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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적혈구의 임상적 중요성: 소변 검사를 통한 신장 질환 감별 진단

요약

이형적혈구는 정상 원반 모양에서 변형된 적혈구로, 사구체 통과 과정에서 물리적 및 화학적 스트레스를 받아 생성됨. 요침사 검사에서 이형적혈구의 비율은 사구체성 혈뇨를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 아칸토사이트는 사구체성 혈뇨를 강력하게 시사하는 이형적혈구의 형태로 임상적 가치가 큼.

여러분은 혹시 소변 색깔이 붉거나 콜라 색처럼 진하게 변하는 것을 경험해 보신 적이 있나요? 또는 건강검진 소변 검사 결과에서 '혈뇨' 소견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혈뇨, 즉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현상은 우리 몸 어딘가에서 출혈이 있다는 신호인데요, 문제는 그 출혈의 원인이 신장(콩팥) 자체인지, 아니면 신장 아래쪽의 요로(요관, 방광, 요도 등)인지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원인에 따라 진단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마치 탐정이 범죄 현장의 단서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듯, 의사들은 소변 속 작은 세포들의 모양을 단서 삼아 혈뇨의 원인을 추적합니다.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단서 중 하나가 바로 '이형적혈구(Dysmorphic Red Blood Cell)'입니다. 정상적인 적혈구는 매끈하고 동그란 원반 모양이지만, 이형적혈구는 마치 험난한 여정을 거치며 찌그러지고 변형된 듯한 기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형적혈구는 도대체 무엇이고, 왜 혈뇨의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까요? 또, 이 작은 세포의 모양을 어떻게 관찰하고, 어떤 기준으로 '비정상'이라고 판단하는 것일까요? 이번 시간에는 바로 이 이형적혈구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가지는 임상적 중요성, 검사 방법, 그리고 진단 기준까지 아주 깊고 상세하게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순한 정보 나열을 넘어, 왜 이형적혈구가 생기는지, 왜 특정 모양이 중요한지, 그 근본적인 원리와 이유를 파고들어 배경지식이 없는 분들도 이 분야를 완벽하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 그럼 소변 속 작은 거인, 이형적혈구의 세계로 함께 떠나볼까요?

이형적혈구(Dysmorphic RBC)란 무엇인가?

이형적혈구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적혈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상적인 적혈구(Red Blood Cell, RBC)는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원반 모양(biconcave disc shape)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작은 도넛 같은 형태라고 상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모양 덕분에 적혈구는 표면적을 넓혀 산소를 효율적으로 운반하고, 아주 가느다란 모세혈관도 유연하게 변형하며 통과할 수 있습니다 . 건강한 사람의 혈액 속 대부분의 적혈구는 이렇게 일정한 크기와 모양을 유지하고 있지요. 이것이 바로 적혈구의 정상 형태(isomorphic 또는 eumorphic)입니다.

하지만 '이형(dysmorphic)'이라는 단어는 '비정상적인 형태'를 의미하며, 따라서 이형적혈구(Dysmorphic RBC)는 정상적인 원반 모양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형적인 형태를 보이는 적혈구를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쉽게 말해, 정상적인 도넛 모양이 아니라 찌그러지거나, 표면에 돌기가 생기거나, 크기가 변하는 등 여러 가지 이상한 모양을 가진 적혈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형적혈구는 주로 소변 검사, 특히 소변을 원심분리하여 가라앉은 침전물(sediment)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요침사 검사(urine sediment analysis)에서 발견됩니다. 혈액 내에서는 정상적인 모양을 유지하던 적혈구가 특정 경로를 거치면서 형태가 변형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적혈구는 왜 이렇게 모양이 변형되는 것일까요? 특히 소변에서 발견되는 이형적혈구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이형적혈구가 나타내는 다양한 형태와 그 생성 기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형태학적 다양성과 생성 기전

