,xL)x = (x_1, x_2, ..., x_L)x=(x1,x2,...,xL)의 전체 확률 P(x)P(x)P(x)를 다음과 같이 각 뉴클레오티드가 이전 서열이 주어졌을 때 나타날 조건부 확률의 곱으로 분해하여 모델링하는 것입니다 .
P(x)=∏t=1LP(xt∣x<t)P(x) = \prod_{t=1}^{L} P(x_t | x_{<t})P(x)=∏t=1LP(xt∣x<t)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순히 인접한 뉴클레오티드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서열 내에 멀리 떨어져 있는 부분들 사이의 복잡하고 장기적인 상호작용 패턴까지 학습할 수 있게 해줍니다 . 예를 들어, 어떤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인핸서(enhancer)라는 DNA 영역은 해당 유전자로부터 수만, 수십만 염기쌍 떨어져 있는 경우도 흔한데요, Evo2는 이러한 장거리 의존성까지 파악하여 유전체의 기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Evo2가 단일 뉴클레오티드 해상도(single-nucleotide resolution)로 작동한다는 사실입니다 [1, 3, 16, 22]. 이는 DNA 서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뉴클레오티드 하나하나의 변화가 전체 서열의 의미, 즉 생물학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1, 19]. 마치 우리가 문장에서 단어 하나, 혹은 글자 하나를 바꾸었을 때 전체 문장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니, 그럼 그냥 다음 글자 예측하는 거랑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거야? 단순 확률 계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다음 염기를 맞추는 게임이 아닙니다. Evo2가 학습하는 것은 단순한 통계적 패턴을 넘어, 수십억 년의 진화를 통해 DNA 서열에 각인된 생명 현상의 근본 원리, 즉 '생명의 문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특정 서열 패턴이 어떤 단백질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높은지, 어떤 변이가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지, 어떤 서열이 특정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지 등의 정보가 바로 이 '문법'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이지요. Evo2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이 복잡한 문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생물학적 통찰력을 제공하거나, 심지어는 특정 기능을 갖는 새로운 유전 서열을 '작문'할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2, 5, 13]. 이는 실험실에서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발견 과정을 단 몇 시간, 혹은 몇 분으로 단축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
이 혁신적인 모델은 비영리 생의학 연구 기관인 Arc Institute를 중심으로 NVIDIA,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등 유수의 기관들이 협력하여 개발했습니다 [1, 5, 8]. 이는 특정 기업이나 연구실의 전유물이 아닌, 인류 공동의 지식 자산으로서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방대한 데이터와 혁신적 아키텍처
Evo2의 경이로운 능력은 그 기반이 되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와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혁신적인 모델 아키텍처에서 비롯됩니다. 우리가 더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할수록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처럼, AI 모델 역시 풍부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게 마련입니다. Evo2는 이 점에서 가히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합니다.
Evo2는 무려 9조 3천억 개(9.3 trillion)가 넘는 DNA 염기쌍(뉴클레오티드)으로 구성된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1, 10, 13]. 이는 인간 유전체(약 30억 염기쌍)의 3,000배가 넘는 엄청난 양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가 특정 종에 국한되지 않고, 진핵생물(Eukarya), 원핵생물(Prokarya), 고세균(Archaea) 등 생명의 모든 영역(domain)을 아우르는 12만 8천여 종(>128,000 species) 이상의 유전체 정보를 포함한다는 점입니다 [1, 4, 5, 10, 13]. 구체적으로는 15,032개의 진핵생물 유전체와 113,379개의 원핵생물 유전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러한 광범위한 데이터는 Evo2가 특정 종의 유전적 특징뿐만 아니라, 생명의 나무 전체에 걸쳐 보존되거나 다양하게 나타나는 진화적 패턴과 생물학적 원리를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기반이 됩니다 [4, 5]. 쉽게 말해, 한국어만 배운 사람보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모두 배운 사람이 언어의 보편적인 원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vo2는 사실상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학습함으로써, 생명의 언어에 대한 매우 폭넓고 일반화된 이해를 갖추게 된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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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다양한 생명체들이 포함된 생명의 나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Evo2가 학습한 데이터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
9조 개 염기서열이라니, 도대체 그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다 처리한다는 거야? 컴퓨터 터지는 거 아니냐고!
