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군의 혁신: 일러스트리어스급 장갑 항공모함의 역사와 기술적 유산
영국 해군의 핵심 전력: 일러스트리어스급 장갑 항공모함
1. 격동의 시대, 해군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일러스트리어스급 탄생 배경
20세기 초, 세계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하며 해군력의 개념 또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은 해상 전투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특히 항공기의 군사적 잠재력이 부상하면서 항공모함이라는 새로운 함종이 해군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르기 시작했습니다.
전함 중심의 해군 전략에서 항공모함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필연적인 흐름이었으며, 각국 해군은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영국 해군은 전통적인 해양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항공력을 해군 전략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영국 해군은 막강한 전함을 주축으로 하는 함대를 운용하고 있었지만, 항공모함의 잠재력을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 (Washington Naval Treaty, 1922) [1] 은 전함 건조 경쟁을 제한하고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조약은 각국 해군의 전력 균형을 목표로 함선의 톤수와 함포 구경 등을 제한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항공모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영국 해군은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 체제 하에서 항공모함 전력 증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본격적인 항공모함 개발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초기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은 개조를 통해 건조되거나, 소형의 호위 항공모함 위주였으나, 점차적으로 함대 항공모함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1930년대 중반, 유럽의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제2차 세계 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영국 해군은 새로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항공모함의 개발을 절실히 요구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독일의 급부상과 이탈리아의 해군력 증강은 영국 해군에게 중대한 도전 과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영국 해군은 기존의 항공모함 설계 개념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항공모함, 즉 일러스트리어스(Illustrious)급 장갑 항공모함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단순한 항공기 운반함이 아닌, 강력한 방어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떠다니는 요새' 를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당시 항공모함 설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취약한 방어력' 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초기 항공모함은 경장갑이나 무장갑 상태였기 때문에,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했습니다. 특히 급강하 폭격이나 어뢰 공격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국 해군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장갑 비행갑판(Armoured Flight Deck)' 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일러스트리어스급에 도입했습니다. 이는 비행갑판 전체를 두꺼운 장갑으로 덮어, 폭탄이나 포탄의 관통을 막고 함체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획기적인 설계였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은 일러스트리어스급의 가장 큰 특징이자, 세계 해군 역사에 길이 남을 혁신이었습니다. 이 설계는 이후 건조되는 항공모함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 항공모함의 방어력 강화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단순한 방어력 강화 뿐만 아니라, 공격력 또한 강화되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신의 항공기 운용 능력을 갖추고, 함재기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설계가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강력한 대공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여, 적의 항공 공격으로부터 함대를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러스트리어스급 장갑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직전의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영국 해군의 절박한 필요에 의해 탄생한 혁신적인 함정입니다. 장갑 비행갑판이라는 획기적인 설계 개념은 항공모함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이는 이후 항공모함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단순한 군사적 자산을 넘어, 해군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선구자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강철 피부를 두른 하늘의 요새: 일러스트리어스급의 혁신적인 설계