이형적혈구는 단일한 모양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형태학적 변이(morphological variation)를 보입니다. 마치 각기 다른 이유로 찌그러진 깡통들처럼, 이형적혈구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대표적인 이형적혈구의 형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특이적인 형태로 알려진 것은 아칸토사이트(Acanthocyte) 또는 G1 세포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 이는 적혈구의 세포막 일부가 작은 물집(bleb)처럼 튀어나와 반지 모양처럼 보이는 독특한 형태를 특징으로 합니다. 마치 세포 표면에 작은 혹이나 물집이 여러 개 붙어 있는 모습과 유사합니다. 왜 이런 모양이 생기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장의 사구체 기저막(Glomerular Basement Membrane, GBM)이라는 미세한 필터를 통과하면서 받는 물리적 스트레스와 급격한 삼투압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 사구체는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아주 정교한 필터인데, 여기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기면 적혈구가 이 좁고 손상된 틈을 비집고 빠져나가면서 세포막이 손상되고 변형되어 아칸토사이트와 같은 특징적인 모양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좁은 문틈으로 무리하게 몸을 밀어 넣다가 옷이 찢어지거나 몸 일부가 끼이는 상황을 연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칸토사이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이형적혈구가 관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도사이트(Codocyte) 또는 표적 세포(Target cell)는 세포 중앙과 가장자리에 헤모글로빈이 분포하여 과녁 모양처럼 보이는 적혈구입니다. 분열적혈구(Schistocyte)는 여러 조각으로 깨진 듯한 형태를 보이는 적혈구 조각이며, 유극적혈구(Echinocyte)는 표면에 짧고 규칙적인 돌기가 돋아난 성게 모양의 적혈구입니다. 다만, 유극적혈구는 소변의 높은 삼투압이나 오래된 검체 등 인공적인 요인(artifact)에 의해서도 쉽게 나타날 수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또한, 입 모양의 중앙 창백 부위를 보이는 구형적혈구(Stomatocyte) 등 다양한 형태 변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형적혈구의 형태는 각각 다른 손상 기전이나 환경적 요인을 반영할 수 있지만,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이들이 정상적인 적혈구 순환 과정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비정상적인 형태라는 점입니다. 특히 소변 검사에서 이러한 이형적혈구가 발견된다는 것은 적혈구가 우리 몸의 '필터' 역할을 하는 신장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변형되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형(Dysmorphic) 용어의 의미와 범위

'이형(Dysmorphic)'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모양이 다르다'는 의미를 넘어, 병적인 상태나 비정상적인 과정을 내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 분야에서 'dysmorphic features'라고 하면 선천적 기형이나 발달 이상과 관련된 외형적 특징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처럼, 'dysmorphic RBC' 역시 정상적인 생리 상태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병적인 원인에 의해 변형된 적혈구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소변 검사에서 '이형적혈구'가 보고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모양이 이상한 적혈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넘어, 혈뇨의 원인이 신장 사구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중요한 임상적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유극적혈구처럼 검체 상태나 처리 과정에 따라 인공적으로 형태가 변형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비정상적 형태의 적혈구를 병적인 이형적혈구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위상차 현미경과 같은 특수한 장비를 사용하고, 숙련된 전문가의 판독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이형적혈구는 정상적인 원반 모양을 잃고 다양한 기형적 형태를 보이는 적혈구를 의미하며, 특히 소변에서 발견될 경우 신장 사구체 손상이나 질환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그중에서도 아칸토사이트(G1 cell)는 사구체성 혈뇨에 대한 특이도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이형적혈구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정상 적혈구와 주요 이형적혈구의 특징을 요약한 것입니다.

구분형태 특징주요 관련성 (소변 검사 시)이미지 예시 (개념적)
정상 적혈구매끈한 양면 오목 원반형 (Biconcave disc)비사구체성 혈뇨 또는 정상🍩 (온전한 도넛 모양)
이형적혈구
아칸토사이트 (G1)고리 모양 + 물집 같은 돌출부 (Ring form + blebs)사구체성 혈뇨 (특이도 높음)💍 + 💧 (반지에 물방울)
코도사이트중앙 및 가장자리 헤모글로빈 응집 (과녁 모양)사구체성 또는 비사구체성🎯 (과녁 모양)
분열적혈구세포 조각 (Fragmented)사구체성 또는 혈관 내 용혈<0xC2><0xA7> (깨진 조각)
유극적혈구짧고 규칙적인 돌기 (성게 모양, Crenated)인공물 가능성 높음, 간혹 관련🌵 (선인장 가시 모양)
동형(정상)적혈구정상 적혈구와 동일한 형태 (Isomorphic/Eumorphic)비사구체성 혈뇨🍩 (온전한 도넛 모양 유지)

(참고: 위 표의 이미지 예시는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이며, 실제 현미경 관찰 모습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이형적혈구가 무엇인지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작은 세포의 모양 변화가 임상적으로 왜 그렇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걸까요? 다음 섹션에서는 이형적혈구의 임상적 중요성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이형적혈구의 임상적 중요성