맞습니다. 그렇게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그 안의 복잡한 패턴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의 양뿐만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AI 모델 아키텍처가 필수적입니다. 기존의 많은 거대 언어 모델들이 사용하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는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처리해야 하는 서열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계산량과 메모리 요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유전체 데이터는 수백만, 수억 염기쌍에 달하는 매우 긴 서열을 다루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했지요.
Evo2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tripedHyena 2'라는 새롭고 혁신적인 아키텍처를 채택했습니다 [4, 13]. StripedHyena 아키텍처는 트랜스포머의 핵심 요소인 어텐션(Attention) 메커니즘과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4, 13, 16]. 짧은 범위의 패턴은 합성곱 연산을 통해 효율적으로 포착하고, 중간 및 긴 범위의 의존성은 다른 메커니즘(예: 게이트 메커니즘, 상태 공간 모델 요소 등)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모델링합니다 [13, 16]. 이러한 설계 덕분에 StripedHyena 2는 기존 트랜스포머나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선형 어텐션, 상태 공간 모델 기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훈련될 수 있으며, 동시에 서열 길이에 따른 계산량 증가를 거의 선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4]. 쉽게 비유하자면, 아주 긴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단락은 자세히 읽고(어텐션), 전체적인 흐름은 빠르게 훑어보면서(합성곱) 효율적으로 내용을 파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러한 아키텍처의 효율성 덕분에 Evo2는 최대 400억 개(40 billion)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지는 거대 모델로 확장될 수 있었고, 동시에 최대 100만 개(1 million)의 토큰(염기쌍)에 달하는 매우 긴 컨텍스트 길이(context length)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3, 4, 13, 16, 22]. 100만 염기쌍이라는 컨텍스트 길이는 단순한 세균의 유전체 전체 길이와 맞먹는 수준이며 [1, 5, 13], 인간과 같은 복잡한 생명체의 유전자 영역과 그 주변의 조절 영역들을 포함하기에 충분한 길이입니다 . 이 긴 컨텍스트 길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유전자 발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원거리 조절 요소(예: 인핸서)와 유전자 본체 사이의 상호작용과 같이, 유전체 내의 장거리 의존성(long-range dependencies)을 모델이 직접적으로 학습하고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의 프로모터(promoter, 유전자 발현 시작 부위)에서 수만 염기쌍 떨어진 인핸서 영역의 염기 서열 변화가 어떻게 해당 유전자의 발현량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Evo2의 훈련 과정 또한 이러한 장거리 의존성 학습을 최적화하기 위해 2단계로 설계되었습니다 . 첫 번째 단계인 사전 훈련(Pretraining)에서는 약 8,192 토큰 정도의 비교적 짧은 컨텍스트 길이로 모델을 훈련시킵니다. 이때 사용되는 데이터는 유전자 본체(gene bodies), 프로모터, 인핸서 등 기능적으로 중요하다고 알려진 영역의 서열 비율을 높여, 모델이 우선적으로 의미 있는 국소적 패턴(local patterns), 예를 들어 특정 단백질이 결합하는 DNA 서열 모티프(motif)나 유전자 발현 조절 신호 등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도록 유도합니다 . 쉽게 말해, 언어를 배울 때 먼저 기본적인 단어와 짧은 구문, 문법 규칙을 익히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그 후, 두 번째 단계인 미드 트레이닝(Midtraining)에서는 컨텍스트 길이를 점진적으로 최대 100만 토큰까지 확장하여 모델을 추가로 훈련시킵니다 . 이 단계의 목표는 사전 훈련 단계에서 학습한 국소적 패턴 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유전체 전체에 걸쳐 존재하는 장거리 의존성을 학습하고 통합하는 것입니다 . 마치 짧은 글쓰기 연습을 통해 다진 문장력을 바탕으로 긴 소설이나 논문을 쓰는 능력을 기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확장된 컨텍스트 길이에서도 위치 정보가 왜곡되지 않도록 위치 임베딩(positional embeddings)을 조정하는 등의 기술적 처리(예: positional interpolation, rescaling of rotary positional embeddings)가 적용됩니다 . 이러한 체계적인 훈련 전략 덕분에 Evo2는 미시적인 염기 서열 패턴부터 거시적인 유전체 구조까지 아우르는 다층적인 이해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와 혁신적인 아키텍처,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 과정의 결합은 Evo2가 전례 없는 수준의 유전체 이해 및 예측 능력을 갖추게 된 핵심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NVIDIA DGX Cloud 플랫폼 상에서 2,000개의 NVIDIA H100 GPU가 동원되었으며 [13, 15], 이는 단백질 구조 예측으로 유명한 AlphaFold 모델 훈련에 사용된 컴퓨팅 자원의 약 150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 이는 생물학 분야 AI 모델 훈련에 투입된 역대 최대 규모의 컴퓨팅 파워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
아래 표는 Evo2의 주요 특징을 요약한 것입니다.