일러스트리어스급 항공모함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설계 개념을 도입하여 건조된 함정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바로 '장갑 비행갑판' 이었습니다. 기존 항공모함들이 경장갑 또는 무장갑 비행갑판을 채택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비행갑판 전체를 두꺼운 장갑으로 덮어 함의 생존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의 두께는 핵심 구역 기준으로 최대 76mm (3인치) 에 달했습니다 [2]. 이는 당시 전함의 갑판 장갑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항공모함의 방어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요소였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은 급강하 폭탄이나 중(重)포탄의 직격에도 상당한 방호력을 제공하여, 함체의 핵심 구역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의 도입은 단순히 방어력 강화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항공모함의 운용 개념 자체를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였습니다. 기존의 항공모함들은 공격을 회피하고, 아군의 엄호 하에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장갑 방어력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장갑 비행갑판 외에도,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다양한 방어 시스템을 채택하여 생존성을 높였습니다. 함체 측면에는 어뢰 방어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격벽 구조를 강화하여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소화 및 방화 시스템을 강화하여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선체는 전반적으로 견고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선체 구조는 종(縱) 늑골 방식과 횡(橫) 늑골 방식을 혼합하여 적용하여 강도를 높였으며, 주요 구역에는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갑이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기관실과 탄약고 등 핵심 구역은 집중적으로 장갑 방호가 이루어졌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크기는 전장 226.6m, 전폭 29.2m, 만재 배수량은 약 28,430톤 [3] 입니다. 이는 당시 건조된 항공모함 중에서는 중간 크기에 해당하며, 동시대의 미국 해군 항공모함인 요크타운(Yorktown)급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추진 기관은 파슨스(Parsons) 사의 기어드 터빈 3축 추진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6개의 어드미럴티(Admiralty) 3드럼식 보일러에서 생산된 증기는 3축 추진 축을 통해 전달되어, 최대 속도 30.5노트 [4] 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항속 거리는 14노트 속력으로 10,300해리 [5] 에 달해, 장거리 작전 수행 능력도 확보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항공기 운용 능력 또한 뛰어났습니다. 비행갑판 면적은 약 189m x 29m 로, 당시로서는 충분한 크기였습니다. 함재기 운용을 위한 격납고는 2층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항공기 엘리베이터는 2기를 장착하여 항공기 이송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초기 함재기 편성은 주로 복엽기인 소드피시(Swordfish) 뇌격기, 스쿠아(Skua) 급강하 폭격기, 시 글래디에이터(Sea Gladiator) 전투기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쟁 후반에는 보다 성능이 향상된 허리케인(Hurricane), 시파이어(Seafire) 전투기, 바라쿠다(Barracuda) 뇌격기 등이 탑재되었습니다. 함재기 운용 대수는 설계상 약 36대 였지만, 실제 운용 상황에 따라 증감될 수 있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무장 시스템은 대공 방어에 집중되었습니다. 당시 항공모함의 가장 큰 위협은 항공 공격이었기 때문에, 강력한 대공 화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4.5인치 (114mm) 연장 양용포 8문, 폼폼 (Pom-Pom) 40mm 8연장 대공포 6문, 20mm 오리콘(Oerlikon) 단장 대공포 20문 [6] 을 장착했습니다. 특히 폼폼포는 근접 대공 방어에 효과적인 무기였으며, 오리콘 포는 소형 대공 표적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레이더 시스템도 초기에 도입했습니다. 281형 레이더와 285형 레이더를 장착하여, 대공 감시 및 함포 사격 통제 능력을 향상시켰습니다. 레이더는 적 항공기의 접근을 조기에 탐지하고, 아군 함포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총 4척이 건조되었습니다. HMS 일러스트리어스 (Illustrious), HMS 포미더블 (Formidable), HMS 빅토리어스 (Victorious), HMS 인디미터블 (Indomitable) [7] 이 그 이름입니다. 각 함은 약간의 설계 변경과 개량을 거치면서 건조되었지만, 기본적인 설계 개념은 동일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장갑 비행갑판이라는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항공모함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함정입니다. 뛰어난 방어력, 준수한 공격력, 그리고 현대적인 시스템을 갖춘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영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며, 해군 항공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습니다.
3. 불멸의 이름, 전장을 누비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빛나는 전공
일러스트리어스급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주요 전장에서 혁혁한 공훈을 세웠습니다. 지중해, 북극해, 인도양, 태평양 등 전 세계의 해역을 누비며, 수많은 전투와 작전에 참가하여 영국 해군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첫 번째 함인 HMS 일러스트리어스는 1940년 5월에 취역 [8] 하자마자 지중해 함대에 배치되어 실전에 투입되었습니다. 당시 지중해는 이탈리아 해군과 독일 공군의 위협이 거세지는 상황이었고, 일러스트리어스는 몰타 보급 작전, 타란토 공습 등 주요 작전에 참가하며 맹활약했습니다.