소변 검사에서 이형적혈구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마치 연기 나는 곳에 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처럼, 의사에게 매우 중요한 임상적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히 혈뇨가 있는 환자에서 이형적혈구의 존재 유무와 그 비율은 혈뇨의 원인을 감별하고 향후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이형적혈구가 주로 신장 사구체(glomerulus)라는 특정 구조를 통과하면서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혈뇨의 감별 진단: 사구체성 vs. 비사구체성

혈뇨(Hematuria), 즉 소변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적혈구가 섞여 나오는 현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 자체의 문제로 인해 적혈구가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사구체성 혈뇨(glomerular hematuria)이고, 다른 하나는 사구체 이후의 요로(신우, 요관, 방광, 요도 등)에 발생한 질환(예: 결석, 감염, 종양, 외상 등)으로 인해 출혈이 생겨 적혈구가 소변에 섞이는 비사구체성 혈뇨(non-glomerular hematuria)입니다 .

"아니, 어차피 피가 나오는 건 똑같은데 그게 어디서 나오는지 구별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그냥 출혈만 멈추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구체성 혈뇨와 비사구체성 혈뇨는 그 원인 질환의 심각성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 둘을 감별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비사구체성 혈뇨는 요로결석이나 방광염처럼 비교적 흔하고 치료가 용이한 질환부터 방광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 다양하지만, 원인이 명확하고 국소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사구체성 혈뇨는 대부분 면역학적 이상이나 유전적 문제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신장 질환과 관련이 깊습니다 . 예를 들어, IgA 신증, 루푸스 신염, 알포트 증후군과 같은 사구체 질환들은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여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뇨의 원인이 사구체에 있는지, 아니면 그 외의 요로에 있는지를 초기에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형적혈구가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사구체성 혈뇨의 강력한 증거

소변에서 이형적혈구, 특히 앞서 언급한 아칸토사이트(Acanthocyte, G1 cell)가 특정 비율 이상 관찰되면 이는 사구체성 혈뇨를 매우 강력하게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왜 그럴까요? 정상적인 적혈구는 지름이 약 7-8 마이크로미터(µm) 정도인데, 건강한 사구체 기저막(GBM)의 구멍(pore) 크기는 이보다 훨씬 작아서 정상적인 적혈구는 거의 통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구체에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하면 이 기저막의 구조가 파괴되거나 구멍이 넓어지게 됩니다. 이때 혈액 속의 적혈구가 이 손상되고 좁아진 틈새를 억지로 비집고 빠져나가면서 엄청난 물리적 스트레스(mechanical stress)를 받게 됩니다 [3, 7]. 또한, 사구체를 통과하여 세뇨관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의 삼투압 농도(osmotic concentration)와 pH가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이러한 화학적 스트레스 역시 적혈구 세포막의 구조와 기능에 손상을 주어 형태 변형을 유발합니다 .

마치 좁고 울퉁불퉁한 터널을 통과하는 자동차가 긁히고 찌그러지는 것처럼, 사구체라는 혹독한 환경을 통과한 적혈구는 그 과정에서 세포막이 손상되고 변형되어 다양한 이형적 형태를 띠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아칸토사이트의 특징적인 '물집(bleb)' 구조는 이러한 사구체 통과 과정에서의 특징적인 손상 패턴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

반면, 비사구체성 혈뇨의 경우, 출혈 부위가 요관, 방광, 요도 등 사구체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기 때문에 적혈구가 소변으로 나올 때 이러한 극심한 물리적, 화학적 스트레스를 겪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사구체성 혈뇨에서 발견되는 적혈구는 대부분 원래의 정상적인 원반 모양(isomorphic 또는 eumorphic)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 물론 소변의 삼투압 농도나 pH, 보관 상태 등에 따라 약간의 형태 변화(예: crenation)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아칸토사이트와 같은 특징적인 이형적 형태는 거의 관찰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원리 때문에, 소변 침전물 현미경 검사에서 이형적혈구의 비율이 높을수록, 특히 아칸토사이트가 발견될수록 사구체성 혈뇨의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이형적혈구, 특히 아칸토사이트는 사구체성 혈뇨를 진단하는 데 있어 매우 높은 특이도(specificity)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아칸토사이트가 5% 이상 관찰될 경우 사구체성 혈뇨 진단의 특이도가 98%에 달한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 특이도가 높다는 것은, 이형적혈구가 발견되었을 때 실제로 사구체 질환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관련 질환 및 임상적 접근