특징 | 설명 | 관련 근거 |
---|---|---|
모델 유형 |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 (Genomic Foundation Model) | , , , |
작동 원리 | 자기회귀 모델링 (Autoregressive Modeling), 단일 뉴클레오티드 해상도 | , , , |
학습 데이터 규모 | 9.3조 개 이상 뉴클레오티드 | , , |
학습 데이터 범위 | 모든 생명 영역 (>128,000 종) | , , , |
모델 아키텍처 | StripedHyena 2 (Hybrid: Attention + Convolution) | , |
파라미터 수 | 최대 400억 개 | , , , |
컨텍스트 길이 | 최대 100만 토큰 (염기쌍) | , , , |
훈련 방식 | 2단계 훈련 (Pretraining: ~8k context, Midtraining: up to 1M context) | |
훈련 인프라 | NVIDIA DGX Cloud, 2,000 H100 GPUs | , |
개발 주체 | Arc Institute, NVIDIA, Stanford Univ., UC Berkeley, UCSF | , , |
Evo2의 핵심 능력과 응용
Evo2는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학습하고 혁신적인 아키텍처를 통해 이를 처리함으로써,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다양한 능력들을 보여줍니다. 마치 여러 언어를 마스터한 사람이 번역, 작문, 요약 등 다양한 언어 관련 작업을 능숙하게 해내는 것처럼, Evo2는 생명의 언어인 DNA 서열을 깊이 이해함으로써 예측, 분석, 생성 등 광범위한 생물학적 과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게 예측(Prediction) 능력과 생성/설계(Generation/Design) 능력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측 능력: 생명의 비밀을 읽어내다
Evo2의 가장 기본적인 능력은 주어진 DNA 서열 다음이나 특정 위치에 어떤 뉴클레오티드가 올지 예측하는 것입니다 . 이는 모델 훈련의 핵심 목표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유전체의 기능적 중요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위치의 염기서열을 인위적으로 바꾸었을 때 모델이 예측하는 다음 염기의 확률 분포가 크게 달라진다면, 이는 해당 위치가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습니다 .
더 나아가 Evo2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보입니다 [1, 2, 5, 13, 15]. 우리 모두는 DNA에 수많은 무작위적인 변이(mutation)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 하지만 드물게 특정 변이는 암이나 유전 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어떤 변이가 단순히 무해한 개인차인지, 아니면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성(pathogenic) 변이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정밀 의학의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요, 기존에는 이를 밝혀내기 위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실험적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 하지만 Evo2는 학습된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와 진화적 맥락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변이가 유전자의 기능에 미칠 영향을 단 몇 초 만에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2, 13]. 실제로 유방암 발병과 관련된 BRCA1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에서, Evo2는 이전에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던 변이들이 유전자 기능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90%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 이는 Evo2가 질병의 유전적 원인을 신속하게 규명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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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유방암 관련 유전자인 BRCA1의 구조와 함께, 특정 변이가 유전자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Evo2가 예측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다이어그램 .)