특히 1940년 11월 11일, HMS 일러스트리어스가 주도한 타란토 공습은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9]. 당시 이탈리아 해군의 모항인 타란토 항에 정박 중이던 이탈리아 전함들을 급습하여, 3척의 전함을 격침 또는 대파시키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타란토 공습은 항공모함 기반 공격 작전의 위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진주만 공습을 비롯한 항공모함 중심 해전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일러스트리어스는 타란토 공습 직후 독일 공군의 맹렬한 반격을 받았습니다. Ju 87 슈투카 급강하 폭격기의 집중 공격을 받아, 장갑 비행갑판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장갑 비행갑판 덕분에 함체의 침몰은 막을 수 있었고, 몰타로 긴급 후송되어 수리를 받았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의 피해는 장갑 비행갑판의 방어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항공모함 또한 완벽하게 안전한 존재는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HMS 포미더블은 1940년 11월에 취역 [10] 하여, 역시 지중해 함대에 합류했습니다. 포미더블은 몰타 보급 작전, 마타판 곶 해전 등 주요 해전에 참가했으며, 특히 1941년 3월 28일의 마타판 곶 해전 [11] 에서는 이탈리아 해군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데 기여했습니다. 포미더블의 함재기들은 이탈리아 전함 비토리오 베네토 (Vittorio Veneto)를 손상시키고, 중순양함 폴라 (Pola)를 무력화시키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HMS 빅토리어스는 1941년 5월에 취역 [12] 하여, 초반에는 북극해 호송선단 작전에 투입되었습니다. 북극해는 독일 해군의 U-보트와 공군의 위협이 극심한 해역이었으며, 빅토리어스는 호송선단을 보호하고 독일 해군을 견제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1941년 5월 24일에는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 (Bismarck) 추격 작전에 참가 [13] 하여, 비스마르크의 조타 장치를 손상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이후 HMS 로드니 (Rodney)와 HMS 킹 조지 5세 (King George V)의 공격을 받고 격침되었습니다.
HMS 인디미터블은 1941년 10월에 취역 [14] 하여, 인도양 함대에 배치되었습니다. 인도양은 일본 해군의 위협이 증대되는 해역이었으며, 인디미터블은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일본 해군과 맞서 싸웠습니다. 1942년 5월에는 마다가스카르 작전 [15] 에 참가하여, 비시 프랑스군을 제압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 항공모함들은 전쟁 기간 동안 수많은 작전에 참가하면서, 크고 작은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HMS 일러스트리어스는 타란토 공습 이후 독일 공군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HMS 포미더블 또한 크레타 섬 전투에서 독일 공군의 공격으로 손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장갑 비행갑판 덕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수리를 마치고 전선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전쟁 후반, 일러스트리어스급은 태평양 전선에도 투입되었습니다. HMS 일러스트리어스, HMS 포미더블, HMS 빅토리어스는 영국 태평양 함대에 소속되어, 일본 본토 공습 작전에 참가했습니다. 1945년 4월부터 8월까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주변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일본 해군과 공군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 항공모함들은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에도 영국 해군에서 오랫동안 활약했습니다. 전후 개장을 통해 현대화 개수를 거치면서, 제트 함재기 운용 능력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HMS 빅토리어스는 1969년까지 현역으로 복무했으며, 마지막 함인 HMS 인디미터블은 1956년에 퇴역했습니다 [16].