이형적혈구의 발견은 특정 신장 질환을 직접적으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종류의 질환을 의심하고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이형적혈구가 주로 관찰되는 대표적인 사구체 질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IgA 신증 (IgA Nephropathy): 가장 흔한 원발성 사구체 신염 중 하나로, 면역글로불린 A(IgA)가 사구체에 침착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반복적인 육안적 혈뇨나 현미경적 혈뇨 및 단백뇨가 특징이며, 이형적혈구가 흔히 관찰됩니다 .

  • 얇은 사구체 기저막병 (Thin Basement Membrane Disease, TBMD): 사구체 기저막이 정상보다 얇아져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으로, 주로 지속적인 현미경적 혈뇨를 보이며 가족력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뇨는 대부분 이형적혈구 형태를 띱니다 .

  • 알포트 증후군 (Alport Syndrome): 사구체 기저막의 주요 구성 성분인 제4형 콜라겐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입니다. 진행성 신부전, 감각신경성 난청, 특징적인 안과 이상 소견을 동반하며, 현미경적 혈뇨와 함께 이형적혈구가 나타납니다 .

  • 기타 사구체 신염 (Glomerulonephritis): 막증식성 사구체신염(MPGN), 초점분절 사구체경화증(FSGS), 루푸스 신염(Lupus nephritis), 급속 진행성 사구체신염(RPGN) 등 다양한 종류의 사구체 염증성 질환에서 이형적혈구를 동반한 혈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소변 검사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이형적혈구가 확인되면, 의사는 이러한 사구체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정밀 검사를 계획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단백뇨 정량 검사(사구체 손상 시 단백질도 함께 빠져나올 수 있음), 신장 기능 검사(혈액 크레아티닌, 사구체 여과율 측정 등), 혈액 검사(면역 관련 항체 검사 등), 신장 초음파 검사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확한 진단과 예후 평가를 위해 신장 조직 검사(kidney biopsy)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신장 조직 검사는 사구체를 직접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손상의 종류와 정도를 파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반대로, 혈뇨가 있지만 소변 검사에서 적혈구가 대부분 정상 형태(isomorphic)이고 이형적혈구가 거의 없다면, 의사는 요로 결석, 요로 감염, 방광 종양, 전립선 질환(남성) 등 비사구체성 원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그에 맞는 검사(예: 복부 초음파, CT, 방광 내시경 등)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형적혈구 검사는 비침습적인 소변 검사만으로 혈뇨의 원인 부위를 예측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며,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신장 질환의 진단 과정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지표인 셈이지요.

다음 표는 이형적혈구 유무에 따른 혈뇨의 감별 진단 방향을 간략하게 요약한 것입니다.

소변 검사 소견예측되는 혈뇨 원인 부위의심 질환 예시추천되는 추가 검사 (예시)
이형적혈구 (특히 아칸토사이트) 다수 관찰사구체 (Glomerulus)IgA 신증, TBMD, 알포트 증후군, 기타 사구체 신염단백뇨 정량, 신기능 검사, 면역 검사, (필요시) 신장 조직 검사
정상 형태(동형) 적혈구 (Isomorphic RBC) 다수 관찰비사구체성 요로요로 결석, 요로 감염 (방광염, 신우신염), 방광/신장 종양, 전립선 질환, 외상 등복부/신장 초음파, CT/MRI, 방광 내시경, 소변 배양 검사

이제 이형적혈구가 임상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이형적혈구를 정확하게 검출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사용될까요? 다음 섹션에서는 이형적혈구 검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형적혈구 검사 방법

이형적혈구의 존재 유무와 그 비율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혈뇨의 원인을 감별하는 데 매우 중요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이형적혈구를 검출하고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방법은 요침사 현미경 검사이며, 최근에는 자동 요분석 장비도 일부 활용되고 있습니다. 각각의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검체 준비부터 판독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침사 현미경 검사: 황금 표준