뿐만 아니라 Evo2는 DNA 서열 정보만을 바탕으로 해당 서열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와 기능까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2, 8, 15]. 단백질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생명 활동에 관여하는 핵심 분자이며, 그 기능은 아미노산 서열이 접혀서 만들어지는 고유한 3차원 구조에 의해 결정됩니다. Evo2는 DNA 서열로부터 RNA 서열, 그리고 최종적인 단백질 서열 및 구조와 기능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정보 흐름을 학습함으로써, 특정 유전자가 어떤 형태와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만들어낼지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 또한, 특정 유전자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지 여부(gene essentiality)를 예측하거나 , RNA 분자의 안정성(RNA stability) , 심지어는 특정 DNA 영역이 세포 내에서 얼마나 열려 있거나 닫혀 있는지(chromatin accessibility) 와 같은 후성유전학적 정보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 능력은 기초 생명 과학 연구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 및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질병 관련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떤 분자 표적을 공략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농업 분야에서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작물의 생산량, 병충해 저항성, 또는 기후 변화 적응력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여, 더 우수하고 지속 가능한 품종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4, 15].
생성 및 설계 능력: 새로운 생명을 디자인하다
Evo2는 단순히 기존의 생물학적 정보를 읽고 예측하는 것을 넘어, 특정 목적에 맞는 새로운 DNA 서열을 생성하고 설계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1, 2, 5, 8, 13, 15, 17, 21]. 이는 마치 인간 언어 모델이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글이나 코드를 창작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으로, 생명 과학 분야에서는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닙니다.
Evo2는 학습된 생명의 문법에 따라 통계적으로 그럴듯한, 완전히 새로운 DNA 서열을 생성해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자연계에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 서열과 매우 유사한 서열을 생성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진화 역사상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방식으로 특정 기능을 개선하거나 변형한 서열을 '창작'하기도 합니다 . 자연계에서 유전자 변이는 무작위적으로 일어나지만, Evo2를 이용하면 특정 기능을 갖도록 의도된 변이를 보다 직접적으로 탐색하고 유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이는 마치 자연적인 진화 과정을 인공적으로 가속하는 것과 같아서, 연구자들이 탐색할 수 있는 유망한 유전적 경로를 크게 확장시켜 줍니다 .
더 나아가, Evo2는 단순히 무작위적인 서열 생성을 넘어, 특정 생물학적 제약 조건이나 목표 기능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서열 생성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단백질 구조를 만들거나, 특정 세포 환경에서 원하는 수준으로 발현되거나, 혹은 특정 분자와 강하게 결합하는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DNA 서열을 설계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빔 탐색(Beam Search)과 같은 기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13]. 빔 탐색은 다음 서열을 예측할 때 가장 확률 높은 하나의 후보만 선택하는 대신, 확률적으로 가능한 여러 개의 후보(예: K개)를 동시에 고려하고 확장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 각 단계에서 생성된 후보 서열들을 미리 정의된 목표 함수(예: 원하는 단백질 구조와의 유사성, 특정 기능 발현 효율 등)로 평가하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후보들만을 남겨 다음 단계 탐색을 진행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특성을 가진 서열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
이러한 생성 및 설계 능력은 특히 합성 생물학(Synthetic Biology) 분야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합성 생물학은 생명 시스템의 구성 요소(예: 유전자, 단백질)를 설계하고 제작하여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기능의 생명 시스템을 만들거나 기존 생명 시스템을 유용하게 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생명 시스템의 복잡성 때문에 원하는 기능을 정확히 구현하는 생물학적 부품이나 회로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Evo2는 이러한 설계 과정을 데이터 기반의 AI 모델을 통해 자동화하고 최적화함으로써, 인공 생명체(artificial life)를 위한 유전 암호를 설계하거나 ,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유용한 화학 물질이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설계하는 등의 혁신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실제로 Evo2는 이미 단순한 세균의 유전체 전체 길이와 맞먹는 길이의 새로운 유전체 서열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1, 5, 13], 이는 인공 생명체 설계라는 오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유전자 서열을 막 만들어낸다고? 그거 위험한 거 아니야? 잘못 만들면 큰일 나는 거 아니냐고!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강력한 기술에는 항상 책임감 있는 사용과 윤리적 고려가 뒤따라야 합니다. Evo2 개발팀 역시 이러한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기술의 책임감 있는 개발과 배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생성된 서열이 자연계에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능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며 , 생성된 DNA 서열은 실제로 실험실에서 합성되고 살아있는 세포에 도입되어 그 기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또한,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팀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의 사회적, 윤리적 함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 강력한 도구일수록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vo2의 주요 능력과 잠재적 응용 분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능력 구분 | 세부 능력 | 주요 응용 분야 |