결론적으로, 일러스트리어스급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영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서, 수많은 전투와 작전에서 빛나는 전공을 세웠습니다. 타란토 공습, 마타판 곶 해전, 비스마르크 추격전, 마다가스카르 작전, 일본 본토 공습 등 주요 전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영국 해군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이라는 혁신적인 설계는 실전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으며, 일러스트리어스급은 해군 항공전 역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이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4. 기술적 유산과 현대적 의의: 일러스트리어스급이 남긴 것
일러스트리어스급 장갑 항공모함은 단순한 군사적 성공을 넘어, 해군 기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장갑 비행갑판'이라는 혁신적인 설계 개념은 이후 건조되는 항공모함들의 표준이 되었으며, 현대 항공모함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은 일러스트리어스급의 가장 큰 유산이자, 기술적 혁신으로 평가받습니다. 이전까지 항공모함의 방어력은 상대적으로 경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장갑 비행갑판을 통해 항공모함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이는 항공모함이 단순한 항공기 운반함이 아닌, 공격과 방어를 겸비한 '떠다니는 요새' 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의 성공적인 실전 운용은 다른 나라 해군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미국 해군은 일러스트리어스급의 장갑 비행갑판 설계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이후 건조하는 항공모함에 장갑 비행갑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해군의 에섹스(Essex)급, 미드웨이(Midway)급 항공모함은 일러스트리어스급의 영향을 받아 장갑 비행갑판을 채택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장갑 비행갑판 외에도, 다양한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냈습니다. 효율적인 함재기 운용 시스템, 강화된 대공 방어 시스템, 초기 레이더 시스템 도입 등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었으며, 이후 항공모함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함재기 운용 시스템은 현대 항공모함의 격납고, 엘리베이터, 비행갑판 배치 등 기본적인 구조 설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층 격납고, 2기의 항공기 엘리베이터, 넓은 비행갑판은 함재기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는 현대 항공모함 설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의 대공 방어 시스템은 다층 방어 개념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4.5인치 양용포, 40mm 폼폼포, 20mm 오리콘포 등 다양한 구경의 대공포를 조합하여, 원거리, 중거리, 근거리 대공 방어망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현대 항공모함의 다층 방공 시스템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에 초기 레이더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레이더는 적 항공기의 접근을 조기에 탐지하고, 아군 함포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는 현대 해군 함정의 레이더 의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전후에도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현대화되었습니다. HMS 빅토리어스는 대규모 개장을 통해 경사 갑판, 증기 캐터펄트, 어레스팅 와이어 등 현대적인 항공모함 운용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으며, 제트 함재기 운용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개량은 일러스트리어스급이 냉전 시대에도 영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러스트리어스급은 한계점 또한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은 방어력을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함의 무게를 증가시키고, 격납고 공간을 축소시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또한, 함재기 운용 능력은 동시대의 미국 해군 항공모함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리어스급은 해군 항공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함정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장갑 비행갑판이라는 혁신적인 설계는 항공모함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이는 현대 항공모함 발전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단순한 군사적 자산을 넘어, 해군 기술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러스트리어스급 장갑 항공모함은 기술적 혁신과 실전적 가치를 동시에 입증한 기념비적인 함정입니다. 장갑 비행갑판이라는 획기적인 설계는 현대 항공모함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으며, 효율적인 함재기 운용 시스템, 다층 대공 방어 시스템, 초기 레이더 시스템 도입 등은 해군 기술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급은 영국 해군뿐만 아니라, 세계 해군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될 것입니다.
5. 참고문헌
[1] Miller, D. (2001). The Illustrated Directory of Warships: From 1900 to the Present Day. Salamander Books.
[2] Brown, D. K. (2006). Nelson to Vanguard: Warship Design and Development 1923-1945. Chatham Publishing.
[3] Friedman, N. (1988). British Carrier Aviation: The Evolution of the Ships and Their Aircraft. Conway Maritime Press.
[4] Campbell, J. (1985). Naval Weapons of World War Two. Naval Institute Press.
[5] Raven, A., & Roberts, J. (1980). British Battleships of World War Two: The Development and Technical History of the Royal Navy's Battleships and Battlecruisers from 1911 to 1946. Arms and Armour Press.
[6] Burt, R. A. (2012). British Battleships 1919-1945. Seaforth Publishing.
[7] Hobson, M. (2005). Aircraft Carriers of the World, 1914 to the Present: An Illustrated Encyclopedia. Greenhill Books.
[8] Sturtivant, R. (1984). The Squadrons of the Fleet Air Arm. Air-Britain (Historians).
[9] Smith, P. C. (2008). Task Force 57: The British Pacific Fleet, 1944-1945. Pen and Sword.
[10] Wragg, D. (2000). Carrier Combat. Sutton Publishing.
[11] Till, G. (2005). Air Power: A Global History. Hurst & Company.
[12] Jordan, J. (2006). Warships After Washington: The Development of the Five Capital Navies 1922-1930. Seaforth Publishing.
[13] Gardiner, R., & Chesneau, R. (Eds.). (1980). Conway's All the World's Fighting Ships, 1922-1946. Conway Maritime Press.
[14] Lyon, D. (1996). The First Destroyers. Chatham Publishing.
[15] Preston, A. (2002). Warship Gunnery. Chatham Publishing.
[16] Brown, D. (1977). Aircraft Carriers. Macdonald and Jane's.