현재까지 이형적혈구 검출 및 감별의 가장 표준적이고 신뢰성 높은 방법(gold standard)은 소변 침전물(urine sediment)을 위상차 현미경(phase contrast microscopy)으로 직접 관찰하는 것입니다 . 이 방법은 단순히 적혈구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적혈구 하나하나의 미세한 형태학적 특징까지 자세히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검사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환자로부터 중간뇨(midstream clean catch)를 채취하여 신선한 상태의 소변 검체를 확보합니다. 검체는 채취 후 가능한 한 빨리(보통 1-2시간 이내) 검사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즉시 검사가 어렵다면 냉장 보관(2-8°C)하여 세포 변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 수집된 소변 일정량(보통 10-12 mL)을 원심분리용 튜브에 넣고 정해진 속도와 시간(예: 400 g에서 5분) 동안 원심분리(centrifugation)를 시행합니다. 원심분리가 끝나면 상층액(supernatant) 대부분을 조심스럽게 따라내고,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sediment) 일정량(예: 0.5 mL)을 남겨 잘 혼합합니다. 이 농축된 침전물 한 방울을 슬라이드 글라스 위에 떨어뜨리고 커버 글라스를 덮은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위상차 현미경(Phase Contrast Microscopy)의 사용입니다. 일반적인 광학 현미경(bright-field microscopy)은 염색되지 않은 세포나 구조물을 명확하게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위상차 현미경은 빛이 투명한 물체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위상차(phase shift)를 명암 차이(contrast)로 변환시켜 주기 때문에, 염색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소변 내 적혈구, 백혈구, 상피세포, 원주체(cast), 결정 등의 미세 구조를 훨씬 선명하고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 특히, 이형적혈구의 특징적인 형태 변형, 예를 들어 아칸토사이트의 미세한 물집(bleb) 구조나 세포막 윤곽의 불규칙성 등을 식별하는 데 있어 위상차 현미경은 거의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17]. 일반 광학 현미경으로는 이러한 미묘한 형태 변화를 놓치거나 잘못 해석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현미경 관찰 시에는 보통 저배율(100x)에서 전체적인 침전물 양상을 파악한 후, 고배율(400x)로 전환하여 최소 10개의 시야(high-power fields, HPF)를 체계적으로 관찰하며 적혈구의 수를 세고 그 형태를 평가합니다. 이때 관찰된 총 적혈구 수 중에서 정상 형태(isomorphic)와 비정상 형태(dysmorphic)의 비율을 계산하고, 특히 아칸토사이트와 같은 특정 이형적혈구의 존재 유무와 비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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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위상차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 이미지 예시. 염색 없이도 세포의 윤곽과 내부 구조가 명확하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형적혈구 관찰에도 이러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검체 준비 및 전처리 시 주의사항

정확한 이형적혈구 평가를 위해서는 검사실에서의 현미경 관찰 기술만큼이나 검체 채취 및 처리 과정에서의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못된 검체 관리나 처리는 인공적인 세포 변형(artifact)을 유발하여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검체 채취는 가급적 아침 첫 소변(first morning urine) 또는 최소 2-4시간 이상 농축된 소변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농축된 소변은 세포 성분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낮은 pH와 높은 삼투압 환경에서 적혈구가 용혈(lysis)되는 것을 방지하여 형태를 더 잘 보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또한, 여성의 경우 생리혈이나 질 분비물에 의한 오염을 피하기 위해 청결 중간뇨(clean-catch midstream urine)를 채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체 보관 및 운반 시에는 시간 지연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소변을 실온에 오래 방치하면 세균 증식으로 pH가 알칼리성으로 변하거나, 삼투압 변화로 인해 적혈구가 용혈되거나 형태가 변형될 수 있습니다 . 특히, 저장성(hypotonic) 또는 알칼리성(alkaline) 소변에서는 적혈구가 쉽게 파괴되어 '유령 세포(ghost cells)' 형태로 보이거나 아예 관찰되지 않을 수 있으며, 반대로 고장성(hypertonic) 소변에서는 적혈구가 수분을 잃고 쪼그라들어 유극적혈구(echinocyte) 또는 crenated cell 형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 Crenated cell은 표면에 짧고 뾰족한 돌기가 생긴 모양인데, 이는 종종 인공물(artifact)로 간주되며 사구체성 이형적혈구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따라서 검체는 채취 후 2시간 이내에 검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부득이하게 지연될 경우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원심분리 과정 역시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강한 원심분리력은 세포를 파괴하거나 원주체(cast)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너무 약하면 침전물 회수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임상검사실표준가이드라인(Clinical and Laboratory Standards Institute, CLSI)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는 요침사 검사를 위한 표준화된 절차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준수하는 것이 결과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 CLSI GP16-A3 가이드라인) .