---|---|---|
예측 (Prediction) | 다음 뉴클레오티드 예측, 변이의 병원성 예측, 단백질 구조/기능 예측, 유전자 필수성 예측, RNA 안정성 예측, 후성유전학적 특징 예측 | 질병 진단 및 예측, 정밀 의학, 기초 생명 과학 연구, 유전체 기능 분석 |
생성/설계 (Generation/Design) | 새로운 DNA 서열 생성, 특정 기능 유전자 설계, 인공 유전체 설계, 목표 지향적 서열 최적화 (빔 탐색 등 활용) | 합성 생물학 (인공 생명체, 바이오 연료, 생화학 물질 생산), 신약 개발 (단백질 의약품 설계), 유전자 치료제 개발, 농업 (개량 품종 개발), 환경 (오염 정화 미생물 설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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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의료, 농업, 환경,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Evo2가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
개방성과 접근성: 과학 발전을 위한 노력
Evo2 프로젝트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그 개방성(Openness)에 있습니다. 개발을 주도한 Arc Institute와 협력 기관들은 Evo2 모델의 훈련 코드, 추론 코드, 그리고 사전 훈련된 모델 가중치(weights)까지 모두 오픈 소스로 공개했습니다 [1, 13]. 이는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Evo2 모델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연구를 수행하고, 더 나아가 모델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은 것입니다 [1, 5].
이러한 결정은 과학 지식의 발전과 인류 공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철학을 반영합니다. 특정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기술을 독점하는 대신,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집단 지성을 통해 더 빠르고 폭넓은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는 것이지요. 마치 리눅스(Linux) 운영체제나 위키피디아(Wikipedia) 백과사전처럼, 오픈 소스 커뮤니티의 협력을 통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공개된 모델과 코드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활동들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다양한 생물학적 문제 해결에 Evo2를 직접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질병과 관련된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을 때, Evo2를 이용하여 해당 변이가 병원성을 가질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또는, 특정 산업적으로 유용한 효소를 개발하고자 할 때, Evo2를 이용하여 원하는 기능을 가진 새로운 단백질 서열을 설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둘째, 자신들의 연구 데이터나 특정 목적에 맞게 Evo2 모델을 미세 조정(Fine-tuning)하여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범용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특정 세부 분야나 데이터셋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학습을 통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암 종류에 대한 유전체 데이터나 특정 식물 종의 유전체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켜 해당 분야에서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8, 15]. 이를 위해 오픈 소스 NVIDIA BioNeMo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모델을 다운로드하고 자체 데이터로 미세 조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8, 15].
셋째, Evo2 모델 자체의 작동 원리를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모델 내부를 들여다보고 어떤 특징들을 학습했으며, 어떻게 예측과 생성을 수행하는지 해석하려는 노력(Interpretability research)은 모델의 신뢰성을 높이고 새로운 생물학적 통찰력을 발견하는 데 중요합니다 . 실제로 Goodfire사와 같은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Evo2 모델 내부에서 엑손-인트론 경계, 알파 나선 및 베타 병풍 구조와 같은 단백질 2차 구조, tRNA 등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특징들을 찾아내려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
넷째, Evo2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된 새로운 모델이나 응용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코드와 모델은 후속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출발점을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 크고 정교한 모델을 만들거나, 다른 종류의 생물학적 데이터(예: 단백질 상호작용 데이터, 세포 이미지 데이터)와 통합하는 연구 등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Evo2는 또한 개발자들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모델을 활용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NVIDIA BioNeMo 플랫폼과 NVIDIA NIM 마이크로서비스를 통해 제공됩니다 [4, 8, 15, 21]. NVIDIA BioNeMo는 생체 분자 연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및 프레임워크로, 연구자들이 복잡한 인프라 구축 없이도 최신 AI 모델을 활용하여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NVIDIA NIM 마이크로서비스는 사전 훈련된 AI 모델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패키징하여,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AI 기능을 쉽게 통합하고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8, 15]. 사용자들은 NIM 마이크로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설정으로 모델 파라미터를 조정하여 원하는 종류의 생물학적 서열을 생성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결론적으로, Evo2 프로젝트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단순히 기술적인 성과를 넘어, 과학 연구의 민주화와 협력적 혁신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연구 커뮤니티가 Evo2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하여 생명 과학의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 인류가 직면한 건강, 환경, 식량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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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NVIDIA BioNeMo 플랫폼의 로고와 함께, 클라우드 환경에서 AI 모델을 활용하여 생명 과학 연구를 가속화하는 개념을 보여주는 이미지 .)