자동 요분석 장비의 활용 및 한계

최근 임상 검사실에서는 검사 효율성과 표준화를 높이기 위해 자동 요분석 장비(automated urine analyzers)의 도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비들은 주로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 기술이나 디지털 이미지 분석(digital image analysis) 기술을 이용하여 소변 내 세포와 입자들을 자동으로 계수하고 분류합니다 [19, 20]. 일부 최신 장비들은 적혈구의 크기, 모양, 헤모글로빈 함량 등의 정보를 분석하여 이형적혈구의 존재 가능성을 스크리닝하는 기능까지 제공하기도 합니다.

자동 장비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검사 속도와 검사자 간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동 현미경 검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판독자의 숙련도나 주관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반면, 자동 장비는 대량의 검체를 신속하고 일관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자동 요분석 장비만으로는 이형적혈구를 완벽하게 감별하고 정량화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미묘한 형태학적 변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아칸토사이트와 같은 특정 이형적혈구를 높은 정확도로 식별하는 능력은 아직 숙련된 검사자의 현미경 판독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또한, 소변 내 다른 입자(예: 효모균, 작은 결정체, 세포 조각 등)나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적혈구로 잘못 인식될 가능성(interference)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현재 임상에서는 자동 요분석 장비의 결과를 일종의 선별 검사(screening test)로 활용하고, 장비에서 '이형적혈구 의심(dysmorphic RBC flag)' 또는 '혈뇨'와 같은 비정상 소견이 감지될 경우, 반드시 숙련된 임상병리사가 위상차 현미경을 이용하여 직접 확인(manual review)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14, 22]. 즉, 자동화 장비가 효율성을 높여주기는 하지만, 최종적인 진단적 가치를 부여하는 데는 여전히 정밀한 현미경 검사가 황금 표준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숙련된 검사자의 중요성

앞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이형적혈구 감별은 단순히 세포 형태를 보는 것을 넘어,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고 인공물과 병적인 변화를 구별해내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특히 아칸토사이트와 다른 형태의 이형적혈구, 또는 정상 적혈구나 인공물(artifact)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능력은 상당한 경험과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

예를 들어, 소변의 삼투압 변화로 생긴 crenated cell(유극적혈구)과 병적인 의미를 가지는 아칸토사이트를 혼동해서는 안 되며, 효모균(yeast)과 적혈구를 구별하고, 백혈구나 작은 상피세포 조각 등을 이형적혈구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이형적혈구의 비율을 계산할 때도 일관된 기준과 방법론을 적용해야 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검사실에서는 이형적혈구 판독에 대한 내부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정기적인 숙련도 평가(proficiency testing)를 시행하고 있으며, 관련 학회나 기관에서 제공하는 표준화된 영상 자료나 교육 자료를 활용하여 검사자 간의 판독 일치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결국, 최첨단 장비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판단과 해석은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숙련된 임상병리사의 눈과 두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형적혈구 검사의 표준 방법은 위상차 현미경을 이용한 요침사 검사이며, 정확한 결과를 위해 적절한 검체 관리와 표준화된 절차 준수가 필수적입니다. 자동 요분석 장비는 효율적인 선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지만, 최종 확인 및 감별 진단에는 숙련된 전문가의 현미경 판독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이제 검사 방법을 알았으니, 다음으로는 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구체성 혈뇨'를 진단하는지, 구체적인 진단 기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형적혈구 진단 기준

요침사 현미경 검사를 통해 이형적혈구를 관찰하고 그 비율을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혈뇨의 원인이 사구체성인지 비사구체성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임상에서는 특정 기준치(cut-off value)를 사용하게 되는데, 어떤 기준으로 '의미 있다'고 판단하는 걸까요? 사실, 이형적혈구를 이용한 사구체성 혈뇨의 진단 기준은 연구나 기관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일관된 기준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사구체성 혈뇨 진단의 정량적 기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접근법은 소변 침전물에서 관찰된 총 적혈구 수 중에서 이형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여 특정 기준치를 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기준치는 연구자에 따라 다소 다르게 제시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 연구들에서는 총 적혈구 중 20% 이상이 이형적 형태를 보일 때 사구체성 혈뇨를 시사한다고 보았으나 , 이후 연구들을 통해 더 높은 기준치가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보다 최근의 연구들과 임상 실제에서는 총 적혈구 중 이형적혈구의 비율이 40%를 초과할 경우 사구체성 혈뇨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14]. 일부 연구나 지침에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80% 이상의 적혈구가 이형적 형태를 보일 때 사구체 출혈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

"기준이 왜 이렇게 다른 건가요? 20%, 40%, 80%... 도대체 뭘 믿어야 하는 거죠?"

이처럼 기준치가 다르게 제시되는 이유는 연구 대상 집단의 특성, 사용된 현미경 종류(일반 광학 vs. 위상차), 이형적혈구 정의의 미묘한 차이, 판독자의 숙련도 등 여러 요인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단순히 이형적혈구가 몇 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전체 적혈구 중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해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소견으로 간주한다는 것입니다. 비율이 높을수록 사구체 손상의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하는 것이지요.

아칸토사이트(Acanthocyte, G1 Cell) 기준의 중요성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 형태의 이형적혈구 중에서도 아칸토사이트(G1 cell)는 사구체성 혈뇨 진단에 있어 매우 높은 특이도(specificity)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아칸토사이트가 발견되면 다른 이형적혈구가 많지 않더라도 사구체 질환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의미입니다 [2, 9].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과 가이드라인에서는 총 적혈구 중 아칸토사이트의 비율을 독립적인 또는 보조적인 진단 기준으로 매우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일반적으로 총 적혈구 중 아칸토사이트가 5% 이상 관찰될 경우, 사구체성 혈뇨를 진단하는 데 매우 신뢰할 만한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9, 14, 17, 26]. 심지어 일부에서는 단 1-2개의 아칸토사이트라도 명확하게 식별된다면 사구체성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는 아칸토사이트가 사구체 통과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이적인 형태학적 변화를 반영하며, 비사구체성 출혈이나 인공물(artifact)로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독특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체 이형적혈구 비율이 기준치(예: 40% 또는 8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아칸토사이트가 5% 이상 발견된다면 사구체 질환에 대한 정밀 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결합 기준 (Combined Criteria)의 활용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에서는 전체 이형적혈구 비율과 아칸토사이트 비율을 함께 고려하는 결합 기준(combined criteria)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기준을 동시에 만족할 경우 사구체성 혈뇨 진단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1. 총 적혈구 중 이형적혈구 비율 > 80%

  2. 총 적혈구 중 아칸토사이트 비율 > 5%

또는, 둘 중 하나의 기준만 만족하더라도 사구체성 혈뇨를 의심할 수 있지만, 두 기준을 모두 만족하면 그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결합 기준은 단일 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고 진단의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를 균형 있게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기준 설정의 다양성과 해석 시 주의점

매우 중요한 점은, 이러한 진단 기준들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임상적인 맥락에서 신중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연구나 기관별로 사용하는 기준치가 다를 수 있으며, 검체 상태나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서도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변의 비중(specific gravity)이나 pH가 극단적일 경우 이형적혈구의 형태가 변형되거나 용혈되어 정확한 평가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또한, 이형적혈구와 형태가 유사한 다른 세포나 입자들(예: 효모균, 결정체 조각)을 잘못 식별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형적혈구 검사 결과는 반드시 환자의 다른 임상 정보, 예를 들어 단백뇨 유무 및 정도, 신장 기능 수치(크레아티닌, 사구체 여과율), 혈압, 부종, 가족력, 관련 증상 등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

또한, '사구체성 혈뇨'라는 진단이 곧바로 특정 '사구체 질환'을 확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형적혈구는 사구체 기원의 출혈을 시사할 뿐, 그 원인이 되는 구체적인 질환(예: IgA 신증, 알포트 증후군 등)을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혈액 검사, 영상 검사, 그리고 경우에 따라 신장 조직 검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임상의는 제시된 진단 기준들을 참고하되, 결코 맹신해서는 안 되며, 항상 비판적인 시각으로 환자의 전체적인 임상 양상 속에서 그 의미를 평가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퍼즐 조각 하나(이형적혈구)만 보고 전체 그림(환자의 질병 상태)을 속단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임상 가이드라인의 권고

신장 질환 관련 주요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도 혈뇨 평가 시 이형적혈구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신장학회(KDIGO)의 사구체 질환 진료지침 등에서는 현미경적 혈뇨 환자 평가 시 요침사 검사를 통한 적혈구 형태 분석을 권고하며, 이형적혈구 및 아칸토사이트의 존재가 사구체 질환 가능성을 높이는 소견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 또한, CLSI(Clinical and Laboratory Standards Institute) 와 같은 임상검사 표준 제정 기관에서도 요침사 검사의 표준 절차와 결과 보고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며, 이형적혈구의 정확한 식별과 보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이러한 가이드라인들은 임상의와 검사실 전문가들이 이형적혈구 검사를 보다 표준화되고 일관된 방식으로 수행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아래 표는 이형적혈구 관련 주요 진단 기준과 그 해석을 요약한 것입니다.