미래 전망과 과제
Evo2의 등장은 생명 과학 분야에 AI를 접목하여 연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마치 과거 현미경의 발명이 미생물의 세계를 열었듯이, 혹은 DNA 시퀀싱 기술의 발전이 유전체 시대를 열었듯이, Evo2와 같은 강력한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은 우리가 생명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조작하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4, 5, 8, 15].
가장 기대되는 점은 생물학적 발견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실험 중심 연구 방식은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13]. 하지만 Evo2를 활용하면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신속하게 찾아내고, 가설을 생성하며, 실험적으로 검증할 대상을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를 찾거나, 새로운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몇 년에서 몇 주, 혹은 며칠 단위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는 마치 경험 많은 탐험가가 정글 속에서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정교한 지도를 얻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Evo2는 정밀 의학, 맞춤형 치료, 신약 개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여 질병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하며, 심지어는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나 단백질 의약품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4, 15]. BRCA1 유전자 변이 예측 사례에서 보여주었듯이 , Evo2는 복잡한 유전적 요인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농업 및 환경 분야에서도 Evo2의 기여가 기대됩니다. 기후 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영양가가 높은 작물을 개발하거나 [4, 15], 플라스틱과 같은 환경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새로운 미생물이나 효소를 설계하는 데 Evo2의 예측 및 설계 능력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이는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Evo2와 같은 모델의 발전은 우리가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넘어, 생명을 '설계'하고 '재구성'하는 시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를 넘어, 생명 과학 연구의 필수적인 파트너가 되는 미래를 예고합니다 . Arc Institute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Dave Burke는 "Evo2와 같은 모델을 배포하는 것은 강력한 새 망원경을 우주의 가장 먼 곳으로 보내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탐사를 위한 엄청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 이는 Evo2가 열어갈 미지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밝은 전망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첫째, 모델의 '블랙박스' 문제, 즉 모델이 어떻게 특정 예측이나 결정을 내리는지 그 내부 작동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 모델의 예측 결과가 뛰어나더라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과학적 발견으로 인정받거나 임상적으로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델의 해석 가능성(Interpretability)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실제로 Evo2에 대한 해석 가능성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
둘째, 모델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제어하고 조종하는 '스티어링(Steering)' 기술의 개발입니다. 단순히 통계적으로 그럴듯한 서열을 생성하는 것을 넘어, 매우 구체적이고 복잡한 목표 기능(예: 특정 3차원 구조를 정확히 형성하는 단백질 설계)을 달성하도록 모델을 정밀하게 유도하는 것은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 언어 모델의 경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지만, 염기 서열만 다루는 Evo2의 경우에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셋째, 앞서 언급했듯이 기술의 오용 가능성에 대한 윤리적, 사회적 논의와 규제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강력한 유전자 편집 및 설계 기술은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예기치 못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 개발과 함께 책임감 있는 사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Evo2는 생명 과학 분야에서 AI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성과입니다. 이는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학습하여 생명의 언어를 이해하고, 예측하며, 심지어 새로운 생명을 설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의 등장을 알립니다. 물론 해석 가능성, 정밀 제어, 윤리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Evo2가 열어갈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앞으로 Evo2와 같은 AI 모델들이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생명의 신비를 밝혀내고,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Evo2가 가져올 변화의 핵심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Evo2의 엄청난 잠재력은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열려 있는 개방성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개방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핵심 능력(예측, 생성, 설계)을 활용하여 생명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방대한 데이터와 혁신적인 아키텍처(StripedHyena 2)에 의해 뒷받침되며, 그 근본적인 아이디어는 DNA를 하나의 복잡한 언어로 보고 이를 해독하려는 시도에 있습니다. Evo2는 분명 생명 과학 연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발걸음이며, 앞으로 펼쳐질 변화가 더욱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