평가 지표기준치 예시 (연구/기관별 차이 존재)임상적 해석 (종합적 판단 필요)주요 참고 문헌 (예시)
총 적혈구 중 이형적혈구 비율 (%)> 20%사구체성 혈뇨 가능성 시사
> 40%사구체성 혈뇨 가능성 높음[5, 14]
> 80%사구체성 혈뇨 강력히 시사
총 적혈구 중 아칸토사이트 비율 (%)> 5%사구체성 혈뇨 매우 강력히 시사[9, 14, 17, 26]
결합 기준 (예시)이형적혈구 > 80% AND 아칸토사이트 > 5%사구체성 혈뇨 진단 신뢰도 증가
정상 형태(동형) 적혈구 비율 (%)> 80-90%비사구체성 혈뇨 가능성 높음

(주의: 위 표의 기준치는 예시이며, 실제 임상 적용 시에는 각 기관의 기준 및 최신 연구 결과를 참고하고 반드시 다른 임상 정보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형적혈구, 특히 아칸토사이트의 정량적 평가는 혈뇨의 원인을 감별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제시된 기준치들은 사구체성 혈뇨를 의심하고 추가 검사를 진행하는 데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되며 항상 환자의 전반적인 임상 상황 속에서 신중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형적혈구의 정의에서 시작하여 임상적 중요성, 검사 방법, 그리고 진단 기준까지 상당히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내용들을 간략히 정리하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결론: 이형적혈구 이해의 핵심 요약

이번 시간에는 소변 검사에서 발견될 수 있는 이형적혈구(Dysmorphic RBC)에 대해 아주 자세하고 깊이 있게 살펴보았습니다. 다소 생소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혈뇨의 원인을 밝히고 신장 질환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이 작은 세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는 계기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형적혈구는 정상적인 원반 모양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이는 적혈구를 의미합니다. 특히 소변에서 발견되는 이형적혈구는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물리적, 화학적 스트레스를 받아 변형된 결과로 생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이형적혈구의 가장 중요한 임상적 의의는 혈뇨의 원인이 사구체성인지 비사구체성인지를 감별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이형적혈구 중에서도 아칸토사이트(Acanthocyte, G1 cell)는 사구체성 혈뇨에 대한 특이도가 매우 높아 진단적 가치가 특히 큽니다. 반면, 비사구체성 혈뇨에서는 대부분 정상 형태의 적혈구(isomorphic RBC)가 관찰됩니다.

셋째, 이형적혈구를 정확하게 검출하고 평가하기 위한 표준 검사 방법은 요침사 위상차 현미경 검사입니다. 위상차 현미경은 염색 없이도 세포의 미세 구조를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어 이형적혈구, 특히 아칸토사이트의 특징적인 형태를 식별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자동 요분석 장비도 활용되지만, 아직까지는 숙련된 임상병리사의 현미경 판독이 황금 표준으로 여겨집니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서는 검체 채취, 보관, 처리 과정에서의 표준화된 절차 준수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넷째, 사구체성 혈뇨를 진단하기 위한 정량적 기준들이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총 적혈구 중 이형적혈구의 비율이 40% 또는 80%를 초과하거나, 아칸토사이트의 비율이 5%를 초과할 경우 사구체성 혈뇨를 강력히 시사하는 소견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반드시 다른 임상 정보(단백뇨, 신기능, 병력 등)와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형적혈구 분석은 비침습적인 소변 검사를 통해 신장 질환, 특히 사구체 질환의 가능성을 조기에 선별하고 진단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소변 속 작은 세포의 모양 변화에 담긴 풍부한 정보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은 신장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뇨 소견이 있거나 정기적인 건강검진 시, 요침사 검사 결과에 이형적혈구에 대한 평가가 포함되어 있는지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검사 결과의 최종적인 해석과 진단은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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